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그때 우리집은 옛날 식 다가구 주택이었고 많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 늦은 밤에 더워서 혼자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보니 어두워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옆집 옥상에 사람들 4, 5명 정도가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게 보였습니다.
말 소리는 안 들리고 그냥 모두 조용히 앉아서 더위를 식히는 것 같았습니다.

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옥상에서 혼자 딱히 할게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옆집 옥상 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앉아 있던 여러명의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시선을 돌린게 길어봐야 몇 십초일텐데 그 사이에 자리를 다 치우고 모두가 사라진겁니다.
멀지 않은 거리라서 자리를 정리하고 옥상 계단으로 내려가면 무슨 소리라도 들렸을텐데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바로 근처에 있던 여러명의 사람들이 아무런 기척 없이 몇 십초만에 없어진 일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습니다.


- 작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양말에 구멍이 난 걸 알았습니다.
급하게 출근하느라 미처 확인을 못 하고 신고 나온거죠.

여름이라 더워서 사무실에서는 슬리퍼를 신는데 구멍난 양말인 채로 슬리퍼를 신을 수는 없으니 양말을 사야했습니다.
마침 내리는 지하철역 바로 근처에 다이소가 있어서 거기를 들러 양말을 하나 샀습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출근을 하면서 지하철역에 내리는 시간이 8시30분쯤인데 그 시간은 다이소의 영업시간이 아닙니다.
보통 다이소 영업 시간은 10시~10시죠.

아침 개장 준비를 한다해도 9시 넘어서 할 테고 준비 기간동안에 문을 열고 물건 판매를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한 후 매일 출근을 하면서 다이소를 보면 역시나 그 시간에는 문이 닫혀있고 개장준비조차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 날 내가 양말을 샀던 그 다이소는 왜 그 시간에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을까요. 왜 그날 하루만 그랬을까요.

정말 사소한, 별거 아니지만 여전히 제게는 신기한 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