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6/28 23:33:20
Name
Subject [일반] [스포] 『최강전설 쿠로사와』, "나는 인간이야...!"

ìµê°ì ì¤ ì¿ ë¡ì¬ìì ëí ì´ë¯¸ì§ ê²ìê²°ê³¼


마지막 장을 덮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뇌리에 떠오르는 한 마디 강렬한 외침이 있다.
“나는 인간이야...!”라는 처절하고 숭고한 절규다.



작품의 주인공 쿠로사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배불뚝이 사십대 중반의 사나이다. 중년의 나이가 다 되도록 변변히 여자를 사귀어 본 적도 없고 당연히 결혼도 하지 못했다. 일하는 직장에서도 찬밥신세이다. 그래도 짬이 찬덕에 현장감독을 맡고 있지만 부하직원들은 쿠로사와를 무시하기 일쑤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는 인생의 정상적인 궤도에서 이탈해 바닥을 기는 처지였으니 말이다. 쿠로사와는 못생기고 자신감도 없다. 그의 불행은 대부분 스스로 자초한 바가 크다. 그러나 모두 그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미심쩍다. 그도 한때는 꿈 많던 소년이었고 청년이었다. 그도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인생을 향해 대책 없는 기대를 품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단지 세상은 생각보다도 더욱 매섭고 잔인했던 것일까. 그것 뿐일까.



중학생 패거리에게 잔뜩 얻어맞은 후 벌벌 기는 수치스러운 모습을 직장후배들에게 들킨 후 쿠로사와는 문득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다. 그리고는 시튼 동물기를 읽은 이야기를 꺼낸다. 너무 부끄럽고 치욕스러워서 무작정 어디로든 도망가려는 생각 중에 여행지 책장에 꽂혀 있던 시튼 동물기를 읽은 일, 여우나 사냥개 같은 포식자에게 언제나 쫒기기만 하는 자신과 닮은 토끼, 그러나 자신과는 달리 결코 비굴하지 않은 토끼의 모습, 포식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것만으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승리하는 토끼의 모습 같은 이야기들이다. 시튼 동물기를 읽고 만족한 쿠로사와는 돌아오는 신칸센에서 캔맥주에 도시락을 배불리 먹고는 얼큰하게 취한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 있던 것이다. 나는 토끼가 아닌데... 짐승이 아닌데... 나는 인간인데...! 단지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인간인데...! 인간에게는 누구나 버릴 수 없는 꿈이 있고 가슴속에 품은 긍지가 있는 법이었다. 쿠로사와는 인간이길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폭행했던 중학생들과 결투를 하기로 결심한다.



ìµê°ì ì¤ ì¿ ë¡ì¬ìì ëí ì´ë¯¸ì§ ê²ìê²°ê³¼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날 품었던 푸른 꿈들을 점점 잃어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숱한 실망을 거듭하며 자란다. 최강전설 쿠로사와의 결론은 명확하다. 결코 실망하지 말라는 것. 더 나은 인간이길 원하는 마음 속 긍지를 잃지 말라는 것.



일찍이 시인 송승언은 이렇게 썼다.
“그러나 폐기장에서 자신이 인간임을 잊었던 인간은 어느 날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새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숲으로 돌아가려다 자신이 박아 두었던 대못에 날개가 찢어져 피를 흘린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6/28 23:40
수정 아이콘
그래서 결투 누가 이기나요?
19/06/28 23:42
수정 아이콘
제목을 보면 최강전설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유소필위
19/06/28 23:50
수정 아이콘
전 이거 시작 부분이 좋더라구요. 내가 원한건 나를 위한 감동이었는데...!
만화방에서 중간에 끊겨 있어서 끝까지 못본게 아쉽지만요 크크
CapitalismHO
19/06/28 23:52
수정 아이콘
쿠로사와는 그래도 키 185쯤되는 워너였던걸로 기억합니다. 크크크
사악군
19/06/29 00:04
수정 아이콘
나름 잘 끝냈는데 2부를 내다만게 좀 추했죠..

1, 2권정도에선 기생충 볼 때랑 비슷한 착잡함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19/06/29 00:25
수정 아이콘
저는 괜찮게 봄..
VividColour
19/06/29 00:28
수정 아이콘
강추
오직니콜
19/06/29 01:09
수정 아이콘
간만에 은과금을 다시보고싶어지네요.
희망근로
19/06/29 05:56
수정 아이콘
그림체가 카이지 맞나요?
19/06/29 14:06
수정 아이콘
맞아요
페스티
19/06/29 07:27
수정 아이콘
공감성 수치 오지는 만화죠 크크크 전갱이....
안초비
19/06/29 09:49
수정 아이콘
중고긴 하지만 단행본 전질 소장중인 만홥니다. 정말 대단한 만화..
coolasice
19/06/29 10:57
수정 아이콘
마지막이 좀 허무하게 끝난...
아니면 애초에 타이틀에 걸맞는 엔딩인가요?
안초비
19/06/29 10:59
수정 아이콘
저는 참으로 적절한 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ChloeCreative
19/06/29 12:15
수정 아이콘
처음 건설 현장 나올때 진짜 흡입력이 장난 아닙니다
노스윈드
19/06/29 18:05
수정 아이콘
똥폭탄으로 싸우는 pgr러의 귀감이될만한 사나이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654 [일반] [9]직장실화. 공포의 팀 휴가 [12] Secundo6976 19/07/01 6976 16
81653 [일반] [9]곧휴가 철을 맞아, 군 시절을 떠올리며 [19] 226073 19/07/01 6073 13
81652 [일반] 부풀어 오르는 온라인 커머스 매출액, 과연 정상적일까? [47] 내꿈은퇴사왕10374 19/07/01 10374 5
81650 [일반] [팝송] 칼리 레이 젭슨 새 앨범 "Dedicated" [4] 김치찌개5477 19/07/01 5477 3
81649 [일반] 사랑의 블랙홀이 살인마를 만났을 때... (영화 리뷰) [13] 박진호8862 19/07/01 8862 4
81648 [일반] 연차휴가 계산 시에 군 복무 휴직기간은 결근? [30] 삭제됨10171 19/06/30 10171 5
81647 [일반] '손정의' 이야기 [61] 아케이드15912 19/06/30 15912 18
81646 [정치] 홍콩 여대생 "송환법 철회까지 끝까지 싸우자" 메시지 남기고 투신 [21] 나디아 연대기12633 19/06/30 12633 10
81645 [일반] 사랑했던 너에게 [9] 걷자집앞이야5448 19/06/30 5448 12
81644 [일반] 근래 일본 이세계물 베스트로 꼽는 작품 중의 하나,무직전생 [23] chldkrdmlwodkd10855 19/06/30 10855 1
81643 [일반] 5G 전쟁 히스토리 - 5G 꼴찌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KT [53] 광개토태왕20454 19/06/30 20454 0
81642 [일반] 최근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70] 아유11206 19/06/30 11206 7
81641 [정치] 판문점 회담 임박. [367] 작고슬픈나무33671 19/06/30 33671 69
81640 [일반] 일본 반도체 소재 3종 한국 수출규제 발동 [256] 아케이드21848 19/06/30 21848 4
81639 [일반] [팝송] 핑크 새 앨범 "Hurts 2B Human" [6] 김치찌개5338 19/06/30 5338 1
81638 [일반] 파이썬으로 트위치 스트리머 영상 편집점 찾기 [24] 탐이푸르다13618 19/06/29 13618 25
81637 [일반] mbc 마리텔의 트랜스젠더 조롱 논란 [254] 나디아 연대기23036 19/06/29 23036 1
81636 [일반] (스포)개인적으로 본 신선한 소재나 파격적인 전개로 충격을 받았던 영화 베스트10(2부-1장. feat.감각의 제국, 실락원 그리고 지하상가) [8] 파멸성9283 19/06/29 9283 1
81635 [일반] 경찰이 뒷짐지고 손 놓는다고 욕할 수 없는 이유 [159] 삭제됨14359 19/06/29 14359 6
81634 [정치] 휴전선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날 가능성? [47] 내일은해가뜬다10689 19/06/29 10689 1
81633 [일반] 쿠야시이(悔しい) 정확한 번역은? [30] 잰지흔11591 19/06/29 11591 6
81632 [일반] [스포] 『최강전설 쿠로사와』, "나는 인간이야...!" [16] 9689 19/06/28 9689 2
81631 [정치] 1960년, 4.19 직후 박정희와 친구의 대화 [42] 서양겨자12044 19/06/28 12044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