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가 된 국민학교-이제는 초등학교-를 어제 다녀왔습니다. 물론 다녀오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저의 부모님께서 살고 계시는 시골집에서 3분정도 거리를 걸으면 도착하는 곳입니다. 제가 다니기 시작했을 때 대략 80명정도의 전교생이었고 졸업할 즈음에는 약 50여명 정도여서 제가 졸업하고 1년 후에 분교가 되어서 저랑 같이 초등학교를 다녔던 후배들은 저와 같은 학교졸업생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후 3년 뒤인가 폐교가 되었네요.
그럴싸한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폐교 직후에는 도시의 교회가 땅을 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름되면 수련회도 오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이리저리 땅 주인이 팔리고를 반복하더니 어제 가보니 이제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학교의 모습은 없어졌네요. 돈 될만한 나무들은 다 팔아먹고 을씨년스러운 폐가의 형상이 되어있습니다. 제가 44회졸업생인가 그래서 학교에 오래된 나무도 많았고 조경도 꽤 잘되어 있었습니다.
풀 뽑으라고 선생님이 시키면 엄청 커보이던 운동장, 올라가기 무섭던 2층의 교무실, 조그만 마을이었지만 잔치가 되었었던 운동회, 이쁜 꽃들이 피었던 화단들, 가을만되면 끊임없이 낙엽을 쏟아내던 플라타너스나무.....
도시로 나간 친구들과 명절 때나 만나는 사이지만 어김없이 학교에 모여서 만나서 예전의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술 마시러가고 그랬는데 이젠 모여서 추억을 회상할 곳은 없어졌습니다.
고개 넘어 다니던 중학교도 폐교가 되어서 무슨 도자기 굽는 곳으로 변해있더군요
학교를 다닐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폐교가 되서 지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돈이 많았다면 땅을 사서 이쁜 곳, 무언가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꾸몄을텐데 말입니다...
몇 년 후면 지금의 모습조차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님은 모든 걸 다 보셨을텐데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