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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02 11:02:43
Name 허스키
Subject [일반] 2001년의 눈
난 그때의 폭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시내의 팬시문구점 '콤마' 뒷골목에서 좀더 들어가면 연배가 지긋하신 할아버님이 운영하는 오락실이 있었다. 철권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다.

여느때처럼 '헤이아치'와 '진 카자마'를 골라서 4연승정도 하던걸로 기억난다. 가까스로 이겨 상기된 얼굴로 다음 도전자를 기다리고있었다.

빡!

정강이가 아팠다. 뾰족구두였다.

"야  나와봐.."

이런젠장.. 자퇴한애였다. 양아치의 향기가 진해서 나랑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이다. 자퇴하고 '생활'을 한다더니 덩치가 좋은 세명과 함께 날 째려보고 있었다. 18k 인지 24k인지 모를 금목걸이가 휘황찬란했다.

"뭐야 이색..  오 너 오랫만이네 잘지내니?"

삽시간에 상황파악을 했다. g.na의 무대웃음을 지으며 상황을 무마하려고 애썼다. 입꼬리가 어색하게 잘 올라가지질 않아 부르르 떨린다.

진과 헤이아치를 잠시 놓아두고 밖에 나갔지만 걔네들은 아직도 내소식을 모를꺼다.

그때 고른 캐릭터들로는 거기까지. 아디오스..

그리고 2001년의 눈은 차가웠다.



딱히 그날눈이 귀랑 어깨에 많이 뭍어서 그런건 아니다.








love&hate님의 글을보고 엠팍의 북풍님을 알게되어 오마쥬를 해보았습니다.

다이어리에 쓰던거라서 반말체를 썼네요. 양해를 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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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02 19:29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이런 경험 다 있죠.
저도 오락실에서 킹오브파이터를 할때면 일명 '얍샙이'라고 불리우는
약발 2~3번에 큰발 1번 연타 기술로 여럿을 보내다가 의자가 날아온적이 있네요.

3연승인가 했을때 오락실 기계 위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검은색 그림자와 그 그림자의 살기어린 기운이 아직도 생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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