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집가는 버스안에서 겪은 일입니다.
버스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저는 뒷문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피지알질을 열심히 하고있었습니다.
정류장에서 문이 열리고, 어느 여고생분이 내리려다가 뒷문쪽에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아주 추하게 넘어졌습니다. 묘사를 해보자면, 축구선수들이 골넣고 무릎으로 잔디에서 슬라이딩세레머니하다가 실수해서 앞으로 고꾸라지는 모양이랑 비슷했습니다.
그걸 바로 앞에서 목격한 저는 그분이 쪽팔려할까봐 근엄한 표정으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분이 넘어지면서 핸드폰을 떨어트렸는데, 배터리가 본체와 분리되며 배터리가 주인님의 세레머니를 따라하듯이 제 의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버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배터리가 분리된줄도 모르고 본체만 집어들고 갑자기 귀에 갖다대면서 매우 큰 성량으로, "어 나 지금 내려~ 거의 다왔어 하하" 이러면서 황급히 내려서 냅다 뛰어가더군요.
정말 엄청난 연기력이었습니다.
이부분에서 참고있던 승객들이 전부 다 터졌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배터리가 제 의자아래로 너무 깊숙이 들어가는 바람에, 제가 배터리를 주웠을때 그분은 이미 도망가고 버스는 출발해버려서 기사님께 배터리만 드렸습니다.

텍스트로 써보니 느낌이 안사네...
이상 재미없는 실화유머였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