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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08 15:56:22
Name 글곰
Subject [일반] 하루키 장편 소설들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하기
최근 하루키가 일본에서 신작을 낸 모양입니다. 제목이 좀 길더라고요. 그의 전작(前作)인 <1Q84>가 국내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친 걸로 미루어볼 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도 분명 잘 팔릴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책이 제 마음에 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하루키니까 무조건 살 겁니다. 하루키 장편은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요. (장편 한정입니다. 희한하게도 그의 단편과 에세이에는 제게 정말 안 맞습니다.) 그러나 <해변의 카프카> 이후로 싹트기 시작한 의구심,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만들었던 그 특별함이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싶은 의구심은 여전히 지속될 것 같습니다. 번뜩이는 상상력이 빛나는 훌륭한 작품을 두엇 내놓은 이후 끊임없는 자기복제를 반복하며 추락해 온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이 글에서는 한번 하루키의 장편들을 시대순으로 늘어놓고 한번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가 왜 이 사람의 소설을 극렬하게 좋아했는지, 요즘은 왜 이 사람의 소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말이지요. 덧붙여 각 문단 끄트머리에 있는 것은 순수하게 제 기준의 평가입니다. 별 다섯 개 만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73년의 핀볼>은 젊은 시절의 초기작답게 상당히 경쾌하게 진행됩니다. 서사보다는 장면장면을 이미지화하는 듯한 그의 글쓰기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연상케 하는 면이 있었죠.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름 고민도 하고 고독해하기도 하고 사람을 사귀지도 하지만, 거기에 가해지는 삶의 무게는 그다지 묵직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작가도 젊고 등장인물도 젊다는 느낌일까요. 게다가 그의 소설 전반에 걸쳐 자주 등장하는 서양 팝 음악은 이를테면 음식에 곁들여진 양념 같은 것으로, 그의 글 자체를 보다 도회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

그러나 앞선 두 작품이 경쾌하게 쓰여진 소품이었다면, 이어지는 <양을 쫓는 모험>은 보다 본격적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막연하고 공허한 상실감을 겪던 주인공이 삶의 무게를 짊어지게 되면서, 그 상실감 또한 보다 깊고 묵직하게 바뀝니다. 그리고 친구 ‘쥐’의 죽음과 여자친구의 실종은 그 상실감에 방점을 찍지요. 여기에 이후 그가 종종 애용하게 되는 초현실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글의 흡입력을 높여 줍니다. 여하튼 소위 ‘쥐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이 작품들은 일관되게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제가 하루키의 장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두 개의 세계를 병치시키고 이야기를 날렵하게 전개하며 막바지에 이르러 하나로 합치는 솜씨는 상당히 빼어납니다. 작품 전체의 완결성도 높고요. 주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자기 자신의 내면을 그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부분까지 포함하여 직시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하루키는 이 마무리 부분을 수십 번이나 고쳐썼다고 하죠. (★★★★★)

그리고 다음이 <노르웨이의 숲>이네요. 어찌하다 보니 하루키의 상징이 되어버린 끊임없는 섹스가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성행위나 혹은 유사성행위를 하는데요, 섹스가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고독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면 근원적인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젊은이의 몸부림을 다룬 작품이라 하겠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보면 이건 여기저기 껄떡대면서 외롭다고 툴툴거리는 중2병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노르웨이의 숲>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학창시절에는 야한 부분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읽었습니다. (★★☆)

<댄스 댄스 댄스>는 제가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는 작품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읽었던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멋진, 브론토사우르스와 트리케라톱스 이상으로 멋진 마지막 문장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미요시, 아침이야.” 이 한 마디를 통해 주인공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길게 이어진 방황과 고독을 청산하고 현실세계에서 다시 ‘제대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댄스 댄스 댄스>에서 하루키가 다룬 ‘멸망과 재탄생’ 콘셉트를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유부남이 바람피우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침드라마 같은 이야기인데요. 주인공은 이야기가 진행되며 비유적으로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고, 아내를 통해 그 죽음의 바닥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무언가를 얻습니다. 무언가가, 변한 것이죠. 추후 언급할 <해변의 카프카>와도 그 주제면에서 상당히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현실에 짓눌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현실에 휩쓸리게 될 수밖에 없지요. 마치 그리스 비극에서 주인공의 파멸적인 운명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마미야 중위는 그 남자를 죽이지 못하고, 구노 마루타는 와타야 노보루에게 강간당합니다. 그건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결국 주인공은 무언가를 변화시킵니다. 세상을 조금쯤, 아주 조금쯤 바꾸어 놓습니다. 하루키의 인간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지요. (★★★)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처럼 소품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비교적 가볍게 읽히죠. 하루키 소설에서 최초로 한국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다소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뿐. 뭔가 좀 납득이 안 가는 작품입니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 키키는 사라지고 결국 죽음을 통해 주인공을 과거의 주박에서 해방시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스미레는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있는 체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것인지는 좀...... 스미레에게 구원자의 역할을 부여하고 싶었던 것 같긴 한데 그게 딱히 설득력이 없습니다. 주인공이 연상 유부녀와 바람피우는 것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고요. 뮤의 옛날 이야기도 어정쩡합니다. 개의 목 자르기는 당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유예요. 아. 총체적 난국입니다. 어찌 보면 이 작품에서부터 하루키의 이상 징조가 보인 게 아닌가 싶어요. (★★)

<해변의 카프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제가 매우 싫어하는 작품입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별개의 이야기를 병치시켜 진행하는데, 그중 메인이라 볼 수 있는 카프카 소년의 이야기에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아예 대놓고 다루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열다섯짜리 아이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자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자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이 설득력이 전혀 없어요! 어머니와 섹스를 몇 차례 하고, 병사들과 같이 숲 속 세계에 들어갔다 나와서는 나는 뭔가 변했다고 중얼거리는데 저로서는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싶습니다. 아니 솔직히 알기는 압니다. 카프카가 숲 속에 갔다가 돌아오는 게 무슨 의도인지, 나카다 노인의 몸속에서 나온 괴물을 열심히 때려죽이는 게 무슨 의도, 오시마 씨의 갑작스러운 일장연설이 무슨 의도인지는 압니다. 하지만 납득을 못하겠어요. 비유(메타포)가 많이 나오는데, 많다 수준을 넘어서서 아예 작중에서 대놓고 메타포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수준이니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평론가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아마도 제가 그냥 바보인가 봐요! (☆)

<애프터다크>는 전작보다 훨씬 짧은 작품이네요. 장편이라 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짧고, 잘 봐 줘야 중편이 되겠습니다. 하루키의 초기작에서 제가 언급했듯 서사보다는 오히려 장면장면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데요. 딱히 어떤 의미를 찾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다루었다는 데 의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거창하게 말하자면 <천변풍경> 같다고나 할까요. (★★☆)

<1Q84>는 최근작입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에서 사용한 기법을 다시 한 번 가져왔습니다. 똑같은 기법을 너무 자주 쓰는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있긴 해요. 하지만 다행히도 <해변의 카프카>처럼 의도적으로 상 한 번 받아보겠다고 마음먹고 쓴 소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덴고와 아오마메의 이야기는 서로 얽혀 들어가며 꽤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다만 하루키의 처음 의도대로 2권에서 끝났으면 이 작품은 그냥 똥이었을 겁니다. 3권까지 나와서 다행이에요. 3권을 통해 소설 전체가 일관성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아,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수수께끼의 상징들(여명, 선구, 리틀피플, 공기번데기 등)에 대해서는 그냥 신경쓰지 않는 게 속편합니다. 영화로 치면 맥거핀에 가까워요. 지하세계에 사는 야미쿠로만큼의 함의도 없습니다. (★★★☆)



음. 다 쓰고 나니 알겠습니다. 저는 하루키가 쓸데없는 비유나 상징을 과도하게 늘어놓고 작품에 구체적인 의미를 담으려고 애쓸 때부터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키의 장점은 경쾌한 이야기 진행과 장면의 이미지화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과도한 비유와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 버리니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다는 신간이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2013년의 장년 하루키 아저씨는 과연 어떤 소설을 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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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8 16:04
수정 아이콘
이번 신작에 대해 가장 인기있는 서평은, '오징어 냄새나는 샐러리맨 망상소설'이라고 하더군요. 크크크크.

그나저나 마지막 문단에 있는 '경쾌한 이야기 진행과 장면의 이미지화'는 하루키를 필두로 (라고 쓰는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일본 현대 젊은 소설 작가들의 특색이기도 하죠. 그래서 90-00년대 국내 현대소설 작가들이 일본 소설의 영향을 받아 국내 현대소설에서 지니고 있었던 무거운 무게와 깊이에 대한 강박을 놓을 수 있었다고도 하고, 혹은 그런 영향 때문에 국내 소설의 매력이 죄다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고 하기도하고.. 어쨌거나 일본 소설에서 경쾌한 이야기 진행과 장면의 이미지화는 이제 흔해져서 하루키가 하루키로 있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소설로 정체성을 정립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3/05/08 16:50
수정 아이콘
저는 어깨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온 건 아니지만 해변의 카프카 같은 경우는 숫제 강박관념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소설'이 아닌 '문학'을 써야 한다!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싫었어요.
절름발이이리
13/05/08 16:06
수정 아이콘
근본적으로 단편소설에 적합한 작가가 아닌가.. 마 그리 생각합니다.
쉬바나
13/05/08 16:15
수정 아이콘
격하게 동의합니다
srwmania
13/05/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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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수필에 보면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약간 각색하자면)
"샤프심 H 심만 고집해서 쓰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샤프심 H 밖에 안 쓰거든요. 크크크.
그래서 전 하루키 수필도 나름 재미있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개츠비는 3번이 아니라 10번을 읽어도 글쎄요 (...)
아우쿠소
13/05/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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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루키의 소설에 심취해서 위대한 개츠비를 여러 번역자를 바꿔가며 읽었지만 결과는 ...글쎄요..네요

그리고 실존인물인줄 알고 교보문고에가서 스포크 피츠제랄드의 책을 찾았던경우도 있었습니다.,
제 시카입니다
13/05/08 16:33
수정 아이콘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H밖에 안 씁니다.
번지고 부드럽게 써지는 거보다 종이를 긁으면서 쓰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하루키 소설은 사실... 긴 책을 워낙 싫어해서 단편집만 봤었습니다.
빵가게 재습격, 렉싱턴의 유령,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정도 기억나네요~
13/05/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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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줄거리 요약만 읽어봐도 제 취향과는 백만광년 이상 떨어진 작품이라......
王天君
13/05/08 18:15
수정 아이콘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엄청난 감동을 느꼈던 독자의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자면, 전 하루키의 작품 전반에 위대한 개츠비가 어딘지 모르게 깔려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구구절절히 와인을 지껄인다거나 무슨무슨 가수의 몇년도 음반을 튼다 이런 것도 다 미국 1920~30년대의 허무와 풍요가 공존하는 어메리칸 드림 시대를 선망하고 나타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군요.
13/05/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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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초중반기 하루키는 피츠제럴드 + 챈들러라고 보면 되죠.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있고.
13/05/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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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책은 한권도 안읽어봤는데 두편정도 추천해달라면 어떤게 괜찮을까요?
아우쿠소
13/05/08 16:26
수정 아이콘
일단 수필집으로 시작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초기 3부작인 바람의노래를들어라/1973년의 핀폴/양을쫒는 모험
이렇게 읽어보시고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되시면 발매순으로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저의 10대후반~20대 후반까진 하루끼에게 지배된시기였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진 모르겠지만
30대이후에 하루끼를 접하시면 대부분 싫어하시더라구요

개인적인 No.1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입니다. 그리고 또 개인적이지만 "국경의남쪽과태양의 서쪽 " 그리고 "스푸트니크의 연인들" 은
스킵하셔도 무방합니다. 노르웨이의 숲은 나이먹어서 읽으니 느낌이 또 다르더라구요~~
13/05/08 16:28
수정 아이콘
추천감사드립니다
13/05/08 16:28
수정 아이콘
저도 한권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추천합니다. 유니크합니다.
나머지 한권은 글쎄요.. 청춘3부작+댄스댄스는 다 같이 봐야 하고.. 또 뭐랄까 요즘엔 좀 와닿지 않는다고나할까
1Q84를 안읽어서 모르겠지만 그나마 대표작인 노르웨이의 숲 아닐까나요..
아우쿠소
13/05/08 16:33
수정 아이콘
그 뭐랄까 전 10대후반 20대 초반에 하루키의 청춘 3부작을 읽었다는게 대단한 행복였다고 생각되어집니다만 고3때 저에게 청춘3부작을 선물했던
그친구는 조금은 원망합니다. 하루키의 그 암울함과 시크(?) 저의 20대를 지배했었거든요.

그책들을 30대에 읽었다면 뭐야~~하면서 치웠을지도 ..
쉬바나
13/05/08 16:3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라는 단편집을 첫 손가락에 꼽습니다
13/05/08 16:48
수정 아이콘
저야 뭐... 별점순으로 추천합니다. 흐흐.
13/05/08 16:29
수정 아이콘
대학시절 장편, 단편집, 수필집 가리지 않고 빠져들었던 하루키 이야기라 반갑네요.
문학작품의 이해던가.. 쨌든 뭐 그런 류의 교양강의에서 과제로 평론(당연히 독후감 수준..)을 써오라길래,
노르웨이의 숲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병치시켜(나오코-테레사, 미도리-사비나) 뭘 만들어 보려다가 똥망했던 기억도..
떠올려보면 아직도 화끈거리는군요.

전 심플하게 초현실주의적 요소가 배제된 작품들을 제일 좋아합니다!!

1973년의 핀볼 - 노르웨이의 숲 - 국경의남쪽,태양의서쪽

얘들은 하루키 얘기만 나오면 까이기에 여념이 없던데,,(특히 뒤에 두 작품)
혹시 이 작품들 때문에 하루키를 좋아하게 되신 분은 정녕 없는 건가요!!??
아우쿠소
13/05/08 16:34
수정 아이콘
저의 경우는 노르웨이의 숲은 30대에 읽었보니 20대때 읽었을때와는 완전다른느낌으로 많이 신선했습니다만 국격의남쪽,태양의서쪽은 뭐랄까 과도기적 작품이라고 느껴지더라구요
13/05/08 16:49
수정 아이콘
저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반면 노르웨이의 숲은 또 상당히 별로네요.
13/05/08 16:3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성행위 장면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섹스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형태 중 하나,,, 라고 가볍게 받아들이면 거부감이 덜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Luxury Nobless
13/05/08 16:34
수정 아이콘
하루키작품은 모두 읽어봤습니다만
수필>>단편>>>>>>>>>장편
정도가 아닐까생각합니다
그래도 신작이 기대가 되네요!
달달한고양이
13/05/08 16:36
수정 아이콘
다들 노르웨이의 숲 얘기를 하도 해서 대체 뭘까 하고 읽었다가 뭐지 이 답답한 사람들은...또는 작가는 변태일까...라는 감상만 남았었죠. 제가 그때 너무 어렸었는지 아님 정말 제 취향이 아니었는지 다시 슬슬 읽어보고 싶은데 말이죠.
대신 전 심심풀이로 읽은 수필집에 완전 꺄르르 웃고 먼북소리를 읽으며 하루키 에세이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생각하는 흐름같은 데서 동질감이 왔거든요. 세라복을 입은 연필이라근지...(음...)
그러던 것이 1Q84를 읽고 다시 하루키 소설의 매력을 안 것 같습니다. 왠지 모르게 펑펑 울고...
최근작 '잠'은 크게 끌리진 않아서 이번 신작은 평을 보고 소장을 생각해야겠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추천해주신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꼭 읽고 싶네요!
아우쿠소
13/05/08 16:41
수정 아이콘
사실 하루키 소설은 순서대로 읽어야 제맛이죠~~ ^^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원츄!! 입니다.

아 간만에 좋아하는 작가이야기가 나와서 일해야되는데 그리고 제글도 아닌데 새로고침 새로고침 하고 있네요..^^

그리고 사족으로 하루키는 변태맞죠 ^^;
Practice
13/05/08 16:39
수정 아이콘
저는 1Q84가 꽤 좋았습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후카에리가 저의 오타쿠적인 감성으로 보기에 '모에'했거든요. 그런 것 제외하고 보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수필들이 좋았네요.
보고픈
13/05/08 16:40
수정 아이콘
"그의 전작(前作)인 <1Q98>"
아무도 이 부분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으니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ㅡㅡ;;
13/05/08 16:47
수정 아이콘
아. 모르고 계셨군요. <1Q98>은 <1Q84>이후로 쭉 이어지는 후속작인 <1Q85> <1Q86> <1Q87>.................<1Q97> 이후 나온 작품입니다.

......수정했습니다. ㅠㅠ 왜 84가 98이 되었을까요?
13/05/08 16:54
수정 아이콘
물론 학창시절에는 야한 부분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읽었습니다. (2)
종이사진
13/05/08 16:58
수정 아이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 핀볼>-<양을 쫒는 모험>-<댄스 댄스 댄스> 시리즈를 참 좋아합니다.

특히 <댄스 댄스 댄스>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 이상의 매력을 느낀 소설이 없더라구요.
13/05/08 17:05
수정 아이콘
그런데 뭐랄까.. 제가 학생때는 하루끼 소설은 주류에서 벗어나는 좀 가벼운 글읽기..(요즘의 라노베 위치?) 정도로 인식되고 보긴 많이 봤지만 어디서 크게 이야기는 못했던거 같은데.. 소설이야기 별로 안했지만 하더라도 쿤데라나 에코 등이 주로 대상이었죠. (물론 주로 대학가에서 이야기 하던건 요즘은 멸종된 사회과학 서적들이었지만...) 요즘은 어째 그 위치가 격상됬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적응이 안되긴 합니다.. 사실 하루키 소설이 어렵진 않잖아요.. 그냥 지 멋대로 떠드는걸 그러려니 하고 넘겨 버림 되는데.. 그만큼 주류가 더 가벼워 진건지.
13/05/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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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류는 영화죠. 책은 혼자 읽는 거고(....)
13/05/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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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문학이던 소설이던 많이 죽긴 했는데.. 제가 느끼는 괴리란건 그런거죠..
예전엔 하밍아웃(?)을 안하고 몰래 몰래 봤는데.. 요즘은 쓸데없는 하부심(?) 을 부리는 경우를 좀 봐서 그렇습니다.
13/05/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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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던 시절이 언제적을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는데 하루키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고,
책 읽는 사람들이 점차 문화적 주류에서 밀려나 고립되어가는 과정에서 독자들 스스로도 어깨에서 힘(부심-_-)을 뺀 경향도 크죠.

누구는 진리고 누구는 삼류고 이런 소리도 어느 정도 좀 흥해줘야 그 안에서 분화하고 그러는건데,
당장 책이라는 매체의 현실이 시궁창인 처지에서 한줌도 안되는 독자들끼리 뭐는 좋으니 뭐는 나쁘니 아웅다웅해봤자
진만 빠진다는 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거든요. 일단 뭐라도 읽어주면 남아있는 사람들로서는 그저 고마울 뿐.... -_-
위로의 여신
13/05/0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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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타벅스 하루키짤도 있고 하부심이 조롱받을 때도 있었죠.
특히 디씨 도갤같은 곳에선 아직도 하루키 까는 경향이 있습니다.
13/05/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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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쇠퇴도 관련이 있겠지만 보다 큰 이유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상이 변하지않았나 싶습니다. 공산주의 실패이후 현실개혁의 이상이 사라지고 이는 냉소, 허무적 분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하지않으니 소설의 관심은 거시적인 이야기에서 거시담론을 숨긴 미시적인 이야기로 또 완전한 개인의 이야기로.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점에서 하루키는 최정상급 작가고 재평가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김연수등에 의해 다시 하루키스타일로의 거시와의 연결이 시도되고 있구요.

주류가 가벼워졌다고는 생각안합니다.
13/05/09 10:48
수정 아이콘
소설의 쇠퇴도 관련이 있겠지만 보다 큰 이유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상이 변하지않았나 싶습니다. 공산주의 실패이후 현실개혁의 이상이 사라지고 이는 냉소, 허무적 분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하지않으니 소설의 관심은 거시적인 이야기에서 거시담론을 숨긴 미시적인 이야기로 또 완전한 개인의 이야기로.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점에서 하루키는 최정상급 작가고 재평가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김연수등에 의해 다시 하루키스타일로의 거시와의 연결이 시도되고 있구요.

주류가 가벼워졌다고는 생각안합니다.
DarkSide
13/05/08 17:0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에서 < 상실의 시대 - 노르웨이의 숲 > 은 읽다가 개인 취향에 안 맞아서 도중 하차했는데,
이후에 후속작으로 나온 < 1Q84 > 는 제 취향에도 맞고 상당히 꽤 재밌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니까 한방에 끝까지 한번에 완독하게 되더군요.

이번에 나온 신작도 구매해서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
개인적으로 작품 마다 취향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네임 밸류라면 읽어 볼 만 하다고 생각해요 ;;

P.S. 저도 무라카미 하루키 역대 최고 작품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선택하겠습니다.
13/05/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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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루키의 작품을 전부 소유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최고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이지요.
저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좋아합니다만 싫어하는 작품을 골라봐라 한다면 역시 <에프터다크>
댄스댄스댄스, 해변의 카프카도 참 좋은 작품이구요
세츠나
13/05/08 17:1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저는 카와하라 레키...
상실의 시대 처음 읽었을때만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다른 작품들 보다가 영 재미가 없어서 다시 상실의 시대로 돌아갔는데 영...
하루키의 문제가 아니고 제 취향이 갈수록 라노베쪽으로 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13/05/08 17:14
수정 아이콘
음 전 수필이 더 잼나더라구요.
srwmania
13/05/08 17:15
수정 아이콘
나름 하루키 팬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에 1Q84 보고 IQ84 인줄 알고, 동생에게 이번에 나온 하루키 작품은
무슨 IQ84 짜리 대학생이 자기 정체성과 사랑 찾는 이야기냐? 라고 물어봤다가 경멸섞인 비웃음을 당했습니다.
그때의 눈빛을 잊지 못하겠...

여튼 저도 최고로 꼽는 작품은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입니다. 마지막으로 읽은게 거의 5년은 가뿐히 넘은 것 같은데,
그때의 감흥이 식을 것 같아 다시 책을 못 들겠더군요.
13/05/08 17:49
수정 아이콘
노르웨이숲은 저만 좋아하는 작품이였나요?크크 전 읽고 정말 좋았었는데 말이죠....
13/05/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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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수필밖에 안 읽는 저로서는 보류하겠습니다 ^^
손나이쁘다
13/05/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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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이후로는 책이 잘 잡히지 않더군요. 한 번 나랑 어긋난 작가는 잘 안 읽게돼서...
어둠의 저편도 1Q84도 읽지 않았네요.

다만 재밌게 읽은 것들은 가끔 꺼내 보는 편입니다.
장편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 가장 좋았고, 단편은 치즈케잌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이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치즈케잌...은 그 몇 페이지 안되는 분량을 읽고 나서 하루키에 완전히 빠졌었죠.
그냥 하루키가 생각날 땐 치즈케잌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을 읽고, 첫사랑이 생각날 때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읽곤 하는데, 나이가 드니 후자는 잘 안 읽게되더군요.
13/05/08 18:25
수정 아이콘
처음 하루키를 잡았던 10대 때는 먼 북소리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양을 쫓는 모험에 열광했고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이게 대체 뭔가 싶어서 야한 장면 생각날때나 가끔 꺼내 읽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오히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가장 선호하게 되더군요.
13/05/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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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르웨이의 숲> 말고는 잘 모르지만, 본문의 평이 예술이네요.

"
하루키의 상징이 되어버린 끊임없는 섹스가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물론 학창시절에는 야한 부분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읽었습니다.
"

저도요!! (★★★★★)
13/05/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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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저도 이게 가장 좋았네요.

장편보다는 단편.. 단편보다는 수필이 좋았습니다.

뭐 지금은 멀어진 작가지만요...
안산드레아스
13/05/08 21:20
수정 아이콘
제일 재미있게 읽은 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랑 해변의 카프카요.
해변의 카프카는 도대체 그 내용을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하루키 양반 소설은 흡입력은 악마같죠. 그냥 읽으면 줄줄히 읽게 됩니다. 그래도 팬까지는 아닙니다.
13/05/08 21:20
수정 아이콘
하루키는 시선은 가까이 하면서 시사하는 바는 그 가까움과 반비례해서 커지는, 독특한 표현법을 갖춘 작가입니다. 이런 필치와 제대로 맞물리는 작품을 쓸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하루키는 뭔가 작가로서의 황혼에 접어들었음에도 어떤 완결점에 닿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하루키는 더 이상 날카롭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작품보다 더 논쟁적이고 격렬한 작품을 내놓지는 못하겠죠.
그래서 좀 아쉽습니다.
13/05/08 23:12
수정 아이콘
대학 입학할때쯤 상실의 시대를 읽고 하루키 최고를 외치던때가 어제같은데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라니...전 상실의 시대에서 미도리 부분이 제일 좋더군요. 등장인물중 가장 정상적이며 살아있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라서요. 주인공이 마지막에 찾는 인물도 미도리고 뭐 진 히로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루키 소설은 장편 위주로 읽었는데 최근에 1q84인가 이거 보다가 던진후론 더이상 안읽고 있네요. 제가 머리가 굳은건지 아니면 감성이 마른건진 모르지만 읽으면 재밌긴한데 느낌이 안오더라고요.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면 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핑크색이 잘 어울리는 여자가 나오는 - 작품이 제일 재밌게 읽었습니다. 하루키 소설의 완성판이 아닐까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13/05/08 23:46
수정 아이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하루키를 안 좋아하는 저조차도 이 작품은 인정합니다.
펠릭스
13/05/09 01:03
수정 아이콘
저는 댄스 댄스 댄스 입니다.

여기에 낚여서 다른 책들도 봤지만 역시 댄스 댄스 댄스가 최고입지요.
클로로 루시루플
13/05/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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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핀볼 이 초기작과 상실의 시대,국경의 남쪽의 연애 시리즈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해변의 카프카가 최고였습니다. 진짜 마약같은 작품이었어요. 너무 인상깊었습니다.
날돌고래
13/05/09 22:03
수정 아이콘
저는 어둠의 저편을 제외한 모든 장편과 몇개의 단편등 거의 대부분의 하루키 소설을 읽었는데요, 하루키만큼 술술 잘 읽히게 쓰는 작가도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역시 문체의 힘이라고 할까요, 하루키 소설의 작중 화자의 마인드를 보면 대략 15세의 사춘기 남자같은 느낌이 들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고 무언가 쿨하게 거침없이 사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연애도 굉장히 쿨하고 쉽게 해서 이게 무언가 싶기도 했구요

어찌되었던 책이 번역되어 나온다면 구해서 볼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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