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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06/09 01:37:12
Name 눈시BBv3
Subject 이재수의 난
"1801년 황사영의 백서사건으로 그의 아내 정난주가 유배되어 온 후 딱 100년 만에 일어난 이재수 난은 후세에 암시하는 바가 자못 크다" -삼의사비

한국사에서 이국적인 곳을 찾으라면 함경도와 제주도를 들 수 있습니다. 함경도는 (고구려 발해 이후) 고려에서 못 먹고 조선에 와서야 먹은 곳이죠. 이성계가 이 곳 출신이라 왕실이 일어난 곳(興王之地)이면서도 오랑캐 땅으로 취급 받고 조사의 이징옥 이시애의 난 등으로 아예 반역의 땅으로 몰려 차별받고 살았죠. 살기도 참 팍팍했을 거구요. -_-; 사실 압록두만강이라는 자연적인 방어선을 이용하기 위한 게 아니었으면 저렇게 높이까지 갈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제주도. 이전엔 탐라라 불렀으며 건국신화로 따지면 단군의 고조선보다 더 전에 건국됐습니다 (...)! 백제 신라에게 조공을 바치긴 했고, 고려가 세워지면서 입조합니다. 이 때 탐라 출신이 고려 빈공과에 합격할 정도였으니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알 수 있죠. 이후 (고려) 숙종 때 지방관이 파견됐고 지방관과 탐라 전통 성주(고씨~_~)들이 공존하다가 조선에 이르러 완전히 편입됩니다.

  +) 빈공과는 최치원으로 유명한, 다른 나라 사람(오랑캐-_-;)을 대상으로 한 과거시험입니다.

하지만 취급이 본토와 같았겠습니까. 제주도는 오랑캐의 땅, 유배지 정도로나 여겨졌고, 제주도민은 섬을 못 떠나게 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랑 기후가 달라서 나오는 온갖 특상품들은 탐이 났죠. 몽고가 육성한 말부터 감귤, 전복 등 온갖 진상품을 제주에 요구합니다. 지금이야 택배 보내면 되겠지만 그 때는 바다를 건너고 강을 거슬러 한양까지 가는 게 어디 쉬웠겠습니까... 대동법도 제주도엔 적용 안 됐는데요. 여기에 바다 건너라서 제주목사들은 자기 욕심을 마음껏 부리고 갔습니다.

토착민과 외부인의 대립, 어떤 지배자가 오든 토착민에겐 같은 외부인일 수밖에 없는 것... 뭐 이런 게 섬의 특성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시대가 바뀔 때마다 제주도는 큰 일을 한 번씩 겪습니다. 여말선초의 묵호의 난, 해방 직후의 4.3 사건이 있죠. 원인 같은 건 다 다르겠습니다만.

전근대가 근대로 바뀌던 시절, 조선이 드디어 문을 열었던 때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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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재수의 난이라 말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정말 온갖 명칭들이 동원됩니다. 천주교 측에서는 '박해' '교안(종교 분쟁)' 정도로 다루고 반대의 경우 쓰이는 건 역시 '항쟁'입니다. 일단 한 영화 덕분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재수의 난'을 쓰긴 하겠습니다만...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됩니다. 다른 열강들에 비해 좀 늦었죠. 천주교 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1894년에는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철폐됩니다. 이렇게 조선은 빠르게 근대의 세계관에 편입되죠. 그 여파는 제주도에도 미쳤습니다.

갑오개혁으로 그 힘들었던 진상품은 없어졌습니다만 여전히 세금은 많았고, 관리들은 부패해 있었습니다. 애초에 진상을 없애고 돈으로 대신 내게 했는데 그게 제대로 정해져 있지도 않았죠. 나라에서 달라면 내야 했고, 관리들이 뜯으면 뜯겨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1898년에 신흥종교 남학을 기반으로 한 방성칠의 난이 일어나기도 했죠. 이 때 내밀었던 게 제주도 독립이었다 합니다. (...);

이런 가운데서 1899년 천주교가 전래됩니다. 그 성장세는 무시무시해서 1901년에 영세자 242명, 예비신자 6~7백명으로 늘어났죠. 뭐 기본적으로 제주도 내에서도 숨겨진 신자가 없진 않았을 것이고, 육지처럼 천주교의 교리에 빠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었죠.

당시 프랑스 신부들은 고종이 내린 신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如我待, 자기처럼 대우하라는 거였죠. 관리들이라고 이를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거기다 프랑스 신부들은 조선말도 잘 모르고 물정엔 더욱 어두웠습니다. 이들 밑에 들어가면 꽤나 큰 실권을 누릴 수 있었죠. 특히 지방관들과 대립하고 공존해 왔던 향리들이 그랬습니다. 이들은 천주교에 들어가 지방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됐고, 한편으로는 세금을 걷는 실무를 하면서 비리를 계속 저질렀습니다.

향리들이 아니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느니 죄를 지어도 성당에 들어가면 못 잡는다느니 하는 이유로 입교한 이들도 있었죠. 여기에 제주도로 유배온 죄수들 중에서도 입교해서 그 한을 푸려는 이들이 있엇습니다.

곳곳에서 이들의 행패가 벌어집니다. 어디서 돈을 뜯고, 누구를 죽이고 강간하고 하는 식이었죠. 천주교를 믿지 않는 향리들과 주민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아예 성당 내에서 멋대로 사형(私刑)을 집행했죠. 관에서는 이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걸 주도한 거야 힘 있는 신도들이겠지만 신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구는 관에 붙잡힌 신도를 마음대로 풀어줬고, 사형을 집행하다 사람을 죽이기도 했죠. 이들에게 있어 제주도는 미신이 판치는 땅이었습니다. 토착신앙에 대한 공격이 계속됐죠. 곳곳의 신목들은 잘리고 불태워졌고 제사들을 금지하고 깽판을 쳤죠. 이걸 위해서 폭력을 동원하는거야 뭐 믿음을 위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천주교가 전파되면서 일어나는 갈등을 교안(敎案)이라 한다고 합니다. 전국에서 30여 차례의 교안이 있었다고 하는데 제주도에서는 이게 민란으로까지 번졌죠. 뭐 유교의 힘이 약했다는 것도 한몫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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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2월, 훈장 현유순이 성당으로 끌려가 고문받다 죽습니다. (유생이라 하는데 끌려가 죽을 정도면 -_-;) 이 때 대정군수 채구석이 검시하러 갔지만 거기까지였고, 더 이상의 조사는 없었죠. 이 때 그를 수행한 25살 젊은 관노의 이름은 이재수였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상무사가 만들어집니다. 향리들부터 일반 백성들로 이루어진 조직이었죠. 여기서 민회가 열려 세금의 폐해와 교회의 폐해에 대해 성토했고, 제주목사와 봉세관에게 시정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합니다. (이들을 민인이라 부릅니다)

+) 일단 채구석 등 관리들도 뜻은 같이한 것 같은데 주도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은 교민과 민인 사이에서 소극적으로 행동했죠.
+) 교인들도 이를 경계해서 상무사원을 폭행하고 말꼬리에 매서 5리를 끌고 간 일도 벌어집니다. 이를 저지른 김병현도 한 달 후 교민들에게 구타당하구요.

민인은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오대현을 대장으로 서쪽에서, 강우백을 대장으로 동쪽에서였죠. 이 때가 5월 9일이었습니다. 교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제주본당으로 대피했고 무장을 준비합니다. 한편 세금으로 악명높았던 봉세관 강봉헌은 제주도를 떠났고 제주목사가 교섭을 시도했죠. 민군의 요구는 간단했습니다. 세폐와 교폐 척결이었죠.

그리고 5월 14일, 불에 기름을 끼얹어버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교민들이 민회소를 습격, 오대현을 끌고간 것이죠. 이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민인 2명이 사망했구요.

오대현은 향리 출신으로 그 자신도 교민에게 첩이 강간당했고, 그러고도 벌을 주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온건적으로 나왔죠. 애초에 대장을 맡기 싫어서 관으로 피신갔다가 맡게 된 거였구요. (...);; 이런 온건파를 무력으로 잡아간 겁니다. 그리고 그를 대신해 관노인 이재수가 대장을 맡게 되죠.

민인들은 분노했고 많은 이들이 여기에 합류하게 됩니다. 포수들이 합류했고, 무기가 공급됩니다. 이들에게 무기를 공급해준 게 뜬금없게도 비양도의 일본인 어민들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한편 교민들은 제주읍성으로 피신, 성문을 닫고 무기고를 털어 무장했고 대포를 배치, 발포합니다. 이 '전투'로 천주교측 기록에는 민인 60여명을 생포했다고 나온 반면 반대쪽에서는 21명이 죽었다고 나오죠.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성 밖에 있는 교민들을 색출, 학살하게 되죠.

교민 측에서도 타협시도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신부들이 문제를 일으킨 교인들을 가두고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대상이 된 교인들은 '죽으면 죽었지 옥에 갇힐 수는 없다'고 맞섰죠. 민인 쪽에서도 오대현처럼 타협하려던 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교민들이 잡아가 버렸으니 -_-; 제주군수 김창수는 몇 차례 중재를 시도하다가 안 되자 성에서 빠져나와 숨어버립니다. 한편 신부들은 교민을 목포로 탈출시켜 프랑스 함대에 도움을 요청했구요.

5월 23일, 민인들의 요구에 따라 오대현이 석방됩니다. 제주군수는 오대현을 통해 민군을 해산시키려 했죠. 이 때 오대현은 '내 말을 듣고 해산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 죄가 무거워거질 것이다'면서 꺼렸다 합니다. 실제로 그가 돌아가서 해산을 제안했지만 오히려 총에 맞아 죽을 뻔했죠. 이미 말 한두마디로 상황을 진정시키기는 늦었습니다.

5월 28일, 성문이 열립니다. 이걸 주도한 것은 주로 여자들, 특히 무당과 기생들이었습니다. 식량도 떨어지고 교민들 때문에 자기들도 죽을지 모르는 상황, 안 그래도 자기들을 멸시하던 교민들 때문에 죽고 싶지 않았겠죠.


이렇게 대대적인 학살이 시작됩니다.

5월 31일, 프랑스 함대가 도착했고 이어 대한제국 정부에서 보낸 진위대 100명이 도착합니다. 신임목사도 같이 도착하죠. 헌데 신임 대정군수로 온 건 도망갔던 강봉헌 -_-; 이런 상황이니 민인 측에서는 자기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까진 해산하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학살은 계속되고 있었구요. 결국 10일에 진위대 200명이 추가 파견됐고, 찰리사가 파견돼 협상을 시도합니다. 이 때 제주읍성을 지키고 있던 ㅣ민군이 1만명이라 합니다. 그래도 강봉헌 등을 체포하고 제주 목사, 프랑스 신부와 함께 교폐 방지를 보장하는 약정을 체결하면서 민인들은 해산하게 되죠.

이재수, 오대현, 강우백 등 민인들의 주동자는 체포되었고 석방 요구가 계속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후 7월 13일 서울로 압송됐고 27일에 평리원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10월 9일에 교수형이 언도됩니다. 다음날에 집행되니 역사상 최초의 서양식 재판이었죠.

이렇게 '이재수의 난'은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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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눈에 띄는 건 역시 일본입니다. 참 어딜가든 빠지질 않죠. 무기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 일본은 비양도의 어민 등이 개인적으로 준 것이라고 변명합니다. 여기에 일이 커지자 일본인들의 안전을 이유로 군함을 파견하죠. 둘 사이에 무슨 연결이 있었던 건 확실합니다. 이재수는 성문이 열린 후 비양도의 일본인 마을을 들렀고, 그가 협조해달라고 한 편지 역시 남아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여기서 조선 민중 편을 드는 게 유리했겠죠. 네, 서양의 침략에 맞서 동양인들끼리 힘을 합쳐야 될 때 아니었겠습니까 -_- 일본인들은 이를 중국 의화단운동의 연속으로 보면서 은근히 프랑스를 깠죠. 한편 미국인 고문이었던 샌즈는 제주도의 독립적인 성향을 원인으로 봤습니다.

오대현, 강우백이 있었던 동쪽에 비해 이재수가 이끈 서쪽에서 많은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온건파와 강경파의 차이였죠.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중에는 딱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던 천주교인들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 학살을 정당화할 순 없죠. 하지만 그 원인은 교인들에게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이야 그 동안 있어 온 부정부패에다 서양 문화와의 필연적인 갈등이었겠습니다만...

2003년에 당시 사망자 명단이 공개됩니다. 317명으로 천주교인은 309명, 민인 측은 8명이라고 하네요. 양 쪽 다 누락된 부분이 있겠습니다만 비교적 정확한 기록이 발견된 것이죠. 그 전에는 교인 7~8백명이 죽었다는 쪽으로 알려져 있었거든요.

참 종교라는 것이 어떤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입니다. 한국의 천주교는 자랑할 게 많습니다. 조선 내에서 스스로 믿기 시작했고 온갖 박해에도 굴하지 않았으니까요. (황사영은 좀...) 하지만 믿음의 자유가 시작된 지 단 15년, 제주도에 전래된 지 단 2년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없는 이들을 구원하는 종교가 특권을 위한 종교로 바뀌는 데에는 그 정도의 시간밖에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이 비록 다른 나라의 글을 배웠다고는 하나 본시 우리나라의 신민인데, 한번 교회에 들어가면 관에서도 다스릴 수가 없고, 감히 두려움도 없이 남의 재물을 빼앗고 남의 소송에 간여하여도 감히 누구도 어찌할 수가 없고 심지어 인명을 살상하여도 감옥에 가두지 못합니다. 금번 삼군의 민인들이 세폐를 견디지 못하여 일제히 모여서 호소한 것이 어찌 교인들에게 관계되겠습니까? 그런데 군기를 빼앗아서 성을 함락시키고 발포하니 이게 역적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들이 죽인 것은 역적인 것이요 양민들이 아닙니다. 그러니 비록 죽어도 원한이 없습니다." - 이재수


"여기 세우는 이 비는 종교가 무릇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권세를 등에 업었을 때 그 폐단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교훈적 표식이 될 것이다." - 삼의사비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7-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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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9 02:0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육지사람들은 이 사건에 별 관심도 없어서 반가운 글이네요.

그래도 글에 덧붙이고 싶은 것과 의문점이 있습니다.

별 것은 아니고 천주교인이면서 봉세관이기도 했던 사람들이 문제를 격화시켰습니다.
특히 오대현의 첩에 손댄 사람이 여기에 해당하는 걸로 기억합니다.
또한 봉세관이 생긴 이유도 광무개혁 때문에 정부가 급전이 필요해져서
지방관만 징세 권한을 갖고 있던 걸 봉세관을 통해서도 세금을 걷으려고 하는 의도였습니다.
결국 정부 잘못이 크네요. 하하.

그리고 삼의사비를 세울 때도 천주교 쪽에서 문구를 문제시하기도 했었죠. 합의는 봤지만.


의문인 것은, 채구석이 소극적으로 행동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논문에서는 채구석이 봉세관 대신에 제주도의 세금을 걷기 위해서 민군을 이용했다고 보더군요.
뭐... 주도자로 몰리고도 처형 안당하고 징역만 치룬 다음 고향에 돌아온 것 보면 소극적이었던 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만...


여담으로 저는 언어(한국어-제주어), 문화, 음식, 기후가 다른데 왜 제주도랑 한반도가 같은 나라인거냐고 농담으로 얘기하곤 합니다.
눈시BBv3
14/06/09 02: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하긴 교폐+세폐 척결이 문제였으니 그 두개를 다 가진 자들이 제일 문제였겠군요. 상무사에 가장 격하게 반응한 것도 그들이었겠구요.
조선 후기 들어 국가재정 지방재정 다 부족해지고 국가에선 국가재정 우선으로 하고 지방재정 부족하니까 더 뜯어가고 =_=; 그런 게 많았죠. 더 파고들고 싶지만 경제에 약해서요 orz

채구석 쪽은 어디까지 개입한건지 정리할 수 없어서 그렇게 써버렸네요 ( ..); 말씀하신 것처럼 뒤에서 조종했다는 것도 봤고 민군 쪽 기록에는 아예 채구석이 만든거다고도 나와있는 모양인데요. 개입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었고, 일단 제주군수 등 관리들을 다 묶어서 다 소극적으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자료 찾기가 힘들었어요. ㅠ 자료집도 서울에 도서관에나 있고... 제주도 가면 자료 더 구할 수 있겠죠? 제주도 역사에 관심 많은 편인데 정작 가보진 못 했습니다. 이번달 말에 가려구요.
14/06/09 19:16
수정 아이콘
글쎄요... 오히려 이재수의 난 보다 삼별초 관련 유적이 더 많이 남아있을 거 같네요. 쩝.

대정에 가면 채구석의 공덕비가 있다고 하고(풀려난 후에 치수사업에다가 재산을 기부했다고 하더군요)
이재수의 난 당시에 상무사를 조직해서 난의 기반을 만든 것도 채구석이니까
그가 동네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고 활발히 참여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백성 뿐만 아니라 향리와 관리들도 불만이 많았다고 하니 꽤 참여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고보니 정부, 천주교, 제주도가 지금의 노사정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서
이재수의 난 재발 방지를 위한 조항을 만든 것도 생각나네요.

역사 전공도 아니고 종교학 공부하다가 이 일에 대해 살짝 건드려 본 정도인데 떠듬떠듬 아는 체 하려니 민망하네요. 하핫.
유로회원
14/06/09 02:11
수정 아이콘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참 우리도 절절한 사연이 많은 민족입니다
눈시BBv3
14/06/09 02:32
수정 아이콘
네... 지역사로 가면 갈수록 더 많이 나오겠죠. 에휴... 동학농민운동도 빨리 써야되는데 그 쪽은 또 어떨지...
14/06/09 02:1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이 내용은 처음 이정재 주연의 영화로 접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근데 영화 내용이 잘 기억 안나는거보니 망이었더것 같습니다. 이정재 참수 장면을 뭐 한다고 신문에 났던것만 기억나네요. 사람이 좀 살만한 섬은 정말 많은 시련을 겪나 봅니다.
그나마 천주교가 종교 중에서 호감이 가는데 현지 사정에 어두운 선교사들과 종교를 이용해 욕망을 채운 가라 신자들 때문에 벌어진 천주교의 대표적인 흑역사라 생각합니다. 백성을 위해 난 을 일으키고 백성을 위해 책임지고 자수한 세 의사의 정신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의사비에 적흰 내용은 현재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금언이라고 생각합니다.
14/06/09 02:27
수정 아이콘
망한 영화 맞습니다.
시사회 때도 공개적으로 욕먹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봤는데 누군가가 심은하를 덮치는 장면하고 마지막에 효수된 장면만 기억납니다.
눈시BBv3
14/06/09 02:4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망이라는 얘기 듣고 굳이 찾아보진 않았죠 - -;
세계적인 종교였으니만큼 흑역사가 정말 많죠. 그래도 한국에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걸 알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반성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구요.
지금은 이런저런 화해의 움직임도 있었고, 최소한 '아무 이유 없이 학살당했다' 이런 식은 보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부디 삼의사비에 적힌 내용을 잊지 않아주길 바랄뿐이죠.
14/06/09 02:21
수정 아이콘
이런 글들 덕분에 피지알에 더 오게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눈시BBv3
14/06/09 02:56
수정 아이콘
^^ 정말 감사드립니다~
낯선이
14/06/09 03:25
수정 아이콘
와우~ 아닌 밤중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06/09 03:28
수정 아이콘
눈시님은 천주교인으로 알고있는데 참 담담하게 글 잘 쓰셨네요. 지금이야 모든 종교가 평화의 종교를 표방하지만 그 모든 종교가 힘이 있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참..... 근데 뭐 크게 보면 종교뿐 아니라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원래 그런 성질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쿨 그레이
14/06/09 06:2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런저런 이야기로 역사에 관한 건 나름대로 알 정도는 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정말 처음 보네요. 이런 일이 있는 줄 전혀 몰랐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결국 왕처럼 대접하라 하나 뭘 모르는 선교사들에게 재빨리 붙은 향리들이 폭리를 취하고 거기에 사람들이 교세에 가담하면서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이 일종의 세력화가 이루어지면서 나머지를 아예 그냥 제 물건 다루듯이 했다... 이런 건가요? 그렇다면 지나친 호가호위가 결국 이 사단을 불러일으켰다는 건데... 이게 부정부패와 엮여서 큰 민란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비슷한 예를 떠올려보자 하려니 역사상 아전들의 농간으로 민초가 견디다 못해 난을 일으켰던 케이스가 잘 떠오르지 않네요. 부정부패와 호가호위가 겹친 케이스가 의외로 딱 떠오르는 게 없네요. 적당한 예가 있을까요?
Je ne sais quoi
14/06/09 07:19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잘 읽었습니다~
사랑한순간의Fire
14/06/09 08:12
수정 아이콘
한국에도 마녀사냥(아니 사업?)과 면죄부 못지 않은 천주교의 폐해 사례가 있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이쥴레이
14/06/09 08:56
수정 아이콘
이재수난이라는것을 대충 알고 있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던부분도 있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동네형
14/06/09 11:03
수정 아이콘
천주교에서는 이 사건을 어떠한 시각으로 보고 있나요?
눈시BBv3
14/06/09 20:04
수정 아이콘
90년대 후반 재조명 받으면서 비문 건립할 때 어느 정도 충돌이 있었고, 강하게 반발한 신부도 있는 모양입니다. 반면 윗선에서는 온건하게 나가서 영화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말라고 하고 2000년대 초 각종 심포지움에도 참석했구요. 연구된 건 못 찾아봤고 이래저래 설명해 놓은 걸 보면 잘못했다고는 합니다만 오해가 많이 있다는 부분도 있긴 하죠. 그리고 2003년에 한국 천주교 역사의 잘못들을 반성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빠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느정도는 인정하고 이재수의 난 조명에도 반발하진 않지만 확실하게 우리의 잘못이다고 하진 않는 편인 것 같네요.
후추통
14/06/09 13:18
수정 아이콘
한국천주교회의 3대 흑역사죠 하나는 황사영이고 다른 하난 뮈텔 주교....

특히나 뮈텔 주교 이야기 나오면 천주교인들은 암말도 못합지요....
요정 칼괴기
14/06/09 20:46
수정 아이콘
뮈텔 사례 보면 일기는 죽기 전에 꼭 태우는 걸로....
이젠....
14/06/09 17: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주교도의 악행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많이 심했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Neandertal
14/06/09 18:40
수정 아이콘
지금 젊은 세대들은 잘 못느끼겠지만 저의 아버님 세대까지만 해도 "육지 것들"이라는 단어에 참 많은 감정이 포함되어 있지요...
PoeticWolf
14/06/09 22:53
수정 아이콘
흥미진진합니다. 글 리젠 속도를 높여주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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