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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17 18:09:16
Name kama
Subject [연재소설]Romance - 8. Log Bridge
어느 때와 같이 죽지 않고 돌아온 kama입니다~ 확실히 스토브 리그라 그런지 글이 적군요. 7화 올리고서 이틀이 지났는데 다다음 글이라니. 어쨌든 8화는 구성상 하일라이트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없었던 3인칭을 쓰는 등 더욱 신경은 썼으나......항상 노력과 결과가 비례하는 법은 아니라는ㅡㅡ;;; 더욱이 제목을 못정해서 고민 끝에 이런 어설픈 제목을 쓰기도 하고......뭐, 역시나 마지막으로 할 말은 하나 밖에 없군요. 재밌게들 봐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 " 표시는 대화, [ ]는 대화창의 대사, 「 」는 영어 대화입니다. 구분해서 보세요.



8. Log Bridge


  “얼굴이 좋아 보여. 원래 첫 대회에 나가는 신인들은 잠도 제대로 못자는 편인데. 더욱이 그 첫 대회가 이런 메이져 대회라면 말할 것도 없지.”

  “그런 건 할 여유도 없어요.”

  “대신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군. 아니, 의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해야 할까나.”

  “그렇게 보이나요.”

  “그래, 역시 내기는 안한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군. 하지만......지금 같아서는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의식 형은 그대로 몸을 돌려서 이 PC방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려는 듯이 발을 옮겼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의 망설임 후에 입을 열었다.

  “그때,”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부러웠어요. 형의 위치가.”

  “......반대네.”

  “네?”

  “난 그때만큼 그녀의 오빠라는 내 위치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는데.”

  “......후회하나요?”

  “그럴 일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 다만, 그저 아쉬울 뿐이다.”

  “......”

  “말이 길었군. 예선 결승까지 와라. 상대해 주지.”

  “......네.”

  예선 당일, 예선이 치러지는 PC방은 역시나 인산인해였다. 관중들이 들어올 수 없는 비공개였긴 했지만 실제 출전하는 선수도 무수히 많은데다가 그런 그들을 응원차 찾아온 같은 길드원들, 거기에 예선을 진행하는 리그 관계자들까지. PC방도 내가 연습하던 곳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고 PC의 수도 많았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꽉 들어찬 보인다. 게다가 그런 그들이 각기 짝을 지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소음도 대단했고. 그리고 그런 인파와 소음 속에서 의식 형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짧고 간결한 대화. 그것이 끝이 나자 의식 형은 다시 어딘가로 몸을 감추었다. 아마 같은 길드원인 로이 씨에게로 간 것이겠지.
  막상 의식 형이 사라지자 나는 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물론 아는 사람은 꽤나 많이 있었다. 매니아적 성격이 강한 워3다 보니 이런 저런 인맥들은 쌓기 싫어도 쌓이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각자 따로 뭉쳐 있다보니 그 안으로 파고들어 가기가 약간 거북했다. 그래서 나는 결국 내 예선 1차전을 치르기 전까지 구석의 약간이나마 조용한 장소로 가서 간단한 음료수를 마시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래서일까, 나는 금새 예선장의 치열함이 상상이상 임을 깨달았다.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닌데.’

  A조부터 시작된 예선 1차전. 시합 개시가 다가오자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주변이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하긴 그 누구도 자신의 소리로 시합을 하는 선수들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니까. 응원 차 온 사람들이나 시합이 일단 없는 선수들은 나와 같이 각자 알아서 주변으로 빠져나가서 숨을 죽이고서 시합이 일어나는 장소를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하나 둘 씩 시합이 끝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난 후 다시 두 번째 시합이 시작되었다.
  서서히, 탈락자와 진출자가 결정되기 시작했다.

  승리 후 두 팔을 치켜들며 환호하는 자도 있고, 조용히 리플레이 저장을 마치고선 크게 한 숨을 내쉬는 선수도 있다. 같이 온 길드원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도 보인다. 역으로 탈락자들은 그대로 키보드 위로 누워버리거나 겁이 날 정도로의 무표정으로 묵묵히 키보드와 마우스를 챙기기도 한다.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눈물. 누군가는 그저 게임 대회일 뿐이라 말하고 웃으면서 지나갈지도 모르는 이 장소에서도 그것들은 넘쳐난다. 울음을 터트리는 선수들이 있어 화장실도 차마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자, 이제 후반기 조 선수들 준비해 주세요. 시간이 부족하니 빨리 준비해주시길 바랍니다.”

  드디어 내 차례. 나는 지정받은 장소로 가서 키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면서 진행진들이 자리를 잡은 장소를 살짝 쳐다보았다. 그 곳에는 다른 이들이 쉽게 볼 수 있게 현재 상황을 적어놓은 큰 게시판 같은 것이 놓여져 있다. 예선 2차전에 올라간 사람들의 이름을 보면서 나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여, 오래간 만이군]

  세팅을 완료하고 IPX로 들어가 보니 이미 상대는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예전에 길드에 놀러 갔을 때 만나본 적이 있는 선수였다. 그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대학교에 입학한 모양. 어쨌든 정말 예전에 만났었는데 아직도 날 기억하는 모양이다.

  [그렇군요. 어떤 게임이었는지는 기억도 안 나지만]

  [상관없어. 이번에도 내가 이길 것이니까 말이지]

  기세 싸움. 그 이면에는 초조함이 엿보인다. 확실히 상대도 그동안 각종 예선에서 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 못하였으니까. 하지만 나 역시 상대를 봐줄만한 상황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였다.

  [미안하지만 은혜는 갚아야 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요]

  [하하, 지려고 안하는군. 어찌됐든 good game]

  [good game]

  시합이 시작되었다.  



  「어때 내 실력!」

  「안 좋아. 어째서 그 때 본진을 안 친 거야. 까딱했으면 역전될 뻔 했잖아.」

  「아아, 설마 그 상황에서 그렇게 악착같이 따라 붙을지는 몰랐거든.」

  신의식은 미리 뽑아놓았던 음료수를 휙 하고 던졌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키보드를 내려놓고 그것을 받아든 금발의 청년은 씩 웃으면서 캔을 땄고 덕분에 옷을 흠뻑 젖고 말았다.

  「방심은 금물.」

  「......망할 녀석. 반드시 명심하지.」

  「하하, 어쨌거나 여기는 한국이야, 로이. 평범한 길드원이라고 해도 당장 유럽 리그의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곳이라고.」

  「그 녀석처럼?」

  「그래, 그 녀석처럼.」

  금발의 청년, 스웨덴의 게이머 로이 앤더슨은 축축하게 젖은 상의를 바라보고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선 고개를 돌려 한창 게임 중인 여러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그의 길드 동료이자 자신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한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예선 1차?」

  「두 번째야. 1라운드는 2:0으로 이기고 올라왔어. 지금 게임도 많이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는 중」

  「빠르군. H조가 지금 2라운드를 진행 중이면.」

  「그럼 나야 좋지. 사실 기다리고 앉아만 있는 것도 고역이니까.」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물론. 충분히 기대하고 있어.」

  「하, 솔직히 난 네가 저렇게 주목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 발전이 빠른 것은 분명하지만 저 정도 실력자는 여기에도 바글바글 한 것 같은데. 뭐, 됐어. 만약 녀석이 너를 이기면 K.D길드 입단하는 것에 찬성해주지.」

  「약은 녀석. 그걸 은혜라고 베푸는 거냐?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다.」

  신의식은 그대로 들고 있던 음료수를 입에 갖다 대었다. 로이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자신의 상의를 바라보고는 그제야 서둘러 웃옷을 벗으면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최종 예선 진출자들에게 알립니다. 최종 예선 E조부터 H조까지 최종 예선을 곧바로 시작할 것입니다. 진출자 분들은 서둘러 지명된 컴퓨터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어느새 슬슬 저녁이라 불리 우는 시간대로 향하고 있는 상황. 나는 내 마우스를 살며시 쥐었다. 움직임은 괜찮았다. 더 걱정인 것은 내 손목의 상태. 나는 손목을 부드럽게 돌려주면서 움직여주었다. 솔직히 피로가 쌓인 것 같기는 했지만 어쨌든 아직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다행이다. 이런 상황까지 와서 스스로 무너져 버리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일 것이니까. 더욱이 상대가 최상의 컨디션이라 해도 이기기 힘든 상대라면 더욱.

  “두 번째 시합은 좀 고생을 했더군.”

  나는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내 맞은편에 있는 컴퓨터에 그는 앉아있다. 모니터에 가려져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저쪽에서도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아슬아슬했죠.”

  1차전 2:0 승, 2차전 2:1 승. 마지막 판은 서로 본진이 날아가 버리는 상황에서 최후의 병력 싸움이 승패를 가른 치열한 시합이었다.

  “이거 정말 사람 잡겠더군요. 휴식 시간이 있다고는 해도 이런 시합을 하루에 6판 이상이나 해야 한다니. 피곤에 지쳐 제풀에 쓰러질 정도라고요.”

  “기다리는 것도 만만치 않아. 얼마나 따분했던지.”

  “그러고 보니 로이 씨는 어떻게 됐죠? 제 시합 신경 쓰느라고 로이 씨 상황을 못 봤네요.”

  “최종 결승 1:0으로 두 번째 시합이 진행 중. 지금 상태면 올라갈 것 같아.”

  “잘됐군요. 적어도 K.D길드가 전멸되는 사태는 면했으니까.”

  “자신감이 넘치는군.”

  “자신감이라도 넘쳐야죠.”

  “......난 겉보기와는 달리 욕심이 많은 사람이야. 둘 중 어느 것도, 너에게 양보하지 않을 거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이제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꿈에서도 볼 것 같은 워3의 타이틀 화면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나와 의식 형은 모두 말을 멈추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게이머에게는 가장 긴장된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상대와 나의 ID가 창 상단에 떠있고 오른쪽 위에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맵이 표시가 나오는 이 순간. 이 상황에 대부분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 대화창에 의미도 없는 낙서와 같은 글을 쓰거나 하지만 나와 그는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아무런 글도 쓰지 않는다. 이제 스타트만 하면 최종예선이 시작한다. 나는 약간의 짬을 이용해서 관자놀이 부분을 살며시 눌러주었다. 드디어 만난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말 정신이 없어서 의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렇게 같은 화면에 나란히 ID를 놓고 나니 새삼 실감이 났다. ESWCS의 준우승자,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워3 프로게이머 중 한 명인 남자가 지금 나와 시합을 하려 하는 것이다. 지금 저 너머에 있는 상대는 내가 잘 알고 있는, 그저 사람 좋고 의붓 여동생을 좋아하는 신의식이 아니라 Blue_Sky[K.D]였다. 이ID와 이 화면에서 만난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반드시 이겨야하는 필요성이 있는 시합은 처음. 그때는 그가 슬슬 플레이해도 내게는 너무 벅찬 상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관자놀이를 누르던 손을 치켜들어 기지개를 폈다. 해보지 않고선 모르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처음으로 대화창에 글이 올라왔다.

  [아까 했던 말을 정정해주지. 로이가 올라가면 K.D길드에선 무조건 2명의 진출자가 생긴다.]

  그 말의 뜻을 이해한 나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물론. 정상의 컨디션이야.」

  로이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대진표에 있는 숫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의심쩍은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정말?」

  「응, 1경기는 운이 나빴던 것뿐이야. 그러니까 걱정할 것 없어.」

  「넌 운만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야. 너와 같이 생활하는 나는 잘 알고 있어. 어떻게 된 거지?」

  「......좀 욕심이 과했어. 하지만 정말 걱정 안 해도 돼. 2경기는 쉽게 따냈으니까.」

  「너 설마 정말 녀석을 데려오기 위해서 일부러 슬슬 하는 것은 아니지?」

  「하하, 내가 그럴 인간처럼 보여?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더욱이 K.D길드의 에이스란 명칭을 달고선 예선에서 떨어질 수는 없는 거잖아.」
  
  마우스 아이콘이 살며시 움직인다. 그것이 멈춘 곳이 상대의 ID 위. (SP)_Black Lion, 그는 기억을 정해나갔다. 처음 이 ID를 본 것은 WEGL 때문에 다시 한국에 왔던 날이었다. 가연을 놀라게 할 생각으로 몰래 찾아 갔던 PC방, 그는 그녀가 어떤 남학생과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선 적지 않게 놀랐다. 그가 스웨덴으로 가기 전까지 그런 광경은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때는 그저 같이 워3를 하는 친구 정도로 생각했었다. 항상 같이 게임을 하던 자신이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상대를 찾았다는 정도로.
  하지만 그 생각이 변하는 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과 만난 후 즐거운 듯이 녀석의 실력 발전을 이야기하는 가연을 보았을 때, 실제로 게임을 몇 판 해보고 그 재능을 느꼈을 때. 그는 언젠가는 이 소년이 어떤 형태로든 동등한 위치로 자신의 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만.

  “적어도 연적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응? 뭐라고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자 이제 마지막 시합이 시작되니까 비켜줘.」

  「ok, 지지 마라.」
  
  「물론. 같이 결승으로 가자.」

  그는 살며시 화면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가 문장 하나를 쓴 이후로 둘은 서로 아무런 대화도 나누고 있지 않았다. 아마 저쪽은 어떤 말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닐 것이다. 모든 신경을 시합에 집중하고 있겠지. 두 달 정도 됐을까나. 그때 단지 가능만성을 보였던 상대가 지금 자신을 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 그는 살짝 입술 끝을 올렸다.

  양보하지 않아. 반드시.



  피전트들이 금광에 달라붙는다. 수백, 아니 수천 번 보고 해왔던 플레이. 눈을 감고도 정확히 금광에 일꾼을 붙일 수 있을 정도. 숨을 쉬는 것처럼 익숙하다, 라면 조금은 오버이겠지만. 게임에 이렇게 빠져들었던 것은 스타부터였다. 물론 그때는 나이가 나이였다 보니 고수라 스스로 칭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배틀넷 상에서의 승률은 뛰어난 쪽에 속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부모 속 많이 썩혔었군.’

  어쨌든 그렇게 스타란 게임을 즐기고 그래서 워3가 나오자마자 무턱대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웅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서 뭐 이따위로 게임을 만들었냐고 투덜대기도 하고, 오리지널 말기 밸런스 붕괴 시절에는 잠시 접기도 했지만 곧바로 다시 시작하면서 서서히 캐리어를 쌓아나갔다. 그때만 해도 착실히 배틀넷 레벨을 올리면서 그저 자신의 플레이에 심취해 있었을 뿐이다. 변화가 생긴 것은 고등학교 진학 후. 스타와는 달리 계속해서 실력이 쌓인다는 느낌에 자신감이 생긴 나는 길드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거기서 이기고 지고, 주로 지는 쪽이 많기는 했지만 그렇게 나름대로 즐겁게 게임 생활을 영유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런 목적이 없던, 전자공간의 목가 생활.
  그러나 나는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에겐 목적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이지.’

  알타의 완성시기가 다가온다. 나는 어느새 습관적으로 왼 손을 단축기 A의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곧바로 손가락을 접는다. 이 게임이 시작하기 전, 아니 대진표를 알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나를 계속 고민 속으로 몰아넣었던 문제가 다시금 떠올랐다. 운의 문제. 1경기는 확실히 나에게 그것이 작용해주었다. 의식 형의 조금은 무모했던 데스나이트 운영이 결정적이긴 했지만. 하지만 2경기는 평범하게 흘러가서 무난하게 패배를 했다. 그래서 이렇게 고민을 하는 것이겠지. 순수한 실력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과연 어느 쪽의 확률이 더 높을 것인지.
  
  ‘올라가.’

  ‘좋아한다면서.’

  ......의식 형. 만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당신이란 존재는 알게 모르게 나에게는 큰 의미가 되었어요. 이 길로 들어서는데 많은 조언을 받았고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던 나에게 길을 제시해 주었죠. 그런 점에는 매우 감사해요. 하지만, 그렇지만 절대로 이 시합만큼은 질 수 없어요. 지고 싶지 않아요.
  결국 왼 손은 키보드 오른쪽 밑으로 내려갔고, 순간 알타가 완성되었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언데드는 당신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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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03/17 18:52
수정 아이콘
미치겠습니다. 여기서 끊으시면 언제까지 기다리나요T_T 주인공을 응원하면서 다음 편 역시 기대합니다!
hi~마린
05/03/17 19:41
수정 아이콘
크악... 필살기는 무엇일까... 선팔라?
기대,,, 궁금...
05/03/17 21:37
수정 아이콘
역시 필살기라면 선다레 -> 챰 후에 세컨 데나 -> 리치로 :)
워3게시판은 스토브 리그가 아니라도 원래 그닥 글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요^^; 가끔은 연재게시판이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글 잘봤습니다. 곧 주말인데 한편 더 올려주셔도 괜찮습니다:D
PeperMinT-☆
05/03/17 22:31
수정 아이콘
이글 정말 미치겠습니다; 너무 좋아요; 기대하겠습니다.. 매일 지켜보는 팬이 있습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05/03/17 23:38
수정 아이콘
음 카마님께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완결날때 그때 몰아서 보겠습니다.
감질맛을 제가 좀 싫어해서요.. ^^;; 완결 꼭 내주실꺼죠?
05/03/17 23:43
수정 아이콘
뻘짓//다음 화가 완결입니다^^;;;
atsuki//그건 필살기가 아니라 농락기죠;;;;
ELMT-NTING
05/03/18 00:1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선 마킹 같은데요..^^;;
Ace)SAGA_
05/03/18 08:52
수정 아이콘
키보드 오른쪽 밑이면 뭐 마킹밖에 없죠;;
혹시 마킹에 이은 패멀 스카이가 아닐지 흐흐
~Checky입니다욧~
05/03/18 09:19
수정 아이콘
어쨋든 요즘 휴먼으로 언데드 이기는건 대략 난감...거기다 선마킹이라니....(블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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