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1/22 15:00:34
Name 깃털달린뱀
File #1 20201014023243_igpqzhcx.png (205.2 KB), Download : 889
Subject [일반] AI 시대에도 수다스러운 인싸가 언어를 더 잘 배우더라




유사이래 지금만큼 언어를 돈 안들이고 배울 수 있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유튜브를 키면 전세계의 언어로 된 컨텐츠가 흘러넘치고, 전세계의 사람과 언어교환 하거나 통화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챗지피티 보이스나 제미나이 라이브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까지 공짜로 쓸 수 있으니 이제는 약간의 지식과 의욕만 있으면 누구든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영어 스피킹(더 정확히는 읽기와 말하기를 포함한 아웃풋)을 연습하기 위해 챗지피티와 영어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내 편한대로, 심지어 생각 안나면 한국어까지 섞어서 얘기하는데 심지어 교정까지 해주는 대화는 웬만한 원어민이랑도 힘듭니다. 이건 혁명이에요!


그런데 최근들어서 부딪힌 중대한 문제가 있으니 바로
[할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언어의 문제가 아니었던 겁니다. 애초에 전 한국어로 대화할 때도 과묵한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주도하기보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며 반응하는 쪽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AI는 자아가 없다는 특성상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주도적으로 말을 해야하고 AI는 거기에 반응하는 참모형(?) 대화상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하고 주도적으로 얘기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AI한테까지, 심지어 영어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하니 정말 죽을맛입니다.


사실 비슷한 일은 제 인생에 꽤 여러번 있었습니다. 가까이는 언어교환, 멀리는 교환학생. 언어교환 어플이나 통화를 관 둔 이유도 똑같았습니다. 상대랑 인사 하고나면 할 말이 없어요! 교환학생으로 유럽에 반년 머물렀을 때도 나름 즐겁긴 했지만 사람과 교류를 그닥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언어를 말할 일이 적고, 발전도 느렸죠.


그러고보면 주변에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 대부분은 인싸였습니다. 외국인을 보면 스스럼 없이 말 걸고 수다 떨 수 있는 사람들. 전 여태까지 그게 배짱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배짱 이전에 컨텐츠의 문제였습니다. 우선 말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하는데, 인싸는 여러 사람 만나고 잘 돌아댕기고 하다보니 말할거리도 많고 또 그걸 말하고 싶어합니다! 저랑 정반대의 사람이었던 거죠.


물론 롤플레이를 한다거나, 가짜 일상생활을 꾸며서 말해 보라고 하면 되긴 하는데 이것도 결국 제 프롬프팅의 한계인지 AI의 한계인지 자꾸 주도권을 저에게 쥐어주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영어 고군분투는 요상한 부분에서 막히게 됐습니다. 미래에는 자비스처럼 지가 수다스러운 AI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몇 년 내로 나올 것 같긴 하다는 게 희망적이군요. 사실 지금도 기술적으론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도 그렇게 안만들어서 그렇지...


수다스러운 분들,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지금 보니 그것도 재능임 흑흑.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전기쥐
24/11/22 15:10
수정 아이콘
말을 적게 하고 실수를 줄이자는 성격이랑 말을 많이 하되 어느 정도 실수 발생은 감수하자는 성격이랑 비교하면 전자보다 후자쪽이 더 언어학습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깃털달린뱀
24/11/22 15:12
수정 아이콘
제가 완전히 전자 유형이라... 말 뿐만 아니라 행동 자체가.
근데 언어는 실수 감안하고 많이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시스템인지라 이게 잘 안맞더라고요.
심지어 실수 해도 아무 상관 없는 AI 상대로 얘기할 때도 그게 안고쳐지는 거 보면 인간이란 참 변하기 힘든 존재다 싶습니다 흑흑...
전기쥐
24/11/22 15:15
수정 아이콘
저도 전자의 성격이라.. 본문에 격하게 공감가구요. 결국 언어는 input과 output을 일단 많이 늘리는 게 정답이더군요.
요키와 파피용
24/11/23 11:32
수정 아이콘
제가 반대 성격이라서 언어를 빨리 습득해서 말문이 트이긴 하지만 정확히 할 줄 모릅니다. 대신에 조심스러운 친구는 느리지만 결국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더군요
인간실격
24/11/22 15:16
수정 아이콘
제가 좀 과묵한 사람인데 오디오북을 듣거나 책을 소리내서 읽는게 많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것도 처음엔 어색하지만요 흐흐
공실이
24/11/22 15:34
수정 아이콘
Ai보고 활발한 성격이리면 내성적인 나에게 어떻게 말걸겠어? 요런거 하나 던져 주시고 나면 틱틱 단답형으로 대답해도 잘해줍니다.
모링가
24/11/22 15:45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궁금한 잡다한 이슈들을 물어봅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브레인 스토밍하는 것이죠
에이치블루
24/11/22 17:41
수정 아이콘
네..그냥 팩트입니다.

한국어도 영어도 똑같습니다. 수다쟁이가 훨씬 말을 빨리 합니다.
모두 E가 되실 수 밖에 없습니다. 내적 I로만 사시고요 ㅠㅠ
그냥사람
24/11/23 07:14
수정 아이콘
요즘 마이크 인식이 아주 좋아서 저는 보통 뭐 검색할때나 지피티 찾아볼때 핸드폰에 영어로 얘기합니다. 단점은 제 문법이 얼마나 엉망이면 영어로 말해도 한글로 자동번역해서 입력되더군요 크크
24/11/23 09:44
수정 아이콘
영어회화 공부하려고 chat gpt로 영어 대화를 시도했더니 갑자기 한국말로 대꾸하더군요. 와이프 앞에서 AI한테 능욕당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33 [일반] DDP 야경을 뒤로 하고 프로미스나인 'DM' 커버 댄스를 촬영하였습니다. [22] 메존일각4360 24/11/23 4360 14
102732 [일반] 잘 알려진 UAP(구 UFO) 목격담 중 하나 [15] a-ha5662 24/11/23 5662 2
102731 [일반] 지하아이돌 공연을 즐겨보자 [12] 뭉땡쓰4638 24/11/23 4638 1
102730 [일반] 노스볼트의 파산, 파국으로 가는 EU 배터리 내재화 [74] 어강됴리11406 24/11/23 11406 7
102729 [일반] 한나라가 멸망한 이유: 외환(外患) [8] 식별4540 24/11/22 4540 18
10272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2. 윗입술/웃는모습 갹(⿱仌口)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2849 24/11/22 2849 3
102726 [일반] 동덕여대 총학 "래커칠은 우리와 무관" [193] a-ha19534 24/11/22 19534 22
102725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4 [17] Poe4755 24/11/22 4755 32
102724 [일반] AI 시대에도 수다스러운 인싸가 언어를 더 잘 배우더라 [10] 깃털달린뱀3842 24/11/22 3842 5
102723 [일반] 러시아가 어제 발사했다는 ICBM, 순항미사일과 뭐가 다른가? [30] 겨울삼각형4306 24/11/22 4306 0
102722 [일반] 국제 결혼정보회사 이용 후기 [46] 디에아스타6873 24/11/22 6873 41
102721 [정치] 미래의 감시사회는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10] Restar2281 24/11/22 2281 0
102720 [일반]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9] 밥과글2802 24/11/22 2802 7
102718 [일반] 영어 컨텐츠와 ChatGPT 번역의 특이점 그리고 한국의 미래 [16] 번개맞은씨앗3222 24/11/22 3222 9
102717 [정치] 김소연 "이준석 성상납 도와준 수행원 자살" [121] 물러나라Y11599 24/11/22 11599 0
102716 [일반] 요즘 근황 [42] 공기청정기8353 24/11/21 8353 16
102715 [일반] 좋아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출간 이벤트 당첨자 발표와 함께! [17] 망각2699 24/11/21 2699 3
102714 [정치] 한동훈, 당내게시판 윤석열 비방 관련 경찰 요청 거부 [135] 물러나라Y11308 24/11/21 11308 0
102713 [일반] 아니, 국과수도 모르겠다는데... 설마 대법원까지 보내려고 할까요? [37] 烏鳳9201 24/11/21 9201 31
102712 [정치] (채상병 사건) 박정훈 대령이 군검찰로부터 징역3년을 구형받았습니다. [91] 꽃이나까잡숴8726 24/11/21 8726 0
102711 [일반] 4년간 미국 물가는 얼마나 심각하게 올랐는가 [63] 예루리5935 24/11/21 5935 2
102710 [정치] 메르스 이후 처음으로 주요 그룹 사장단 긴급성명 발표 [69] 깃털달린뱀7566 24/11/21 7566 0
102709 [일반] 트럼프 2기 정부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시작합니다 (+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트럼프 공약) [73] 시드라5184 24/11/21 518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