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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03 22:48:47
Name 라쇼
File #1 메종일각.jpg (148.3 KB), Download : 56
Subject [일반] [감상] 시간이 치유해주길 기다린 끝의 사랑. 메종일각 (수정됨)


최근 좋아하던 게임도 싹 접고나니 인생이 무료해지더군요. 뭐 할게 없나 생각하다가 떠올린게 옛날 애니나 다시보자였습니다. 패트레이버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난 다음에 보게 된 작품이 타카하시 루미코의 메종일각이었죠. 메종일각은 예전에 서울문화사에서 나온 만화책 도레미 하우스와 애니를 좀 봤었는데, 애니 분량이 90편이 넘어가다보니 집중하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대충 띄엄띄엄 넘겨가면서 봤었는데 이번 기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시청을 해보리라 마음 먹은 겁니다.

애니를 보고난 소감은 도레미 하우스가 번역이 개판이라 같은 내용임에도 뭔가 새롭더군요. 그리고 러브 코메디인 원작과 다르게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좀 더 납니다. 예전에 만화책만 완독하고 애니는 대충 봐서 그런지 메종일각하면 음, 아름다운 이야기였지 하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었는데 다시 복습하니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스토리였네요. 솔직한 감상은 못난 남자와 답답한 여자의 줄다리기 같은 연애 이야기였습니다.

메종일각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이렇습니다. 우유부단함, 질투, 망설임, 오해죠. 주인공 고다이 유사쿠는 미모의 관리인 오토나시 쿄코를 사랑하지만, 별로 마음에도 없는데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일방적으로 여친 행세를 하는 나나오 코즈에를 떨쳐내지 못합니다. 쿄코는 고다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면서도 바람피는 걸로 오해하고 질투를 하죠. 헌데 질투하면서도 고다이에게 마음을 허락하진 않습니다. 아직 쿄코는 사랑하는 전 남편 소이치로를 잃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죠. 고다이 유사쿠와 오토나시 쿄코, 이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계속 우유부단해서 망설이고, 오해하여 질투하고, 마음의 정리를 못해서 또 망설이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약간 답답한 스토리인데 여기다 민폐만 끼치는 일각관 삼총사까지 합세하면 젊은 세대가 보기엔 고구마 가득한 만화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럼에도 메종일각은 아름답습니다. 거기엔 아름다운 미망인 오토나시 쿄코가 매력있는 캐릭터인 이유도 크겠죠. 하지만 단순히 쿄코의 매력 떄문만은 아닙니다. 모에 속성이나 클리셰로 정형화된 요즘 러브 코메디 만화와 다르게 메종일각은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죠. 오토나시 쿄코는 이상적인 연상의 여인이란 외모와 다르게 결점이 많은 인물입니다. 고다이와 고작 나이가 2살 밖에 차이 안날 정도로 어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남편을 사별했기에 사회에 대한 경험도 적습니다. 아직 어리고 둔감하고 질투가 많기에 고다이와 쉽게 다투고 금새 화해합니다. 거기다 자기위주적인 성격이라 고다이의 마음을 진작부터 알고도 쉽사리 곁을 허락하지 않죠. 작중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서 고다이를 숨막히게 하지 말고 좀 풀어주라고 종종 얘기하곤 합니다. 작가인 타카하시 루미코가 일부러 이렇게 설정한 캐릭터라는 거죠.

연상의 미망인이라 포용력이 넓어 보인다는 껍데기를 벗겨내면 오토나시 쿄코는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겪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게 되어 어쩔줄 몰라하는 아직 덜 성숙한 여성입니다. 자기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기에 고다이의 고백에 대답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에 고다이보다 외모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월등한 미타카 슌이란 연적이 등장하면서 오토나시 쿄코의 망설임은 더욱 깊어지죠.

예전에 티비를 잠깐 보는데 80년대에 방영했던 드라마 서울의 달을 틀어주더군요. 남자친구가 고소영에게 자기 집안이 잘 사는 걸 어필하면서 사귀자고 계속 대쉬하는데 고소영은 돈이면 다냐? 돈으론 사랑을 살 수 없다고 거절하던 내용 같았습니다. 왜 이런 이야길 하냐면 메종일각에 흐르는 정서가 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80년대 시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얼굴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지만 박봉의 보육교사인 고다이는 부자에 미남인 미타카와 경쟁 조차 되지 않겠죠. 그러나 쿄코는 미타카에게 열렬한 구애를 받고, 고다이는 계속 똥볼을 차서 점수를 읾음에도 (가짜 여친 나나오 코즈에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데이트를 함, 미타카의 고백에 대답하느라 고민하는 시간에 고다이는 소프랜드나 다녀오고있음)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합니다. 쿄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 속에서 전 남편 소이치로와 함께했던 추억을 정리하고 상처를 아물게해줄 시간이었고, 그 긴 시간 동안 기다려주며 자기를 포용해줄 사람이었죠.

결국 삼각관계의 승자는 고다이였습니다. 고다이도 오랜 시간을 인내하며 흔들릴 뻔한 적이 있었지만 쿄코에 대한 사랑으로 이겨냈죠. 반면에 미타카는 쿄코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오히려 고백을 받아들일 지 말 지 선택을 종용합니다. 미타카가 탈락한 것은 그 이유가 결정적이었죠.

물질적인 가치보다 더욱 중요한 것. 혹자는 현실도 파악 못하는 멍청한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미련하고, 비효율적이고, 낡았음에도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것. 그것이 바로 낭만이 아닐까요? 메종일각은 이 낭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만화책보다 연출이 더 보강되어서 달달한 장면이 거의 없는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참 달짝지근 하더군요. 첫 맛은 슴슴하지만 음미할 수록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글로 설명하기 보단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메종일각에 어떤 매력이 느껴지는지 명장면 영상을 통해 감상해보시죠.



27화 명장면 소이치로, 소이치로씨, 고다이씨...?

늙은 개 소이치로씨는 쿄코의 전 남편 오토나시 소이치로가 주워온 개입니다. 다른 이름을 불러도 오직 소이치로씨에만 반응을 해서 이름이 소이치로씨가 된거죠. 늙고 못생긴 개지만 쿄코에겐 남편과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연결고리입니다. 애견 소이치로씨를 잃어버린 소이치로와 함께 쿄코는 점점 옅어져가는 남편의 기억이 사라질까봐 직접 발로 찾아나서게 되죠. 애타게 소이치로를 찾던 중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남편과 개 소이치로가 노을진 언덕길을 올라가던 광경을 다시 보게 된 것이죠.

그럴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설마하는 마음에 남편의 이름을 불러보는데, 소이치로와 함께 있던 인물은 다름아닌 고다이였습니다. 고다이가 쿄코를 위해 소이치로를 찾아준 것이죠.

이 장면은 쿄코가 고다이에게 호감을 품게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전에 술취해 고백을 함으로써 고다이를 남자로 의식은 하지만 깊은 감정은 없었던 쿄코는 남편과의 추억을 고다이가 똑같이 보여주게 되면서 남편 소이치로와 고다이를 겹쳐 보게 되는 것이죠. 미타카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함에도 쿄코의 마음이 고다이쪽에 더 쏠리는 것은 바로 그런 연유입니다.

만화책에선 몇 페이지로 짧게 지나가는데 애니에선 연출에 더 신경쓴게 느껴지네요.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 저 멀리 등뒤로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전철, 그리고 하나씩 켜지는 가로등 불빛까지. 배경 소품으로 그리운 남편을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쿄코의 동요하는 심리묘사를 해주는 연출이 기가 막힙니다.







89화 명장면 고다이와 쿄코의 키스

나나오 코즈에는 자기가 고다이의 여친인 줄 알지만, 고다이는 차기가 미안해서 말을 못할 뿐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취업도하고 오래 만나지 못해 소원해진 동안 코즈에는 고다이가 자기에게 별 마음이 없는 게 아닐까 의심이가죠. 거기에 쐐기를 박은 건 직장 동료의 고백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던 코즈에가 고다이에게 찾아오나, 고다이는 프로포즈할 여자가 있다고 에둘러 이별을 통보하죠. 근데 자기에게 결혼하자는 말로 알아들은 코즈에는 기뻐서 장난을 쳐서, 고다이와 키스를 합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목격한 쿄코는 특기인 질투가 또 폭발하죠. 위 영상은 쿄코의 오해를 풀려고 고다이가 코즈에에게 당한 장난을 써먹어보지만 도리어 쿄코에게 더 고단수의 장난스런 키스를 당하는 장면입니다. 메종일각 전편에도 몇 없는 달달한 명장면이죠. 쿄코상 정말 요망하군요.








94화 명장면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저보다 더 오래 살아주세요


95화 명장면 소이치로 묘 앞 고다이의 고백

대망의 고백 장면입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고다이의 변하지 않는 순애보가 결실을 맺는 장면이죠. 하루라도 좋으니 더 오래 살아달라는 대사는 메종일각의 최고 명대사지요. 이전까지 계속 못미더운 모습만 보여주는 고다이지만 소이치로의 묘비 앞에서 본심을 털어놓는 장면에선 남자다운 듬직한 모습이 엿보입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바람에 벛꽃이 휘날리며 서로를 응시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길게 여운이 남는군요.








파칭코 게임 메종일각 ~ 약속 ~ 스페셜 영상 약속의 저편

메종일각이 완결되고 후일담을 다루는 영상입니다. 노년이 된 고다이는 쿄코를 먼저 떠나보냅니다. 혼자가 된 고다이는 앨범을 넘기며 두 사람의 결실인 장녀 하루카의 성장과정을 회상하죠. 그리고 고다이도 세상을 떠나는 걸 암시하며 젊은시절 일각관 식구들과 쿄코와 재회합니다. 쿄코는 미소지으면서 이렇게 말하죠.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가슴이 찡해지는 감동스런 스토리인데 이 좋은 내용이 극장판으로 제작된게 아니라 고작 파칭코 게임으로 나왔다는게 씁쓸합니다. 아무리 파칭코가 일본에선 일상적인거라지만 그래도 파칭코는 좀 아니죠...




메종일각의 감상은 얼추 다 말한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노래나 소개할까 하는데요. 옛날 작품이라 노래도 낡은 느낌이 나지만 시티팝 감성이 느껴지는 좋은 노래들입니다. 메종일각 애니 움짤이 들어간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한글자막으로 설정하면 한국어로 가사가 나옵니다. 슬픔이여 안녕, 좋아해 같은 곡은 가사를 보면서 들으면 더욱 좋으니 꼭 한글 자막을 키고 들어보세요.




슬픔이여 안녕 悲しみよこんにちは

슬픔이여 안녕은 메종일각을 상징하는 대표곡입니다. 일본에선 메종일각 하면 누구나 이 노래를 떠올린다고 하네요. 노래 제목을 보면 슬픔을 떠나보낸단 의미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작별할 때의 사요나라가 아니라, 반갑게 인사하는 안녕, 곤니찌와 입니다. 슬픈 일이 찾아와도 기운차게 맞아들이겠단 의미죠. 즉, 남편 소이치로를 잃은 슬픔을 잊는게 아니라 가슴에 품어서 앞으로도 당차게 살아가겠다는 오토나시 쿄코의 마음가짐이 담긴 노래입니다. 가사도 그런 뜻을 간직하고 있죠.

노래를 78년 아이돌이자 배우인 사이토 유키가 불렀는데, 같은 해에 방영된 37회 NHK홍백가합전에 사이토 유키가 참가하여 불렀습니다. 아래 영상은 그녀가 슬픔이여 안녕을 부르는 녹화영상인데요. 자기도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먹이면서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사이토 유키 슬픔이여 안녕 라이브



유명한 노래이다 보니 다른 가수들이 커버곡으로도 많이 불렀습니다. 찾아보니 종류가 많네요. 애니를 보신 분이시라면 쿄코의 성우인 시마모토 스미가 부른 슬픔이여 안녕이 더 감정이입지 잘될거라 생각됩니다. 아래 영상 중에서 시모카와 미쿠니와 무토 아야미가 부른 버전이 특히 좋네요. 메종일각을 리메이크하면 오프닝으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오토나시 쿄코 버전


시모카와 미쿠니 버전


무토 아야미 버전


히라노 아야 - 화이트 앨범 모리카와 유키 버전


타나카 리에 - 하야테처럼 마리아 버전


나카무라 에리카 - 아이돌마스터 아마미 하루카 버전










예감


Endless


설레임


꿈의 입구에


Follow You


Melody

오토나시 쿄코를 연기한 시마모토 스미의 노래들입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쏘쏘한 느낌인데, 애니를 보고나니 목소리 버프가 걸렷나 노래가 감미롭네요. 여담으로 시마모토 스미의 목소리를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렇게 좋아했다고 합니다.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에서 클라리스 역과, 나우시카 역할을 맡았었죠. 기존 성우를 잘 안쓰는 양반인데 시마모토 스미는 예외로 둘 정도로 상당히 아꼈다고 합니다.







Alone Again


유리키스


좋아해


양지(히다마리)


Sunny Shiny Morning


Sunny Shiny Morning 오토나시 쿄코 버전

메종일각의 오프닝, 엔딩곡들입니다. 추천곡은 Alone Again, 유리키스, 좋아해입니다. 노래가 좋으니 들어보세요.

Alone Again은 아일랜드 가수 길버트 오설리번의 노래인데, 24화와 위에 올렸던 27화에서만 쓰였습니다. 지금이야 메종일각 팬들이 명곡이라고 생각하지만, 방영 당시엔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곡이라고 항의가 쏟아졌다고 하네요. 24화만 시청률이 낮아져서 부랴부랴 다른 오프닝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노래가 잔잔하고 서정적이어서 좋기는 한데 가사를 보면 암울한 것이 메종일각과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죠. 가사도 대충 한 가수가 자살하기 전의 계획과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들입니다.

유리키스는 메종일각 극장판 엔딩곡인데 목소리가 마츠다 세이코랑 비슷해서 검색해보니 히메노기 리카란 아이돌 가수가 불렀더군요. 제가 막귀인지 너무 비슷하게 들리네요 크크크.

좋아해는 80년대 인기를 끈 일본 밴드 안전지대가 부른 곡입니다. 노래와 가사가 상당히 끈적끈적한데 쿄코에게 고백하는 고다이의 심정에 감정이입하면 노래가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원래는 리뷰글로 쓰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감상문이 되었네요. 메종일각 등장 캐릭터들의 작명 언어유희나,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 다른 조역들에 대한 이야기도 적으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별 볼 것없는 제 글을 시간들여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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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몽
21/08/03 22:56
수정 아이콘
도레미 하우스 참 재미있게 봤는데 애니는 한번도 안봐서 신선하네요

그리고 본문 중간에 메종일각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라는 표현이 참 와닿고 저도 매우 공감합니다

서브컬쳐에서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20세기에 이런 만화를 만든 타카하시 루미코 여사는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녀의 작품들은 다른 작가들보다 수명이 훨씬 긴거 같네요
21/08/03 23:35
수정 아이콘
애니 분량이 많긴한데 연출이 애니쪽이 좋긴합니다. 데뷔작인 시끌별 녀석들이랑 메종일각이 동시 연재된 작품인데 젊은 시절에 그린 만화인데도 내공이 상당하죠. 명작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21/08/03 23:09
수정 아이콘
메종일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글에도 있는 낭만 입니다.
몇년마다 코믹을 다시 보는데 그때마다 나이가 들어가는건지 느낌이 다르네요
21/08/03 23:37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만화와 애니를 봤는데도 느낌이 새롭더라고요. 이제는 다시 가질 수 없는 빛바랬지만 너무도 눈부신 그런 낭만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21/08/03 23:14
수정 아이콘
미타카가 탈락한 것은 키우던 개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루미코 여사도 교통정리의 계기를 어떻게 만들까 하다가 그냥 우연에 맡긴 느낌이... 사실 현실에서 미타카 대신 고다이를 선택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 싶습니다. 저도 매우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21/08/03 23:31
수정 아이콘
개가 임신한 걸 아스나가 임신한걸로 착각한게 미타카가 쿄코를 포기한 이유긴하죠. 죽은 소이치로까지 포용하겠다는 96화 고다이의 대사와 거기에 감격하는 쿄코를 보니 미타카와 고다이의 차이가 느껴져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다이는 쿄코가 마음을 열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린 반면 미타카는 계속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루미코여사가 화실일기로 메종일각 연재 당시 이야기를 그린적이 있나보군요. 못봤던거라 검색해봐도 나오지가 않네요. 혹시 링크라도 있을까요?
21/08/04 00:00
수정 아이콘
'케모코비루의 일기'로 검색해보세요
21/08/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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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1/08/0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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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존일각 그리던 당시의 루미코 여사의 화실일기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리자몽
21/08/03 23:32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볼 수 있나요?
21/08/04 00:01
수정 아이콘
'케모코비루의 일기'로 검색해보세요. 그런데 메존일각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21/08/03 23:42
수정 아이콘
요새 나왔으면 조기 종영 되었겠죠? ㅠ
21/08/03 23:48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좀 지금 먹힐만한 감성은 아니죠. 민폐끼치는 사고뭉치 조역들이야 루믹여사의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는 단골 개그 장치이긴한데 판타지 요소가 아예 없는 현실적인 만화라 일각관 민폐 삼총사의 진상짓이 더 비호감으로 느껴질테니까요. 20대들이 메종일각을 보면 답답하다는 의견이 자주 보이더라구요.
21/08/03 23:56
수정 아이콘
요새는 빌드업을 전혀 못참는 분위기더라고요
21/08/04 00:01
수정 아이콘
란마는 요즘 세대도 재밌게 보는데 메종일각은 취향을 타는 것 같습니다. 빌드업 끝에 찾아오는 카타르시스도 창작물을 보는 재미인데 요샌 그런 작품을 선호하지 않다보니 영 빌드업 쌓는 신작을 보기 힘드네요.
21/08/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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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웹소설 댓글 보면 답이 있어요.

주요 소비층이 10대 20대인데
전개가 길어지면 앞 내용 까먹겠다고 하질않나
이런 감정이 어째서 생기는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하질않나...

답답합니다ㅠ
21/08/04 13:21
수정 아이콘
일일연재인 웹소설은 단행본과 달리 한편에 갈등과 해소를 넣어줘야해서 긴 호흡으로 전개하는게 힘들긴 합니다. 계속 빌드업을 위해 답답한 내용만 나오면 구매의욕이 떨어지겠죠. 이해는 하는데 너무 사이다만 찾다보니 연출의 다양성이 줄어드는게 아쉽긴해요.
12년째도피중
21/08/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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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로 루미코 월드를 처음 접한 제 주위 여덕들에게 들은 바로는 고전작들 특유의 분위기 자체가 힘들다고... 소위 말하는 "지금와서는 안먹힐 개그"와 "새삼스러운 야한 설정"들, "음흉한 관찰자적 시각 공유" 등을 전반적으로 싫었던 점으로 꼽더군요.
남자 덕후들은.... 아예 이쪽으로 가는 경우 자체를 아직 못봐서 판단불가.
21/08/04 00:26
수정 아이콘
여덕들의 시각은 신기하군요. 아카호리 사토루 만화를 보면 더 기겁하실듯 크크크. 코노스바도 비슷한 이유로 싫어하던가요? 코노스바가 90년대 야한 농담 개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요.
12년째도피중
21/08/04 00:59
수정 아이콘
애니계는 남덕 여덕 보는 만화가 확연하게 갈리는 추셉니다. ㅡ.ㅡ 물론 다 보는 덕도 있고 양쪽 성별 모두 보는 만화도 있는데 코노스바면 명확한 남성향이죠. 귀멸같은 소년만화는 별개의 존재로 칩니다.
사실 저도 요새는 애니 커뮤도 안가본지 오래되서 아주 최근의 분위기는 또 모르긴하네요.
21/08/04 01: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이큐나 오소마츠상 겁쟁이 페달 같은게 여성향인건 알죠. 아님 이세계 물과 함께 반등중인 악역영애물 같은거나 말이죠 크크크. 코노스바도 여성독자층이 있는걸로 알았는데 아닌가 보군요. 저도 나이를 먹다보니 요즘 트렌드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성독자층은 더 모르는 세계라 처음에 달아주신 댓글 반응은 신기하기만 하네요.
12년째도피중
21/08/04 02:41
수정 아이콘
아. 제 말은 주로 과거 일본만화와 애니에 대한 반응 이야기였습니다. 당연히 코노스바도 여성독자층이 있죠. 다만 주타깃이 남성인 탓에 소비의 방식도 남자들과는 달라서... 게시물따라 반응이 다르니 단정짓긴 어렵고 제가 막상 코노스바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아쿠아인가? 그 여캐를 만들어낸 그 자체에 불만을 뿜어내는 분은 한 분 봤습니다.
21/08/04 00:06
수정 아이콘
글, 영상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화 보다는 애니메이션 쪽이 좀 더 여운이 남더군요.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작품이네요.
21/08/04 00:28
수정 아이콘
부족한 글을 잘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에 애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네요.
이민들레
21/08/04 01:12
수정 아이콘
이런 간질간질한 느낌을 받기엔 제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게 아닌가 싶네요..ㅠㅠ
21/08/04 13:23
수정 아이콘
탈덕한 기간이 길어지면 이따금 옛날 애니가 땡길때도 있더라고요. 한가하실때 추억의 작품을 감상해보시는건 어떨까요 크크
덴드로븀
21/08/04 01:39
수정 아이콘
잘가다가 파칭코....쩌네요....크크크크

교수님 항상 감사합니다.
21/08/04 13:24
수정 아이콘
그쵸 하필 파칭코 ㅜㅜ 제 덕질 글을 항상 읽어주시니 저도 감사드립니다.
피터린치77
21/08/04 02: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1/08/04 13:25
수정 아이콘
올려주시는 주식글 잘 보고 있습니다.
바나나맛슈터
21/08/04 12:24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리디북스로 만화책 사서 다 봤눈데 여기에 리뷰가 올라오니 반갑네요
말씀하신대로 오해, 우유부단함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거라 나중에는 "또 이런다" 싶었어요
하지만 확실히 계속 보게 되는 낭만이 있네요. 80년대 당시 일본을 엿보는 느낌이었어요. 로맨스 버전 전원일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소프랜드, 가짜 여자친구, 잠옷입고 남의 이불에 들어오는 사람, 엿보는 게 취미, 알바하는데 쳐들어와서 꽁돈으로 술먹기 같은 장면들은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는 않더라구요. 와이프한테 추천했다가 바로 빠꾸먹었습니다
그런것만 넘어가면 참 흥미진진한데 말이죠
애니메이션 버전도 연출이 꽤 좋네요 시간될때 천천히 봐야겠어요 정성글 감사합니다!
21/08/0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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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버전 전원일기란 비유가 확 와닿네요 크크크. 옛날 티비에서 틀어주던 드라마 보는 느낌이죠. 스토리가 같은 패턴 반복이라 루즈함을 환기시켜줄 감초 역할로 일각관 삼인방이 나오는건데, 고전개그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겁니다. 게다가 80년대 일본은 지금보다 성에 관대한 시절이라 만화 애니에도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았죠. 애들이 보는 만화에도 가슴노출이 심심찮게 나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근데 애니는 여러모로 순화된 편입니다. 고다이 소프랜드도 이건 너무했다 싶은지 삭제됐죠. 그외에 스토리 전개상 필요 없는 캐릭터들도 나오지 않습니다. 연출이 보강되서 약간 멜로 드라마 느낌이에요. 편수가 많다보니 중간중간 조금 지루한게 있긴한데 옛날 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느긋하게 감상하면 꽤 볼만합니다.
도달자
21/08/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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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보았던 작품인데 애니메이션과 만화 책중에 추천하신다면 뭐가 좋을까요?
21/08/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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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얼마전에 신장판이 나왔는데 번역 퀄리티가 괜찮습니다. 애니는 만화를 먼저 보고 마음에 들어야 볼 수 있는 물건이에요. 옛날 애니고 편수가 많아서 팬심으로 봐야 다 볼 수 있어서요 크크크. 만화도 나온지 오래되서 취향을 약간 탈 겁니다. 아 그리고 만화책은 타카하시 루미코의 초창기 작품인데다가 연재기간이 길어서 그림체 변화가 큽니다. 몇권 지나야 좀 볼만한 그림체로 변해요.
동네노는아이
21/08/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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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신장판으로 재발행 해서 냅다 사서 모아버렸죠.
저는 애니로는 안보고 만화책은 왁자지껄 한심연립(이름 맞나)으로 시작했는데
나름 재미납니다.
예전에 PGR에 도레미하우스 관련 해서 글썼던거 있는데
일본어를 모르고 그시대상을 알아야 웃을수 있는 루미코여사의 특유의 말장난 개그가 많은 작품이라...
그래도 그감성이 좋아서 루미코 여사의 만화중에 젤 좋아하는 작품이네요

14권쯤에 합방을 허락한 교꼬앞에서 소이치로상말한마디에 임포가 되버린 고다이....
그리고 서로의 진심을 말하고 합방을 성공한 장면, 어찌보면 만화인데도 현실상이 꽤 많이 반영된 것 같아서
좋드라구요
위에 나와있는 묘지앞에서의 고백신은 진짜 만화로 봐도 가슴 찡해지는 명장면이구.,
사실 이 작품이 진짜 좋은건 교코와 고다이의 러브 스토리보다 조연들의 역할이 정말 큰 것같아요.
여튼 저의 10대 후반 20대 후반을 휘둘어 놓은 작품중 하나(터치, 러프, 미유키, 메종일각)라 반가운 마음에 끄적이고 갑니드앗
21/08/0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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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메종일각을 도레미 하우스로 입문해서 그전 해적판 제목은 처음 들어보네요 크크. 루믹여사 만화가 언어유희를 자주 활용해서 원서를 봐야 참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있죠. 시끌별 녀석들이 일본 문화 패러디나 말장난이 많아서 한국에선 란마보다 저평가 받기도 하고요.
일각관 삼인방이 진상이긴 한데 나름 고다이와 쿄코 둘 사이를 진전시키는 역할도 하더라고요. 아케미의 동침 오해는 결정적이었고요. 술만 퍼마시는 이치노세 아주머니도 인생조언도 종종 해주는등 세사람 중에선 가장 정상적인 사람 같더군요. 근데 요츠야씨는 진짜 아무도움도 안되는 진상 of 진상이라서 크크크.
코즈에는 좀 겉도는 느낌이라 별로고, 야가미 이부키가 매력있더군요. 애니판에선 목소리도 딱 그나이대 소녀처럼 연기를 잘해서 좋았습니다. 시마모토 스미의 목소리는 너무 고전적인 히로인상이라 약간 낡은 느낌이라서 비교되더군요.
antidote
21/08/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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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란마1/2 와 이누야샤만 알았을 때는 다카하시 루미코 만화가 다 그런류의 코믹 + 배틀 류의 만화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인어 시리즈를 알게 되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21/08/0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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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시리즈도 재밌죠. 어둡고 시리어스한 스토리면서도 생각할게 많은 점이 있는게 좋았네요. 저도 어린시절 란마만 봤을땐 루믹여사가 비슷한 만화만 그리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장르로 많이 연재하셨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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