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10/02 10:00:43
Name 빼사스
Subject [일반] [약스포] 그대, 레볼루션을 꿈꾸는가?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어제 개봉일에 급히 가서 보고 왔습니다. (추석 연휴에는 오히려 보기 힘들 거 같아서요)
저는 개인적으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팬은 아닙니다. PTA라는 줄인 이름으로 부르는 게 더
익숙한 감독일 정도로 팬들도 많지만, 그렇다고 대중성이 높은 감독은 아니지요.
누군가에겐 PTA가 뭐야? 이럴 확률이 아직까진 더 높은 감독인데 저한테도 익숙지 않은 약어입니다.
이번에 신작 개봉할 때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디카프리오의 신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네, 제게 있어서 디카프리오의 영화 선구안은 믿고 볼 영화라는 보증수표 같은 겁니다.
근데 해외 평가도 놀라울 정도로 좋고 박평식 옹도 8점이나 주다니?
2시간 40분이란 러닝타임이 다소 힘들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꼭 봐주어야겠다 싶어서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러닝타임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시종일관 지루할 틈이 없이 몰아칩니다.
뭔가 엄청난 총격전도 없고 카체이싱도 없습니다. 이렇다 할 스턴트가 필요한 액션도 없고 주인공인 디카프리오가
뭔가 활약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긴박감 넘치고 엄청난 액션을 보는 것 같고 우리 50줄의 배불뚝이
아저씨 디카프리오가 잘생겨 보입니다. (아, 잘생긴 거 맞지만... F1의 브래드 피트의 잘생김과 다른 연기가 만들어낸
잘생김 같은 겁니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라던데, 전 이 의견 맞다고 생각됩니다. 아 물론 박찬욱 감독 이번 영화가
대중적이다-라고 말한 것과 비슷한 결이기도 합니다. 감독 본인의 색깔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으면서도 대중성을 취했거든요.
다만 동일한 블랙코미디의 선상에 있고, 다소 예전에 나온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공통점 때문에 둘 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내용임에도 오히려 외국 영화인 <원 배틀-(이하 줄이겠습니다)> 쪽이 제겐 더 공감이 갔습니다.
왜냐하면 <원 배틀>은 196~70년대 미국의 급진 혁명 세력을 소재로 현재를 다루고 있는 괴리에도 불구하고
소위 인종 청소, 파시즘 같은, 즉 트럼프와 MAGA의 지배 아래 미국의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남의 이야기인데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기묘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어쩔수가없다>도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어쩔수가없다>에서 말하는 AI 시대의 인간끼리 경쟁하는 그 암울하면서도
웃기만 할 수 없는 이야기도 공감이 가긴 했지만, 전 세계적 우경화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대에 <원 배틀>만큼 공감할
영화도 없는 듯합니다. (심지어 중간에 시위대에 섞여 의도적으로 폭력 시위를 조장하는 수법은 너무나 우리에게도 익숙하더군요)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오면 마치 <매드맥스> 때처럼, 약간 뽕이 올라 '레볼루션!'을 외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쩔수가없다>를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원배틀>도 그야말로 연기 차력쇼입니다. 숀 펜과 디카프리오의 연기 차력쇼는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합니다. 이 영화 내년에 아카데미상도 휩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트럼프가 할리우드를 압박하는
만큼 할리우드의 반작용이 더해지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딸 역할을 한 여배우, 처음 연기라는데
어디서 이런 보석을 구했나요.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대중성을 잡은 영화 치고는 국내나 해외나 흥행은 아쉬울 듯합니다. 해외 첫주 개봉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듯합니다.
워너 입장에선 또 한번의 실패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매드맥스>도 그렇고 <미키17>도 그렇고 이런 영화에 기꺼이 돈 투자해줘서
고맙습니다, 워너.

풀 아이맥스 촬영이라고 하니 아이맥스로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극장에 많이 왔더라고요.
먼 타지의 외국에서까지 단체로 영화를 보러 올 정도로 팬이 많은 감독 맞는 듯하네요.

러닝타임에 기겁하지 마시고 추석 연휴에 한번쯤 보실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시계 한번 쳐다보지 않고 순식간에 영화가 끝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왕립해군
25/10/02 10:30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봤네요. 숀펜 연기력에 압도되는게 덜덜.. 대중성 잡은 영화는 맞는데 흥행은 쉽지 않아보여요 크크.. 외국은 모르겠지만 한국은 진짜 와닿지 않을 주제고 색안경 끼기도 쉬운 소재고.. 근데 보면 후회는 안할 퀄리티긴합니다.
빼사스
25/10/02 10:42
수정 아이콘
흥행 쉽지 않죠, 흑흑. 근데 정말 영업할 만한 영화인 것 같아요.
왕립해군
25/10/02 10:43
수정 아이콘
주변 사람들에겐 추천 할 듯 싶어요. 재미는 있으니까요 크크.. 커뮤 과몰입하는 친구나 지인에겐 추천 안할거같고...
탑클라우드
25/10/02 12:25
수정 아이콘
내일 왕십리 아이맥스 예매인데, 아내가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허허허
그녀는 디카프리오의 오랜 팬이니까...
나는 디카프리오와 다르게 생겼으니까... 끄덕
빼사스
25/10/02 12:27
수정 아이콘
디카프리오 선구안은 진짜 대단한 배우인 거 같아요. 거를 타선이 없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5119 [일반] 올해 주식시장 불장에 한국인들이 엄청 많이 산 미장 etf 근황 [45] 독서상품권3525 25/10/02 3525 0
105118 [일반] 다크소울과 SCIE 논문 [6] 즈브1019 25/10/02 1019 9
105117 [일반] 삼성전자 9층, 하이닉스 40층 도달 [73] 깃털달린뱀4477 25/10/02 4477 5
105116 [정치]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 “산림청장, 김현지 은사라는 제보 받아" [72] lightstone4607 25/10/02 4607 0
105115 [일반] [약스포] 그대, 레볼루션을 꿈꾸는가?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5] 빼사스994 25/10/02 994 0
105114 [정치] 지귀연 술자리 의혹 제보자, 대법원 조사서 "지귀연 1년 한 번 보는 사이" [101] 잉명8240 25/10/02 8240 0
105113 [정치] 공무원 클라우드 G드라이브 전체 복구 불가 + 일부 데이터 9월분 복구 불가 [126] Leeka9630 25/10/01 9630 0
105112 [일반] LLM 활용 핵심 팁 공유 [48] 여왕의심복6307 25/10/01 6307 49
105111 [정치] 한가위 기념 민속놀이 대회 '스타' 정치인 [69] 여수낮바다6852 25/10/01 6852 0
105110 [일반] 대LLM의 시대 – 대학원생과 교수의 생존법 [61] 여왕의심복7030 25/10/01 7030 34
105109 [정치] 서울 집값을 잡는 방법이 있을까? 있더라도 그 방법을 쓸 수 있을까? [374] Hydra이야기11428 25/10/01 11428 0
105108 [일반] 개미때문에 종의 기원을 다시 쓰게 생겼네요 [60] 올라이크6694 25/10/01 6694 39
105107 [정치] 서울 아파트는 계층의 사다리 보다는 소득과 자산 사이의 눈높이의 문제입니다. [278] 유동닉으로11013 25/09/30 11013 0
105106 [정치] 김현지 부속실장 이야기 나와서 그런데 VIP가 성남 인맥에 더 신뢰를 보낼 수 밖에 없긴 합니다. [100] petrus8532 25/09/30 8532 0
105105 [정치] 이번 검찰 폐지로 행안부 장관의 위상과 영향력이 더 올라가긴 했네요. [124] petrus9661 25/09/30 9661 0
105104 [일반]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이 나왔습니다. [21] BitSae4160 25/09/30 4160 2
105103 [일반] <어쩔수가 없다> 후기(노스포) [4] 라이징패스트볼3052 25/09/30 3052 0
105102 [정치] 지귀연, '尹구속취소 청구'·'술 접대 의혹' 때마다 휴대폰 교체 [125] 전기쥐8051 25/09/30 8051 0
105101 [정치] 논란의 김현지, 총무비서관에서 부속실장이 되다 [200] 춘식이죠8809 25/09/30 8809 0
105100 [일반] 왜 이리 허망한 감정이 오랬동안 유지되는가. [24] 영호충4951 25/09/30 4951 31
105099 [정치] [NYT] 전운이 감도는 카리브해, 미국-베네수엘라 [70] 철판닭갈비11295 25/09/29 11295 0
105098 [일반] 9월 극장 상영 일본 애니메이션 감상평(스포X) [16] 왕립해군3832 25/09/29 3832 1
105097 [일반] 99년 후반기 나스닥 blow off top은 왜 생겼을까? [20] 기다리다4597 25/09/29 459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