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운전면허 취득과정이 간소화가 실시되었습니다.
저도 현재 면허가 없어 알아보는 중 오늘부터 간소화 된다고 하여 기다렸다가 내일부터 기능 교육에 들어갑니다
일단 간소화 된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1. 학과교육 5시간 현행 유지
2. 기능교육 1,2종 보통 15시간, 2종 자동 12시간 -> 종별 상관없이 2시간
3. 기능시험에서 코스가 사라지고 출발전 차량 조작 및 직선주행 50m로 대체
4. 도로주행교육 10시간 -> 기능+도로주행 8시간(기능이 쉬워져서 사실상 도로주행 6시간)
5. 도로주행시험은 현행코스 유지 + 평행주차 신설
6. 도로주행시험에서 탈락하면 2시간 추가교육 의무

전문학원에서 설명들은 바로는 이렇게 변경되었습니다.

작년부터 학과시험이 문제은행식으로 바뀌어 매우 쉬워진 이후로
5시간 학과교육동안에 학과시험 수업을 하기 보다는 주로 안전교육과 정보제공 위주로 하더라구요.
그 중에 학과교육 강사분께서 이번 운전면허 간소화에 대해 문제점들을 말해주셨습니다.(물론 강사님 개인 생각입니다)

1) 면허시험 비용이 줄어드는 것 만은 아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변경된 후 운전면허 비용이 취득비용 포함 90만원에서 40만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전문학원 기준입니다)
하지만 강사의 말로는 반드시 줄어드는것 만은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가장 큰 이유는 도로주행시험 추가교육 때문입니다.
기존의 10시간 교육에도 도로주행은 합격하기 어려운 난이도이기 때문에
기계 다루는것에 능숙치 않은 일반적인 사람들 기준으로 20시간쯤 가르쳐 보면 익숙해 한다고 느끼셨다는군요.
그런데 이 시간에 1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어들어 버렸고 난이도는 예전과 같기 때문에
떨어질때마다 2시간 교육비용(시간당 4만원) + 추가 응시 비용해서 10만원씩 더 드는거라고 합니다
즉 도로주행 2번떨어지고 3번째만에 붙으면 2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이지요.
운전이 미숙한 사람의 경우 추가 교육비용이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1) 즉 시험 과정은 간소화 되었지만 적어도 도로주행 만큼은 예전과 차이가 없다.

이번 간소화 시험으로 김여사 대거 양산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기능시험은 확실히 간소화 되었지만 도로주행은 예전과 난이도가 같기때문에(평행주차가 신설되어 약간 더 오른것도 있음)
예전 면허때와 도로주행에서 만큼은 면허 취득자들의 운전 실력이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지요.

2) 법좀 지켜라!

학과강사 경력 15년에 운전도 참 오래하고 도로교통법에도 빠삭한 강사의 입장에서
운전하다 짜증나는 일 생기는것은 대부분 도로교통법을 안지킨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전을 너무 쉽게 보고, 법 지킬 생각을 워낙에 안해서 도로 사정이 이렇게 된거지
다들 법만 잘 지키면 문제가 될것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소위 도로 상황, 흐름을 잘 읽으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는 말에 대형면허 따러 오신분에게 질문을 하시더군요.
고속도로에서 옆차가 120으로 달리면 내가 120으로 달리는게 흐름일까 아니면 법정 최고속도인 100을 지키는게 흐름일까
저도 운전을 해보진 않았지만, 차에도 자주 타고 운전자들 옆에서 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120 밟는게 맞는거다. 뒤에서 빵빵대면 신호 어기고 차선 어기는게 맞는거다. 도로에선 약해보이면 안된다.
그런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사고도 많이 나고 운전하는게 짜증나 진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학과강사라 그러신지 모르겠지만) 지금 학과교육과 시험방식때문에 도로교통법 기본도 모르고 운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법지키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을 피력하시더군요.
학과 시험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긴 들더군요. 이거 이렇게 공부하고 셤 쳐서 뭐 알고 운전하게 되겠나 말이죠.

3) 잘하건 못하건 운전 만만히 보자 마라.

2009년 기준 교통사고로 72시간 내에 사망한 사망자수가 6000명이라고 하더군요.
중경상자는 한해 10만명, 후유장애로 인한 장애보유자는 한해 2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차량 이용 인구 대비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법 잘지키며 운전하는 나라에서 사망자가 적은거에 비하면 매년 삼풍백화점 몇개씩 무너지는것과 다름없다 하시더군요.
운전면허 발급이 쉬워지고,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운전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다들 운전이 재미, 놀이, 여가를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라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운전면허 간소화가 가져오는 가장 큰 악영향은 바로 운전을 너무 쉽게 보는 분위기가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거 같았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이렇게나 많은데 TV에서 교통사고와 안전운전에 대한 이야기는 보기 힘들다.
이러한 교육도 되어 있는 것이 없고 정부가 마냥 손놓고 있다는 의견이셨습니다.




쓰다보니 막상 간소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는 많지 않네요..;;;
저렴하게 배우는거는 뭐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처럼 무대책식의 제도는 포퓰리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운전면허취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대한민국 교통안전정책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진국들이 기능시험을 줄이고 도로주행시험을 강화한다고 그걸 따라하는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어떤 연유에서 그렇게 정착이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내일 첫 기능교육을 받으러 가는데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아본다는 사실이 조금 두렵고 설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계기로 누구보다 안전운전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면서 운전생활을 해야겠다는 각오가 다져지게도 하네요.
(물론 이러다가 나중에는 다 잊고 난폭운전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