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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25 15:41:29
Name 세인트
Subject [일반]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는게 맞겠지만...
0.
적다보니 내용도 주제도 뭐 하나 통일 된 게 없는 잡설 중의 잡설이라...
글쓰기를 누르는게 과연 맞을까 생각은 들었지만, 요즘 자신에 대해 뭔가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 적이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적어보겠습니다. SNS를 안하다보니 일기수준의 잡설을 쓸 방법이 마뜩치 않군요 ㅠㅠ





1.
어제 질게에 몸이 안좋다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진통제 과용.
목디스크로 꽤 오래 고생중인데, 최근에 부쩍 무리해서인지 밤에 잠을 못 자고 낮에 업무를 하기 힘들 정도로 시리고 저리고 아프고 해서
원래 아침저녁 한 알씩 먹는 처방받은 진통제를 세 알을 먹었는데도 너무 아파서 세 알을 더 먹었었는데 그거때문이었습니다.
의료계통 종사자인 아내에게 집에서 엄청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2.
아내는 현재 정신병원에서 근무중입니다. 정신병동에서 일한지 꽤 오래 되었어요.
아내나 저나 일이 너무 힘들고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꼴도 요즘은 거의 잘 모르고 지나치는데
이번에 하도 강남역 사건이 이슈가 되서 그거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이번 사건을 딱 보더니 그러니까 문제 해결책은 간단해! 라고 하더군요.
와이프 말로는, 제가 밤에 집에서 서베이 레포트를 쓰면서 어깨너머로 들어서 제대로 들었나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의 가해자 같은 중증 정신질환자도 6개월 있으면 그 이상 병동에 처박아(?)두기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법을 고쳐서 중증 정신질환자는 병원에 그냥 푹-삭을 때까지 넣어두게 해야 한다고
인권같은건 내 알 바 아니고 라며 쿨하게 대응하더군요.
하긴 뭐 성폭행 전과 다수에 살인전력까지 있는 환자도 받는 병원이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인데
거기서도 밑에 어린 간호사들이 환자 못 다뤄서 쩔쩔매면 짱가처럼 나타나서 해결하신다는 아내랑 같이 일하는 젊은 간호사+조무사분들의
아내에 대한 초롱초롱한 존경의 눈빛...을 보면서 아내가 법률 입안자가 된다면 능히 도입할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맞게 봤겠죠 설마 와이프의 엄청난 힘과 공포에 질려 창백해진 눈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그렇게 되면 정신병동 종사자들의 업무량이 과중해질 수 있으니 (사실은 이미 과중하니 별 상관없으므로)
그 핑계로 정신병동 근무 간호사들의 월급을 한 500씩 주는 걸로 바꾸면..." 까지 이야기가 가면서
뒷말 사이에 (으흐흐흐 그럼 목돈버는데) 까지 들은 거 같기도 합니다만 뭐 기억이 혼미하니 패스하겠습니다.



3.
평온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소인배는 오늘도 그 평온을 유지하기가 힘이 듭니다.
겉으로는 '아 괜찮아 니말도 일리가 있지' 하지만 속으로는 쓰릴 때가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폄하, 조롱, 비난의 대상이 될 때 그런 기분이 특히 많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꽤 속상합니다. 특히 영화쪽이 그래요.
저는 악질 DC팬입니다. 디씨인사이드 말고 DC코믹스요.
그리고 요즘은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돈옵저보다 시빌워가 확실히 잘 만들었어요 ㅠㅠ
으헝헝 ㅠㅠ 잭스나 이사람아 영화를 왜 한국마사회 홍보물로 만들었니 ㅠㅠ
뭐 최근에 가장 조롱을 많이 당한 거라 돈옵저를 먼저 언급했지만,
스타워즈도, 곡성도 저는 너무너무너무 좋게 봤는데
주변에선 정말 혹평 일색이라
심지어 제가 저 두 작품을 좋아하는 걸 아는 친구놈이 '아 쓰X기 같은 영화였다 분리도 안되는 안 타는 폐기물 같아!!'
이런 식으로 말할 때는 정말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 줘야 하는게 맞고 그 친구가 그렇게 느낀 부분을 이해한다고 생각해도
속은 팍 상하더군요 흑흑.
내가 제작과정에 참여한 것도 아니고 내가 진짜 팬이나 덕후라고 할 분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진데 말이죠.
프로듀스 101을 거의 본 적이 없고 지나가다 몇 번 본게 전부입니다만,
응원하는 연습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악플 달리면 속상해 하는 분들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결혼 후에 어쩔 수 없이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세 가지는
재테크와 내집마련, 신혼집에 필요한 물건들을 찾아보고 구매하기 입니다.
저 세 가지를 알게 되면 될 수록 느끼는게
'싸고 좋은 건 없(거나 극히 드물)다' 입니다. 이거 진리에요...
싸면 뭔가 안 좋은 부분이 있거나, 흠 잡을 데 없이 다 좋으면 비싸거나 그래요...

그러니까 모 부장님, 모 과장님, 그리고 작은아버지...
제발 저에게 '싸고 좋은 컴퓨터 좀 알아봐' 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제에발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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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대로
16/05/25 15:44
수정 아이콘
싸고 좋고 고장 잘 안나는것좀 알아봐줘
이게 진리 아닙니까
아스트란맥
16/05/25 15:51
수정 아이콘
어~~저번에 알아봐준 그거말이야. 그게 고장났는데...
이것으로 완성입니다. 크크
써니는순규순규해
16/05/25 15:49
수정 아이콘
싸고 좋은건 아는 지인(아랫것) 에게 시키면 나오죠.
16/05/25 16:32
수정 아이콘
싸고 좋은 컴퓨터는 말이 아닌 용돈과 고기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15년째 체득중인 인생의 진리입니다.
리듬파워근성
16/05/25 17:03
수정 아이콘
"아, 그 컴퓨터 윈도우도 깔려서 오는 거지? 오피스랑? 응 수고~"
Jace Beleren
16/05/25 17:07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사실 상식적인선에서 일반인이 싸고 좋은 물건을 구하는 방법은 고대에서부터 전승되어 오는것이 하나있죠. [나한테는 필요 없는데 상품 가격에는 영향을 주는 요소]를 최대한 가지치기 하는거죠. 요새 한국에서 '싸게 물건 사는법' 몇가지로 예를 들면

1. 디스카운트, 프로모션 행사를 노린다. - 물건을 구매하는 시기 결정권이라는 요소를 가지치기 하는 방법입니다. 내가 미국 여행을 너무 간절히 원합니다. 혹은 내가 디올 클러치를 간절히 원합니다. 근데 여행을 꼭 어느 시기에 가고 싶다는것이 정해진게 아니고, 가방도 몇달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백화점이나 항공사 프로모션 기간을 기다리면 최대한 지출을 줄일 수 있죠.

2. 해외 직구를 한다. - 워런티/개런티를 일부 포기하는 방법이죠. 물론 메이커에 따라 국내에서도 A/S가 제한적으로 가능하거나 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해외 직구는 안정성을 포기하고 리스크를 높이는 대신 돈을 덜 쓰는 방법이라고 보면 되겠죠.

3. 소셜 커머스를 이용한다 - 안정성을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가격 낙폭이 심한 분야일수록 위해정보가 많죠.

4. 중고 구매를 한다 - 기능미에 최대한 집중해서 그 외의 정서적 혹은 외형적 요소를 포기하며 보너스로 대부분의 경우 워런티, 안정성까지 포기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내가 PS4로 오락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새거 살 필요 없죠. 고장 안 낸다고 장담할 수 있으면 상태 B급인거 사면 더욱 더 돈을 절약할 수 있고, 명품 시계도 어차피 누가 보고 감탄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보증서만 있는 중고를 사면 그만입니다.

이런식으로 내줄건 내주고 취할건 취하는, 허벅지 살 뜯어서 가슴 확대 수술하는 식의 방법 말고는 사실 방법이 없죠. 컴퓨터의 경우는 그래서 A/S 개런티 포기하고 조립컴으로 가거나, 안정감을 포기하고 폐업정리하는데서 구하거나 하는 방법밖에 없는것으로...
세인트
16/05/25 17:19
수정 아이콘
잡글에 이런 정성들인 리플이라니 ㅠㅠ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 ㅠㅠ
16/05/25 17:08
수정 아이콘
싸고 좋은건 없죠. 비싸고 안좋은건 있지만 크
세인트
16/05/25 17:20
수정 아이콘
절절히체감중입니다 ㅠㅠ
16/05/25 17:28
수정 아이콘
악질 DC팬이셨군요. 같은 DC팬으로서 제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마블을 안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마블과 디씨를 비교하며 고통받으실 일도 없습니다.
저는 마블제 만화와 영화 중 단 하나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다지 관심이 안 가더라고요. 그냥저냥 오늘도 뱃신만 찬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배트맨 이터널 Vol.3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말이죠...
세인트
16/05/25 17:53
수정 아이콘
아내가 마블과 X맨 덕후라... 안 볼 수가 없습니다 ㅠㅠ
와이프는 스타트렉 저는 스타워즈...그래서 둘 다 봤지요 ㅠㅠ
렌 브라이트
16/05/25 17:42
수정 아이콘
저도 아주 가~끔씩 피쟐에 이런 일기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1년에 한번정도??-_-;;;
약은 함부로 쓰시면 안됩니다!! 약 자체가 양에 따라 독으로 돌변해버리니....

전 지금 거주중인 원룸에 티비가 없어서 모든 정보는 인터넷으로 간간히 체득중이라...유행하는 드라마 프로그램같은것도 보기 힘들고.
그냥 팟수질을 하던가 롤챔스나 야구라던가 축구라던가 이런거나 보고 살고 있습니다 크크크.
세인트
16/05/25 18:17
수정 아이콘
제 결혼전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크크크.
그러니까요 약은 정말 조심해서 써야겠습니다 아픈 게 가신 대신 맛도 같이 가버리는 부작용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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