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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21 13:25:15
Name 토루
Subject [일반] 나도쓸래성경) 끝까지 추했던 남자, 요나
안녕하세요.
BK_Zju님에게 영감을 받아 저도 성경소설을 한 편 써보고 싶어서 키보드를 잡게 되었습니다.
패러디의 일종이라는 느낌으로 부디 이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성경을 주제로 좋고 재밌는 글을 올려주시는 BK_Zju 님께 신앙 안에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BK_Zju님 덕분에 구약 성경 세계관을 처음 알게 된 부분도 많습니다 :)

그럼 오늘의 주인공 요나와 함께,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장
어느 날, 아밋대의 아들 선지자 요나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려옵니다.

["요나야~~ 저기 니느웨로 가서 전도 좀 하지 않겠니? 니느웨 백성들의 악행이 너무 심각해서 내 앞에 그 악행이 다 전달됐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가면 니느웨를 멸망시키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내 선지자 요나 네가 가서 사람들이 회개하게끔 전도를 좀 해주렴?"]

요나는 그 말을 듣고... "아니 하느님! 니느웨의 악독이라는게 뭐 딴 것도 아니고 우리 이스라엘 민족을 학살하고, 고문하고, 강간해서 생긴 죄인데... 그걸 회개하도록 전도해서 니느웨의 몰락을 막으라구요? 쟤네가 학살한 거잖아요! 쟤네가 나쁜 놈들이잖아요! 님 도르신?"  라고 8마일 프리스타일 분노랩을 갈긴 뒤 니느웨가 아닌 다시스로 런합니다. 요나는 심지어 일반인도 아니고 선지자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최고 종교지도자인 요나가 분노의 에미넴에 빙의해 맡기신 직분에서 도주한 겁니다(...) 요나의 <불순종 1스택>이 찍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요나는 니느웨의 반대 방향인 다시스로 가는 배에 올라타게 됩니다.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 설명하자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을 회개시키기 위해 전도 여행을 떠나라고 명령을 들은 한국의 선지자 요나가 아 싫어 싫어 저 베트남 갈래요 하고 도주를 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그러나 불순종에는 당연히 장미빛 미래가 펼쳐질 수 없는 법... 요나가 탄 다시스행 배는 여호와께서 내리신 큰 바람을 만나 바다 위에서 침몰의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 배에 있는 사공들은 뜻모를 폭풍에 침몰의 위기를 겪었고, 결국 각자 자신이 믿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사공 1 : 바알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이 풍랑을 멈춰주세요!
사공 2 : 부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이 풍랑을 멈춰주세요!
사공 3 : 오시리스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이 풍랑을 멈춰주세요!

하지만 이 불순종의 범인 요나는 배 밑층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선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선장 : 님아 지금 우리 풍랑을 만나서 죽을 거 같은데 님이 믿는 신한테 님이 뭐 잘못한 거 없습니까? 빨리 님이 믿는 신한테 잘못했다고 기도해서 간구하셈;;; 이러다 우리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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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long can tropical fish survive without food


이러다가는 다 죽어~~~~~

하지만 우리의 요나가 누구인가... 이미 다시스로 가는 배에 몸을 실은 이상 여기서 회개하고 돌이키면 니느웨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요나는 필살의 계책, [침묵]을 선택합니다. 당연히 풍랑은 그치지 않고, 요나의 행동으로 다 죽을 위기에 처한 선장과 사공들은 이렇게 된 이상 이 풍랑이 누구 귀책인지를 따묻는 제비뽑기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제비뽑기에서 걸린 사람은 두구두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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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 (빰 빠밤빠 빰 빠밤빠)

요나는 제비뽑기로 당첨되자 이제는 할 수 없다는 듯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아 제가 사실 우리 주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데요. 니느웨로 가기 싫어서 다시스로 가려고 런을 했더니 하나님이 벌을 주신 거 같습니다.'

선장과 사공이 경악합니다. '너.... 어쩔라고 그런 짓을 한 거냐?'

풍랑은 거세지고, 뱃사람들에게 요나는 말합니다. '아 이거 안되겠네요. 저를 바다에 던지시면 이거 제 책임이니까 바다가 멈출 겁니다.'
하지만 뱃사람들은 요나를 바다로 던지는 건 살인이니까 최후의 최후까지 인간의 힘으로 배를 육지에 대보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안되니까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요나를 바다에 던집니다. 그리고 바로 풍랑이 멎는 모습을 보며, [여호와 하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임을 깨닫고] [자신들이 지금껏 기도드렸던 신들이 아닌] [여호와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고 서원을 올립니다]

그리고 바다에 던져진 요나는 물고기에게 앙 삼켜집니다.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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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쿤 기다리고 있었다능 반갑다능 맛 좀 보겠다능)

우리의 요나는 이 물고기 뱃속에서 죽기 싫어서 하나님께 폭풍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제가 고난 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니 응답하여주시지 않으셨습니까]
[하나님 저를 깊은 바다로 던지신 것도 하나님이고 큰 물과 파도를 내 위에 넘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이지 않습니까]
[제가 고백하건대 제가 주님의 목전에서 쫒겨났다 하더라도 다시 주님을 바라보겠습니다]
[물이 너를 영혼까지 두르고 바다 풀이 내 머리를 감쌌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산의 뿌리까지 내려가고 땅이 저를 삼키려고 할 때도 저를 구해주신 하나님이 아닙니까]
[제가 피곤할 때도 여호와를 생각했더니 제 기도를 들어주셨지 않습니까 참 감사했습니다]
[전 거짓되고 헛된 것을 숭상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여호와 하나님만 믿었고 감사드리지 않았습니까]
[주님 저 한번만 살려주시면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습니다(=니느웨로 가서 전도할게요)]

실로 눈물의 똥꼬쇼로 하나님께 기도를 올린 요나. 
그렇게 3일의 뱃속에서의 시간이 지난 뒤, 우리의 여호와께서는 거대 물고기로부터 요나를 뱉어내게 하십니다. 얍!
 
3장
그리고 다시 하나님의 말씀이 요나에게 임합니다. ["요나야 내가 다시 말하는데 니느웨로 가서 빨리 전도하렴"]

요나는 터덜터덜... 니느웨로 갑니다. 
하지만 이 때도 요나는 니느웨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니느웨는 3일 정도를 걸어야 다 돌 수 있는 큰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요나는 하루만 회개하라고 전도하고 마는 꼼수를 씁니다. 요나의 생각은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하하, 내가 여호와 하나님께 니느웨로 가서 전도를 한다고 했지만 3일 동안 열과 성을 다해서 한다고는 안했으니까 하루만 해도 계약 위반은 아니겠지? 와 난 역시 똑똑해. 빨랑 끝내고 하나님께 회개 안해서 멸망하는 니느웨를 보면서 팝콘이나 뜯어야겠당.'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위대한 법. 요나가 하루 동안 회개하라고 한 말을 들은 니느웨 사람들은 곧 멸망한다는 말을 듣고 비상에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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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비상- 초비상--!!!

이 말은 심지어 니느웨의 왕의 귀까지 들어가 아 큰일 났죠 이거는! 모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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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웨의 왕과 그의 대신은 아 여러분 여호와 하나님이 지금 회개 안하면 우리 다 멸망시킨답니다 우리 빨리 회개해야 합니다!!! 빨리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말고 금식하고 다 하나님께 힘써 부르짖으면서 지금까지 악한 일 한 거 있으면 다 회개하시고 지금부터 악행하지 마세요 이거 안 지키면 우리 다 멸망합니다!!! 지위고하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지금부터 다 회개 안하면 안됨!!!!


그렇게 자신들의 악행에서 멀어지고 회개에 성공한 니느웨.... 그 니느웨를 보면서 하나님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허허 니느웨 너희들이 회개하고 착해졌으니 너희에게 예비한 재앙을 돌이키겠노라]

4장

하지만 요나는 빡쳤습니다... 아니 니느웨가 멸망하는 모습을 봐야하는데!
저저저 니느웨 놈들이 나쁜 놈들인데!(실제로 나쁜 놈들이 맞습니다)

요나 : 크아악 여호와 하나님 저저저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저 니느웨로 가서 회개하라고 말하면 저 니느웨 애들이 인과응보를 받지 않고 회개할 거를 제가 알고 있었으니까 제가 다시스로 런을 한겁니다 이게 공평합니까? 이게 공평합니까? 이게 공평합니까? 크아아아아아 이럴 거면 날 죽이십쇼! 내 생명을 거두어 가십쇼! 내가 사는 것 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낫습니다 이럴 거면 걍 죽여! 죽여달라고!

여호와 하나님 : 아니 요나야... 그... 니가 나한테 화내는 게 맞니?

요나 : 흥! 아 몰라몰라몰라 나 니느웨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초막 짓고 하나님이 내 말대로 니느웨에 재앙 내리기 전까지는 안 내려갈거에요 나 완전 삐짐! 뾰루퉁 모드임!

그러고 요나는 초막을 짓고 여호와를 향한 1인 시위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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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웨의 멸망을 보기까지 물러설 수 없다!]

그러자 하나님은 초막을 짓고 1인 시위를 하는 요나에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박넝쿨을 주십니다. 얍!

요나는 그 박넝쿨로 인해 크게 기뻐합니다. 호호 하나님 뭐 이런 걸 다 아이 행복해하면서 박넝쿨의 그늘과 시원함을 즐깁니다.

그러나 그 기뻐하고 있는 요나에게 깨달음을 주시길 원하셨던 하나님은 그 박넝쿨을 밤 사이에 벌레가 다 갉아먹게 하시며, 다시 요나가 사막의 더위와 뜨거운 동풍에 시달리게 하십니다!

그러자 요나의 반응은.... 
요나 : 아니 하나님! 저에게 박넝쿨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이럴 거면 차라리 저를 죽이십쇼! 저를 죽여주십쇼! 너무 덥잖습니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낫습니다! 저를 죽이십쇼 저를 죽이십쇼 저를 죽이십쇼 저를 죽이십쇼 


하나님 : 아니 요나야.... 그 박넝쿨로 네가 나한테 화내는 게 맞니? 니가 그 박넝쿨의 주인인 것도 아니고 니가 박넝쿨을 재배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버린 박넝쿨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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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야... 그 박넝쿨이 니께 아니잖니...)

이때 요나의 답변이 가관입니다. 

요나 : 예! 그 박넝쿨로 화내는 게 옳습니다! 아무튼 옳습니다! 내가 성내어 죽어버리면 죽어버렸지 난 박넝쿨 못 잃겠습니다! 내가 옳아요! 아무튼 옳다고!

하나님 : 요나야 네가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버린 그 박넝쿨을 그렇게 아꼈거든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사람도 십이만명이나 살고 가축도 많이 있는데 내가 어찌 이 니느웨를 아끼지 아니하겠니

라는 말씀으로, 요나서는 마무리 됩니다


요나서는 선지자 요나의 인간미 넘치는 행보와 끝까지 보여주는 추한 모습을 바탕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챕터입니다. 사실 요나서를 보면서 저는 제 신앙이 겹쳐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하나님께 이럴 거면 죽여달라고 기도하고 강짜부릴 때가 참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 하나님! 왜 저에게 이런 꿈과 성향을 주셔놓고 다 포기하게 만드십니까! 난 포기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절 죽여주십쇼 이럴 거면 내일 제 목숨을 거둬가면 서로 편하지 않습니까!] 참 몹쓸 짓이었죠. 몹쓸 신앙인이었습니다.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나서를 읽으면서 또 다른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래서 요나가 천국에 들어가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요나는 확실히 많은 고집과 인간미, 강짜와 불순종으로 임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요나는 누구보다 니느웨를 회개시키실 수 있다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풍랑을 멈추는 것도, 니느웨에 다시 재앙을 내리는 것도, 나의 왕 여호와 하나님이라면 능히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기에 하나님께 풍랑을 멈추어달라는 기도도 하지 않고 니느웨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요나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결국 요나를 통해 니느웨를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기적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선지자인 요나가 불순종도 하고 인간적으로 부족한 면도 많았지만 결국 천국에 들어가는 믿음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에게도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요나만큼 부족하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사람이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는 위안을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또 요나서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요나가 니느웨로 가기 싫어 다시스로 떠났던 첫번째 런에서, 그 배에 탄 사람들은 풍랑을 맞자 [자신이 믿는 신] 에게 기도를 올립니다. 그러나 풍랑은 그치지 않고, 결국 요나를 물에 던지고 나서 풍랑이 멈추자 그들은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그제서야 깨닫고 여호와를 믿게 됩니다. 만약 요나가 하나님의 첫 말씀에 바로 니느웨로 갔다면 어땠을까요? 다시스로 떠나는 배를 탔던 선장과 사공들은 믿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다시스로 향한 요나의 모습을 통해 구원에 이르는 다시스 선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흠결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제 자신의 흠결에도 감사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나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요나가 기록한 역사서"입니다. 이는 본문의 요나는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였지만, 요나서를 기록한 요나가 자신의 흠결과 부족함을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적어내어 반면교사와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끔 용기를 내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요나서를 요나가 지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 성경 안에서 드러나는 요나의 모습은 비록 부끄러울지 몰라도, 성경 밖에서 요나는 참 진솔하고 자신의 수치를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나서는 성경에 있는 많은 챕터 가운데 손에 꼽힐만큼 재미있고, 재치로 가득찬 챕터이기도 합니다. 제게 즐거움과 교훈을 안겨준 요나에게 감사하고, 긴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을 다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행복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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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1 13:3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요나서에서 다른 의미를 알게 되더군요...
jjohny=쿠마
22/02/21 13:35
수정 아이콘
요나서 짧고 임팩트 있는데다가 굴곡들도 많아서 [what if?] 생각해보면 재밌어지는 지점들이 많죠. 흐흐
(우화적인 느낌도 있고... 본문에 기술된 것처럼 엔딩도 약간 암시적이고)

BK_Zju님 글도 자주 챙겨보고 있는데, 이 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2/02/21 13:42
수정 아이콘
저도 요나서 참 좋아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내가 화내는것이 죽을지라도 합당하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게 더더욱이요..
요나서가 사실 고래뱃속의 회개가 중점이 되지만, 곰씹어볼수록 그 이후 요나의 강팍함이 참 인상적이죠. (...)
특히 저, 마지막에 하나님이 요나를 타이르는 장면으로 끝나고.. 요나의 대답/회개가 없다는점이 더더욱 인상적입니다.

성경을 깊게 알면 알수록, 그냥 인간적인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됩니다.
영웅의 미화된 이야기가 적혀있는게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갈등하고 욕하고 반항하는 이야기들이 많더라고요.
아이슬란드직관러
22/02/21 13:56
수정 아이콘
짤 먼저 보고 추천드리고 저녁에 마저 읽겠습니다 크크크
22/02/21 13:57
수정 아이콘
엇... 이렇게 또 성경이야기가 나오네요. 감사합니다~~

요나의 심리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요나는 기본적으로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때 활동한 선지자 입니다.

그런데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 2세의 치세아래 예전 솔로몬 시대에 버금갈 정도의 초전성기를 누립니다.
하지만 현명한 선지자들은 이 초전성기가 곧 위기임을 알았습니다.
왜냐면 이때의 부흥기는 북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충성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동북쪽의 대 제국 아람제국과 앗수르(니느웨 or 앗시리아) 제국이 힘이 떨어진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요나 역시 북이스라엘을 회개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즉 북이스라엘이 회개하기 전에 니느웨의 앗수르 제국이 다시 힘을 키운다면? 북이스라엘은 절대로 앗수르의 강력한 힘을 막아낼 수 없을겁니다.
그런데 마침 앗수르가 멸망당할 아주 좋은 기회에 있는데..
이걸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명령해서 앗수르를 회개시켜서 멸망을 막아라고 명령하시는 상황이죠.

즉 요나는 딜레마에 빠진겁니다.
단순히 원수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싫다가 아니라
[지금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복음을 전파하면 훗날 내 조국이 멸망당할 것이다.. 단순 멸망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학살을 당하는 멸망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난 매국노로 역사에 기록된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절하면 나 혼자만 죽고, 대신 앗수르는 예정대로 멸망할테니 그럼 북이스라엘의 멸망의 시기도 조금 늦춰질 것이다]
[그 사이에 나의 조국 북이스라엘 민족이 회개를 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스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즉 이런식으로 요나는 나만 불순종해서 죽어버리면 나의 민족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 요나가 선지자의 신분이면서도 행동한 저 미스테리한 행동이 어느정도 설명이 되지요.


참으로 난감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요나는 진짜 어쩔수 없이 억지로 앗수르를 구원했고, 북이스라엘은 어찌보면 결국 요나의 매국 행동으로 인해 훗날 앗수르에게 학살 당합니다.

요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았고, 조국을 위해 그냥 자기가 혼자 지옥에 빠지는 것까지 각오했습니다.
--> 물론 말만 그랬고, 실제로 물고기 뱃속 = 지옥에 가까운 환경에 들어가고나서는 바로 하나님께 항복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북이스라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셨고, 앗수르를 통해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킬 계획을 확정한 상태였습니다.
요나가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이해 못한것은 북이스라엘 멸망 = 하나님 역사의 실패라고 단정 지은 것입니다.
이것은 훗날 남유다의 멸망때도 반복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멸망하든? 남유다가 멸망하든? 상관없이 온 세계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입니다.
당장 남유다는 나라가 멸망당했어도 다니엘, 에스더 같은 영웅들이 나왔고, 결국 예수님까지 역사가 이어집니다.
예수님이 잔인하게 십자가에서 살인 당했어도? 하나님의 역사는 끝나지 않고 예수님 부활로 이어집니다.
22/02/21 14:10
수정 아이콘
이 해석이 옳다고 해도 박넝쿨이 쪼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크크
박넝쿨의 남자, 요나!
22/02/21 22:41
수정 아이콘
망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설적인 이 말이 꽤나 오랫동안 제 마음을 울렸는데
이 댓글을 보면서 오랜만에 저 말이 생각납니다.
트루할러데이
22/02/21 14:16
수정 아이콘
아 짤이 참 크크크.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종종 써주세요!
외국어의 달인
22/02/21 14:32
수정 아이콘
이야~ 재밌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2/02/21 14:57
수정 아이콘
에잉 장기노숙할려면 준비를 해야지...
-안군-
22/02/21 15:15
수정 아이콘
저 중간과정도 생각해보면, 만약에 처음 하나님의 명령대로 요나가 무난하게 배타고 니느웨를 가서 회개하라고 아무리 난리를 쳐봤자,
니느웨 사람들은 콧방귀도 안 뀌었을겁니다. 아니, 어디 듣보잡 유대인이 나타나서 대 제국의 시민들에게 뭐라는거야??
근데, 너 요나는 큰 물고기(고래?) 뱃속에서 살아나온 인간이잖아요? 누가봐도 신과 같은 인물이란 말이죠?
그런 사람이 말하는걸 안 들을 리가 있습니까? 나라도 그 말은 믿겠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요나서의 저 마지막 장면은 제가 굉장히 요나한테 공감이 많이 되는 장면입니다.
사실 앗수르 제국은 주변국가들한테 엄청 잔혹하게 군 나라고, 악한 민족이거든요. 그래서 악한 자들이 멸망하는거 진짜 보고 싶거든요.
근데 하나님이 가만두네요? 열 받아요, 안 받아요? 열받는게 당연한거 아니에요?
아니, 요즘도 흉악범이 재판받고 감방가고, 어차피 사형선고 받아봐야 죽지도 않을거 뻔히 알기때문에 열받아하는 사람들 많잖아요?
조두순이 출소해서 멀쩡하게 살고 있는거 때문에 열받는 사람들 많잖아요?
하늘에서 불벼락이라도 떨어져서 다 죽여버려야 하는거 아닌가??
22/02/21 15:24
수정 아이콘
인정 인정 또 인정입니다
성경에서도 실생활에서도 인간의 선과 하나님의 선, 인간의 정의와 하나님의 정의가 미스매치 되는 사례는 정말 많죠

나중에 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2/02/21 15:28
수정 아이콘
물고기 뱃속에서 나왔는지 소문이 났었을려나...
-안군-
22/02/21 15:32
수정 아이콘
그정도의 대사건이면 적어도 사람들끼리 말이 전해질때 "물고기 배속에서 나온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라"라고 전해졌겠죠. 모르긴해도 나름 스타였을것 같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2/02/21 15:42
수정 아이콘
아마 토해져서 나온 곳은 지중해와 붙어있는 해안가일거같은데...흐음...
구라리오
22/02/21 16:42
수정 아이콘
말이 발보다 빠릅....
-안군-
22/02/21 19:08
수정 아이콘
바닷가 마을에서 구조되자마자 니느웨로 향한건 아니겠죠. 어느정도 회복을 한 다음에 갔을거고, 그 동안 소문이 퍼졌을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정도의 기적적인 사건은 소문이 순식간에 퍼질거라...
croissant
22/02/21 15:31
수정 아이콘
니느웨랑 다시스 위치가 있는 지도 같은 거 첨부해주심 좀 더 좋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2/02/21 15: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시스면 스페인이거나 포르투칼 어디쯤 니느웨는 지금으로 따지면 이라크 북부 어디쯤?
김파이
22/02/21 17: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니느웨=니네베는 IS의 수도였던 모술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합니다

얼마 전에 유대/이슬람/기독교의 성지인 요나의 무덤이 IS에 의해서 폭파되는 일이 있었죠
22/02/21 15:37
수정 아이콘
고래에 먹혔다가 니느웨 구한 썰 푼다?
러시아
22/02/21 16:31
수정 아이콘
성경관련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쓰시네요~감사합니다^^
22/02/21 17:50
수정 아이콘
제 아내가 저보러 요나 닮았다고 하던데... 나쁜 얘기였던가요?

그래서 요나서 읽어보니 뭔가 캐릭이 맘에 들었었는데..
22/02/21 18:37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본문에 쓴 것처럼 요나를 닮았습니다 크킄

요나가 진솔하고/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고/행동력있고/고집있고/자기 확신에 가득차서 행동하는 캐릭터라서 장단이 있죠. 나쁜 이야기라기 보다는 입체적인 평가일 것 같습니다.
22/02/21 18: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나도 써주신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진짜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었군요. 그런 사람을 어르고 달래면서 맞춰준 신의 자비로움을 또 보여주는 이야기 같아서 꽤나 재밌네요. 더 엄근진한 이미지로 남고 싶다면 전개 방식이 요나에게 천벌을 내리거나 했을텐데 '구약성경의 하나님이 잔혹하다는데 그거 다 과장입니다~'라고 이미지 관리를 하시거나, 뭔가 요나가 되게 귀여웠었다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성을 이야기 안에서 받으셨군요 크크크.

그냥 재밌는 이야기로 알고 있던 것에 깊이가 더해진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이런거 더 부탁드려요~
세츠나
22/02/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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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 이야기를 굉장히 어릴때 접했는데 어쨌거나 고래가 멋있었음. 티라노가 좋은 것과 비슷
8시 53분
22/02/2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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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요나서 이런거였죠 크크크. 잘봤습니다.
22/02/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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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는 요나의 변화를 위해 니느웨를 사용하신게 아닌가란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나에게 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닌가란 생각도요.
계층방정
22/02/21 22:42
수정 아이콘
요나가 재미있는 점이,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있었기에 도리어 하나님의 명령에 반항하게 되었다는 거죠. 흔히 신자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하나님의 계획을 알 만큼 하나님과 친밀하면 하나님 잘 믿겠지? 생각하기 쉬운데 요나는 그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음에도 하나님과 대항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요나의 마음을 독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성경이 써져 있고요. 그런 점에서 신자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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