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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1 15:13:38
Name 라쇼
Subject [일반] [검술]맨 손으로 칼 든 상대를 이긴다? 무토토리와 야규 신카게류 비기 모음 (수정됨)
영화나 만화 같은 창작물을 보면 상대가 내리친 검을 양 손바닥으로 받아내는 '칼날잡기'라는 기술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도시전설을 직접 실행해보는 프로그램 Mythbusters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데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났었지요. 해당 영상을 올리려고 찾아봐도 나오지 않으니 올릴 수가 없네요 ㅜㅜ

실제 사례에서도 맨손으로 칼을 잡은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손에 큰 부상을 입어서 불구가 되는 등, 칼날잡기 같이 아무런 피해없이 검을 받아내는 기술은 없다고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일본 고류 검술에선 칼날잡기는 아니지만 맨손으로 상대방의 무기를 빼았는 탈도술이 전해지는데요. 그것이 바로 야규 신카게류의 오의 '무토토리'입니다. 자, 그럼 영상으로 무토토리가 어떤 기술인지 보도록 합시다.










무토토리(無刀取り) 시연 영상



무토토리는 검성 카미이즈미 노부츠나가 제자이자 야규 신카게류의 창시자 야규 세키슈사이에게 탈도법을 만들도록 시켜서 나온 기술입니다.

사실 무토토리는 야규 신카게류 비전서에 구절만 나오는 실전된 기술이어서 위 영상에 나오는 무토토리는 이랬을 것이다하고 추측하여 선보인 장면들이죠.

실제 무토토리는 무도세無刀勢, 수도세手刀勢, 무수세無手勢 세가지 종류로 구분되는데, 보통 상대방이 칼을 쥔 칼막이쪽 츠바와 칼자루 끝을 각각 양손으로 잡고 지렛대의 원리로 흔들어서 칼을 빼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야규 세키슈사이는 막 들어선 에도막부의 부름을 받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보는 앞에서 무토토리로 진검을 빼앗는 묘기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깊게 감명받은 이에야스는 야규 일족 중 한 명을 선별하여 쇼군가의 검술사범역을 담당하라고 명하였고, 세키슈사이는 5남 무네노리를 지목하여 에도로 보냈지요. 이리하여 야규 신카게류는 에도시대 내내 쇼군가의 검술로 명성을 떨치며 일본 제일 검술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지금의 야규 신카게류를 있게 만들어 준 비기 중의 비기라 할 수 있겠지요.

이상으로 무토토리 설명이 끝났는데, 기술 하나만 얘기하고 넘어가면 심심하니 야규 신카게류의 다른 기술들도 설명해보겠습니다.







역풍(갸쿠후) 逆風


십문자승(쥬몬지카츠) 十文字勝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약간 편집이 가해진 영상이라 재미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야규 신카게류의 검술 특징은 측면으로 기동하는 보법인데요. 일도류나 검도와 다르게 상대방의 검을 정면으로 받지 않고 측면으로 우회하여 막아내거나 흘리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위 두 영상도 자세히 보시면 측면으로 발을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죠.

역풍은 야규 신카게류의 고등 기법인 쿠라이즈메에 포함된 카타인데요. 내 검이 빗나가고 상대방이 상단 내려베기로 반격하려 할 때 전광석화와 같이 올려베서 팔을 잘라내는 기술입니다. 야규 신카게류의 고등 기법 답게 매우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검술이죠.

십문자승은 현대 검도의 키리오토시와 비슷한데, 상대방과 자신의 몸 중심선을 흐트러지게 하여 칼을 빗나가게 하는 방식입니다. 십문자승을 시연하는 쪽의 발놀림을 유심히 보시면 기술이 어떻게 발동하는 지 이해가 가지요.



1591249128.gif
검도에서 사용되는 키리오토시의 예









삼학원의 태도(산가쿠엔노타치)  三学円之太刀


연비의 태도 여섯가지 카타(엔삐로쿠카노타치) 燕飛六箇之太刀



야규 신카게류 수련생들이 배우는 입문 기법 산가쿠와 중등 기법 오모테(表)에 포함된 엔삐입니다. 카타로 대련하는 꼬마아이가 무척 귀엽네요. 대련 격검을 하는데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검도와 달리, 일본 고류 검술은 체력 여하 상관 없이 남녀노소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월영(츠키카게) 月影



야규 신카게류 중등 기법 오모테(表)에 포함된 카타 월영입니다. 이름도 멋진 검술이죠. 앉은 자세에서 대각선으로 올려베고, 일어서서 상단 내려베기로 이어지는 연속기입니다. 검술 동작을 보건데 실내에서 기습 당하였을 때를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격기라고 생각됩니다.






항상 자게에 일본 고류 검술과 관련된 글만 올려서 pgr회원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매니악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건강 잘 챙기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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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스타
20/06/11 15:36
수정 아이콘
연기 잘하네요. 갑자기 빵 터짐
20/06/11 15:40
수정 아이콘
역풍과 십문자승 시연 영상이 흥미위주로 재밌게 찍은 편이죠. 중간에 등장하는 칼 맞고 쓰러지는 엑스트라들의 어설픈 연기가 일품입니다 크크
興盡悲來
20/06/11 15:52
수정 아이콘
액션영화에서 총 뺏는 동작이랑 비슷한 것 같네요... 근거리에서 상대보다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으면 가능할 듯 한....
20/06/11 15:59
수정 아이콘
유튜브나 인터넷 움짤로도 특수부대원 출신이 권총을 뺏는 장면이 나오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무토토리도 비슷한 성격의 기술입니다. 아무래도 기술특성상 상대방보다 시전자의 기량이 뛰어나야 사용 가능한 기술이겠지요.
키모이맨
20/06/11 16:21
수정 아이콘
이분야는 역시 총쏘는걸 칼로 총알 반으로 가르기가 가능하느냐가...
20/06/11 16:25
수정 아이콘
칼로 총알을 갈라도 파편을 맞고 죽지 않을까요 크크 일본도로 탄환을 가르는 실험영상이 있긴한데 구리가 철보다 무르기에 식칼로도 된다고 봤던 기억이나네요. 일본 예능방송에서 실제 총알은 아니지만 검술가를 데려와다가 가스로 발사속도를 상당히 높인 BB탄을 가르는 영상도 있긴합니다.
handrake
20/06/11 16:22
수정 아이콘
시연할때야 그렇다치고 실전에서 저게 가능할까요?
진검이 눈앞에서 노리고 있는데, 맨손으로 저걸 탈취한다라....
20/06/11 16:29
수정 아이콘
야규가 기록 옥영습유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보는 앞에서 세키슈사이가 시연해보였다는 기록이 있으니 실제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천하의 쇼군이 지켜보고 있는데 사전에 합 맞추기로 하고 속일 수는 없을테니까요. 현대에서도 특수부대원들이 권총 뺏는 연습을 한다고 하니 마냥 황당무계한 기술은 아닐거라 생각하는데 실제론 어떨지 저도 장담은 못하겠네요.
이리스피르
20/06/11 18:34
수정 아이콘
총도 저런 뺏는 기술이 있는데 진짜 어쩔 수 없는 경우 아니면 안하죠. 저것도 마찬가지겠죠
그말싫
20/06/11 17: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시연 영상에선 다 이상하게 높은 타점의 종베기와 찌르기만 하고 있는데...
선딜레이 짧은 움직임을 커버할 수는 없어보이는데 실전에서 저게 가능할까 싶네요, 상대보다 신체적으로 2~3수 앞선 경우라면 모를까
20/06/11 17:51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실력끼린 어렵고 상대보다 실력이 앞서는 사람만이 가능한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야규가 비전서에도 백프로 뺏는다고 말하기 보단 검 앞에서 맨손으로 서도 당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라란 마음가짐을 더 강하게 주장하더라고요.
피쟐러
20/06/11 17:41
수정 아이콘
검으로 싸우던 시대에 안태어나서 다행
저렇게 베이면 얼마나 아플까ㅠ
20/06/11 17:52
수정 아이콘
그시대에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이 있었으니 어찌저찌 살아갔겠죠? 크크 저도 칼부림이 빈번하는 중세보단 현대에 태어난 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ㅜㅜ
20/06/11 18:04
수정 아이콘
게임인 철권에서도 횡이동 백대쉬 등 보법을 중요시하는데, 정식 무술은 역시나... 역풍 기술은 무시무시하네요.

그나저나 어제 페이트 그랜드 오더 스토리 깨다가 보니 야규 영감님이 출연하시던데, 그렇고 그런 분이셨군요. 게임에서도 검성이라고 엄청 추어올리더라고요.
20/06/11 18: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고류 검술 뿐만아니라 현대 검도도 몸의 중심선과 발놀림을 엄청나게 강조합니다. 역풍이 신카게류 고등 기술이라 실전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워서그렇지 숙련된 실력자가 쓰면 단칼에 팔이 날라가버리는 무서운 기술이죠.
페그오에 나오는 야규 무네노리 중년 간지가 넘치더라고요. 무네노리가 검도 검이지만 삼국지로치면 무력, 정치력 90이 넘는 먼치킨입니다. 뛰어난 정치력 때문에 1만석이나 되는 영지를 받았고 이에미츠가 더 늘려주겠다는데도 사양했죠. 실력과 인품이 훌륭해서 아버지처럼 여기던 무네노리가 죽자 이에미츠는 몹시 슬퍼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20/06/11 22:31
수정 아이콘
단검도 맨손으로 막아내기 어려운데 장검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네요. 격투기도 상대의 공격을 흘리면서 각을 먹는게 중요한데 검술도 마찬가지인거보면 참 재밌습니다.
20/06/11 22:56
수정 아이콘
격투기나 검술이나 기본은 스탭과 간격조절인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판을 짜는게 고수와 하수를 나누는 기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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