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너랑 같이 다니는 건 좋지만, 우리가 같이 다니는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둘이 사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절 피한 것도 있었다고 털어놓더군요.

자기가 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든 것 같다며 저한태 미안해했습니다.

헤어지면서 그 친구한태 전처럼 웃으면서 잘 지내자며 악수를 청했지만, 

악수를 받으면서 그 친구가 그럽니다: 

"너는 지금 내 친구도 아니고 뭐도 아닌데, 

자꾸만 치고 들어오면 더 화가 난다" 

"하지만 나에대한 너의 호감도는 상승세니까, 진득하게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

"근데 친해진다고 해도 우리가 전처럼 속마음 터놓고 지낼수는 없을 것 같다. 

내 나름대로 선을 그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 말을 들으며 그 친구도 참 피곤하게 꽁하게 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무슨 여친하고 싸우는 것도 아닌데말이죠? 

(정작 제 성정체성은 그 친구하고는 다르지만 한번도 애정으로 대한 적은 없었습니다. )

물론 저와 싸우면서 나름대로 느낀 피로와 상처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이후에는 함께 전시회에 구경을 가기도 했습니다. 

제가 "화해의 의미로" 제의를 했고, 

무엇보다도 3주동안 만나지 말자는 말이 있기전에 서로 약속을 한 상태이기도 했지요. 

오랜만에 같이 웃으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내고 좋게 헤어졌습니다. 

그때까지는 좋았지만 그 친구의 관계는 저번주 일요일을 계기로 다시 틀어졌습니다. 

페이스북 상으로 즐겁게 대화를 하면서 저한태 

논문을 써야하는데 일은 안 잡히고 무기력하다며 본인의 슬럼프 얘기를 끄냅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길게 보고 온거니까, 느리게 가더라도 쉬면서 공부하고 싶다며 저한태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얘기에 자극 좀 받으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취지로.  

"정면돌파를 해봐라" "집에만 있지말고 학교에도 좀 나와라" 

"나보다 좀 절박함이 덜한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너도 성공하러 유학왔으니까 성공 좀 했으면 좋겠다"

"성취감이 느껴지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훈수라면 훈수겠고 쓴소리라면 쓴소리인데, 

 그게 그 친구입장에서는 엄청 불편했나 봅니다. 

다음날 연락을 하니까 "삼진아웃" 드립을 꺼내며 자기 일에 참견하지 말고 오지랖떨지 말라고 했는데, 

자기 말은 귓등으로 안 듣는다며 다시는 보지 말자는 얘기를 꺼냅니다. 

"그렇게 성공해서 니 잘난 맛으로 살아라" 

"잘난 것도 없는 니가 잘난 척해서 꼴배기 싫다" 

그동안 저에 대한 자격지심 혹은 질투에서 나온 말이었을까요?

어쩌면 그동안 곪았고 곯은 상처가 이제서야 터졌던 걸까요? 

당황해서 찾아가면 문전박대하겠다는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아갔지만, 

SNS와 전화번호마저도 차단하겠다며 저한태 성을 냅니다. 

나중에 자기가 누그러지면 그 때 연락하겠다며 앞으로 연락도 하지도 말고 찾아오지도 말잡니다. 

솔직히 그 친구가 잘 되라는 의미로 한 얘기였기 때문에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내 자존심을 억누르고 누군가는 사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친구가 옹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과부터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같이 자존심을 세우면 상황은 더욱 안 좋게 되고, 무엇보다도 그 친구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성이 낸 상태에서 어떤 말도 그 친구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를 알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쭉 저한태 서운하고 불편한 일이 많았고. 그게 지금까지 삭혀지지가 않답니다 

그 친구가 마음을 돌리고 연락을 할지는 불분명하지만 한국도 아니고 외국에서 그런 일을 겪으니 마음이 더 아픕니다.

한편으로는 제 성정체성때문에 일부러 정때려고 그 친구가 그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