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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28 22:40:35
Name 네로울프
Subject [일반] 비가 온다
하루종일 비가 온다.

내 마음에도 하릴없이 비가 온다


저 비는 여즉 잠든 잎사귀를두드려
이 봄을 북돋을테고
꽃잎을 닦고 닦아 화사한 얼굴을
햇님 앞에 내놓을텐데

이 마음에 드리운 비는
울음과 비명과 체념의 숨소리에 얽히어
부르튼 생채기를 연신 들뜨게만 한다.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칠흙의 아우성 같고
견고한 강철과 탁한 조류의 엄혹한 호령 같고
회오리 치는 물의 장막에 짓눌려 가는 쇠된 비명 같기만 하다

가두인 비명과 호소와 체념은
기어이 공명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잊혀지고 짓이겨져
이 비가 음모할 진창에 뭍히어 갈테다

비가 온다

봄을 틔울 비가 온다

허나....

나는 고까운 안일에 뭍혀
두려움에 포착된 새앙쥐처럼
빗소리가 업어 온
비명을 울음을

아...  절.규.를

되튕겨 내고만 있다


나.는. 견.고.한.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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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icWolf
14/04/28 23:01
수정 아이콘
순환이라고 부른다
태고부터 세상 구석구석을
꼼꼼히 돌아다닌
물들의 여정에는
시간의 골들이 결결이 패여 있다

순환 속에 모두 보았다
인간의 흥망성쇠와 몰염치
죽음과 태어남을
한 사람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아
모든 사연이 그 안에 빼곡하다

그래도 물은 깊고 고요하다
사람의 한계가 드러나고
존엄성이 몰락하는 곳에도
그냥 그렇게 어제처럼 흐를 뿐이다
노여워하지 않는다

그냥 제 안에 담는다
온갖 감정의 흔적들을
꾸역꾸역 삼켜 넣는다
그렇게 물은 차가워진다
가끔 내 눈 빌려
우는 것 외에는

(시는 시로 화답하는 거라 배웠습니다~)
네로울프
14/04/28 23:1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막3장
14/04/29 10:48
수정 아이콘
종친회중이신거 같아서 함부로 감상을 못쓰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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