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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16 00:44:31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법과 도덕 사이에서의 맹렬한 헷갈림 (수정됨)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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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6 00:49
수정 아이콘
Differentiation, 좋은 말입니다.
나주꿀
21/03/16 00:52
수정 아이콘
1. 법 없이도 살 사람, 법 없으면 큰일낼 사람 간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지요.

2. 법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것도 과대한 기대입니다. 당장 국회에서 '국민행복법'을 만들어서 '모든 국민은 행복해야한다'
'행복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모두 국민행복법 위반자로서 더 이상 국민이 아니다' 라고 하면 '국민'은 행복한 유토피아가 되겠지요.
하지만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겁니다.
아루에
21/03/16 09:16
수정 아이콘
좋은 비유이십니다.
21/03/16 01:12
수정 아이콘
취지는 공감합니다만 현실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혐오표현 하는 자를 모두가 경멸하고, 비난하고, 쪽을 줘 봤자
경멸과 비난에 쪽 팔려 하기는 커녕
인터넷 익명 속에서 다수의 분노를 즐기는 돌아이라면 전혀 소용이 없으니까요.

"나는 너희의 감정을 지배했어!"
몰아내지기는 커녕 넘어 도리어 연료가 되겠죠.

애당초 인류보편적인 방법이 통하질 않는 부류들이니
법 얘기까지 나오는 거라 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3/16 01:26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표현를 쓰겠다면 쓰게 둬야죠. 그럼 세상의 온갖 부도덕을 다 법으로 처벌해야 하나요? 저는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강박적이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1/03/16 01:47
수정 아이콘
굳이 보러가지 않으면 아무 상관없지 않을까요?
애초에 혐오표현이 님이 생각하는 것만큼은 부도덕하지 않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부도덕하다고 법으로 철퇴를 때리는것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
자기들끼리 갤러리에서 말하는거나 디코에서 말하는거 따로 톡방파는 사람들끼리의 말들
이런거 하나하나 검열 할수도 없을뿐더러
애초에 얘네들은 내가 너희의 감정을 지배했어가 아니라 그냥 얘네 끼리의 문화입니다
차라리 쓰레기통에서 자기들끼리 말하게 두는게 훨씬 건전한거 같은데요
21/03/16 02:20
수정 아이콘
글쎄요... 쓰레기들이 곱게 쓰레기통에 모여 있어 주던가요?
그랬다면 애당초 논란이 될 일도 없었겠죠.

그대로 놔두기엔 사회적 고통의 총량이 너무 커요.
교묘하게 개인을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이나 소수에게 고통을 집중시키는 혐오표현도 쉽게 저지르죠.

물론... 원론적으로는 당연히 저도 법치만능을 부정하고,
혐오표현 제재를 빙자한 표현의 자유 훼손을 경계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론과 법리를 고려하여 방치하기엔 너무 폐해가 큽니다.

인간은 항상 그래왔지만
인터넷과 익명성의 발달에 빌붙어서
요즘은 '나쁜 말'의 공격력이 너무 강해졌어요.
21/03/16 03:01
수정 아이콘
쓰레기들이 쓰레기통에 모여있지 그럼 어디 있나요?
굳이 쓰레기통을 들여다보고 더럽네라고 하시며 없앨 필요가 있나요?
님이 하는 건 극단적으로 가면 특정단어 검열하자는 논리랑 다를바가 없습니다
사회적 고통 총량이라 하시는데 님이 보기 싫은걸 사회가 보기싫어한다고 대입하지마시고요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혐오표현이라 금지해야 되는지 절대적 기준에서 정할수 있나요?
그게 불가능 하다면 혐오표현은 그냥 다수가 보기 싫으니 소수를 억압한다라고밖에 안되는데요

혐오표현의 피해에 대해 얘기하시는데
피해란게 개인에 따라 다르기에 진짜 피해가 있으면 본인이 입증해서 민사 영역으로 충분하다 보고
반대로 온갖 혐오표현만 일부러 보면서 그것에 의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돈 타먹는것도 문제없다고 생각하신다면야
21/03/16 11:54
수정 아이콘
근데 결국 법으로 만드려면 혐오의 정의를 내리거나 판사 재량에 맡겨야할텐데 이상과 다르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듯 합니다
21/03/16 01:26
수정 아이콘
인터넷은 원체 분노표출의 공간이다 보니 화난 사람만 댓글을 달아서 그렇게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눈사람을 발로 차거나, 문재인에게 존칭을 안붙이거나, 아이즈원이 조작그룹이라고 하는것도 다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사람 많죠.
실제상황입니다
21/03/16 01: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도덕과 법을 헷갈려 하는 것보다, 미덕과 도덕을 헷갈려 하는 게 더 심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도덕과 법은 제도적인 구분이 가능해서 덜하지요. 근데 미덕은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내면화해버려요. 단지 미덕 차원의 비판을 할 때에도 도덕 레벨에서, 당위적 레벨에서 비판을 합니다. 적어도 그런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죠. 그래서 저는 거기에 별다른 당위성 따위 없다고 환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어쨌거나 자유롭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고 싶거든요. 우리가 미덕에 조금이라도 덜 얽매이길 바라거든요.
아루에
21/03/16 09:20
수정 아이콘
공감하는 문제의식입니다. 저는 미덕이 칭찬받는 것까지는 좋은데 미덕이 강요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미덕을 들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21/03/16 02:25
수정 아이콘
저도 모든 것을 법으로써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에 진절머리가 나지만 이 글의 일부 근거에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혐오표현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부도덕한 모든 것을 금지해야하므로 이것도 규제하라'는 게 아니라, 소수자 혹은 약자들이 받는 피해의 크기가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의 보호필요성보다 크기 때문에 규제하라는 겁니다. 즉 부도덕을 직접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실재하는 약자의 피해와 표현의 자유를 비교형량 하는 것이죠.

사회가 자정작용으로 혐오표현을 몰아낼 수도 없을 뿐더러, 사회가 혐오표현을 몰아낼 수 있다고 아주 이상적인 가정을 하더라도, 그 몰아내기 까지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은 막지 못할 겁니다. 일반사회에서는 간간히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자의 입장에선 매일같이 겪는 일이기에 문제되는 것이죠.

그리고 약자이기 때문에 사법에 의해 쉽게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과 더불어 ​"누가 그 배상을 받아가는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기 때문에 혐오표현을 제재해야 하는 것입니다. 피해에 대해 그 가해자에게 손해를 청구할 수 없으니 혐오표현에 대한 국가의 단죄로써 약자를 보호하는 거죠.
또한 구체적 피해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구체적 피해자가 없는 것입니다. 혐오표현의 구체적인 피해자는 혐오표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며, 명백히 존재합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3/16 02: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비교형량을 계량적으로 하는 게 가능한가요? 그게 불가능한 이상 가치판단의 문제일 뿐이죠. 그래서 부도덕을 근거로 하는 쪽으로 논리가 흐를 수밖에 없다고 보구요. 비교형량을 언급하는 순간 그걸 어떻게 비교형량 할 것인지를 논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드렸던 것 같은데, 명백한 해악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원론적으론 자유를 제한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자유주의 사회의 제반적 근거라고 보구요.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도덕적 당위성조차 대단히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자유를 제한하는 법적 당위성이란 더더욱 성립되기 어려운 거구요.
아루에
21/03/16 09:30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처럼 비교형량 자체가, 형량하는 자의 가치판단에 의해 좌우되고, 결론의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비교형량 자체가 범주구별식 판단에 비해 불명확성이 높고 자유를 더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논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Respublica
21/03/16 10:05
수정 아이콘
명예훼손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명예훼손운 공연성과 특정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처벌하기가 어렵죠. 그러나 그보다 더 처벌하기 쉬워진, 혐오표현의 제재가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역으로 강자의 입막음 도구가 될 수도 있죠.
또한 비교형량 자체가 판사마다의 판단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구요.
아루에
21/03/16 09:2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내용들이 옳습니다.
저 역시 혐오표현죄가 통과된다면 비교형량을 거쳐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교형량은 결국 가치형량인데 왜 혐오표현으로 인한 피해는 그 정도가 낮게 평가되는가 보면 결국 구체적인 개인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데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혐오표현의 피해자는 실재합니다만 개별 혐오표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누가 피해자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위에서 니켈 님이 상정하신 것처럼 누군가가 특정 집단 일반에 대한 혐오표현마다 찾아다니며 그 집단에 속한 개인인 자기가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다닐 때 그걸 인정 해야 하는 건지 하는 문제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동의하신 것처럼 저 역시 혐오표현을 위법으로 만들어 해결하는 게 옳은지 확신이 없습니다.
Respublica
21/03/16 09:5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것은 관점에 따라 일베라는 집단도 약자와 소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일베는 다수인가? X
2) 소수이나 강력한 권력을 지니는가? X
3) 사회에서 주류세력으로 진출했는가? X

이렇게 보면 일베를 다수가 핍박하는 것이 소수에 대한 압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한다면 일베에 대한 혐오표현은 어떻게 해야되는 것입니까?
일베는 혐오표현의 온상지이니 혐오표현으로 맞서도 되는 걸까요?
Janzisuka
21/03/16 02:32
수정 아이콘
좋네요. 생각해보기 좋은 주제고..
아랫글 읽다 왔는데 정제된 글 보니 좋습니당
DownTeamisDown
21/03/16 10:03
수정 아이콘
법적으로 혐오표현 자체를 금지해야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일본 재특회처럼 떼지어서 시위하는 수준이라면 금지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떠든다고 처벌하는건 너무 오버 같은데 말이죠.
물론 온라인이라도 집회로 집단화 할때는 문제가 있는거고요.
일베는 법적인 처벌까진 그렇지만 세월호 폭식집회 정도되면 그냥 두기도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군-
21/03/16 13:11
수정 아이콘
사회가 다극화, 다원화돼가면서 도덕의 영향력이 현저히 내려가버렸죠. 그대신 개개인의 양심이 그 자리를 대체해버렸는데 양심이라는건 지극히 주관적인데다가 이익 앞에서 무력해지기가 쉬워서...
그러다보니 점점 국가적인 시스템에 더 의존하게 되는데, 그게 법인거고, 법은 강제력이 너무 높다보니 자꾸 부작용이 생기죠.
전통이나 종교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요즈음은 둘다 적폐취급을 받는게 현실이라... 센델교수 같은 사람들이 공공선이나 미덕 등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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