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기공이라 이런저런 관공서쪽 일을 받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군부대쪽 일도 제법 받습니다.

  그러다 한날 군부대쪽 시설물 공사를 받아서 갔습니다만...그쪽에서 병력을 인부로 지원 해 줄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었는데 말이죠...

  전기 일이다 보니 위험하기도 하고, 그 친구들을 제가 함부로 부려도 안될일인거 같아서 정중히 사양했었죠.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는데 병장 하나가 오더니 혹시 도와드릴거 없냐고 묻더라구요?

  ...간부님들이 보냈나...싶어서 "간부님들이 도와주래요?" 라고 물었더니 그 병장이 매우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하길...

  "제가 다음주에 전역인데 오늘 탄약고 실샘합니다. 사람 하나 살리시는 샘 치시고 저 하루만 시다로 좀 써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제가 차마 거절을 못해서 간부님 찾아 뵙고 이친구 한명만 좀 지원 해 주시면 안되겠냐고 부탁 드려서 그친구 하루 시다로 썼었죠.;;;

  그냥 일만 시키고 보내기도 뭐 해서 허락 받고 밖에 같이 나가서 밥 사먹이고(오리 먹었습니다. 어우 그집 잘 하더라구요.) 다 끝나고 시원한거 하나 사먹이고 담배 한갑 찔러줘서 보냈죠.

  뭐 그 친구 일을 빠릿빠릿하게 잘 하더라구요...간단한 심부름만 시키긴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