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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4/24 20:25:01
Name TWICE쯔위
출처 펨코
Subject [기타] 어느 제국의 황제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

image.png 어느 제국의 황제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


짐이 태어남에 신령하거나 기이한 일이라고는 없었고, 자라서도 역시 비상한 일은 없었다.

여덟 살에 왕위에 올라 지금까지 57년, 사람들로 하여금 상서로운 조짐을 말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역사책에 실린 바 상서로운 별, 경사스런 구름, 기린이나 봉황, 향기로운 풀 따위의 경사라던가
궁전 앞에서 타오르는 옥구슬, 하늘에서 내려온 예언서 따위와 같은 것들이다

이는 모두 허황된 글이니, 짐은 감히 그러지 못하겠다.

그저 날마다 예사롭게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정치를 했을 뿐이다.

초기에 짐과 함께 일을 보던 자들은 이제 한 사람도 없고,
뒤에 새로운 품계로 승진한 자들이 함께 공경하고 협력하면서 공정함을 받들고 법을 지키고 있다.

흰 머리가 조정에 가득한지 오래되었다 이를 만하니, 역시 만족스러운 일이다.

늘그막에 이르게 되어 너그러운 생각을 품거나 잠시도 쉬지 못하게 되자,
고로 천하를 버리는 것을 해진 신처럼 생각하고 부귀를 진흙과 모래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되도록 무사히 생을 마치는 것! 짐의 바람은 그것으로 족하다.

이 유지는 10년 동안 준비해온 것이다.

만약 유조가 나오더라도,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말은 없을 것이다.
간장을 후벼파고 쓸개를 드러내듯 오장을 다 털어놓았다.


짐은 말을 거듭치 않겠다.

청나라 성조 강희제(聖祖 康熙帝)

천고일제(千古一帝) 아이신기오로 히오완예이(ᠠᡳᠰᡳᠨ ᡤᡳᠣᡵᠣ ᡥᡳᠣᠸᠠᠨ ᠶᡝᡳ)




지금의 중국을 만든 청나라의 세종대왕답게 유서도 간지폭풍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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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타이칸
22/04/24 20:39
수정 아이콘
강희제 정도면 인류가 국가라는 것을 만든이래로 최고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Bronx Bombers
22/04/24 20:4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당시 중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생각해 봤을 때 거의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지도자라 봅니다.
중국 내에서도 거의 우리나라에서 세종대왕이 받는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고요

청나라 초기 중국은 인구가 전 세계의 20%가 넘었고 추정 경제규모로도 지금 미국을 상회하는 수준일겁니다.
유럽 대륙보다도 더 큰 땅덩어리와 인구를 그렇게 안정적으로 통치한 지도자가 없죠
kartagra
22/04/24 21:31
수정 아이콘
열 손가락 안에는 무조건 들어가죠.
다만 전 현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워싱턴을 더 높게 쳐주고 싶습니다.
이양반 행적은 기이할 정도라... 일반적인 지도자와도 궤를 달리하는 것 같거든요.
Liberalist
22/04/24 20:44
수정 아이콘
강희제, 옹정제 같은 군주만 계속 튀어나온다는 전제 하에서는 세습군주제가 민주주의보다 훨씬 우월하죠. 절대 그럴리가 없으니까 민주주의를 할 수밖에 없기야 합니다만... 크크크;;
더치커피
22/04/24 20:56
수정 아이콘
옹정제 바로 다음 건륭제만 봐도 세습군주제 폐해가 바로 나오죠..
성큼걸이
22/04/25 00:37
수정 아이콘
강희제 정도면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정치에 근접했다 할 수 있죠.
그 정도의 능력과 자제력을 갖춘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은 절대 권력이 주어지면 본인의 안위와 쾌락만을 신경쓰게 되며
젊었을때 국정에 유능했던 사람이더라도 나이 먹을수록 타락할 확률은 점점 늘어난다는게 동서고금의 진리인 듯합니다
잉차잉차
22/04/24 20:45
수정 아이콘
녹정기 읽을때마다 그저 갓희제
바이바이배드맨
22/04/24 20:52
수정 아이콘
[그저 날마다 예사롭게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정치를 했을 뿐이다.]
그러지말자
22/04/24 20:58
수정 아이콘
이쯤되니 위소보를 컨트롤하지...
22/04/24 20:58
수정 아이콘
신불해님 글이 펨코 수출됐다가 다시 돌아온건가
VictoryFood
22/04/24 20:59
수정 아이콘
조선 세종도 4대
고려 광종도 4대

아무래도 4대 째가 되면 창업시의 혼란이 가라앉고 아직 국운이 쇠하기 전이라 전성기가 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22/04/24 20:59
수정 아이콘
전제 군주로는 못해도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가는 지도자라고 봅니다..
Liberalist
22/04/24 22:41
수정 아이콘
아우렐리아누스 말고는 비빌만한 사람이 없죠. 그나마도 아우렐리아누스는 자식 가챠가 망해서, 그거까지 고려하면 강희제 압승...
마음속의빛
22/04/24 21:02
수정 아이콘
1,0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하는 군주였다던 강희제!
12년째도피중
22/04/24 21:30
수정 아이콘
신불해 님이 다른 곳은 글 종종 올리시는데 여기는 거의 안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하여튼 아쉬운 일입니다.
깃털달린뱀
22/04/24 22:39
수정 아이콘
오 혹시 어디서 활동하시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고퀄리티 글이 보고싶습니다.
12년째도피중
22/04/24 22:45
수정 아이콘
..... 그냥 일반회원 A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잘 안나서세요. 이젠 좀 지치셨나봐요. 에너지가 많이 드는 글 잘 안쓰시는 것 같아요.
사이퍼
22/04/24 23:40
수정 아이콘
다른곳이지만 글 쓰는거 보고 딱 신불해님이구나 느껴지시더군요 크크
메가트롤
22/04/24 21:39
수정 아이콘
따거...
깃털달린뱀
22/04/24 22:39
수정 아이콘
익 신불해님이 전에 올리신 적이 있는데 원본은 강희제의 인간적인 면모 약점 등도 포함 돼 있는데 공식적으로 반포되는 건 그런 건 다 짤렸다고...
22/04/24 23:47
수정 아이콘
https://ppt21.com/freedom/47019

10여년 전, 신불해님께서 올리셨던 강희제의 '상유' 글입니다.
녹정기의 소현자로만 강희제를 알고 있었는데, 이 글로 강희제를 다시 바라본 기억이 있네요.
성큼걸이
22/04/25 00:27
수정 아이콘
천고일제가 평생 기이한 일 따위 없었다고 하는걸 보니
분야는 다르지만 테레사 수녀가 사실 평생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년에 고백한게 떠오르네요
풍문으로들었소
22/04/25 02: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강희제는 인정이죠
정말로 인생을 진실되게 살아냈기에 저런 진심이 느껴지는 글 또한 나오는거라 생각합니다
아는 것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겻을때의 인생의 무게감을 느끼는 경험치는 쉽게 적히는 건 아니겟죠
강희제의 저 글에는 그만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어떤 도를 깨우친 현자에 가깝단 생각도 스치네요
랜슬롯
22/04/25 02:30
수정 아이콘
[역사책에 실린 바 상서로운 별, 경사스런 구름, 기린이나 봉황, 향기로운 풀 따위의 경사라던가
궁전 앞에서 타오르는 옥구슬, 하늘에서 내려온 예언서 따위와 같은 것들이다

이는 모두 허황된 글이니, 짐은 감히 그러지 못하겠다.

그저 날마다 예사롭게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정치를 했을 뿐이다.]


저는 이문구가 정말 기억에 남네요. 과거, 사실 지금도 그런부분들이 남아있지만 과거는 특히 군주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위해서 저런 부분들을 많이 묘사를 하죠. 이 왕이 태어나기전에 무슨일이 있었다는둥, 위대한 군주들/장수들 보면 꼭 하나씩 있는 문구인데, 저 당시에 군주가 저런거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삶에 충실했다는 말은 정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수 파티
22/04/25 03:52
수정 아이콘
요즘 황제가 이분에 비해서 못미치는 거 같지요.
22/04/25 06:25
수정 아이콘
제갈량이후 진심 간지나는 남자인듯 정말 멋진거같아요
하늘하늘
22/04/25 08:00
수정 아이콘
초상화도 진짜 뽀샵 하나도 안하고 있는 그대로 그린것 같네요.
저게 권력가진 사람이 할짓인가???
가만히 손을 잡으
22/04/25 21:04
수정 아이콘
이런 면에서는 주원장이 먼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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