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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02 20:07:33
Name 청보랏빛 영혼
Subject [일반] 영화 '불신 지옥' 에 대한 추천글 -믿는다 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
싸늘한 겨울. 아주 늦은 시기이지만
그래도 올해 공포 영화중 최고의 평점을 받은 영화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불신 지옥'을 이제 보았습니다.

역시나... 알바가 섞여 있다는 평점제 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입소문은
믿을만한 것이더군요.
그리 잔인하지도 그리 무서운 귀신이 나오지도 않는 영화이지만
충분히 공포스럽고 스토리도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남상미양의 연기력도 톡톡히 한 몫 해주더군요.
정말 공포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종교를 적는 란에는 '천주교' 라고 적으면서 새해에는 꼭 사주를 보러다니는
아이러니한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믿는다.'라는 말에 여운이 남네요.

꼭 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무언가를 그렇게 간절히 믿어본 기억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어졌습니다.
생김새가 어찌되었든 지금 내가 무엇이라고 부르고 있던지
누군가는 자신의 '신' 에게 또는 '하늘' 에게도 '동물' 에게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 합니다.
그렇게 하면 믿을 수 없는 어떤 일을 계기로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저 역시 외할아버지가 아프셨을 때도 그랬고 병원 입사 면접을 보는 날도 합격하게 해달라고,
'기아' 가 결승전에 갔을 때도 'T1'팀이 광안리에 갔을 때도 두손 꼭 모으고 이기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내가 해낼 수 없는 일이니 다른 누군가의 힘을 빌려서라도 이루고 싶어서 말이죠.
만일 그때 누군가가 '내가 그 소원을 이루어 줄 테니 넌 다른 일을 해라.' 고 한다면
글쎄요...
그게 법을 거스르는 일이라도 쉽게 뿌리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가족중에 누군가를 반드시 살려내 준다던지 당장 자신의 숨통을 조르는 일을
누군가가 '반드시 그것을 이뤄내 줄 것이라는 믿음' 이 생겨버린다면
그것 자체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를 영화가 말해주네요.


'믿는다.' 라는 말에 담긴 강렬함이 단 1L가량의 피 밖에 쏟아지지 않는 영화내에서
핏빛보다 더 진한 공포를 선사해주는 영화.

'불신 지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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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좀
09/12/02 20:37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나요? 소재는 흥미가 가는데
제가 공포 영화를 사실 왜 보는지 잘 공감을 못해서..
(즐거운 것만 보기에도 시간은 부족하잖아요)
누렁쓰
09/12/02 20:49
수정 아이콘
마지막 3줄은 읽으면서 김생민씨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무언가를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만 쭉 하고 있었는데 기회를 내서 봐야겠군요.
마음속의빛
09/12/02 20:50
수정 아이콘
글을 보니 정말 무서운 영화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인간이라는 연약한 존재가 무언가에게 이용당했을 때라...
shadowtaki
09/12/02 21:16
수정 아이콘
올해 마더와 박쥐를 빼고 본다면 주제의 무거움, 장르의 재미, 배우들의 호연 등 최고의 한국영화로 손꼽아도 될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제작비가 조금만 더 있었고 관객을 배려하지 않은 결말이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었을 것 같은 올해의 숨은 영화였지요.
09/12/02 21:16
수정 아이콘
관심좀님//
사람마다 즐거움의 기준이 다 다르니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훈훈하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도 즐거울수 있겟지만 공포 영화를 보는 도중에 느끼는 스릴과 다 본 후의 안도감 역시 큰 즐거움일수 있죠.
09/12/02 21:43
수정 아이콘
무서운 거는 못 보는지라...ㅠ_ㅠ
그나저나 방금 <불신지옥>이 청룡영화상 각본상 받았네요.

근데요, 저도 말은 '크리스찬'이라고 하지만 사주 같은 거 자주 보러 가요.
딱히 믿음의 영역은 아니지만 재미있잖아요.^^
물론 글에서 말씀하신 '믿음에 대한 생각'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사람이란 존재가 원래 그렇기도 하잖아요.
관심좀
09/12/02 21:47
수정 아이콘
Liam님// 다 본 후의 안도감이라...그렇군요...
뭔가 굉장히 깨달은 느낌입니다. 불신지옥이 갑자기 보고싶네요.
09/12/02 21:50
수정 아이콘
지금 청룡영화제 각본상 탔네요 역시 좋은 작품
LunaticNight
09/12/02 22:04
수정 아이콘
저도 강추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라고 생각해요.
날아랏 용새
09/12/02 22:51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추천한다는 의견을 정말 가끔씩...가끔씩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서 계속 접하네요.
보고는 싶지만 저도 무서운 것은 못보는 지라...ㅠ.ㅜ
26.Utley
09/12/03 00:44
수정 아이콘
올해 가장 무섭고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몇장면은 지금도 생각나는군요.
조연분들의 연기 또한 일품입니다~ 이런 류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챙겨보시길
videodrome
09/12/03 01:00
수정 아이콘
이제 다 죽겠네
오름 엠바르
09/12/03 01:48
수정 아이콘
너무 슬퍼서 무서운 영화죠.
영화 보는 내내 무척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
09/12/03 02:06
수정 아이콘
공포영화의 미덕은 충분한 영화입니다. 연출면에서 훌륭했습니다.
더불어 귀신을 보지 않아서 더욱 괜찮은 영화죠.

뭔가 빠져 있는-홀린(?)- 사람에 대한 이해할 수 없음에서 오는..

자주 접하는 상황에 대한 영화적 해석이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아름다운달
09/12/03 11:19
수정 아이콘
요근래 팬도럼을 보고 이런 영화좋아 ~_~좋아 모드였는데 불신지옥 도전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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