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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23 11:06:00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일반] 싸구려 희망을 앱으로 사고 팔아보아요
편의상 평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폰으로 쓰니 힘드네요.



이렇게까지 별일이 없는 상태가 오래 지속된 건 처음이었다. 여친과 헤어진 지 오늘로 4개월을 딱 채웠다. 일은 썸씽을 말하고, 썸씽은 줄여 썸이다. 주변에 소개팅은 고사하고 엮일 건덕지가 있는 여성이 단 한명도 없는 날이 석달을 넘어서자, 생각은 많아졌다. 내 청춘은 이렇게 빠르게도 끝나버린 건가. 연애 10번은 하겠다는 내 원대한 꿈이 이렇게 물거품이 되나?

사실 이런 상황이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는 날들이긴 했다. 시험 낙방하고는 딱히 스케쥴도 없으니 스팀이나 하고, 외출하면 돈 드니 스팀이나 하고, 3월까지 하던 일도 결국 초딩 꼬마들 데리고 과학 가르치는 일이었으니 스팀이나 하는 수밖에. 생활 속에서 상대하는 사람들이란 가족과 꼬마들과 그 엄마들 뿐이었고, 버스에서 맘에 드는 언니를 발견하기라도 하는 날엔 꾀죄죄해서 말 걸기가 미안했다. 이런 젠장할.

사실 키도 국가공인 측정치로 사회의 그 기준선을 넘고, 어디가서 못생겼다는 소리 들어본적 없고, 사고구조가 좀 일반적이지 않아서 그렇지 매너나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해왔다. 소개팅 나가서 내가 맘에 안들어서 깠으면 깠지 까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첫단추를 끼고 말고 문제가 아니라 그냥 단추를 끼울 구멍도 단추도 없는 상황에서 뭘 어쩌겠는가. 스팀이나 하는거지. 아캄오리진도 하고 바숔인피도 깨고.

소개팅 제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고교 동창 친구가 작년 말에 얘기했던 건을 다시 들고 나왔고, 대학 선배도 먼저 이야기를 꺼내왔다. 물론 상대방과 이야기가 되어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나는 오케이했지만 장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 전자는 상대방이 지난번 소개팅을 시원하게 망친 뒤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판이 깨졌고, 서우 닮았다던 후자의 언니는 나보다 나이가 너무 많아 판이 터졌다. 용사30이 마침 세일해서 다행이었다.

다행히도 그렇게 땅파고 있던 게 주변에 나만은 아니었다. 늘 주변에 모쏠은 많았고 미여군 여친하고 사귀다가 엿 시원하게 먹고 스크래치난 채 제대한 카투사도 하나 있었다. 우리들은 다 같이 옹기종기 채팅방에 모여 땅 파다가 조용히 스팀 레벨을 올려댔다. 그러던 어느날 그 중 모쏠 하나가 희한한 url을 하나 던졌다. 중매질 좋아하는 친구가 알려줬다는 주소였다.

그렇게 한달 전 나를 비롯한 멍청이들은 소개팅 어플을 다같이 다운 받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동원 땜시 서산 가는데 어제 파크라이3 하다 늦게 잤더니 졸리네요. 아까 버스에 제 취향인 언니가 하나 타던데 앞뒤로 같이 탄 중년부부가 가족인지 아닌지 모르겄네요. 어차피 군복 입은 채로는 안되겠지.
한숨 자고 이따 정신 좀 들면 다시 쓰겠습니다. 비가 팡팡 와야 훈련 좀 안할 텐데 여기 충남으로 갈수록 맑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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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맛
14/06/23 11:26
수정 아이콘
시트라 같은 여자 만나세요~
언뜻 유재석
14/06/23 11:33
수정 아이콘
소개팅 어플은 아니고 급만남 어플로 몇 번 급만남을 가져봤습니다만(사실 그거나 그거나...)

하지마세요 그거. 정신적, 시간적, 육체적, 감정적, 경제적, 사문난적 여튼 어느 하나 안하는게 백번 이롭습니다.

난 꽤 괜찮은 사람이다 란 마인드로 사는게 좋더라고요. 그렇게 좋게좋게 생각하다 독거노인 되겠지만 좋게 생각 안하면 뭘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크크크
오레키|호타로
14/06/23 11:46
수정 아이콘
이분 LOL 해설좀 하신분
14/06/23 12:00
수정 아이콘
근데 저는 그걸로 사귐
14/06/23 14:05
수정 아이콘
이음 같은 건가요
포포리
14/06/23 14:34
수정 아이콘
서산 거주중인데 해 쨍쨍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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