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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06 12:55:15
Name happy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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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은혜로운 나라 일본


1.

2008년 교과서포럼은 깜짝놀랄만한 교과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기파랑, 2008>가 그것입니다. 그 내용은 즉각 역사학계는 물론 정치권,교육계를 강타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산발적이면서 간헐적으로 제기되어 오던 ‘식민지근대화론’이 체계화되어서 교과서로 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교과서를 학술적으로 비판하거나 반박할 능력이 못됩니다. 더군다나 지난 몇 년간 우리 전통문화의 시발점들에 대해서만 연구하다보니 공부도 모자라고 감도 없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도 이글을 쓰려는 것은 교과서포럼을 이끌었던 뉴라이트그룹에 대해 얘기할 때가 된 듯 해서입니다.(다른 사람이 했으면 묻어가려고 했으나.....)

뉴라이트그룹은 친노진영을 폐족으로 만들고 이명박정부를 탄생시켰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낳았습니다. 그러던 이 그룹이 다시 폐족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친이계는 먼저 국민에게 버림받았고, 다시 자신들이 손가락질하던 올드라이트가 이끄는 여권에서마저 내팽개쳐졌습니다.

이 아이러니....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해 얘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뉴라이트그룹의 역사인식은 몇몇 신선하고 정곡을 찌르는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한 이유가 현재 친이계가 처한 현실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단순히 바둑판위의 바둑돌의 복기나 스타크래프트 리플레이가 아닌 것은 피해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란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서 역사관을 빼고서 객관성을 말한다면 그것은 역사자체가 폐기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라이트는 왜 탄생했고, 무엇을 주장했는지 그리고 그 문제제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최대한 냉정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

뉴라이트 운동이 한국사회에서 전면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말로 11월초부터 동아일보가 <뉴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부터였습니다. 말하자면 뉴라이트란 작명센스는 동아일보 작품인 셈입니다. 이후 뉴라이트는 동아일보의 지원아래 무럭무럭자라 정권을 접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왜 동아일보는 뉴라이트를 탄생시켰을까요? 이에 대해 소장파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정부는 친일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남북간 평화를 지향하는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출범했다. 이것은 친일문제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던 동아일보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주었다. 따라서 친일문제를 친일 대 친북의 구도로 전환시켜 국면을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반북이라는 이념적 공통성을 통해 뉴라이트와 일본의 극우세력이 서로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당히 강경해 보이는 논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동아일보와 뉴라이트가 보여준 행태나 그에 대항한 반뉴라이트 진영의 대응을 보면 매우 시사하는 바가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뉴라이트는 왜 탄생한 것일까요? 그들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려면 구소련과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뉴라이트는 현실사회주의의 실패를 보면서 사상전향을 합니다. 말하자면 체제경쟁에서 사회주의는 패배했고,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정당성을 가져다준 것이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들이 사상전향을 한 그 시점부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보수도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보수의 기반자체가 냉전체제위에서 성립되었기 때문이지요. 이후 김대중-노무현정권의 출현과 햇볕정책은 보수진영을 완전히 무기력상태에 빠뜨려버렸습니다. 여기에다 외환위기를 초래함으로써 든든한 지지세력이던 중산층이 몰락하고 차떼기 사건을 정점으로 하는 도덕적 결함까지 드러나면서 보수진영은 뿌리채 흔들리게 됩니다. 특별히 문화계의 헤게모니싸움에서 완패하면서 위기감은 전방위로 확산되어갔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출범과 연이은 실정,그리고 지지율 하락은 새로운 보수진영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에 따라 무기력한 보수를 올드라이트라고 규정하면서 새로운 보수인 뉴라이트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가치 아래 김대중노무현정부를 좌파정권 혹은 좌빨이라 부르면서 정권의 핵심적 이념인 민족주의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새로운 이념을 만들어내는데 그것이 바로 ‘식민지근대화론’이라 일컬어지는 뉴라이트의 새로운 역사관입니다.


3.

태생자체가 이렇다보니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집중적으로 조선말 반개화파에게 집중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사상적 뿌리를 19세기 개화파에서 찾고,대신에 좌파정권을 민족문제에 천착하는 위정척사파와 동일시하게 됩니다.

지난 2007년 1월 4일에 열린  보수성향 원로들 모임인 국가비상대책협의회 새해 토론회에서 뉴라이트계열 ‘교과서포럼’ 간부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한겨레신문인용)

“무엇보다도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위정척사파’적인 정치인들에게 정권이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개화파 일부는 친일행위 혐의가 있지만 (대륙문명에서 해양문명으로의)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에 그들이 담당한 긍정적 역할에 비추어 관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친미적이고 친일적인 해양문명의 신봉자가 돼야 한다”

물론 이 보수파 원로의 말은 다소의 과장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저 또한 개화파와 친일파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하기도 합니다. 당시 개화는 시대적 과제였고, 다만 정치적 역학관계,열강의 야욕에 대한 이해부족이 개화파를 조급하게 만들고 그것이 결국은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개화개혁을 이끌기보다는 외세를 등에 업으려는 친일행위로 이어져버린 과정에 대해 연민이 있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민족을 팔아먹은 친일행위와의 경계선이 모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을 구분하는 것도 저는 역사학계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라이트가 자신과 개화파를 동일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은 명백하게 그들의 역사관속에서 친일파에 대한 단순한 연민의 차원을 넘어 찬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점이 그들 역사관이 빠진 함정입니다. 즉 그들은 일제식민지가 근대화의 단초를 마련했다가 아니라 일제식민지만이 근대화의 길이었다고 고백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근대화의 힘은 오로지 외세,즉 일본의 식민지에서 찾습니다. 강제병합이전에 이루어진 조선과 대한제국내 모든 행위는 소위 다 뻘짓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적은 왕정복고에 있었고 조선의 질서나 중화적질서의 옹호에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판단기준은 대의민주주의를 이룰 준비가 안되어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말입니다. 그 누가 준비되어있었을까요? 아니 이걸 준비한 채 근대화를 맞이한 나라가 어디있을까요? 근대화는 준비의 과정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이것은 저와 그들과의 역사관의 차이이기도 합니다.저는 민주화의 주체가 시민이라고보고,식민지근대화론자들의 주장은 민주화의 주체가 국가권력이라고 여깁니다.이것이 사실은 치명적 차이같습니다,

식민지근대화론에 따르면 오로지 개화파, 그중에서도 일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친일파만이 혜안을 가진 인물들인 셈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당시 일부 지식인들은 일본,미국 심지어 유럽까지 끊임없는 여행을 통해(물론 왕실자금을 통해) 민족국가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입헌군주제를 구상하기도했습니다. 물론 왕정체제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시대적 한계였고, 시민의 힘과 권력의지가 차고 넘치면 무너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왕정에 의해 하나씩 개혁이 도입되어갔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물론 시간은 그것을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만....

만일에 최초의 촛불집회라고 여겨지는 만민공동회가 민주주의에 대한 얼마만큼의 지식과 목적의식을 가졌을까라고 묻는다면 저 또한 부정적입니다.그것은 광우병파동때의 촛불집회처럼 단순한 시민행동의 형태였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사는 분명하게 가르쳐줬듯이 권력에의 의지나 민주주의는 교과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거리에서 더 빨리 배우고 익히고 표출되는 법입니다. 만민공동회에 모인 1만명의 한양사람들의 마음속에 무엇이 싹텄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월드컵거리응원에 모인 인파들의 가슴속에서도 정치적 변화가 찾아오는데 말입니다.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당연하게도 이러한 강제병합이전의 농민,시민들의 정치행위를 폄하합니다. 더나아가 그들은 모든 시민운동,저항운동,반란들을 극도로 격멸합니다. 대신에 그들이 믿는 것은 법치입니다. 일견 그럴듯해보입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들이 말하는 법치주의 입헌주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4.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민주주의의 명백한 후퇴를 지켜봤습니다. 선거로 이뤄진 mb정부는 그것을 모든 공권력 행사의 정당성까지 획득한 것이라 여긴 것입니다.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이렇게 현정부에 투영되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과 자의적 해석에 의한 법 적용, 공권력의 남용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시민운동을 경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그대로 식민지근대화론에도 투영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것은 오로지 외세 즉 일본의 엘리트들이 이식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의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뉴라이트그룹의 대표적 이론가이면서 조선후기부터 차근차근 경제사를 수량적으로 살펴나가는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서울대 교수 이영훈씨는 한일강제병합에 대해 매우 독특한 분석을 합니다.

그는 일본은 한국을 지배하려 하기 보다는 영구병합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즉 일본과 같은 나라를 만드는 것으로 일본의 규슈,미국의 하와이같이 만들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에 도입된 민주주의의 기구인 법과 제도를 이식하였다는 것이지요. 이로인해 사민평등의 시대 즉 신분제가 해체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갑오개혁은 신분적 족쇄에 대한 법률적 근거들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지만 변화가 곧 찾아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독립협회나 만민공동회는 그 즉각적인 반응이긴 했지만 정치권은 열강과 얽히면서 이전투구양상이 거듭되었고 그러다보니 이리저리 탄압받고 이용당하고 있었으니까요.(그렇다고 해서 그 활동이 아무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역사이기도 합니다. 북경의 나비의 날개짓이 뉴욕에 눈을 내리게 하는 것,그것이 자연법칙이기도 하지만 역사이기도 하니까요)

어떤 학자는 조선의 멸망을 ‘조용한 멸망’이라고 하였습니다. 일본에게 주권을 뺏겼다고 생각하기보다, 양반중심의 세상의 종말로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시대 조선인들의 행동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임진왜란때 의병참전율이 전체 인구의 3.5%에 이르렀지만 대한제국이 멸망할 동안의 5년간 의병및 대일항전에 참가한 인구의 비율은 1.1%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백성들은 왕조의 몰락을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정치적으로도 더 이상 백성들의 지붕이 될 수 없을 만큼 너덜거리던 조선(대한제국)의 꼴을 보면 백성들에게 버림받은 것은 인과응보라고 여겨집니다.하지만 현실은 어땠을까요?

친일파의 대표적인물인 송병준은 자신의 낮은 신분을 극복하기 위해 친일행위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 송병준은 조선왕조의 몰락을 조선양반체계가 붕괴되어 자신이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가는 것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결국 지배자의 국적만 조선인에서 일본인으로 그리고 무늬만 조선인인 친일파로 바뀐 것은 아닐까요?

이에 대해 이영훈 교수는 적극적으로 일본의 역할을 주장합니다. 즉 일제는 지배자가 아니라 중립권력, 양반과 상놈의 신분차별과 무관한 중립권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동화정책에 따르면 한인간이 다른 인간을 신분으로 차별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뉴라이트의 권력에 대한 환상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세상에 중립적인 권력이란게 존재하던가요? 아니 정권을 잡은 사람이 중립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권력이 중립적일 수 있을까요? 이명박정부가 왜 그토록 ‘법과질서’를 부르짓고, 자신들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영훈 교수의 주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1910년부터 1940년까지 조선의 경제는 연평균 3.7%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때 인구증가율이 연평균 1.3%에 불과했기 때문에 일인당 실질소득은 연평균 2.4%증가한 것이라고 하며 이같은 성장률은 같은 기간 주요자본주의국가가 정체와 위기의 시대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란 것입니다.

말할필요도 없이 이것은 일제의 힘인 것입니다. 신분제를 해체하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경제개발에 나설 사람, 다시 말해 신분에 속박되지 않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고, 더욱이 이기간에 일본이 어마어마한 양의 자본을 조선에 투하해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 기계설비를 늘림으로서 번영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공립학교의 대대적 설립은 민주주의적 인간형의 양상은 물론 이런 근대화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역사학계를 지배해왔던 ‘식민지 수탈론’은 폐기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5.


위 표는 일단 세계주요자본주의국가는 고사하고 아시아아프리카국가들의 1인당 GDP증가율입니다.
이 분석에 따르면 1913~1950년까지 세계각국 1인당 GDP증가율은 세계 전체적으로 38.4%가 증가했지만 한국은 -6%였고, 비교대상을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 국한시켜 보더라도 한국의 성장률은 매우 낮은 편으로 거꾸로 성장한 몇몇 나라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제시기뿐 아니라 50년까지 한국의 1인당 GDP성장률 2.3%는 잘못된 수치라고 할 수 있으며 식민지시기의 경제에 대한 뉴라이트의 통계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에는 성장률은 높게 잡고, 인구증가율은 낮게 잡아 놓은 데 있다고 합니다. 아! 이런 영역은 학계의 일이므로 저같은 문외한은 낄자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다만....이영훈교수가 주장하는 일본근대화론의 결정적 증거들이 아직 검증이 안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외에도 숫자를 이용한 객관적 검증을 지향하며 보여준 증거들은 조목조목 반론이 등장했습니다.이런 통계의 문제는 이영훈교수와 낙성대경제연구소에겐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연구소의 출범과 의의가 바로 통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낙성대연구소는 1650년대부터 2000년까지의 인구,생산,물가,무역,국민소득 등 일체의 경제통계를 정비하여 한국의 경제통계를 출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면서 그 성과로 내놓은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의 머리말에 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은 매우 훌륭한 작업이라고 여기고 있고,저또한 많는 부분 참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영훈교수와 이 연구소의 성과는 근현대사 교과서의 일부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토지조사사업에 의한 소유권이 사정된 토지는 전국적으로 총 1910만 7520필지에 달했다. 그 가운데 소유자의 신고대로 소유권이 사정된 것이 1900만 9054필지로 99.5%의 절대다수를 차지...”.(이영훈...역사비평 1993년 가을호)

이 주장은 그동안 식민지수탈론의 입장에서 일제가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토지의 40%를 몰수하여 동양척식주식회사와 같은 일본회사에 불하했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였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과서들은 이 내용을 받아들여 삭제하기도 합니다.

이영훈교수와 뉴라이트는 토지조사사업을 보고 매우 고무되었던 것이 틀림없어보입니다.일제는 정말로 합리적인 통치기구로 보였던 것이겠죠. 그들의 조사에 따르면 일제는 토지를 신고한대로 소유권을 인정하였고 식민시기에 걸쳐 일본인들이 취득한 경지는 전체의 10%전후에 불과한데다 그나마도 대다수가 저습미간지와 개간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토지조사사업은 토지강탈이 아니라 오히려 근대적 소유권이 확보된 계기라는 것입니다.말하자면 식민지근대화의 시발점이란 것입니다.

이것 역시 검증과정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우선 토지수탈론을 수정만하고 삭제하지 않은 천재교육교과서의 입장은 근거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천재교육교과서를 집필한 학자는 농토의 40%는 오류라고 시인합니다.
하지만 임야조사사업의 사정은 판이하다고 하면서 농토임야를 합치면 전국토의 40%에 달한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교과서는 ‘농토와 임야의 4할이 총독부의 손에 들어갔다’는 서술이나 ‘일제는 이와같은 미신고 토지는 물론,공공 기관에 속해있던 토지,마을이나 문중의 토지와 산림,초원,황무지 등도 모두 조선총독부소유로 만들었다.그리하여 토지조사사업에 의해 불법적으로 탈취당한 토지는 전국토의 40%나 되었다’라는 내용은 엄밀히 말해 오류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이영훈교수와 뉴라이트의 주장의 근거는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더군다나 토지조사사업을 미화하면서 근대화의 시발점이라고까지 주장한 근거 또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아직은 가설수준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감히, 문외한입니다만....)

(근대교육에 대한 것도 사회간접자본에 관한 것 등등에 대한 구체적 반박내용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6.

그러면 왜 그토록 뉴라이트는 일본의 식민지지배를 옹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뉴라이트의 탄생배경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뉴라이트가 탄생한 배경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대한 체제적 승리를 가져온 90년대였지만 현실에서 세를 얻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햇볕정책때문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미국의 강경파 공화당정부와 겹치면서 도전을 받았습니다. 고립된 북한은 핵무장을 시도하고,식량난은 가중되었습니다.이로인해 탈북자가 속출,이것은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좌빨정부시대에 국민소득 2만불을 달성하면서 세계에서 성공한 자본주의로 칭송받게 됩니다.

뉴라이트는 참여정부가 가진 이역설에 대해 정면적으로 문제제기를 합니다. 우리나라는 분명 성공한 자본주의인데 그 자신의 역사를 실패한 역사로 폄훼하는 자학사관에 빠지느냔거죠. 과거사청산법으로 대표되는 과거사 청산작업과 금성교과서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에 대해 정면도전한 것입니다.

이것은 일견 타당한 점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숙제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번영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물론 저는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만....역시 가설단계라 밝히지 않겠습니다)

뉴라이트는 그것을 은혜로운 외세에서 찾았습니다. 즉 일본은(그리고 미국은) 다른나라의 식민지들과 달랐다는 것입니다. 일제총독부는 중립적이었고,그 목표가 일본과 같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이었으며 원료와 자원의 수탈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상공업을 부흥시켰다는 것입니다.

그 증거가 첫째가 토지조사이며 둘째가 GDP의 남다른 상승이며 셋째가 바로 민족자본가의 탄생과 발전이라고 합니다.

“경성방직과 화신은 면방직업과 백화점 부문에서 일본인 기업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대기업으로 성장......김성수는 1919년 경성방직회사를 창설하여 민족자본을 육성하는 한편...”(포럼교과서)

물론 이에 대해서는 수많은 반론이 존재합니다. 김성수와 김연수의 성공은 도를 넘은 친일행위의 결과일뿐이며 일제의 전쟁과 조선인 강제동원에 적극 협력하는 대가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민족자본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제국주의와의 정경유착과 모럴헤저드를 기축으로 한 한국자본주의의 천민성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해서 성공만 하면 장땡인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뉴라이트인 것입니다.그들 논리라면 우리나라는 해방될 것이 아니라 그냥 일본의 일개 행정구역으로 남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그랬다면 지금쯤 우리는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을 것 아닌가요?
또한 경제위기에 처할때마다 잘사는 나라에 나라를 파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친일과 매국행위는 성공 수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제를 은혜로운 나라로 만든 것, 그것이 바로 뉴라이트 역사관의 종착점이 아닐까요? 뉴라이트 역사관은 현정부를 통해 그대로 투영되었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검증되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뉴라이트 그룹 멤버들은 권력에 붙는 일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서민을 위한다는 미소금융은 자신들의 돈주머니로 만들었고, 수많은 공공기관을 접수해서 차곡차곡 배를 불렸습니다. 심지어 공영언론사의 사장은 법인카드로 아랍의 황제못지않은 생활을 누리고 다녔습니다. 이 모든게 왜 용납되고 자행되었는지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은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여간 성공한 한국의 번영을 누리고 자부하고 싶은 성공한 수도권 중산층들에게 참여정부의 역사관은 극도의 거부감을 심어주었습니다.그러면서 그들은 뉴라이트에 지지를 보냈고 그것이 지난 총선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수도권 중산층들은 박정희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올드라이트와도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친노는 다시 부활하여 정치적 재기를 눈앞에 두고 있고, 뉴라이트는 올드라이트에게 팽당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찬양해마지 않는 식민지시대의 번영도 해방과 동시에 나동그라져서 다시 우니라는 당시 세계 최하위권의 농업국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증명된 것일까요?


7.

후삼국기의 혼란이 마무리되고 고려 태조 왕건이 새로운 지배자가 되었지만 한무리의 집단은 이 지배를 거부합니다. 그들은 결국 국경지대로 강제 이중당했습니다. 이때는 함경도는 여진인들이 살고 만주에는 거란족이 득세할 때, 그 어떤 곳에도 얽매이기 싫었던 그들은 결국 고려에 의해 다시 한번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수모를 당합니다.
양수척.
그들의 이름을 역사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재인화척의 기원으로 평생을 떠돌아다닐 운명에 처해진 그들은 왜 고려의 안온한 삶보다 비루한 자유를 택한 것일까요?

말할수 없이 발달한 문명을 가지고 들어온 서양인들에게 왜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복종하지 않고 절멸에 가까운 희생을 감수하면서 전쟁을 선택했을까요?

역사는 참으로 어렵고 또 어렵습니다.

**덧붙여....
이런 글 너무 힘듭니다.ㅠ.ㅠ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3-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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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icWolf
12/03/06 13:08
수정 아이콘
마침 관심가는 주제였는데, 감사합니다. 일단 퇴근 후 집에 가서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겟습니다! 우훗
절름발이이리
12/03/06 13:17
수정 아이콘
일본이 식민지배 해서 좋았던 점은 일본이 패전국가란 점 정도겠죠. 고생은 덕분에 배로 했지만..
12/03/06 13:1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뉴라이트 진짜 용서가 안되죠. 기본 소양이 있다면 그냥 작정하고 사기극을 펼치는 거라고 봅니다. 신념이나 역사적사실은 시나리오에 힘을 주고 싶은 도구일 뿐, 어떠한 진정성도 없다고 보고요.

추천드립니다.

조금 아쉬운건, 기론에 대한 반론등이 좀 약한점이 .. 근데 이해가 되는게 아무래도 자세하게 들어가면 정말 논문이 되겠죠..; 너무 잘 읽었습니다.
스타조아
12/03/06 13:33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12/03/06 13:36
수정 아이콘
식민지근대화론을 교과서에 넣는다는 발상이 신기합니다.
식민지근대화론을 배운다면 그전에
경제사, 계량경제학 등을 우선적으로 공부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12/03/0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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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주제가 주제인지라 요즘 좀처럼 긴글에 집중을 못하던 저이지만 다 읽게 되었네요.
저가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 글재주가 없어 뭐라 말은 못하고 일단 추천만 드립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부분이지만... 모든건 언행일치가 되어야 정당성을 얻죠. 그들의 그들의 행위가 공정하고 존경스러운 행보였다면 그들의 논리가 이렇게 분노를 일으키진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나저나.. 정말 저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채택이 된건가요? 아니면 추진중인가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국사가 선택과목이 되었다는걸 기뻐해야 하나요? 뭐 이런 병진같은 시츄에이션이.
12/03/06 13:44
수정 아이콘
떼강도 집단에도 그냥 나쁜 놈과 확신범은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라이트도 마찬가지라서, 이영훈 교수 정도 되면 '사리사욕' 을 위해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피는 것은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역사관이란 것이 어느정도의 중요성을 가지는 지... 아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차사마
12/03/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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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적인 해석으로만 가득찼네요. 게다가 뭔가 구체적인 것은 "자세한 설명은 생락한다"로 일관하고 있고, 오직 느껴지는 것은 뉴라이트, 친일파에 대한 분노 뿐이네요.
Je ne sais quoi
12/03/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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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어렴풋이 생각하던 걸 이렇게 정리된 형태로 보니 좋은 반면, 언제나 저것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까, 아니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생각을 하니 답답하네요.
마이너리티
12/03/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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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들 말처럼 일본의 식민지였던 덕에 근대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전후 관계를 오해해선 안되죠.

일본이 우리나라를 근대화시키려고 식민지배를 한게 아니라 식민지배를 하다보니 근대화가 되었던 거니
급진적인 사람들 말처럼 식민지배를 옹호하거나 감사해해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더욱 근대화되고 싶고 지디피를 늘리고 싶다면 지금 당장 미국에 편입되고 싶다고 미국 의회에 신청하면 되겠네요.
12/03/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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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한 분이 등장하신 분위기로군요. 읽어볼만한 글인데..
댓글이 너무 산으로 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앉은뱅이 늑대
12/03/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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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근대화론과 박정희 찬양의 공통점
1.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보자
2. 정치를 제외하고 보면 경제적인 측면에선 발전이 있었다
3. 그러니 일제(박정희)가 나쁘지 않다 (응???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보자며... ㅡㅡ;)
차사마
12/03/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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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부터 1940년까지 조선의 경제는 연평균 3.7%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때 인구증가율이 연평균 1.3%에 불과했기 때문에 일인당 실질소득은 연평균 2.4%증가한 것이라고 하며 이같은 성장률은 같은 기간 주요자본주의국가가 정체와 위기의 시대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란 것입니다."

"1913~1950년까지 세계각국 1인당 GDP증가율은 세계 전체적으로 38.4%가 증가했지만 한국은 -6%였고, 비교대상을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 국한시켜 보더라도 한국의 성장률은 매우 낮은 편으로 거꾸로 성장한 몇몇 나라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제시기뿐 아니라 50년까지 한국의 1인당 GDP성장률 2.3%는 잘못된 수치"

이영훈 교수는 1910년~1940년까지 실질 성장률이 2.4% 증가라고 했죠. 따라서 위에 50년까지 1인당 gdp성장률 운운한 것은 글쓴 분의 오류입니다. 그리고 1945~48은 전쟁 기간이었군요. 아마 저 떨어진 수치는 그 기간에 있었던 전쟁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차사마
12/03/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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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happyend 님께서 통계 자료를 통해 객관적인 반박한 내용은 논파된 것 같네요.
차사마
12/03/0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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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님// 논파되었다고 한 건, 저기서 통계 자료 수치에 의한 반박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그 외의 것은 자료보다는 주관적인 평에 가까워서요.
애패는 엄마
12/03/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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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에 대해서 한때 열심히 파고들었는데 진짜 다 까먹었네요. 계량 경제학등의 이부분은 제 전공이랑 약간 거리가 있다보니.
항즐이
12/03/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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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차사마님은 식민지근대화론을 펼치는 이영훈 교수의 학문적 주장 자체는 일본의 식민지 활동을 긍정하지 않는 경제통계적 분석일 뿐이라 주장하시는 것 같고,

happyend님은 그 주장이 필연적으로 내포하는 식민지 정책에 대한 도덕적 판단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뉴라이트가 그 점을 많이 활용하는 것도 사실이고.
차사마
12/03/06 16:08
수정 아이콘
(같은 계층에서 덧글 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어디까지나 그건 학계에서의 논란이죠.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을 보시면 알 수 있지만, 식근론에서 '식민지'라는 말만 들어도, "친일파? 쪽빠리?"딱지가 붙여지죠. 식근론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금기시 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역사 교육을 시킬려면, 사료(史料)에 의한 서로 간의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투브를 통해서 봤는데, 독도에 관한 연극을 시킬 때, 아이들을 한 쪽은 일본사람, 한 쪽은 한국사람으로 나눠서, 일본사람 역할하는 아이를 한국사람 역할하는 아이가 짖밟으면서, 훈계조로 이야기하더군요. 바로 문제점이 이런 겁니다. 어렸을 때 역사 교육을 받으면서, '저게 과연 사실일까? 사실과 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역사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건 오류 수정에 앞서서, 수업의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거죠.
happyend
12/03/06 16:14
수정 아이콘
자,차사마님....제 글의 논리적 오류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눈시BBver.2
12/03/0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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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6&sn=off&ss=on&sc=on&keyword=식근론&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3510
예전에 쓴 글 중에 식근론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만 -_-a 굳이 따지면 전 식근론 긍정론자입니다. 경제 쪽으로만 봤다고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구요. 사회 전반에 대해서 말한 거죠.

그 동안 공부하면서 식근론에 대해 느낀 건 이런 거였죠.
- 본문에서 해피엔드님이 올드라이트, 뉴라이트로 구분하셨지만 이런 식근론이 나오게 된 배경은 아이러니하게도 민주화입니다. =_= 그들이 비판하는 현 근대 역사 연구의 문제가 나온 건 바로 그 군사 독재 정권 때였거든요.
- 제일 웃긴 부분은, 이런 방법론은 절대 우파가 될 수 없다는 거죠. 좌파에서 나왔어야 될 주장이 극우의 주장이 된 겁니다.
- 감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조심해서 접근해야 되고, 자신의 논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흔히 말 하는 "xxx 개새끼"를 확실하게 해 줘야 됩니다. 식근론에는 이게 확실히 있다고 봅니다. 이영훈 교수만 해도 식근론을 펼 때 이를 확실히 하고 있죠.
- 문제는 이게 이용당하기 정말 쉬운 학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서 접근해야 되죠. -_-a 헌데 이영훈 교수 자신이 "어용"의 길로, 이용당하는 길에 스스로 들어가 버렸죠. 안병직, 이영훈 교수 등 식근론의 대표주자들은 자기들이 전국연합 측이랑 다르다고 하지만... 그걸 보이려면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죠.
- 학문으로 따져도 힘든 상황에 정치적으로 빠져버린 지 오래고, 그 자신들이 그 정치 논리에 들어가 버렸으니 공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 )~
콜록콜록
12/03/06 16:5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 전까지 이영훈 교수에 대해 친일파 뉴라이트 앞잡이 정도로 생각하면서 저런 사람이 어떻게 서울대 교수인가 했는데..
나름 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계시는 분이었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고쳐야겠습니다.
아무튼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립니다.
12/03/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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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이야기하는지 공허하게 허공만 맴돌고 있는 모습이 마치 제가 아내와 논쟁할때의 모습을 보는 듯 하네요.
PoeticWolf
12/03/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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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댓글 흐름은 뭐죠... 어렵고 격한 이야기 끝에 따스하고 아련한 유부들 이야기라니...
12/03/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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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근론을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문은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주변부를 핥는 느낌이 드네요. 할 수 없었다를 말하는게 아니라 일어났다를 말 하는게 식근론이죠
차사마
12/03/06 17:32
수정 아이콘
내가 잘못한 건 없어도, 친구가 나쁜 놈(증거도 없음)이면, 내가 하는 항변도 들을 가치가 사라지는군요. 그것이 통용되는 나라라..
happyend
12/03/06 17:47
수정 아이콘
자...그럼 이정도로 토론하고,다음에 눈시비비님의 발제에 달라붙겠습니다.^^
12/03/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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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하고있다면 눈과귀를열어야합니다. 보는사람 이 더 속터지네요. 주장수준이 상대 꼬투리어떻게든잡아서 전체를싸잡아 오류로자꾸가져가고....뱅뱅도는 이야기와 고집불통.... 이게토론이라고 하시니 웃고갑니다.. 최근의 진중권씨가 떠오르네요.
선데이그후
12/03/06 18:24
수정 아이콘
아우 머리아파~~
양웬리
12/03/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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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진짜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덧글은 아직 안 읽었는데..논쟁이 일어난 모양이네요.
Dr.쵸파
12/03/06 18:29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분수님덕분에 훈훈하네요 크크 저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무조건적으로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가져온 근대적인 제도등이 우리나라에 미친영향을 점을 무시하기는 힘드니까요 그것이 옳고 그른것은 둘째 치더라도 말이죠 문제는 그걸 악용하는 세력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서도 색안경을 끼게 된다는 점이겠죠 개인적으로는 발전을 한것은 맞지만(사실 수치들을 보면 딱히 반박하기가 힘들더군요 지금 글쓴분께서 제시하신 마이너스 GDP는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이후 처음본거같네요;;) 발전을 했다고 착취를 안당한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박정희 독재정권시대에 경제가 발전하고 절대빈곤 자체가 해결된건 맞지만 그 시대의 노동자 농민들이 착취를 안당한건 아닌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웬리
12/03/06 18:38
수정 아이콘
다 읽어봤는데 민족주의 사관(으로 형성된 반일감정)때문에 어느정도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혹은 가질수있는 가능성이 있는) 식민지근대화론이 무시당한다는게 한쪽 주장인거 같은데 지금 이 글 자체는 뉴라이트세력이 식민지근대화론을 친일행각의 정당화수단으로 쓰는걸 비판하는 글같은데 왜 이렇게 토론이 길어진거죠? 사용된 논거에 대한 문제제기인가? 글쓰신분도 무조건 식민지근대화론이 말도 안된다는게 아니고 어느정도 타당하다는점도 인정하고 있는거 같은데..
그리움 그 뒤
12/03/06 18:44
수정 아이콘
잘 모르는 분야인데 뉴라이트라는 것에 관심이 생겨 나름 신기하게 본문내용을 보고,
댓글을 보면서 평행선과 벽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고 안쓰러웠는데...
40분 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막판 단 1분만에 무장해제 되는군요
르웰린견습생
12/03/0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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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happyend 님의 글이 자의적인 해석으로 가득 찼다거나, 자세한 설명이나 근거가 미흡하다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주변부를 핥는 느낌이라는 주장들이 나오길래,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있는 본문의 어떤 부분에 관한 심도 있는 수준의 역사 토의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주제넘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좀 실망스럽군요…. 특히, 굉장히 성의있는 본문을 남겨주신 happyend 님과 비교하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하신 분들, 다소 성의 없게 보였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시려거든 '본문의 어떠한 부분이 그러하다.'를 좀 더 명확히 밝혀주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또, 그에 대한 좀 더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그러한 주장을 먼저 입증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 저의 주제넘은 짧은 소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happyend 님의 정성과 노력이 깃든 글 잘 봤습니다.
제가 예전에 다단계에 관한 칼럼 18편을 PGR21에 연재하면서 정말 피 터지게 관련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떠오를 정도로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뱀다리) 다음 등 꽤 많은 사이트에서 PGR21로 이미지를 링크할 시, 엑박뜨는 경우가 많더군요.
혹시 티스토리 블로그 있으시다면, 그쪽으로 이미지 파일를 업로드하셔서 PGR21로 링크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12/03/06 20:17
수정 아이콘
얼마전 주게에 해피님이 뉴라이트 공부한다고 하시더니....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어떤 주제에 늘 배경이 궁금하던데 잘풀어 이야기 해주시니 감사^^
해피님은 저랑은 관점이 다른것 같기도 하고 같은거 같기도 하고^^
해피님과 눈시님의 글은 언제든 기대가 되는군요...
고교시절에는 역사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돈만 밝히는 부류가 되었네요ㅠㅠ

나이가 들다보니 고루해지고 자기만의 편한 방식으로 이해하다보니(사실 이해력이 떨어져서)
머리가 안돌아가서 무엇을 말하는지가 헷갈리는 경우가 생기더군요...ㅠㅠ

각설하고 좋은글 남겨주셔 생각하게끔 해주시는 해피님 감사드립니다^^
견우야
12/03/06 20:5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고마아주라
12/03/06 21:0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일단 추게로!
이정도 퀄리티라니..
사랑헌신믿음
12/03/06 21:11
수정 아이콘
전 대학 경제사수업에서 식민지근대화론을 배웠는데 사실 전 식근론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이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한 것이 결과적으로 나라를 발전시켰다는 것과 일본 덕택에 나라가 발전했다는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자기들이 먹으려고 여러 근간 시설을 지은 것이고 결국 투자한 것을 거두기 전에 전쟁에서 져버렸죠. 오히려 저는 민족사관이 정치적 이념으로 이용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반일감정이라는 것 역시 민족의식을 고취해 경제발전으로 이끌기 위한 박정희대통령의 정책(국민교육헌장등)이라는 것을 들은 적이 있죠. 현재 매스컴도 그렇고요. 일본과 관련된 기사는 과장왜곡보도되곤 하죠.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예로, 대만의 경우 일본식민지 지배를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자기들을 발전시켜 줬다고요. 지금도 나이 많은 대만인들은 다시 일본이 자기들을 먹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입장으로 생각했을 땐 자존심도 없는 애들이죠. 중국이 원인이지만요.
12/03/06 22:11
수정 아이콘
무식하고 지식이 얇은 전 이리 이해했습니다.
1. 일제가 조선에 철도를 깔고 항구를 세우고 신분제를 없애고 사회시스템을 근대화 시킨건 분명한 사실이다.
2. 1.의 결과로 조선 백성들의 삶의 질이 더 좋아졌을수도 있다.
3. 그러나 2.를 만들어낸 일본의 목적은 뉴라이트는 호혜라 주장하고 대부분 한국사람들은 일본의 이익을 위한것이다고 생각한다.

아닌가요? @.@

저야 뭐 2 조차도 인정하지는 않지만요... 이유야 수도 없이 많고요
The finnn
12/03/06 22:42
수정 아이콘
이영훈 교수님은 실지로 한 발언도 아닌데 매도를 당하는 일이 많더군요.
관련 주제로 토론이 활발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윤형씨의 블로그를 링크합니다.
http://weirdhat.net/xe/32614
12/03/06 23:30
수정 아이콘
어제 일이 좀 바빠서 이 재미있는 파티에 참가를 못했네요. 아쉽습니다.

저는 식근론에 대해서 굳이 부정하지 않는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 정치 성향과는 별도로, 토론에 임할 때에는 어느 수준 이상의 성의 표시와 어느 수준 이상의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 글의 댓글 흐름에서 happyend 님이 보여주신 above & beyond 하신 모습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루크레티아
12/03/07 00:14
수정 아이콘
본문 잘 읽었습니다.
논쟁에 대해서 딱 한 마디만 하자면,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항상 근거가 없더군요.
영원한초보
12/03/07 00:48
수정 아이콘
흑 ㅜ.ㅜ 이런 논쟁의 시작은 제가 민족적 전통이 한국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한 말에 대한 반론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저는 이런 전문적 지식은 하나도 모른 상태에서 한말인데 저는 근대화 기반시설이 식민지때 생겼다는 걸 절대 부인안합니다.
할수가 없죠 사실이니까, 같은 논리로 박정희때 산업화의 기반을 다졌다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고요.
하지만 그 시절 기득권들이 무시한 대중의 정신적 가치가 오늘날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이런 것도 전통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생각이 민족주의 사관이라서 비판받아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어째든 논의기간이 지났으니 다음기회가 또 있겠죠.
캐간지볼러
12/03/07 07:50
수정 아이콘
3페이지 정도 뒤에도 댓글에서 반대를 하는 분이 비슷한 의미로 주장을 하고 있지만, 거기서는 별로 심도 깊은 이야기는 아니었는데요.
여기서 댓글들을 보니 최소한의 태도랄까요 그런게 부족합니다.
통계는 믿지 않고 주장만 하면 어떤 것을 최소한의 객관적인 자료로 보고 이야기를 할까요?
차사마님이 생각하는 게 무조건 잘못됐다고 매도하는게 아니라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적절한 근거가 있어서 입니다. 차사마님은 근거로 대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12/03/17 00:38
수정 아이콘
본문 만큼 좋은게 피지알 리플인데 게시물 이동으로 리플 계층이 꼬여버려 안타깝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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