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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2/23 18:55:16
Name Dr.쿠레하
Subject [일반] 말년 휴가의 느낌?
2009년 2월에 공군 병사로 입대해서 드디어 말년 휴가를 나왔습니다. 약 20일 후면 이제 저도 민간인이 됩니다.

뭐랄까요... 말년 휴가 일주일 전부터 하루하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일 힘들었던 이등병 시절에 그냥 이 곳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니까 금새 일병 달더군요.

그 후로부터는 마냥 전역만 바라보고 군생활을 해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였을까요... 같이 생활하는 동기들, 선후임들과 정이 들게 되면서 '이 곳도 괜찮은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부당한 대우도 많이 받았고 억울한 일도 많았고 군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2년 가까운 군생활동안 제대로 건진 건 정말 인간관계라고 생각해요. 전역하고도 연락하면서 지낼 사람들이 생겼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친구들과 곧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한 기분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야간자율학습이 그렇게 싫었는데 막상 수능 끝나고 졸업할 때 되니까 정말 아쉬웠던 그런 기분과 비슷하네요.

제가 상병때 전역한 한 친구가 한 말이 '전역하니까 군대도 그립긴 하더라.'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믿지 않았었지요.

이제야 이해하겠네요. 이 시원섭섭한 기분 말이죠. 정말 오묘하네요.

시원한 기분 6에 아쉬운 기분 4정도랄까요. 

제가 정이 많은걸까요? 하하하. 선배님들은 전역할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아! 물론 유급지원병을 하거나 부사관으로 재입대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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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Barry
11/02/23 19:01
수정 아이콘
공군!! 673기인가 봅니다.
저는 말년만 애타게 기다리고있는 674기인데 그저 부럽습니다.
전역하면 왠지 시원섭섭하지 않을까요?
기시감
11/02/23 19:07
수정 아이콘
제 경운 시원섭섭 + 사회복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정도였던것 같네요.
라울리스타
11/02/23 19:11
수정 아이콘
육군 전역한지 1달 갓 넘었습니다.

오히려 전역때보다 말년 휴가때가 짠~한 느낌이 들지요.

사실 군대자체(간부들과 병사간 서열관계, 납득하기 힘든 가라행정, 각종 인권 침해 등)는 누구나 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전우애'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없다봐도 무방하죠. 어찌보면 친구들보다도 '정'은 더 많이 들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전역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 정말 얼굴보기 힘들지만, 그 짧은 2년이 참 많이 기억될 것 같아요^^
촉호파이
11/02/23 19:24
수정 아이콘
저는 시원섭섭 하지않고 그냥 시원했는데..
전역 한달만 지나도 알아서 다 잊게되요
수고하셨습니다^^;
전역하고 군대사람들 만나기 정말 힘듭니다 바빠요 다들..
11/02/23 19:28
수정 아이콘
전 그냥 시원했습니다. 말년까지 짜증나는 꼴을 많이 봐서 ...
선후임, 동기들과는 제대하고 몇 년 정도는 꾸준히 연락도 하고 만나서 술도 먹고 그랬는데 같은 도시에 사는게 아닌지라 점점 뜸해지더라구요. 요즘은 정말 가끔 전화나 한번씩 하는 정도네요. 이마저도 연락 끊긴 사람도 몇 명 있구요..
노을진오후
11/02/23 19:35
수정 아이콘
그 소중한 인연 잘 이어나가 시길 바랍니다. 저도 군대에서 좋은 인연들 많이 만났는데 집이 너무 멀어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전역하고 2,3달 정도는 연락 꾸준히 하고 그랬는데 만날 기회가 없다보니 전화해도 할말도 없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습니다. 같은 도에서만 살아도 꾸준히 연락하고 한번씩 보고 그럴텐데 죄다 차타고 3~4시간은 가야 하는곳에 살다보니...;;

말년휴가는 기억이 안나고 전역날은 기억이 생생히 나네요. 뭐 딴것보다 그날 wbc 한일 결승전이 있어서 말이죠. 보통 전역날 인사하고 뭐하고 나면 9시 쯤에 부대에서 나오는데 부대에서 12시까지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야구보느라... 부대앞 피시방에서 결승 다보고 왔는데 내려오는 내내 이치로의 안타만 머리속에 남더군요.
오동도
11/02/23 19:37
수정 아이콘
전역한지 4년이 되어가는데, 지금 만날만한 사람은 2명정도 밖에 안남았습니다.
그렇게 친했던 고참,후임들과도 가끔 연락만 하는 정도..
전역하기 전날 취침소등 끝나고 혼자 밖에 나가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끝났다~~~~
으아~~ 끝났어 흐엉.. 하며 기뻐했던게 생각 나네요.
지금은 군대있을때의 시간들이 그냥 꿈만 같습니다.
전역하는 날 전역,휴가가 저 혼자뿐이라 위병소를 통해 나가는데, 동원훈련 아저씨들 태운 카고가 들어오더군요
아저씨들이 제 개구리 모자를 보더니.. 단체로 박수를 쳐줘서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4년 남았네 크큭" 하고 말하는데 전역하는 마당에 별 상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보니 4년이 참 토나와요..
그리고 전역하고 4년동안 군대 꿈을 최소한 50번은 꿨네요. 어제도 꿧습니다..
BoSs_YiRuMa
11/02/23 19:37
수정 아이콘
전역증을 받고 위병소를 나와도 며칠 뒤에 다시 부대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으실겁니다.
제대 느낌이 휴가 나오는 느낌하고 별반 다를게 없거든요. 웬지 복귀해야할거같은 느낌..
그리고 전역하더라도 할일이 갑자기 없어지면 사람이 무모해집니다. 뭐라도 해야할거같은 느낌을 가지고 몇일~몇주는 갈겁니다.
저는 그 시기에 공장도 다녀보고 pc방 알바도 해보고 막노동도 해보고..별걸 다 했지만 나중에 깨달은건 '아 이제 이렇게 몸을 혹사시킬 필요가 없구나;' 였거든요.

전역한지 벌써 천일이 넘었네요. 시간 참 빨리 갑니다..
Humaneer
11/02/23 19:39
수정 아이콘
전 공군 병사 전역하고 3개월 후임이 사촌누나를 소개시켜줘서... 결국 결혼했습니다.
회사는 ... 어쩌다 보니 공군에서 근무하던 경험이 도움이 되어 방산업체에서 일하고 있고요...

전 개인적으로 제 인생에 가장 잘 한 일이 공군에 입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크
낭만토스
11/02/23 20:24
수정 아이콘
입대일로 치면 저랑 동기신데, 전 이미 작년에 전 to the 역 -_-;;
뭐 육군의 장점이니까요 -_-;

전 말년에 연평도 터져서, 모아놨던 휴가 3개 짤리고, 겨우겨우 전역전에 3차정기만 챙겨먹고 전역했답니다 ㅠ_ㅠ
김재진
11/02/23 22:24
수정 아이콘
최근 1년 이래에 군대있던분들은 꽤 힘들었을듯..
09년말~10년초 신종플루, 2010년 봄에는 천안함에다가 겨울에 연평도.. +100년만의 혹한까지..
11/02/23 22:58
수정 아이콘
다행히 신종 플루때 탈출했다! 만세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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