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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2 19:15:40
Name 프즈히
Subject [일반] 넵. 우주 제일 달콤합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나는 달콤함에 좀 환장해 있다. 생크림이 가득 올라간 와플을 혀끝으로 누빌 때의 나는 오바 않고 행복해 뒤지는 표정을 짓는다. 물론 단 음식이 섭취자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건 주지된 과학적 사실이지만, 내가 그 당덩이들에 좌지우지되는 정도는 세로토닌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정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만일 이 세상에 달콤함이 없었다면 나는 과연 일상에서 몇 번이나 함박미소를 지을 수 있었을까나.

뭐 그렇다고 딱히 당분이 떨어지면 천정을 기어 다닌다던가 하는 긴토키급 당 의존증은 아니다. 그냥 단 걸 섭취하면 기분이 수직상승하는 정도다. 생각해보면 이건 너무나도 큰 축복이지 않을까? 만일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기분도 컨디션도 메롱이라면? 당장 편의점에 달려가 카카오를 사 먹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전환이 된다.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당을 향한 이 열정에 비해 내 혀가 참 싸구려라는 점인데, 지올리띠의 젤라또를 힘들게 찾아가 맛보고도 그냥 '음 역시 맛있군!' 하고 마는 게 내 감각의 한계다. 반대로 말하면 적절히 달달한 거라면 품격 무관 다 똑같이 좋아한다. 식후 입가심으로 사 먹는 딸기 우유(서울) 한 팩에도, 한겨울 집앞 조그마한 카페에서 파는 5천 원짜리 팥빙수에도 난 충분히 행복하다.

아, 그렇지만 이런 저렴한 풍미를 가진 나라도 과연 '그것'만큼은 다른 스위티들이랑은 궤를 달리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현대사회 달콤류 甲은 아마도 그게 아닐까나. 모르긴 몰라도 동서고금을 막론해도 항상 탑 3안에는 자리 잡았었으리라 확신한다.

그게 그 명성에 비하야 그리 희소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으로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취급이 까다롭기 그지 없어서 장소, 시간, 기온은 물론 심지어 날씨마저도 적절한 호응을 해 주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갖은 노력 끝에 제대로 맛볼 수만 있다면 그 달콤한 여운과 추억은 가히 평생을 가겠지만서도.



내가 별로 이런 방면의 운이 없었을 터인데, 올봄에 달콤함의 신이 강복이라도 하셨었는지 얼마 전 그걸 제대로 맛볼 기회가 있었다. 따지고 보면 생전 처음 먹어보는 것도 아닐진대 그 짜릿함 황홀함 스위트함에 400% 녹아버려서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근처 무대에서는 합창단이 에헤라디야 4중창을 부르는데 머릿속에서는 템버린이 템템템템 울리고 있고 그 위로 美味 현판들은 이 하늘 저 하늘 날아다니는데 입가는 그저 후냐후냐에 시야는 저 달 꼭대기에 대충 던져놓은 듯한, 아씨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오감 전부가 삼백사십 바퀴는 휘저어져 버린 그런 감각. 감동.

집에 돌아온 후에도 살짝만 떠올리면 곧바로 해롱해롱해서 손까지 달달 거리는 지라 그날 밤 어떻게 정신줄을 수습하여 잠을 잘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기만 하다.

증상이 이 정도가 되다 보니 그것 특유의 미약에 내가 잠깐 홀린 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지만, 그 후로 몇번을 되새겨봐도 없는건 기교와 센스요 넘치는 건 진정성뿐인지라 고민없이 그냥 계속 기분 좋게 행복해하기로 했다.

음 그래. 정말 달았다. 정말 좋았다. 정말 행복했다.



















그제 밤, 몇 번의 키스 후에 그녀가 이렇게 물었다.

"나 달아요?"


...
넵. 우주 제일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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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11/05/12 19:17
수정 아이콘
....아 왜 짜증이....;;;

으하하하. 그래요 사랑만세!로군요. 부럽습니다.(솔직히 말씀해보세요! 이런 반응을 원하신거죠?)
히비스커스
11/05/12 19:21
수정 아이콘
.........
마이너리티
11/05/12 19:22
수정 아이콘
실환가요? 여자분 질문이 대박이네요.
11/05/12 19:22
수정 아이콘
정말 우주 제일 달콤하죠. 여자친구가 키스하려고 하면 절 피해서 그렇지... -┌

이 글을 보고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시는 분들은 '박정현 - 달아요' 들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Crescent
11/05/12 19:24
수정 아이콘
COBASKY 25년산 드셔보셨나요?
DavidVilla
11/05/12 19:25
수정 아이콘
나만 당할 순 없지..
끈적함을느껴
11/05/12 19:25
수정 아이콘
단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던데
라는 명언이 생각나네요....
하수태란
11/05/12 19:36
수정 아이콘
신고하기 버튼은 어디에 있나요? [m]
11/05/12 19:41
수정 아이콘
이래서 늘 비추버튼이 시급하다고 그랬거늘.....
fd테란
11/05/12 19:45
수정 아이콘
좀 전에 먹은 감기약보다 더 쓰네요.
어이쿠야...
11/05/12 19:51
수정 아이콘
반 정도 읽고 무슨 음식을 말했던 간에 댓글로 "키스인 줄 알았어요" 라고 쓰려고 했는데...

반전도 없고, 형편없는 글이군요...
당장 지우세욧!! 삭게로~~~



칫. 흐흑...
11/05/12 19:55
수정 아이콘
"나 달아요??"
라고 하는 여자분도 계시는군요..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그런분 만나보는게 소원입니다..

너무 섹시해서.. 온몸을 물어버릴거에요... ^^
소방남
11/05/12 19:57
수정 아이콘
왔는가?
The xian
11/05/12 20:00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하 오글거리지만 행복함이 느껴지는군요. 추천하고 갑니다.
개의 뿔
11/05/12 20:02
수정 아이콘
저 잘못한거 없는데 왜 이러시나요???
백육십근
11/05/12 20:04
수정 아이콘
불타는 연예를 해본 입장에서~!!!추천 꾸우욱
생기발랄
11/05/12 20:07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도 이럴줄알았어요 췌 궁시렁궁시렁;;; [어른폰]
화이트푸
11/05/12 20:09
수정 아이콘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냥 추천합니다!!!!
11/05/12 20:11
수정 아이콘
제목 보고 설마.. 하며 클릭했는데..
어느 유저분이 생각이 나긴 하는데 쿨럭;;
녹용젤리
11/05/12 20:20
수정 아이콘
하하하하하하하
"나 달아요?" 라니..
이런여자가 내 옆에있다면 핧아서 닳아 없어졌을듯...
ミルク
11/05/12 20:24
수정 아이콘
할말을 잃은 입이 다물어질 생각을 안 하는군요.
아..마지막이 참...
아이유
11/05/12 20:33
수정 아이콘
이런 글들 모아놓는 게시판이 따로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예 근처에도 안 가게요.



...아, 이미 있다구요? 이름이 삭게???
태연사랑
11/05/12 20:36
수정 아이콘
아놔;;

나만 당할순 없지
11/05/12 20:56
수정 아이콘
아........
키스를 해봤어야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유추하고 클릭을 안할수가 있지..... ㅠ.ㅠ
11/05/12 21:10
수정 아이콘
양손이 오글오글하지만...
그 느낌만큼은 알 것 같습니다 :^) 행복하시겠어요~
오늘도즐겁게
11/05/12 21:19
수정 아이콘
2년만에 댓글 달게 하시네요....
부럽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ㅠㅠ
유유히
11/05/12 21:36
수정 아이콘
이보시오, 이보시오 커플양반. 이게 무슨소리요?
11/05/12 21:42
수정 아이콘
아련한 첫키스의 추억이 생각나네요..
아.. 이..이보시오.. 의사양반 내가..내가 솔로라니!!!
11/05/12 22:0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킄 이런 글이 올라올 때마다 솔로가 아닌 제 자신이 너무 유쾌합니다.
11/05/12 22:14
수정 아이콘
씁니다....써요....
비디오드롬
11/05/12 22:50
수정 아이콘
술맛납니다. 술맛.

안주로 황도와 적절한 콘버터를 먹었다면 단맛도 가끔 느낄 수 있죠. [m]
11/05/12 23:29
수정 아이콘
달콤합니다.
글에서 향기가 나네요...
굳이 어떤 향이냐고 물으신다면..
복숭아 향? ^_^
스키드
11/05/13 00:17
수정 아이콘
쓰..씁쓸하네요.
아야여오요우
11/05/13 02:03
수정 아이콘
이글 너무 재밌다 크크크
닉넴을뭘로하지
11/05/13 10:51
수정 아이콘
결혼한 지 4년된 마눌님 키스도 달달한데...
한창 연애중인 여친님하 키스는...
11/05/13 17:19
수정 아이콘
계속 이런 식이시면...

허헛...

정말 달아드리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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