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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03 15:51:47
Name 대세는함수
Subject 한국어 띄어쓰기는 왜 이렇게 어렵나요?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부분인데, 밑에 띄어쓰기 관련 질문글을 보다가 다시 생각났는데요.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왜 다른 언어에 비해 훨씬 어려울까요?
고등교육까지 마친 한국인도 헷갈릴만한 경우가 많고, 국문학자들도 깊게 들어가면 어렵다 라고 하는데, 왜 하필 한국어만 그런가요?

두 가지 표기가 모두 인정되어 혼용되는 상황도 많고 (예: 사립학교, 사립 학교 둘 다 사용)
예외적인 상황 또한 많은데다가 (예: 새벽안개, 새벽 안개는 둘 다 맞는데 아침안개는 틀림. 아침 안개라 써야함 / 빨간색은 맞는데 빨간줄은 틀림)
문맥에 따라 같은 글자, 비슷한 의미여도 띄어쓰기 규정이 달라져서 (예: 못하다: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면 붙여씀. 이외의 경우엔 띄어씀)
결과적으로 굉장히 헷갈립니다. 특히 인터넷 상의 띄어쓰기는 정확성을 거의 포기해야 할 수준이죠. 이 글도 많이 틀렸을 것 같네요...

우리에게 친숙한 언어 중 이웃 나라 언어인 일본어와 중국어는 아예 띄어쓰기가 없구요.
띄어쓰기가 있는 언어 중 영어를 비롯한 유럽 쪽 언어들은 간단한 룰만 익히면 외국인도 띄어쓰기를 절대 틀릴 수 없을 정도로 띄어쓰기 규정이 쉬운데요.
왜 우리말 띄어쓰기는 비교적 최근 연구되어 도입되었음에도 엄청나게 어려울까요?
우리말에는 원래 띄어쓰기가 없었지만, 1900년대 들어서 국문학자 주시경과 미국인 헐버트가 연구하여 제정했다고 들었는데요.
후손들 고생하라고 일부러 어렵게 만들진 않았을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어려워졌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띄어쓰기가 없었던 나라의 학자인 주시경과, 쉽고 효율적인 띄어쓰기를 사용하는 미국 학자가 같이 만들었는데 결과물이 너무 어려워요...

국문학과 같은 데에선 우리말 띄어쓰기의 탄생 과정에 대해 자세히 배울 것도 같은데, 혹시 아시는 피지알러 분이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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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티라노
13/03/03 15:59
수정 아이콘
띄어쓰기 없는 일본어를 공부하시면 금방 띄어쓰기가 왜 좋은지를
알게 되실겁니다.
그리고 일본이 왜그리 한자를 많이 쓰는지도
띄어쓰기가 없는 일본어는 한자어를 계속 넣어주지 않으면 말그대로 글이 난잡해집니다.
일본사람도 한자를 안넣고 히라가나-가타가나로만 글을 쓰면 아예 못읽고 못알아보게 됩니다.
한자는 띄어쓰기가 없지만 글자체가 함유와 중첩을 좋아해서 필요없고
오히려 우리식으로 한글음을 넣어서 띄어쓰면 더 어렵고 더읽기 힘들어집니다.(이때문에 고생좀 했죠)
무엇보다 영어권과의 차이는 그쪽은 어미가 변해서 말이 이어지는 굴절어이지만
우리는 조사와 조사를 이어 연결하는 교착어이죠
우리말에 최적화된 거라고 보면 될듯합니다.
대세는함수
13/03/03 16:04
수정 아이콘
저도 띄어쓰기가 있어서 나쁘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근데 왜 다른 언어보다 어려운지 궁금해요.
물론 말씀하신대로 일본어는 띄어쓰기가 없다는 점이 적어도 외국인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고, 한자 사용을 통해 어느 정도는 띄어쓰기가 없는 점을 보완하죠. 중국어는 표기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특이하구요.
다만 영어를 비롯한 유럽어의 띄어쓰기에 비해 한국어 띄어쓰기가 특별히 좋은 점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려워진 이유라도 알고싶은데, 굴절어와 교착어의 차이때문에 한국어 띄어쓰기가 더 어려운 건가요? 저는 몰랐던 개념인데, 답변 감사합니다.
깃털티라노
13/03/03 16:13
수정 아이콘
영어권 정확힌 인도-게르만어 계통은 단어하나가 하나의 독립성을 가진다고 들었습니다.
굴절어의 특징은 이런 단어가 단어자체의 변화로 독립성과 연결성을 가지고
있기에 말을 나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고
일본어와 한국어 같은 조사에 의해 단어와 단어가 이어지기에 언어자체의 난이도는
굴절어보다 더 높다고 하더군요
조사의 변화 수는 굉장히 많고 특히 우리말은 동사의 70%가 불규칙 변화를 하기에
그만큼 조사의 활용이 복잡하다고
글을 나열하는거 자체에 난이도가 있다고 했습니다.(이글의 출처는 85년 출간된
교학사의 한문독해서에서 본겁닏.)
13/03/03 16:32
수정 아이콘
사실 띄어쓰기의 원칙 자체는 단순합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는 무조건 띄어쓰고, 조사만 붙여쓰면 되거든요.
그런데 유연성을 고려한 나머지 예외 규정이 상당히 많은 게 오히려 난이도를 헬로 높여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13/03/03 16:33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어려우면 그냥 무조건 띄어쓴다라고 생각하세요.거의 맞습니다.
Cazellnu
13/03/03 16:57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뭐 이런 예가 있기는 하겠지만
저도 띄어쓰기는 그리 크게 동감이 잘 안됩니다. 예외를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13/03/03 17:20
수정 아이콘
우리말 규정은 전반적으로 너무 불필요한 예외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예외가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도 예외를 마구 만들어버리니...
13/03/03 17:37
수정 아이콘
필요없다 싶은 곳은 띄어 쓸 필요가 없어질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띄어쓰기는 상당히 사라졌죠. 대강 알아듣겠으면 띄어 쓰든 아니든 보통 상관을 안 하니까요. 솔직히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한들, 제가 모르니까 상관 없어요...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인 것 같은데 나아지지 않을까요? 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우리말을 배울 때 장음과 단음을 꼭 배웠지만, 지금은 아에 안 가르치지 않나요? 그런 식으로 사장되어 갈 것 같아요. 우리 말은 최근에 만들어진 발명품인 한글과 결합되어서 상당히 높은 시너지를 보여주는데다 띄어쓰기까지 만들어지면서 아주 높은 전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덕분에 성조라던가 소리의 길이 같은 표현이 굳이 없어도 될 정도로 전달력을 보여주니 그런게 다 사라졌죠. 분명 장점이기는 한데, 한글을 쓰는 우리말을 사용하다가 다른 문자를 쓰는 외국어를 배울려면 차이점이 많아서 많이 어려운 것 같아요. 반대의 경우도 그렇고.
큐리스
13/03/03 17:51
수정 아이콘
위에 다른 분들이 많이 써주셨습니다만...
제 평소 생각으로 다시 써보면
국어학자들이 쓸데없이 어렵게 만들어놔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13/03/03 17:59
수정 아이콘
단어와 단어 사이를 띄어쓰고 조사는 붙여쓰면 되는데,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독립된 하나의 단어라고 할 것인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 겠죠.
대세는함수
13/03/03 23:26
수정 아이콘
의견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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