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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29 19:34:55
Name 판을흔들어라
File #1 소울1.jpg (227.0 KB), Download : 67
Subject [일반] 후회 많고 손해 많은 인생에 후회 없고 손해 없을 영화 '소울' 후기 (수정됨)


매번 언급하지만 정보를 최소화한채 영화를 봤을 때의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소울'도 어떠한 정보도 없는 채 보았습니다. 예고편 조차 보지 않았지요.
누가 서 있는 거 같긴 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동네 영화관에 예매를 하고 보았습니다.




스포 없는 후기

이젠 한 회사가 되었으니 그냥 디즈니·픽사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이 회사는 한 세상을 창조하는 데 정말 도가 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선 사람의 뇌와 감정의 세계를 창조해냈고,
코코에서는 화려하고 활기찬 사후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주토피아에선 동물들이 사는 세상을 만들었죠.
그리고 소울에서도 역시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고, 그 상상력은 정말 재밌습니다.
영화는 가슴 뛰게 할 갈등이나 위기 없이 지나갑니다.(전연령가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가 영화 내용과 맞물려서 마음을 잔잔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적이 만들고 부른 '쉼표'까지 들으면 금상첨화입니다.

혹시 벽이든 나무든 어디든 기대서 혹은 커다란 돌이든 의자든 잔디밭이든 앉아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며 흐믓한 혹은 평온한  또는 안락하고 따뜻한(겨울이라해도) 느낌이 든 적이 있으십니까?
이 영화가 딱 그렇습니다.







스포 조금 있는 후기

영화 제목 소울은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전 아무 정보 없이 보았기 때문에 초반에 재즈 음악이 들릴땐
'재즈가 소울이라고도 하지'라 끄덕끄덕 하며 재즈와 관련된 영화를 기대했는데 보면 볼 수록 왜 제목이 '소울(Soul)인가를 알았습니다.
그냥 재즈는 재즈일 뿐 음악영화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슨 영화냐 물으신다면 직접 보시고 느끼시라는 말 밖에는 못할 거 같습니다.
제 기준에선 이게 스포가 많을 수도 있는 멘트이지만 일반사람들에겐 들어봤자 '뭐가 스포지?' 할 만한 느낌을 말한다면
인생이 아름다워(영화 말고 말 그대로)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같은 영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넘어선 혹은 가기전 혹은 위에 혹은 아래에 깔린 무언가를 일깨워주고 가죠.
그래서 후회 없고 손해 없을 거라고 말을 합니다.
스토리에 별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스포 없는 후기에 말한 그 느낌 만으로도 본전이라는 거지요.






스포 후기

입이 간지러웠습니다. 위에 뭐라뭐라 쓰긴 했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한 사람은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한국 OST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한 '이적'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 중 하나는 '꿈을 갖는 것도 어렵다' 입니다. 세상은 꿈을 꾸어라 죽을 때 밥이 생각 나겠느냐
꿈을 위해서 노력해라, 봐라 여러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거 보지 않았습니까 등등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꿈의 야나두'가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지요. 이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지만 세상엔 꿈을 갖는 것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뭘 좋아하는 지 뭘 잘할 수 있는 지 모르고 옆에 자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는 부러워하지요.
모두다 꿈을 이룰 순 없기에 무명가수, 무명배우, 프로스포츠 2군 등등의 사람들도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그런 열정이
나는 그런 열정이 나질 않고, 안되는 사람인건가 생각하게 되고 뭐가 문제인건가? 겁쟁이인가 등등 가라앉기만 하죠.
영화를 보시고 이 후기를 보신다면 누군가 생각이 날 겁니다. 바로 22

이적도 영화를 보며 그런 느낌을 받았는 지
'꿈꾼다는 건 좋은 거라 그렇게 얘기들 하죠 하지만 부디 잠깐만 날 내버려둬 줘요' 라는 가사를 썼습니다.

(스포 ps.
하지만 결국 조는 22를 티벳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보내버리고 본인은 뉴욕으로 돌아갔습니다. 계획적.....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된 거죠.)

(스포 ps.2
앞에 나온 단편 토끼굴도 매우 좋았습니다. 집 없는 현 세태를 풍자는 개뿔이죠)

(스포 ps.3
다 쓰고 나서 생각한건데 영화 자체가 버킷리스트를 그냥 뻥 차버리는 느낌입니다.





그 자체
산다는 거 그 자체
인생이 아름답다고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고
저 노력하는 사람이 멋지지 않냐고
그래서 꿈을 이룬다면 어떨거 같냐고
그런거 말고

산다는 건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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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기
21/01/29 19:51
수정 아이콘
9시 영화로 예매했는데 제목이랑 스포없는 후기 읽고 기대가 되네요. 후후
판을흔들어라
21/01/29 19:59
수정 아이콘
보시고 나서 후기 스포 읽어보신 뒤 비교하는 맛이 있겠죠?
다리기
21/01/29 23:47
수정 아이콘
명작이네요.
저는 픽사 시리즈 중에 인사이드아웃이 최고였는데, 바뀌었어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그 자체 크크
오빠언니
21/01/29 20:08
수정 아이콘
메세지의 묵직함과 상상력, 세계관이 인상적이었으나 전작들에 비해서는 약간씩 아쉬웠습니다. 주토피아 인사이드아웃을 워낙 재미있게봐서.. 캐릭터가 좀 매력이 없었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뜬금없이 훅훅 뛰는 느낌..?
판을흔들어라
21/01/29 20:13
수정 아이콘
본문에 적는 걸 깜빡했는데 영화 중간에 '코코'나 '인사이드 아웃'보다는 아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메세지가 메세지다 보니 영화 보고 나서 곱씹으면서 온천에 몸 담근 느낌입니다
aDayInTheLife
21/01/29 20:36
수정 아이콘
저는 어쩌면, 코코나 인사이드아웃보다는 좋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거대한 메세지를 던질 수 있다는 점. 그게 픽사 영화의 뛰어난 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내일 2회차 갈까 고민 중입니다
판을흔들어라
21/01/29 20:44
수정 아이콘
저도 더빙으로 한 번 더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후기에 교훈을 들이 댄다는 말이 있던데 오히려 최대한 자제한 느낌이었어요. 먹을라면 먹어라 느낌으로요
21/01/29 20:53
수정 아이콘
너무 대놓고 메시지를 주는게 좀 별로였어요. 사후세계 표현력이나 캐릭터들은 매력적이었지만.
판을흔들어라
21/01/29 21:04
수정 아이콘
저는 초반에 완전 다른 전개를 해서 그런지 '대놓고 메시지'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끝나고 곱씹을 수록 더 좋았어요
아마추어샌님
21/01/29 21:19
수정 아이콘
내일 보러가는데 보고 난뒤 이글을 읽어봐야겠습니다!!
판을흔들어라
21/01/29 21:32
수정 아이콘
즐거운 시간 되십쇼
유지애
21/01/29 21:28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보내버린곳이 아프간이라고 생각했는데 티벳이면 좀 더 나은건가...
판을흔들어라
21/01/29 21:33
수정 아이콘
처음엔 중국인줄.... 설마 한국? 한국어도 나온던데.... 어 저긴 좀 서쪽인데....
JJ.Persona
21/01/29 22:55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좋은 영화였습니다.
정말정말요. 정말.

삶을,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영화라는 느낌이었어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봤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판을흔들어라
21/01/30 08:29
수정 아이콘
저도 주변에 추천 중입니다
21/01/29 23:46
수정 아이콘
저는 미국이라 1월 초에 봣는데 추운 날에 봐서 그런지 먼가 따스한 느낌이 드는 기분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오두막에서 벽난로 앞에 앉아 훈훈함을 느끼는 영화랄까?
판을흔들어라
21/01/30 08:39
수정 아이콘
전 쌀쌀한 초겨울 양지 바른 벽에 기대어 얼마 남지 않은 나뭇잎과 나무 하늘을 보는 기분이요.
김유라
21/01/30 00:11
수정 아이콘
참 맛있으면서도 쓴 맛나는 영화였어요.

제가 대학생 시절에 이 영화를 봤으면 10점 만점 줬을겁니다. 그런데 지금 현실에 부딪치니 "목적이 중요한가?" 와 더불어 "내 인생의 목적은 그럼 이렇게 끝나도 되는가" 가 양립하더라고요. 둘 다 포기하기 쉽지 않네요.

참 힘든 주제입니다. 이런 의문이 주제였다면... 참 심오한 영화가 되었겠죠.
판을흔들어라
21/01/30 08:41
수정 아이콘
전체연령가를 지향하는 픽사 답달까요
지구별냥이
21/01/30 04:42
수정 아이콘
예매하였습니다
보고 와서 스포후기 보려고 스크롤을 바로 내려 댓글만 달아봅니다
판을흔들어라
21/01/30 08:42
수정 아이콘
즐거운 감상 되세요. 어떤 느낌이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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