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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6 23:45
주남저수지에서 목격된 삵 말씀이시군요. 저도 너무나 반가운 기사였답니다.
뭐 삵이라는 소설도 아마 중고등학생 시절에 읽어보셨을 텐데, 그러니까 요 녀석은... 흔히 살쾡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실 겁니다. 미쿡말로는 레오파드 캣, 그러니까 표범고양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불리우죠. 나름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두둥)인데 표범고양이가 뭐람...하실 분도 있겠지만, 한번 보셔야 아~ 이놈이 고양이구나~ 하실끼야! 입니다. 정~말 비슷하게 생겼답니다. 아마 산간지역에서 군복무하신 분들이라면 보고도 그냥 짬타이거네~ 하고 지나치셨을지도 모르죠. 식육목 고양이과의 삵은, 몸무게가 4킬로그램 정도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커봐야 7킬로그램이죠. 자. 집에서 비만괭이 한둘 키워보신 분이라면 감이 오시죠? 고양이와 체중 차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생긴 것도 비슷해요. 황갈색 털에, 표범고양이라는 명칭답게 희미한 점박이무늬가 찍혀 있답니다. 그딴식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고양이랑 어떻게 구별하냐구요? 좋습니다. 전문가들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지만, 일단 삵은... 1.얼굴이 좀더 갸름합니다. (쿠궁!) 네 화내실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2번! 얼굴 앞 이마부터 목덜미, 등 앞쪽까지 세로줄 무늬가 나 있답니다. 우리집 고양이도 이마에 세로줄 있다구요? 그 그래도 삵만큼 선명하진 않을 텐데... 좋습니다. 3번! 삵은 꼬리가 좀더 두툼하고, 고양이처럼 잘 말리지 않고 길게 뻗거나 끝만 살짝 휘는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난하냐구요? 학실하게! 구별해 달라구요? 흑흑.. 마지막 4번입니다. 이게 가장 분명하고, 그나마 알기 쉬운 차이점입니다. 지금 당장 모니터 옆에서 알짱거리는 고양이 녀석을 잡아다 귀 뒤쪽을 보세요. 그냥 몸의 다른 부위와 같죠? 하지만 이건 고양이만의 특징입니다.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삵 등 다른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들은 귀 뒤에 하얗거나 노란 반점 형태의 얼룩이 져 있답니다. 그리고 사실 몸 전체에 표범무늬의 얼룩이 희미하게 점점이 박혀 있으니, 자세히 관찰하시면 구분이 되실 겁니다. 이런 삵은, 사실 스라소니보다는 덜 희귀한 녀석이긴 합니다. 비싼 가죽과 고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멸종 위기에 놓인 스라소니와는 달리(대부분의 고양이과 대형종은 고기에 노린내가 심해서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스라소니는 육회가 별미일 정도로 특이한 고기맛을 자랑하지요. 굉장히 멋있는 녀석인데, 녀석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써볼 기회가 오겠지요.) 삵은 그냥 좀 날쌘 고양이...답게, 최악의 환경정책을 펴는 남한정부 하에서도 그럭저럭 살아남은 편입니다. 물론 희귀한 건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집고양이와 교배시키거나, 어린 새끼의 경우 그대로 사육되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긴 하지만요. 예상하시는 대로, 녀석의 생활 역시 들고양이들과 비슷합니다. 작은 쥐 종류나, 새들을 습격해서 잡아먹는 날쌘 고양이입니다. 그래서 들고양이가 야산생태계를 점령한 90년대 이후의 남한 환경에 그나마 적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녀석들은 고양이와는 엄밀히 말해서 분류학적으로 다른 속에 속하고, 고양이와의 사이에 교잡종이 일어나거나 한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습니다. 범, 표범, 스라소니, 늑대..모두 사라진 한국 야산에, 그나마 종으로서 명맥을 희미하게 유지하고 있는 녀석이지요. 고양이와 교잡되어 종의 존속이 희미해지는 것보단 이렇게 가끔 반가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p.s : 여러분들, 희귀동물은 북한으로 가야 해! 라는 고정관념, 버리세요. 물론 대부분의 동물이 북한 지역에 더 많이 서식합니다만, 삵은 예외입니다. 이 녀석은 남으로 갈수록 분포가 넓어지고, 목격사례가 잦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주도 지역에서는 1950년대 이후 삵의 생존이 보고되지 않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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