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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12 02:07:09
Name PariS.
File #1 본부스탁.jpg (372.5 KB), Download : 53
Subject [일반] 서울대학교에서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 해체를 기원하는 락페스티벌 '본부스탁'이 열립니다.


들어가기 전에.

이 글(어찌 보면 일종의 홍보일지도 모르겠네요.)은 날치기로 진행되고 있는 서울대(를 비롯해 앞으로는 국공립대 전체로 확산될) 법인화 과정을 인정할 수 없는 학내 구성원들의 뜻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학생들의 의지가 비폭력적이고 평화로우며 문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알립니다. 현재는 한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앞으로 전국의 국공립대를 뒤흔들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해서 공개된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조금만 양해해주셨으면 한다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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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 사이의 글은 http://bonbustock.egloos.com 에서 배포한 본부스탁 보도자료입니다.

▷'본부스탁' 행사개요

국회에서는 서울대 법인화법이 논의 없는 직권상정으로 날치기 통과되고, 서울대학교 총장단은 학생 의견을 무시한 채 설립준비위원회를 설치해 서울대학교 법인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동권이든 비권이든, 법인화에 찬성하든 찬성하지 않든 많은 학우들이 모여서 본부와 국회의 비민주적인 태도에 항의하며 본부(행정관)를 점거하고 시위를 시작한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기존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학내 동아리들과 함께 '문화시위'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모여 '본부스탁 락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부스탁'이 어떤 동아리 혹은 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지 묻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특정 단대나 동아리를 주축으로 모인 것은 아니고, 축제 분위기에서 본부 점거 시위를 즐기고 싶은 학생들끼리 모여 추진단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점거 농성중인 본부에서 만난 종교학과 06학번 강산, 철학과 10학번 심미섭, 경제학부 10학번 문예원이 처음 기획단을 결성하게 되었고, 그 후 트위터 등을 통해 뜻이 맞는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자유전공학과 10학번 오양신, 교육학과 09학번 한상원, 서양화과 11학번 정진호, 인문2광역 11학번 이호섭, 미학과 07 기경서, 미학과 08 박연, 법학과 08 박연지 등이 주축으로 참여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부스탁' 행사목적

본부에서는 상당히 평화롭고 자율적인 분위기로 점거가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곳의 분위기를 생소해하거나 심지어는 무서워하며 본부 안에 선뜻 들어와 참여하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습니다. 그런 학우들에게 '설립준비위원회 해체'와 '학생의견 반영', '학내 구성원 간 대화'를 요구하는 지금의 시위 목적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또한 점거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침체될 위기에 처해있는 시위 분위기를 축제로써 전환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사실은 그 무엇보다 '우리는 이렇게도 시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가장 큽니다. 이번 서울대학교 본부 점거 농성은 '공부시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시위 분위기, 창의적이고 위트 있는 자보 등으로 언론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시류에 동참하고, 또한 가능하다면 한 발 앞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우드스탁이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듯이, 본부스탁은 우리 입장을 주장하는 '시위'가 더 이상 구시대적 유물이 아니라 흥겨운 우리 삶의 한 부분임을 보이는 우리 사회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본부스탁' 행사 진행사항

락 페스티벌은 6월 17일에서 18일까지 이틀간, 저녁 5시부터 행정본부 앞 총장잔디(중앙잔디)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현재 행사운영 논의와 밴드섭외, 자금 모금 및 홍보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2차 라인업이 발표되었습니다. 2차 라인업은 학내밴드 10팀, 학외밴드 11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학외밴드는 서울대학교 재학생 혹은 졸업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유명 인디밴드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 출신 유명 힙합 뮤지션도 두 팀이 참가하게 되었고, 밤 시간대에는 프로 혹은 아마추어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는 학우들을 섭외해 일렉트로닉 디제잉이 진행될 것입니다. (자세한 라인업은 2차 라인업 포스터를 참고해 주십시오.)



▷함께해 주세요!

'본부스탁'은 물론 사회적 의제를 주제로 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색깔을 지나치게 드러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본부에서 모이게 된 것은 모두가 극렬 운동권이거나 법인화를 무조건 반대해서만은 아닙니다. '본부스탁' 기획단인 저희들은 토론과 합의를 통한 의견 결정,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학생 의견 반영 등 "최소한의 민주주의"가 무시된 것에 대한 '찜찜함' 때문에 이곳 본부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상관없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고 또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화염병을 던지거나 머리띠를 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즐겁고 자유롭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또 다른 학우 혹은 시민 한명, 당신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본부스탁'과 함께해 주세요. 그렇다면 서울대 최초, 아니 한국 최초의 '락 페스티벌 시위'인 '본부스탁'은 새로운 시민 문화를 여는 하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과 10학번 심미섭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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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들과 제대로 된 대화도 없이 날치기로 법인화 설립준비위를 세워버린 총장과 본부에 분노했었습니다.

지난 달 비상총회 이후로 본부를 점거하고 나서는 본부점거와 시위가 이렇게 평화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랐었습니다.

총장이 근로장학생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인질로 잡아 학생들을 협박하고, 대화의 장을 열겠답시고 언플하고서는 찾아와서는 '니들이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 가만히 있는게 좋을거야' 식으로 자기 할말만 하고 박수치고 떠났을 때는 정말로 치가 떨렸습니다.

그리고, 본부 앞에서 락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했을 때, 저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1주일 후 있을 이틀은 전설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촉구가 학생들의 '밥그릇 챙기기'로만 비추어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현재 날치기로 준비되어가고있는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국공립대 법인화는 4대강 공사처럼 준비도 소통도 없이 '높으신 분들'의 눈속임과 두루뭉수리하고 그럴듯하나 본질은 쏙 빠진 말장난을 무기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현재 학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본부점거가 진정 평화롭고 비폭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바깥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본부점거로 인해 근로장학생들의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총장의 언론플레이는 거짓말입니다. 본부점거 이전에 근로장학생들과 시간강사분들의 임금 지급은 결제만을 남겨둔 상태였고, 본부가 점거된 지금도 학사과, 복지과, 재무과는 학생들이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결제를 하지 않는 것은 본부의 윗분들이고, 해당 직원분들은 출근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6월 2일 공무원 노동조합 소속 직원분들께서 총장측이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해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총장님들이나 교수님들 봉급 지급엔 하등의 문제가 없지요.)

그리고, 이번 본부스탁 소식을 알게 된 지금은.... '본부스탁의 의미와 학생들의 뜻을 바깥으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이 쯤 되면 정말로 바깥에 자랑할 만한 학내 문화행사가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맨날 공부만 한다는, 축제도 재미없다고 까이는(요즘은 꽤나 재밌다고 봅니다만^^;) 학교에서 문화시위의 일환으로 저런 방법을 생각해 내다니,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락페스티벌이라는 것이 '신나게 즐기는' 행사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처음 우드스탁이 세상에 나왔던 취지처럼 세상을 바꾸는 메시지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사정상 이틀 모두 볼 수는 없지만(이틀동안 공연 내용은 다르겠죠? ㅠㅠ) 그래도 저 현장에 발을 들일 예정이라는 사실이 그저 기쁩니다.

폭력적, 반지성적 행동이라고 현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왜곡하는 주류 언론들에게 맞서서 일개 20대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은 학교에서 벌어질 행사에 대해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홍보하는 방법밖에는 없음에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는 분들께서 '저들의 평화롭고도 문화적인 모습'과 '그 행동의 기저에 깔린 이유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준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시간 들여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ps. 마지막으로, 현재 학내에서 주장하는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 폐지'는 '법인화 반대'와는 다른 의견임을 말씀드립니다. 법인화에 반대하거나 찬성하거나 혹은 의견의 확실하지 않은 학우들 모두 '현재 준비와 소통이 없이 날치기로 이루어지는 법인화는 비민주적일 뿐더러 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간 들여서 법인화가 정말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얘기나 해보자'는 것이 현재 학생들과 일부 교수님들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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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머리
11/06/12 02:16
수정 아이콘
라인업이 왠만한 공연 뺨 치는 수준이군요.
11/06/12 11:33
수정 아이콘
아크로에서 집회하던걸 생각하면..격세지감이군요. 어쨌던 보기 좋습니다만...기말고사와는 안겹치는게 좋겠죠? 거의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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