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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6 20:14
대학4학년에게 수능 보게 하는건 말이 되지만 교수에게 보라는건 넌센스입니다. 수능은 '수학' 능력이고 교수가 하는 일은 가르치는 거니까요.
마치 프로축구 입단 체력테스트를 감독이 받아 보라는 것과 같은 논리죠.
23/06/26 20:27
교수님은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또한 연구하는 사람이고, 연구의 일부는 학습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논문을 읽어야 하죠.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공동연구를 한다면, 동료 교수님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고요.
23/06/26 20:30
수능시험 말씀인가 보네요. 이를테면 물리 선생님이 사회 내신시험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시간이 흘렀을 때, 교육의 성취가 얼마나 남아있겠냐는 거죠. 말씀하신 경우는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는 것이겠고요.
23/06/26 20:32
줄세우기는 실력을 평가하기 곤란하다고 봅니다. 다만 예외가 있는데, 선진국의 인재들과 함께 줄세우기를 한다면 그건 달리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세계 대학 평가의 경우는 그 줄세우기가 실력의 의미가 있는 거죠. 국내 대학을 줄세우기한다고 우리나라가 교육을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전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23/06/26 20:40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이니 국영수탐을 골고루 평가하여 기본체급을 확인하고
대학이후로는 전공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해야죠. 30년 넘게 써먹을테니 외우라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잘 배웠는가, 앞으로 새로운 지식을 잘 습득할 것인가에 대한 평가항목을 가지고 물리선생이 사회시험봐서 못 치면 시험이 잘못된 것이다 이러는 건 억까입니다. 그리고 바칼로레아는 수학, 과학이면 상위권 이과생들은 통과점수 정도는 뽑을걸요?
23/06/26 20:47
위에 댓글에서 예시한 건 수능시험이 아니라, 내신시험이니 분별해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수능시험은 교수님들이 보셔야 한다고 이야기한 거죠.
그리고 바칼로레아는 잘 볼지 못 볼지는 모를 일입니다. 어떤 단정도 하지 않았고요. 만약 잘 본다면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과 영역에서만 잘 본다면, 이과 영역에서만 잘 하고 있는 것이겠고요.
23/06/26 20:55
왜 굳이 교수님이 평가를 받아야 하나요? 교수라는건 본인의 전공에서 학업적 성취를 이룬사람아닙니까. 과학쪽 교수가 언어쪽 문제를 출제하는 게 아닙니다. 본인의 분야에서 출제를 하고 고등학교 교사가 대신 평가를 하는거죠.
그리고 내신이라고 그 억까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30년동안 기억하라고 내신시험을 치는게 아니라고요. 그리고 바칼로레아 관련 기사를 좀 찾느라 뒤늦게 수정했는데 바칼로레아가 18년까지 합격률이 80%가 넘었다고 해서 개편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바칼로레아를 잘 본다고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다고 판단 하는 게 옳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180816/91531123/1
23/06/26 21:27
우리나라 교육에서 부실한 점이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고, 사고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이 글쓰기이며, 글쓰기를 대표하는 시험 중 하나로 바칼로레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글쓰기를 매우 강조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선진국에서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서 사고력과 소통력을 키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듣기와 읽기만 중요하죠. 그러므로 바칼로레아를 이야기해봤습니다.
23/06/26 21:42
번개맞은씨앗님이 생각하는 사고력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다른 선진국에서도 글쓰기를 매우 강조한다는 근거가 있으신가요? 저는 미, 일의 대입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히 글쓰기를 강조하는지는 모르겠는데요.
23/06/26 23:02
유럽에는 여러 선진국들이 있는데, 미국과 일본을 주목하신 거로군요. 미국 교육의 글쓰기 강조는 따로 논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선진국 중에 가장 교육이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교육인 거로 알고요. 그러나 일본도 글쓰기 교육을 강조하면서 바뀌어가고 있는 중인 걸로 압니다. 최근 신문기사를 가져와봤습니다.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는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 학위협회(IBO)가 인증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초•중•고등 과정을 제공한다. IB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주도적 학습을 권장하고 폭넓은 경험의 기회를 준다. 바칼로레아는 대부분의 문제가 암기식이 아닌 논술형으로 출제되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적이고 융합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갖춘 미래 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 일본의 IB 교육과정 인정 학교 수는 2014년 27개교에서 2022년 102개로 증가했다. 일본의 IB 교육 확산에 대해 '왜 세계는 IB에 주목하는가 – 국제바칼로레아의 모든 것’의 작가 후쿠타 세이지 (福田誠治)는 “IB 교육 도입은 제2의 메이지유신에 버금가는 혁명이다.”라고 일컬었다.' — 춘천교대 신문방 (23년 5월 4일 기사) http://www.cn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3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최근 뉴스가 있더군요. '서울시교육청은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기반 조성을 위해 이달부터 12월까지 서울 내 초·중학교 31곳을 '2023 국제바칼로레아(IB) 탐색학교'로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교육 프로그램으로, 토론형 수업과 논술형 평가 등이 진행된다. 탐색 학교로 선정된 학교에서는 교원학습공동체 활동과 연수 등을 통해 IB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IB 원리에 기반한 수업을 실천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23년 6월 18일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230616145300530 정의는 의미의 요약이라 생각합니다. 사고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라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이 활발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말하기'와 '글쓰기'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외에도 여러 표현활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것들을 입시에 반영할 수 있는지는 문제가 되겠지만요. 미국의 경우에는 대학에 자율권이 많이 있고, 여러 표현활동이 입시에 반영되는 걸로 압니다. 그러나 미국의 그것을 우리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대학에 자율권을 주지 않고, 공정성에 민감하고, 사회 신뢰도가 낮으니까요. 결론은 사고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고, 이걸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은 표현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고, 현실적인 제약 하에서 가급적 표현활동을 자극하는 평가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표현을 통해서 사고력을 키우고자 하는 이것을 저는 '표현주의 교육철학'이라 부릅니다. 유대인의 교육도 이런 관점에서 보고요.
23/06/27 13:56
IB가 답이냐면 그건 좀 애매하다고 봐서...
한국이서는 프로그램 도입만도 꽤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관련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원래 교육과정과 ib 교육과정을 둘 다 병행하는 상황이라 오히려 일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어요. 중등 쪽은 모르겠지만 ib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초등학교 일선 담당자들은 ib 도입에 학을 떼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예 ib 식으로(로열티 주고) 교육과정을 다 짜던가, 아니면 지금처럼 병행책으로 가던가인데 현실적인 문제(대입) 때문에 병행책으로 가거든요. 결국 외국에서 좋다는 교육이 들어와도 한국은 한국일 겁니다. 제가 학부 때 아일랜드의 트랜지션 이어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과 동아리에서 발표한 적 있는데 한국에 들어오더니 결국 파행운영 되더군요. 자유학기제...
23/06/27 16:14
1. 돈이 많이 든다는 점
2. 선생님들이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는 점 3. 과도기의 혼란이 있다는 점 이 세 가지 문제는 기본으로 갖고 가는 것 아닐까 싶고, 현장에서는 그외 다른 문제도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래도 이것이 나아갈 방향이 아닌가 싶어요. 국제 바칼로레아는 체계적이고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요. 결국 글쓰기 교육을 하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그건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라 생각해요. 객관식 시험이 돈이 적게 들죠. 우리 주입식 교육이란게 가성비 교육이었던 거죠. 저렴하게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듯 하는 것 말이죠. 선생님들이 수업준비나 글 피드백 등에 '시간'을 많이 써야 할 때, 그게 다 돈인 거라 생각해요. 인건비가 증가하는 것이니까요. 선생님 2명이면 될 거, 3명이 고용되어 있어야 할 테니까요. 돈을 많이 써야 한다는 건 기본이고, 그 돈은 결국 국민들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국민들이 글쓰기 교육이란게 상당한 가치가 있다는 걸 납득하고 이를 갈망해야 하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야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선생님들 중 상당수는 저항이 있는게 자연스러운 거라 봐요. 원래 하던대로 하면 편한데, 바꿔야 하니까요. 뭔가 새로 배워야 하니까요. 그 과정에서 혼란이나 고통이 야기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이 중요한 일이고, 너무나 가치있는 일이란 생각에 공감을 하신다면, 그러한 노력들이 다 값지게 느껴지고, 의미있게 느껴지고, 그런 걸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 인생 의미있게 살았다, 교사로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겠지요. 잘 안 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실 수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매우 중요해보이는 것은 공정성이라 생각해요. IB를 우리나라가 임의로 만들어서 하는게 아니므로, 저는 이거 이 부분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객관식과 단답식, 그리고 제한된 시간에 빠르게 문제푸는 능력. 이런 것들은 학원이 중요한 거라 생각해요. 즉 그것들은 사교육을 강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글쓰기 교육을 생각해보면, 그거 학교 생활에 충실해야겠지요. 왜냐하면 글쓰는 기회 하나하나가 모여서 실력이 될 테니까요. 선행학습이고 뭐고 그런 거 없고, 어찌되었든 수업에 충실하게 될 가능성이 큰 거라 봐요. 게다가 학교 끝나고 나면 무얼 하는가 하면, 책을 읽어야겠지요. 즉 글을 쓸 소재들을 주워담아야겠지요. 책이 아니더라도 어떤 직접 경험들도 좋고요. 즉 학교 끝나고 또 글쓰기 학원을 가야 할 이유가 적다는 거죠. 오히려 그 시간에 책을 읽는게 더 유리할 수 있는 거죠. 즉 사교육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물론 이때 사교육이란 피아노나 태권도 같은 걸 이야기하는게 아니고요. 어차피 학교에서 배우는 걸, 학원에서 또 하는 중복의 사교육을 가리키는 것이고요. 이렇게 보면 총교육비란 관점에서, IB 하느라 높아진 교육비는, 어느 정도 상쇄가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리고 대학에 진학했을 때, 글쓰기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글쓰기가 매우 강조되어 있는 걸로 알고요.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미국에 유학간다고 할 때에도, 어떤 교육을 받고 미국으로 진출하는게 유리한가 보면, 글쓰기 교육이라 생각해요. 미국에 가서 학문으로 업적을 만들든, 아니면 기업에 들어가든, 아니면 귀국해서 창업을 하든 다른 무엇을 하든, 객관식과 단답식으로 단련되어 있는 것보다는, 글쓰기 교육으로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게 유리할 거란 거죠. 그리고 고등학생이 그런 능력들이 뒷받침되고 있으면, 대학에서의 교육도 조금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거라 생각해요. 대학 교수님들 대부분은 해외에서 유학을 하신 분들인데, 왜 국내 대학에 와서는 선진국의 명문대학처럼 교육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온 학생들이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글쓰기, 질문하기, 토론하기 등에서 말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선진국의 기업들과 경쟁이에요. 국내에 어떤 인재들이 있어야 선진국의 글로벌대기업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객관식과 단답식에 훈련된 인재가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운 인재라 생각해요. 기업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도전적인 연구를 하는데도 이것이 유리할 것이고요. 사고력과 표현력에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대학원에서 혁신적인 연구는 하기 곤란한 거라 생각해요. 그냥 기존 연구에 곁가지 치는, 안전한 연구를 하게 되기 쉬운 거라 생각해요. 교육에 있어서 창의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 좋지 않다고 봐요. 창의력은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거의 없다고 봐요. 학교 입장에서 창의력은 평가하기 곤란하지만, 사고력은 평가할 수 있죠. 그렇다면 학교가 할 일은 사고력을 키워주는 거라 생각해요. 창의력은 각자 알아서 할 일이고요. 그리고 이런 것도 있다고 봐요. 말하기와 글쓰기 교육을 중요치 않게 보는 이유 혹은 그러한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로, '말을 잘해봐야 따박따박 말대답이나 잘하게 되는 거다'라는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봐요. 그런데 말대답을 잘하는 학생을 만들어야죠. 그런게 좋은 교육인 거죠. 말하기 능력과 글쓰기 능력은 학생에게 커다란 힘이 되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그 힘으로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사람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것이고요. 학생이 말을 잘 하게 되어서, 부모님도 조리있게 설득을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런게 필요한 것이지, 말을 못하면, 대화가 단절되고, 성질만 내거나, 혹은 꿍하게 입 닫고 있고, 그 학생이 커서 부모님과 좋은 관계를 가질 가능성은 낮은 거죠. 이건 국가 차원에서도 볼 수 있는데, 국민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면 안 되는 거죠. 군사독재를 하는 입장에서는요. 그냥 잘 듣고 잘 읽어서,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 것이죠. 글쓰기를 잘 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강해지고, 스스로 생각하려는 성향이 커질 텐데, 그러면 군사독재하는 입장에서 자기 뜻대로 안 움직여질까봐 두려운 거죠. 그런데 결국은 저런 걸 잘해야 선진국이 되는 거라 생각해요. 일본이 정치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상당히 순종적인 것 같은데요. 중국은 어떤가요? 이거 글쓰기 교육 아니면, 미래가 없는 거라 생각해요. 뭐 이런 걸 생각해보면, 돈을 투자하고, 과도기적으로 혼란을 감수하고, 이런 거 다 가치가 큰 것에 투자하는 것이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걸 바꿔낸다면, 의미있고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니, 이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거라 생각해요. 많은 수의 선생님들은 단지 편안하려고 교사가 된게 아니라 생각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게 의미있는 일이고 또한 즐거운 일이니 선생님이 된 거라 생각하고요.
23/06/27 18:17
저 자신도 글쓰기 교육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나름 지역 내에서 토론 및 글쓰기 분야에서는 다른 교사 대상 강의도 가끔 불러주기 때문에 글쓰기 교육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ib 운영하면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구안도 저는 흥미가 많아서 자주 관련 연수도 듣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건 초등학교 ib 운영 학교 기준이라는 점은 알아주세요. 중고등은 모릅니다.
제가 하는 말은 글쓰기 교육이나 프로젝트 교육이 필요없다는 게 아니라, ib가 들어오면서 이상한 방식으로 들어오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있는 겁니다. 현재 대구 쪽에서 ib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초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두 개 짜고 있습니다. 매년, 매학기 원래 학교 교육과정에다가 ib 교육과정을 함께 짜는 거죠. 윗쪽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거의 비슷할 겁니다. 업무적으로도 ib에 병행되는 업무들이 있는데 거기에다가 기존 학교 업무까지 있기 때문에 업무량 폭증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지요. 게다가 ib 운영을 하면 아무래도 학업 능력이 중간 이상인 학생은 큰 효과를 볼 거 같은데,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프로젝트 과정에서 뭘 얻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입시 시스템이 변하지 않으면 이 학생들은 사교육에 더 의존해야 합니다. 그러면 학교에서 기초 학력 프로그램을 더 돌려야 하는데 그러면 교사 업무는 또 늘어나죠. 모든 시도에는 저항이 있는 법이라지만, 그런 업무들이 몇몇 교사에게 과도하게 편중되면서 효능감마저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 저항이 안 생길 수가 없죠. 그래서 앞서서도 들여올 거면 다 들여오라는 말을 했던 거고요. 근데 못 할 거에요, 교육부나 교육청은. 돈도 없을 거고 저항을 감당할 각오도 없으니까 어정쩡하게 병행시키는 거에요. 그리고 현직 교사 입장에서는 교직을 성직으로 여기는 사고가 굉장히 기분이 나쁩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이고 의미있는 일이니까 교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야지, 편안하려고 교사한 거 아니잖아? 이런 말은 굉장히 불쾌합니다. 이거 뒤집어서 말하면 꿀 빠려고 교사한 거 아니면 노력해라는 건데, 노력 여부를 떠나서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건 굉장히 직업인에게 무례한 겁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일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들의 교육 방향이 글쓰기 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로 폄하하며 계몽의 대상으로 삼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23/06/27 18:21
세종 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걸 바꿔낸다면, 의미있고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니, 이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거라 생각해요.
많은 수의 선생님들은 단지 편안하려고 교사가 된게 아니라 생각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게 의미있는 일이고 또한 즐거운 일이니 선생님이 된 거라 생각하고요.’ 첫 번째 문단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말이고, 두 번째 문단은 사람들의 심리사실에 대한 추측이죠. 만약에 폄하하려는 것이었으면 응원과 격려가 아니라, 비난이 필요하다 했을 것이며, 계몽하려는 것이었으면, 사실에 대한 추측이 아니라, 이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겠지요. 즉 제가 쓴 말을 악의추정하여 바꿔 적으시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무례하다 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사과하셔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직접 여러 어려움을 겪고 계시고 스트레스 받으시고 민감하시다보니 그렇게 읽으실 수도 있는 거라 생각하고, 양해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 뜻을 분명히 하자면 의무가 아니고, 그런 거 안 하셔도 좋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하면, 잘해도 평범한 것이고 못하면 욕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못해도 평범한 것이고 잘하면 칭찬하고 나아가 존경할 일인 거라 생각합니다. 가급적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동기부여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함만 추구하는 선생님도 일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거 평범한 거라 봅니다. 비난할 일도 아니지만, 칭찬받을 일도 아닌 거죠. 추한 것도 아니지만, 아름다운 것도 아닌 거죠. 편안함을 넘어서 교육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저는 그게 훌륭한 거라 봅니다. 이 둘을 평등하다 볼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저는 노력이란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계몽이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씁니다. 제가 쓰지 않는 말입니다. 노력은 인간심리에 무지한 사람들이 타인을 경제적으로 조종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단어이므로, 제 사전에서 찢어버렸고, 계몽은 칸트를 비롯한 18세기 독일 지식인들이 쓴 <계몽이란 무엇인가>에서의 계몽의 의미로 씁니다. 계몽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고, 세뇌시키는게 계몽이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거꾸로 이렇게 말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이제까지 학생들을 계몽(세뇌)의 대상으로 여기고 교육해왔던 거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계몽(자유)인 거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 효과적인 교육방법 중 하나는 글쓰기 교육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러한 방법도 환영합니다.
23/06/26 21:16
내신시험은 지엽적인 암기, 그리고 수능시험은 시간압박과 그로인한 문제풀이 스킬의 요구. 이 두 가지가 가장 문제인 지점이라 봅니다. 그런데 제가 시험에 대한 시험이라면서 제시한 건 바로 그 점을 까발리는게 될 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동이, 사회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바꿔놓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3/06/26 21:35
탐구영역은 그 둘을 섞은거라 봅니다.
확실히 수학능력 측정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긴 합니다. 그점은 동의하나 아마 사회적 합의를 얻는건 불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23/06/26 21:44
개인적으로 내신같은 공부는 오래하면 할수록 성실한 멍청이가 된다고 생각해서 수능이 낫고 수능같은 객관식보단 논술로 바꾸는게 쓰임새가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과연 현교육이 감당할 수 있을지는...
23/06/26 22:12
교수님도 못푼다?
이건 사법고시 시절부터 있던 이야기긴하죠. 시험제도의 주 된 목적 중 하나는 성적의 서열을 매기는 거고 그 결과에 민감한 나라 일수록 기계적 획일적 정답 암기 객관식 시험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주관식 논술로 바뀌면 행정소송으로 행정법원이 미어터지고 전문 변호사가 등장하고 그에 맞는 사교육이 성행하는 건 뻔한이야기입니다.
23/06/26 23:11
교육에 대해서는 그간 여러 시도가 있었고, 많은 실망이 있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희망과 기대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대해 뿌리깊은 회의론에 빠지게 되면, 그게 곧 국가 미래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뜻을 모으고 방법을 찾아갈 일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 하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는 것인데, 마음을 바꾸는 방법으로 '기억에 남는 사건'을 일으키는게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온갖 사회운동이 그걸 타겟으로 해온 거라 생각하고요. 제가 위에 이야기한 것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은 것이고, 반발이 있을만한 것이지만, 만약 저렇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될 수 있고, 그것의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소 충격적인 얘기지만, 생각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적어보았습니다.
23/06/27 16:25
시간이 넉넉하다면 다 푸시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곤혹스러우실 거라 생각해요. 수학 연구라는 것은 이를테면 몇 달을 전념해서 문제를 푸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지, 한 문제에 1분 써서 문제푸는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그 둘은 다른 거죠. 이건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저는 수능시험을 이틀에 걸쳐서 보는 한이 있더라도,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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