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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16 21:08:39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어째서 남자가 여자를 지배했는가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 이 책은 제게 꽤 큰 정신 자극이 된 책입니다. 이 책이 던지는 수많은 화두와 의문들은, 세상을 꽤 비틀어 보기를 좋아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시각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저 자신조차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몇십 년이 지난 뒤에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같은 반열에 오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독후감을 써 보고 싶을 정도이지만, 내용이 워낙 방대한 관계로 전체의 내용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 책의 중반부에 나오는 내용 중에, '어째서 남존여비 사상은 인류사회 전반에 걸쳐 일반화되었는가"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 책이 담고 있는 수많은 충격적인 내용 중에서도, 제게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여존남비"라 부를 만한 사회 체계가 국가 단위로 확실히 정착된 곳은 없습니다. 아마조네스 같은 극단적인 경우는, 역사학자들로부터 실제 존재하긴 했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고 있습니다. 만약 아마존의 실존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인류 전체 역사로 보면 유의미한 숫자로 보기 힘듭니다. 이는 우연으로 볼 수 없으며, 심도있게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질문입니다.

가설 1. 남자가 힘이 더 세기 때문에, 여자들을 굴복시켰다.

고대 사회부터 남존여비가 일반적인 사상으로 정착된 이유로-흔히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이유로는-남성의 우월한 완력, 육체적 힘을 꼽습니다. 그런데 이 가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가장 강한 자를 지도자로 선택하나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만 그렇다구요? 아니요. 심지어 수렵 사회에서조차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인원 사회에서조차도 아니거든요. 40~50마리로 구성된 침팬지 사회의 지도자, "알파 수컷"은 가장 힘센 침팬지가 아닙니다. 알파 수컷은 가장 사회성이 뛰어난 침팬지-가장 자기 편이 많은 침팬지입니다. 아마 원시 인간 사회에서도 비슷하리라 추측되며, 심지어 이것은 현대 사회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도자 선발 기준입니다. 왕은 자신이 왕이라서 왕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왕으로 섬기기에 왕입니다.

가설 1-1. 그렇다면 굳이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집단으로만 봐서, 남자들의 평균적인 신체능력이 더 우월하기 때문에 여자들에 비해 사회적 권력을 더 많이 가져간 게 아닐까?

아니요. 만약 그렇다면 인류사회 전반에 걸쳐 인류역사 초기부터, 심지어 선사 시대부터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경로우대 문화를 설명할 수 없어요.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이에 비해 신체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도 권위를 가지고 존중을 받아 왔습니다. 노인 계층은 전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 젊은이들에 비해 더 지혜롭고, 사회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남자의 육체적 우월함이 남존여비의 이유라는 가설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가설 2. 남자들이 더 공격적이어서 전쟁을 주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권력이 남성들에게 독점되었다.

꽤 그럴듯해 보이는 가설입니다. 고대부터 군권은 곧 권력이었습니다. 인간들은 일반적으로 칼 앞에서는 말을 매우 잘 듣는 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대부터 전쟁, 즉 군인은 남자들의 전유물이었거든요.

그런데 뒤집어 생각하면, 왜 군인은 남자들이었어야 할까요? 병사들이 다 남자들이라도, 장군이나 책사는 여자가 될 수 없었을까요? 그것은 목화 따는 노예가 다 흑인이니 농장주도 흑인이어야 한다는 주장과 같습니다. "당시 사회상으로 어떻게 감히 여자가 군대에서 높은 사람이 돼?" 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그 순간에 주객 전도, 순환 논증이 됩니다. 여자니까 군인은 안 되고, 군인이 사회적 권력이 강하니 남성이 우월해졌다.. 설명이 안되네요. 

가설 2-1. 남자들이 전쟁-혹은 생계 유지 등등- 같은 많은 사회적 희생을 했기에 더 많은 권력을 가졌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성들이 육체노동을 거의 전담하고 남자들은 빈둥거리는 사회도 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북한만 해도 남자들은 집에서 놀고 여자들이 장마당에 나가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도 남한보다 훨씬 남존여비 사회입니다. 남성들이 사회적인 희생을 많이 하는 사회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성들이 사회를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사회까지도 "여존남비"라는 사상이 일반화되지는 못했습니다.

 더 많은 희생이, 더 많은 권리를 가져다 주나요? 2차 세계대전에서 여성의 역할이 컸기에 여성 참정권이 주어졌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하지만, 저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조선 시대 여자들은 조선 사회의 유지를 위해 엄청나게 많은 것을 희생했습니다. 하지만 조선 여자들이 받아든 것은 참정권은 커녕 칠거지악이었습니다. 행주산성에서 아낙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날랐건 말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에 프랑스 제국을 건설한 것은 세네갈인과 알제리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사회 밑바닥에서 헉헉대며 살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역사 속에서 여성들의 희생이나 역할이 없었나요? 아니요. 엄청나게 많았죠. 같은 논리라면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한 후에 노예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엄청 올라갔어야 합니다. 결국 여성 참정권이나, 나아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사상이 일반화된 사건은, 

1) 여성들이 사회적 약자로써, 끊임없이 여권 신장 운동을 통해 싸워서 얻어내었거나.
2) 프랑스 혁명 이후 사회적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한 천부인권론, 만민평등사상에 영향을 받아, 사회 전반에 의해 시혜되었거나.
3) 1)과2)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거나.

이렇게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 위의 가설도 틀렸네요.


가설 3. 자연 선택적 진화에 의한 자연스런 결과다.

이 가설은 꽤 재미있습니다. 일단 남자들은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 했습니다. 그 경쟁은 때로 육체적인 다툼이기도 했고, 머리를 써야 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질적으로 "경쟁"을 잘하는 개체가 후대에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십 수백 세대가 흐르는 동안, 남자들은 "공격적이며 야심 차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개체가 되었습니다.

인간 여자들은 신체적 능력이 약하고, 아이를 수태한 동안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자신과 자녀의 생존을 보장하려면 남자에 의탁할 수밖에 없었으며, 수십 수백 세대가 흐르는 동안 "남의 뒷바라지를 잘 하고 순종적이고 자녀를 잘 돌보는" 유전자가 남겨질 확률이 높았다는 겁니다. 공격적이고 경쟁을 잘하는 여자의 유전자는, 상대적으로 남겨질 확률이 적었습니다. 

이렇게 남녀의 유전자가 생물학적 DNA에 새겨진 결과로, 남자들이 사회적 권력을 얻기에 더 적합한 특질을 갖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 가설은 얼핏 그럴 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동물 사회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보노보 원숭이 사회와 코끼리 사회가 그 예입니다. 보노보 원숭이 역시 영장류이며 수컷이 힘이 더 세지만, 대부분의 보노보 원숭이 집단은 암컷들로 이루어진 이너서클이 있으며 수컷들은 암컷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일상입니다. 코끼리 사회의 경우는 이영도의 소설 속 "나가"집단을 생각하면 되는데(소설 속 나가 사회는 코끼리 집단 사회를 거의 그대로 패러디했다고 보면 됩니다.) 철저히 암컷들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이며 수컷들은 그냥 유전자 셔틀(?)일 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인간 사회에서는 왜 보노보 원숭이 사회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교통과 통신의 한계로 집단들 사이에 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던 중세시대 이전까지, 비록 몇몇 집단에서는 남성이 사회적 승리를 거두었을지라도, 다른 소수의 집단에서나마 여성 위주의 사회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결론. 그럼 대체 왜 남자가 여자를 지배했는가?

사람들은 고대-중세-근대의 '남성-여성'관계를 보면서 어렵지 않게 계급을 떠올립니다. 귀족은 노예보다 우월합니다. 왜? 그냥.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합니다.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남자-여자 간의 관계는 귀족-노예 따위보다 더욱 절대적이고 더욱 강력한 경계였어요. 조선의 과거 제도는 평민을 지배층으로 받아들이는 제도였지만, 여자가 과거를 본다는 건 당시의 사회가 받아들이질 못했습니다. 

이 책에서 내는 결론은, 매우 간단합니다. 

"잘 모르겠다." 어찌 보면 허무한 결론입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억지로 결론을 내려 보려 합니다.

"그냥 XY유전자-남자-가 평균적으로 가진 능력이 사회 권력을 얻기에 더 적합했기 때문에 그랬다."

 굳이 표현하자면 위의 3번 가설을 약간 바꾼 개념으로, 남자들이 생물학적 자연선택에 의해 자연스럽게 물려받고 발현된 특질이 사회적 권력을 얻기에 더 적합한 특징-호승심, 사회성, 경쟁심, 공격성 등등-이었고, 여자들은 그에 비해 가정적이고 좀더 섬세한 특질을 물려받게 되어, 자연스럽게 사회적 권력이 남자에게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LOL로 말하면 남자는 미드에 적합한 캐릭, 여자는 서포터에 적합한 캐릭이라고 할까요. 

 네, 충분히 성차별주의적인 발언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만, 저로선 이 가설이 아니면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가부장제, 남존여비가 그토록 보편화된 이유를 찾질 못하겠습니다.

 그럼 왜 보노보 원숭이와 코끼리 사회와 정 반대였는가? 하는 것은.. 그냥 우연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냥 위의 가설 역시 완전하지 못하다는 반례가 될 것입니다. 만약 제가 그것을 완벽히 설명한다면 직장인이 아니라 인류학자가 되어야겠죠.

피지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체 왜 현대사회 이전까지, 남자가 여자를 지배해 왔을까요? 
이 질문의 정답은, 현대의 평등사회를 만드는 데도 매우 중요한 질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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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omile
16/08/1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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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사례가 2-1의 참고자료가 될 거 같네요.

제주도도 여자들의 경제활동이 사회를 좌우했고 그만큼 여성의 지위가 높았죠.
조선시대 때 제주도의 큰 부자였던 김만덕 할망이 흉년이 든 제주도를 구원했던 사례는 제주도에서 여성의 경제활동과 사유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증거입니다.

이건 근대에도 마찬가지라서 이재수의 난 때는 해녀 노조, 무녀 집단이 반 가톨릭군의 주축이었고
제주도에서 가장 큰 항일운동은 이름 부터가 '제주 [해녀] 항일운동'이죠.

또한 제주 신화의 주인공은 거의 다 여성이구요.

그런데 제주도에서도 제사는 남자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물만난고기
16/08/16 21:22
수정 아이콘
모든 권력의 원초적인 근원은 폭력 혹은 무력에 기인한다고봅니다.
미국이 킹왕짱인 이유는 그 강대한 군사력때문이죠, 법의 힘이란 것도 그걸 위반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공권력때문이고요.
1번에서 개개인의 무력을 잣대로 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치겠지만 개개인의 힘이 엇비슷하다고 전제한다면 머릿숫자가 곧 힘이라는거죠.
자기 편이 많다는게 그만큼 강한 완력과 무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싶네요. 세력으로 더 많은 힘을 얻기 위해 힘이 약한 여자보단 강한 남자가 우대되는 남존여비가 창궐된게 아닐까요?
벼에서쌀을
16/08/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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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 수렵, 전쟁등 육체적인 능력이 중요하던 시기였으니, 가설 1-1이 가장 그럴듯해 보이고

거기에 추가로 인원이 많아지면 그것을 통제하기 위한 사회성도 역시 중요해졌을것 같습니다.

첨에 몇 명 없을때는 그냥 크고 힘센놈이 킹왕짱이였을것이고,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힘만으로는 한계가 생기니 점차적으로 사회성 즉 지혜와 연륜이 점점 중요해진거죠.

딱 하나의 기준만으로 인류를 설명할 필요도 없고, 쉽지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
16/08/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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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3번 가설과 비슷한 생각인데, 남자들은 대다수가 싸구려라서 막 죽고 죽여도 상관없고 그 와중에 좀 괜찮은 놈들 위주로 살아남지만, 여성, 특히 젊은 여성은 그깟 남자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가치를 생물학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전체 남성 대비 전체 여성 하면 여성이 훨씬 소중한 존재지만 살아남은 남성 1 대비 여성 1로 하면 남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코끼리나 보노보 원숭이가 정확히 어떤 생활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암컷이 일생에 낳는 자식 수나 생태계에서 갖는 위치 등이 중요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코끼리는 패왕이고 무리지은 원숭이는 어지간한 포식자들도 못 건드리지 않나요?
16/08/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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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 글 좋아요.
16/08/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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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이젠 별로 쓸모 없지만 그동안의 기여를 존중해 드리는 개념 아닐까요? 또한 그런 문화를 통해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는 보험도 될 테고요.

저도 그냥 힘 같습니다. 지금 당장 100 명쯤 되는 한국인들이 무인도에 표류한다치고, 어떤 식으로 질서가 생겨날 지 상상해보면....
유유히
16/08/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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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해주신 사례는 재미있군요. 100명의 한국인이 무인도에 표류한다면.. 가장 힘센 사람이 리더가 될까요? 만약에 제가 그 일원이라면, 가장 힘센 사람이 이끄는 조직에는 별로 가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뭔가 같은 말을 해도 호감이 가고 지혜로워 보이는 사람에게 끌릴 것 같아요.
16/08/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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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긴 한데, 그래도 힘 기준으로 중간은 가고 (상자 하나도 못 들어서 낑낑대면 믿음직하지가.....), 힘 센 남자들과 잘 소통을 하는 사람이어야 리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러려면 본인도 남자일 확률이 99%.....
Samothrace
16/08/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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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도 나와 있는 이야기지만 사회성이 가장 좋은 사람이 리더가 되겠죠. 기존 사회의 상식이 남아 있는 이상 급진적이 재사회화가 이루어지진 않을 거고 리더도 남성-여성 관계도 어느 정도는 지금과 그대로 갈 것이라 봅니다. 다만 최소 한 세대 이후에는 많은 관계 변화가 생기겠죠.
16/08/1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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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은 재생산을 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에너지나 자원을 쓰는 쪽이죠. 곤충같이 그런 차이가 적은 생물은 암컷이 수컷보다 강하고 큰 경우도 있으나 재생산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는 포유류는 대부분 수컷이 더 크고 강하고... 그렇게 분업화가 되어 있지요. 인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포유류 중에서도 재생산에 큰 에너지가 소비되는 인간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보니 바깥 일(사냥, 집단생활)이 남자 위주가 되게 되고 남자가 많은 쪽이 싸움을 이기니 남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 대우도 좋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가설 1번도 간단하게 부정할 수는 없는게, 지도자가 힘이 대단히 강할 필요는 없어도 약해 보이는 수준은 아니어야지 권위가 서지요. 침펜지도 사회성이 뛰어나더라도 질병, 부상 등으로 다른 수컷 침펜지 육체능력이 60% 정도 되는 침펜지가 알파메일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음... 두서가 없게 썼는데 유유히 님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근데 단순히 유전자의 형질이 아니라 구조상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쪽이에요. 누군가는 애를 돌봐야만 하는데 피임이 없던 시절, 여자 한명당 애가 5명씩은 있을텐데 육체적으로 강하지 않은 여자가 돌보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효율적이었겠죠. 그러면 경험적으로 여자는 애를 돌보고 남자는 사회활동을 하는게 좋다 -> 남자>여자 이런 식으로 굳어지지 않았을까요.
유유히
16/08/1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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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라면 역시, "바깥일(사회적 활동)이 집안일보다 우월하다"는 사회적 전제, 합의가 필요하군요.

사실 집안일(가사노동)의 강도는 결코 낮지 않았습니다. 고대에 매머드를 수렵하던 시절에야 비교적 가사노동이 안전하고 편한 꿀보직(?)이었겠지만, 농경사회가 되고 나서는 거의 비슷해졌으며, 중세, 근대사회로 오게 되면 육체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일 또한 많아졌습니다. 회계사, 의사 등등의 전문직 등등.

비록 고대에는 여성이 집안일에 매달리는 게 효율적이라 그렇게 분업했다 쳐도, 중세,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도 여성들이 인류역사의 2선에 물러나 있었던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문화는 필요에 따라 바뀌고 지배층과 피지배층은 수시로 넘나들기 마련인데도, 여자를 무시하는 문화만큼은 전 세계적으로 아주 철저하게 지켜졌단 말이에요. 전 이 점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16/08/16 22:01
수정 아이콘
앗 글을 참 이상하게 썼나봐요... ㅜㅜ 남자가 사회활동을 함 -> 남자가 많은 쪽, 능력 뛰어난 남자가 있는 쪽이 싸움을 이기고 많은 것을 얻음 -> (수요 공급 상) 남자를 잘 대해주는 문화가 그렇지 않은 문화를 이김 -> 남존여비 정도의 진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집안일의 강도는 어마어마하죠. 현대에도 출산중 사망사고가 있는데 고대에는 임신-출산이란거 자체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고, 애도 퍽하면 죽어나가며, 애를 5~10명씩 키운다는건 지금으로는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의 노동;
유유히
16/08/1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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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말씀해주신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제가 댓글에서 의도한 바는.. "더 이상 개개인의 육체적 능력이 중요해지지 않은 시점이 오고 나서도" 여성들은 핍박받았다는 점입니다. 공자왈 맹자왈만 해대던 하등의 쓸모없는(;) 남성들이 사회지도층으로 앉아 있었던 조선. 하는 거라곤 기도밖에 없던 성직자들이 최고 대우를 받던 중세 유럽.. 이 정도 되면 그 많은 세계사에서 충분히 남권-여권이 역전된 사례가 나올 법도 한데.. 그런 사례는 없단 말이에요.

그러고 보면 결국 선사시대의 경험이 유전자 깊숙히 박혀서.. 사회적 권력에 적합한 본성과 그렇지 않은 본성으로 나뉘었다고밖에 볼 수 없거든요.. Cogito 님의 의견을 부정하는 것 아닙니다. ;;;
16/08/16 22:27
수정 아이콘
아 귀족층이 생겨서 가사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자들이 생겼는데도 사회진출한 여성이 거의 없었던 점에 대해 말씀하시는건가요? 그건 진짜 어렵네요 흐흐.
지나가던선비
16/08/1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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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족간의 전쟁이 발생한 시점이 전환점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육체노동의 경중과 기여도와는 달리 전쟁은 남자들이 명백히 유리하죠.
16/08/16 21:52
수정 아이콘
남자의 힘 / 여자의 생리+출산+육아
1+3 쪽이겠네요. 2는 그에 따른 자연선택이라 봅니다. 특히 적으로부터 지킨다는 점에서 남자는 힘도 세니 지켜야 할 위치를 맡았고, 여자는 설령 힘이 세더라도 애(낳았든 안 낳았든) 때문에 보호받을 위치가 됐구요. 각 부분의 반론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봐야겠네요
여자가 남자보다 육체적으로 강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재활용
16/08/16 22:10
수정 아이콘
사자는 여러 암컷을 거느리고 사냥에서 암컷들이 잡지 못하는 대형동물을 잡는 크랙 역할을 맡습니다. 언급하신 보노보 원숭이와 코끼리는 초식동물이구요. 혹시 사람도 육식동물이라는 전제를 넣는다면 진화론적인 경향에 자연스럽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사람이 육식동물인지 초식동물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뇌용량이 커지고 진화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사람의 식단에서 단백질의 비중이 늘어나고 그 필요성이 커지는데 새끼를 거느린 암컷은 새끼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라 사냥에 전력하기 어려워지고 그에 비해 수컷은 육체적 능력이 강하고 새끼를 양육하는 입장이 아니라 몸이 가벼우니 상대적으로 사냥으로 고기를 비교적 쉽게 구해올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수컷이 먹이를 가져오니 주도권을 쥐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뽀로뽀로미
16/08/16 22:10
수정 아이콘
단순하게 힘이 센 쪽이 권력을 가진다는 가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 무리든 힘이 센 놈이 우두머리가 되고 항상 2인자로부터 호시탐탐 도전을 받습니다. 늙어서 힘이 없어지면 도전에서 패하고 무리에서 쫓겨납니다. 그런데 구성원끼리 유대가 가능한 집단에서는 한 놈(?)의 완력이 아니라 유대를 더 많이 맺을 수 있는 놈이 권력을 장악합니다. 언급한 침팬지 무리처럼요.

여기서도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유대를 맺은 쪽이 두 집단이라면 두 집단 중 힘의 총합이 더 센 쪽이 권력을 장악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힘의 총합은 얼마나 많은 구성원을 자기편으로 만드느냐에 달렸고 이것은 우두머리를 정함에 있어서 더이상 완력만이 그 조건이 아니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가장 원시적이고 단순한 무리에서는 완력에 의해서, 유대가 가능한 무리에서는 정치질이 우두머리가 되는 중요한 조건이 되겠지요. 그리고 유대가 가능한 집단에서 최초 유대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순간에서는 역시 완력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조건이 될 걸로 봅니다.

결국 단순한 집단에서는 강한 놈이 살아남고,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집단으로 갈수록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수원감자
16/08/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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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1이 맞는 것 같네요.
노인 공경이야 본인도 결국에는 노인이 될테니 공경하는 게 유리하지만, 언젠가 여자가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호모 루덴스
16/08/1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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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살펴보면 어떻까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을 읽다보면, 신화라는 이야기는 그 부족사회의 사회구조를 반영한다것을 느끼게 됩니다. 부계사회에서는 남자/불/폭력 등의 주로 등장하고, 모계사회에서는 반대로 여자/물/식물재배 등이 주 이야기거리가 되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리스신화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남존여비하고는 거리가 좀 멀죠. 제우스는 헤라를 무서워했고, 아프로디테는 남편 이외에도 많은 애인이 있었죠. 그리스사회가 남존여비의 사회이었는가는 좀 의문이 있습니다. 고대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남자냐 여자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신분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고대신라에서 여왕이 나왔던 이유도, 진골이라는 신분때문이기도 했고..
중세사회로 넘어가면, 이 시기의 신화는 성경이라고 볼수 있죠. 그럼 성경의 신화구조를 봐야하는데, 알다시피 철저하게 남자위주로 구성되며, 여자는 나쁜 이미지의 형태로 차용되죠. 삼손과 고릴라(?)에서의 삼손의 머리카락을 날린 여성분이 떠오르네요. 그렇다면 중세시대는 남존여비의 사회구조일 확률이 높겠네요.
과연 전시대를 걸쳐, 전세계의 거의 모든 문명이 남존여비라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느냐 갖고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예스라고 해야, 역사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지배했다라는 말이 보편성을 지닐텐데, 인류역사의 문명중 얼마정도가 남존여비라는 사회구조를 지녔을까요? 궁금하네요. 혹시 그 책에 쓰여져 있다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6/08/1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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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기엔 헤라는 자기부터가 제우스에게 당해서 결혼한 처지고, 제우스에게 직접 보복하진 못하고 희생양들만 괴롭혔죠. 그 범위도 어디까지나 가정 내의 일뿐이었구요. 주신들도 다 남자고 같은 신분 내에서 여자가 더 앞서는 에피소드는 기억이 안 나네요. 아 아테나가 아레스보다 대접이 좋은 건 있네요
고대 그리스는 철저한 남존여비 사회로 알고 있는데, 의문을 가질 정도의 근거가 있나요? 신분이야 성별보단 위겠지만 그게 성차별이 없었다는 근거는 아닐거구요
호모 루덴스
16/08/1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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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이 다 남신이라고 하기에는 데미테르가 대지의 여신이고, 아테네가 지혜의 여신이며,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미의 여신이었죠. 제우스가 만약 당당했고, 헤라에 대해서 우월했다면, 당당하게 난봉질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난봉질하는것을 보면 헤라의 눈치를 보며 아주 별에별 쇼를 하며 난봉질을 하죠. 즉 제우스가 헤라에 대해서 절대적위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죠.
남자가 어떻게 여자를 지배하였는가라는 질문라는 과연 올바른 질문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보다는 왜 모든 문명은 사회구조적으로 모계사회가 아닌 부계사회를 선택하였는가?라는 질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합니다. 모계사회도 장단점이 있고, 부계사회도 장단점이 있는데, 문명의 형태를 보면 부계사회의 면모를 훨씬 더 많이 지니고 있으니까요. 과연 무엇이 이러한 선택으로 하도록 했느냐인데.. 궁금하네요.
16/08/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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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말씀하신 두 부분 다 저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유유히
16/08/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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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남존여비 사회의 비율이 따로 명시되어 있진 않습니다. 뉘앙스는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다는 뉘앙스이고, 제가 아는 상식의 한도에서는 극히, 아주 극히 예외를 제외하고 99.9999%에 가까운 인구가 남존여비 사회에 살아왔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모 루덴스
16/08/1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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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존여비 사회의 정의가 궁금해지네요. 일단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남존여비라고 하면, 부계사회이고, 일부다처제일 확률이 높고, 여성의 사유화까지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좀더 생각해야하는 것이 여성의 사유화의 정도가 되는 것인데, 과연 어느정도까지 사유화를 인정하였는가? 단순한 권리제한에만 해당하였는가? 아니면 여성을 재물로서 매매의 형태까지 가능하다고 여겼는가...
그 책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었나요?
유유히
16/08/1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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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인류역사 전반에 걸쳐 남자의 사회적 권력이 더 우월하였다, 정도입니다. 질문하신 내용들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통계낸 연구는 이 책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호모 루덴스
16/08/1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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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좀 실망이네요. 이러한 거대담론에 있어서,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논증의 치밀성과 실증의 여부인데 말이죠. 거대담론 자체가 너무 추상적이여서, 그것을 증명하려면, 그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다시 세분화하고, 그것에 대한 논증을 확고히 하는 것인데, 거기에는 반드시 대상에 대한 정의를 구체적으로 하고 들어가야, 추상적인 담론에 대한 애매모함이 많이 사라지고, 논증의 힘이 살아나고 이 논증이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거기에 실증(다수의 예)으로서 이것이 정말 사실임을 보임으로서, 이 담론이 단지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그런데 단순히 인류역사 전반에 걸쳐 남자의 사회적권력이 더 우월했다라는 막연한 정의에서만 그친다면, 논증에 힘이 많이 떨어지네요. 역사전반에 걸쳐 어떤시기에는 남자의 권력이 여성에 비해 어느정도 우월했고, 또 다른시기에는 어떠했고, 또한 그 기반은 어떤 것으로 이루어졌고, 그래서 총괄적으로 어떠한 형태로서 남자가 여성에 대해 우월성을 지녔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 및 명제설정은 되어있어야 거기에 따른 논증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이루어질 듯 하는데 말입니다.
좀 아쉽네요. 단순한 선언명제에서 책의 내용이 그친다면 말이죠. 재미있는 주제인데 말이죠....
유유히
16/08/1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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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그만큼 광범위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게 파고든다면야 이 책의 주제가 성평등의 역사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한번 이 책을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주제 외에도 다른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습니다.
호모 루덴스
16/08/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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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도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학'을 권해드립니다.
800여개의 신화이야기를 재구성해서 그 관계성과 그 이야기가 지니는 상징성을 분석해나가는 책인데,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읽다보면 정말일까? 너무 그럴싸한데... 나한테 사기치는거 아니야 할정도로 논증을 아주 재미있게 한 책이죠
총 4권중 1,2권이 번역되어 있는데, 1권만 읽어도 괜찮은 책입니다. 물론 1권을 다 읽으면 2권도 읽게 될 확률이 높은 책이지만...
Samothrace
16/08/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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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잘 몰라서 하는 얘기지만 아테네만 해도 여성에게 정치권력을 주지 않았던 게 아니었나요? 노예, 외국인, 어린이, 여자들한테는 정치 참여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것만으로도 꽤나 남존여비인 것처럼 보여요. 혹시 제 의문점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호모 루덴스
16/08/1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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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사회가 모계사회가 아닌 부계사회에 가까운 사회입니다. 따라서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권력과 지위 그리고 거기에 해당하는 책임을 지게 되겠습니다. 그게 부계사회이니까요. 따라서 고대 그리스사회에 성에 따른 지위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남존여비라는 단어는 어떻게 정의하냐것에 따라 이야기가 약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남존여비를 위의 댓글에서처럼 부계사회, 일부다처제, 여성의 사유화로 정의한다면, 고대 그리스에서 보인는 것은 부계사회의 면모이고, 제가 알기로는 일부다처제나 여성의 사유화(재산으로 여기는 행위)는 보이지 않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그리스사회에서 성에 따른 차별이 있었지만, 우리가 이야기하는 남존여비의 형태는 아니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성에 따른 차별은 존재하지만, 남존여비의 사회라고는 하지 않지 않으니까요. 만약에 고대 그리스사회가 부계사회, 일부다처제, 여성의 사유화를 했었다면 그때는 남존여비의 사회라고 하여도 문제는 없을 듯 싶습니다.
그만큼 남존여비라는 말은 극단적인 뜻을 함유하는 단어이고, 그에 따라 보다 분명한 그리고 구체적인 정의를 하고 사용하여야 오해의 소지를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합니다.
16/08/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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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따른 지위차이가 존재하는 시점에서 보통은 남존여비라 합니다. 여성의 관직,공직 진출이 막혀있으며 여성의 운명의 가정의 남성에 의해 결정되거나 종속될 경우가 남존여비입니다. 그리스 사회정도면 여성은 이미 거의 재산처럼 거래되기도 했고요. 물론 전통적인 그리스 사회에서 가장이외의 가족구성원들은 사유물처럼 다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으니 또이또이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가장의 역할을 남자만 맡았을 뿐더러 집안의 여식들을 공물이나 선물처럼 거래하는 풍습이 있는 곳이 그리스였던걸 감안하면요. 그리스 사회정도를 남존여비라 부르지 못한다면 우리가 남존여비라 부를 수 있는 사회는 얼마 안됩니다. 남자는 존귀하고 여자는 비천하다라는 생각이 만연하지 않은 사회는 근대에 들어서야 간신히 나타납니다. 그 이전 사회는 모두 남존여비라 부르기에 충분한 곳들이고요.
yangjyess
16/08/1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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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1 사람들은 강한 자를 지도자로 선택하나요?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강하다는게 꼭 육체적인 힘만을 의미하는건 아니죠. 사냥 하던 시절에는 육체적인 힘이 절대적인데 그들을 통솔하고 규합할 수 있는 사람도 결국 그들과 많이 어울리는 남자중에 나올수밖에 없습니다.

가설 1-1 경로우대 문화도 과거에는 노인의 지혜가 앞서 말한 (강한 자)의 한 요소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설 2 순환논증이 아닌거 같습니다... 장군이나 책사가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처음에 힘 위주로 조직되었던 무리에서 여러 노하우가 전승돼 내려오면서 임명되는건데 그런 조직에서 누가 기득권을 가졌겠습니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여기까지 남자가 우월했지만 이제부터 남녀평등! 하고 세상이 천지개벽 하지 않는 그게 죽 이어지는거 같아요.

가설 2-1 여성의 희생이나 역할이 컸다고는 해도 그건 다른 시대의 같은 여성집단하고 비교해서 그렇다는거지 실제로 목숨을 잃고 다치는 남자의 희생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설 3. 이건 유전자도 유전자지만 사회적으로 그렇게 길러지는게 가장 큰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글쓴분께서 추측한 유전자 의견도, 결국 사피엔스가 애써 부정하려 했던 가설 세가지로 이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남성성이나 여성성이 후천적 요소에 영향을 받지만, 인류의 시초에서는 남자로 태어났고, 여자로 태어났겠죠. 가장 결정적인건 생리와 출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나비효과가 생긴거 같아요.
유유히
16/08/1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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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1과 1-1에 대하여 : 결국, 여성이 가진 특질은 과거에는 '강한 자'로서 대접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아무리 여성이 지혜로웠어도, 노인 계층만큼 여성 계층은 존중받질 못했습니다.

가설 2에 대하여 : 인류역사를 보면 군대에는 흔히 낙하산이 내려오곤 했습니다. 사관학교를 막 졸업한 풋내기 장교나 소련의 정치장교, 혹은 그냥 귀족이란 이유로 아무 근거 없이 떨어지던 낙하산...그런데 그 낙하산조차 백작이 내려오면 내려왔지 백작부인이 내려오진 않았어요. 결국.. 조직 내의 노하우만으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설 2-1에 대하여 : 제 글은 "희생"과 "사회적 권력"은 무관하다는 뜻인데, 앞서 적은 대로 노예가 전쟁에서 아무리 죽고 다쳐봤자 그냥 소모품이 소모된 걸로 취급했지 사회적으로 대접해 주질 않았습니다.

생리와 출산이 가져온 나비효과라는 말씀은..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yangjyess
16/08/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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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제아무리 여성이 지혜로웠어도' 문제에서... 지혜라는 것도 여러 경험들이 축적되어 생기는건데 그 경험축적의 기회가 맨 처음의 육체적 차이로부터 점점 좁혀져서 그 기회박탈로 인해 지혜로운 여자가 생길 확률이 적어지고, 결국 전쟁을 비롯한 국가 명운을 좌우할 문제에 대해서만은 여자는 지혜롭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설 2도 꼭 낙하산 문제라기보다는 그런 경험과 기회의 문제 같아요... 노예의 희생은... 노예가 전쟁에서 죽고 다쳐도 노예가 귀족이 될리는 없지만, 같은 노예 중에서 남자 노예가 여자 노예보다 높은 값으로 매겨지는데는 영향을 끼쳤을거 같네요. 이걸 사회적 대접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아무튼 남자와 여자를 저울질할때 남자쪽으로 기운다는 측면에서...
16/08/1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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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애를 키우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낳는 것도 제일 힘들죠)
인류역사의 가장 발달된 시기인 지금, 2016년 우리나라의 예만 봐도 애 키우는 건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죠.
게다가 남자가 힘도 셉니다.
무무무무무무
16/08/16 22:32
수정 아이콘
성역할의 문제라고 봅니다. 지금처럼 1-2명이면 모르겠는데 10명 15명씩 낳으면 가임기 시절엔 외부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지니까요.
평화로운 시기라면 수태가 나름 신성하게 받아들여졌을 가능성도 크고 그래서 모계사회도 종종 존재했던 것이겠지만,
부족간 전쟁이 시작되는 시기에 이르면서 확실한 지위하락이 이뤄졌을거라고 봅니다.
저항공성기
16/08/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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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잉여생산물이 발생하고 전쟁이 대규모화 되어 전사집단이 생겨납니다. 이 때 전사집단은 잉여생산물이 있으므로 유인원과 달리 지배 계급이 될 동기가 있으며 말 할것도 없이 남자죠.

2. 한동안 남성우위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간단계가 있음.

3. 이후에는 이 것이 뒤집히지 않고 이어짐.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16/08/16 23:00
수정 아이콘
농경과 전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는 생리와 출산이라는 페널티도 있고요.
피지왕김모낭
16/08/16 23:12
수정 아이콘
임신 페널티요. 가임능력은 희소한 특권이긴 하지만 잉태는 결국 남녀 1:1이니까요.
cienbuss
16/08/16 23:17
수정 아이콘
1번가설이나 유전자적인 유리함이 핵심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성평등이라는 개념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과거에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예 없었겠죠. 약자배려보다는 오히려 약자무시가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할 때, 그리고 거의 모든 남성의 육체능력이 거의 모든 여성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생각할 때 무의식적 무시가 있었을 수 있고, 여성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수 있고. 노인문제는 남자노인과 여자노인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일관성이 있지 않나 싶네요.
Samothrace
16/08/1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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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하게 생각되네요. 여성이 얼마나 사회에 기여하느냐와는 크게 상관없이 남성의 호전성과 신체 능력이 국방이나 농경 등등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월했고, 남성들이 이를 무의식적으로 합의하면서 그로 인한 권력 배치가 일어났을 거라고 봅니다. 사회적으로 우월한 입지를 점유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사회성 발달도 성장 과정에서 남성이 훨씬 유리해지죠. 이와 같은 과정이 역사적으로 되풀이됐을 것이고, 그에 따른 남성의 정치적 유리함이 생겼을 거라고 봅니다.
16/08/16 23:23
수정 아이콘
시대의 흐름에 따른 필요성의 누적이라고 생각합니다.전쟁 농사 등의....
자본주의 시대 기계화 정보화 시대가 진행될수록 이젠 임신 빼곤 거의 남성의 일을 여성도 할 수 있으니 남녀격차도 거의 없어지리라 예상하고 있고요.
bemanner
16/08/16 23:33
수정 아이콘
임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간혹 나오는 여성 최고 권력자는 본인의 권력이 자기 아버지에게서 이어지는 거면 자식을 될 수 있으면 안 낳고(엘리자베스 여왕,신라 여왕 3명, 박근혜 대통령 등)
자기 배우자에게서 이어지는 거면 아이를 낳아서 권력에 도달할 때까지만 아이를 낳았습니다(예카테리나 -1명, 클레오파트라-1명(카이사르)/3명(안토니우스), 힐러리 클린턴-1명). 권력을 얻은 이후에 뭐 남자들을 불러들이네 어쩌네 하는 소문이 나더라도 신기하게 그런 관계에서 아이는 잘 안 낳았습니다. 피임이라도 됐던 건지.. 아무튼 일반적인 여성은 임신의 공백기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사회 진출하여 권력을 얻는게 어려웠다고 봅니다.
지직지직
16/08/16 23:50
수정 아이콘
적당히 힘이 쎄며 영리한 사람이 전쟁시 종합 전투력이 가장 높은데, 여자는 적당히 힘이 세다는 조건이 안되서요.. 전략을 걸어도 최소한의 힘싸움은 되야하니까?
정치경제학
16/08/17 01:10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들에게는 뻔한 질문이겠네요.
최초의인간
16/08/17 01:28
수정 아이콘
성적 불평등의 기원을 찾는 순수한 자연과학적 추론과 논의 자체만으로는 성차별적인 발언이나 행위가 되지 않죠.
다만 문제는 가설 또는 사실(특히 '자연스럽다'와 같은 단어에 집착하는 자들)로부터 당위성을 도출하려고 하는, 소위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나타난다는 점?
토다기
16/08/17 01:36
수정 아이콘
저는 임신과 전쟁이요.
입 다물어 주세요
16/08/17 02:00
수정 아이콘
남자가 더 힘도 센데다 여자는 임신까지 해서 그렇지 않나 싶네요.
남성만큼 강한 여자가 권력을 잡는다 해도 임신이라도 하면 약해져서 바로 표적이 되니까요. 그렇다고 임신을 하지않으면 권력을 물려줄 다음 세대가 없고요.

신석기 시대까지는 모계사회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요. 사유재산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권력을 물려받을 사람이 남성인게 나의 가족을 위해 더 낫다고 판단 하지 않았을까요?
Anthony Martial
16/08/17 07:08
수정 아이콘
반은 공감가고 반은 공감가지 못하네요
2차세계대전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과 참정권획득은

노동자 생산을 위한 기본교육확대와
(권력을 쥔 남성에 의해 여성은 교육받기가 힘들었으니)
산업혁명으로 육체적인 제한이 적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전쟁도 화기들 때문에 기술적인 능력이 중요해졌고요
피임도 가능해졌고 농경사회에 비해 출산도 적어졌죠

알제리인들이나 피라미드 노예들은
이미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부려지는 입장이었지요

결론과 부인하신 가설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오만과 편견
16/08/17 14:26
수정 아이콘
인류 역사에서 권력과 제산의 세습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부계-남성을 따라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면, 의외로 간단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들은 해부학, 발생학의 발달로 인류가 번식하는 방식을 배란, 성행위, 수정, 착상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단지 수정란이 여성의 자궁에 10개월동안 있을뿐, 해당 자식에 대한 기원은 남성과 여성모두 각각 n=23 만큼의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해당 과정 특히 자궁속의 난자가 정자와 수정하는 행위에 대한 인지가 무지하기에 단편적으로 '자식이란 남자의 것을 여자의 주머니에 넣어 몇개월간 성장시켜 낳는것' 이라는 착각을 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닭의 알을 구지 그 암탉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곳에 품어 부화시키는 것 처럼요. 그렇기에 종족의 번식의 주된 요소 제공은 남성이며, 거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권리들이 모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종의 유지가 개체의 가장 우선시되는 행위인 만큼요, 적어도 현대 사회를 제외하고 고려를 해보면요.
유유히
16/08/17 15:14
수정 아이콘
사실 여성의 자궁을 밭에 비유하고, 남성의 정자를 씨앗에 비유하는 오래된 비유가 있지요. (밭은 영양 공급. 씨앗은 생명의 주체.)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여성의 자궁에 이미 태아가 존재하고, 정액은 일종의 촉매로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고대인들의 시각으로 볼 때 그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현대시대 바로 이전까지 대다수의 생명 과학자들은 생명의 주체를 남자에 묶어두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습니다. 정자 머리 부분에 작은 아기가 들어있다던지 하는 이론을 펴는 식으로...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죠.

종족 번식의 주체가 남성인 것처럼 보여서 남자의 권리가 강조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자의 사회적 권리가 강조되던 상황이라, 종족 번식의 주체가 남성으로 믿어진 것이 아닐까요.
16/08/20 12:02
수정 아이콘
지금에야 세상이 변하고 생활방식이 변했으니 '육체적인힘 = 권력'이 성립하지 않지만,
원초적인 소수사회에서는 힘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죠. 어떤 집단이든 그걸 바탕으로 성장하는 거구요.
식량 확보를 위해 동물을 잡거나 다른 부족과의 전투에서 생사를 다퉈야 하는 시대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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