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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04 01:02:05
Name 김치와라면
Subject [LOL] 전성기가 조금 일찍 왔을 뿐인 쇼메이커에게 보내는 편지
처음 e스포츠를 접한 건 2002년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온게임넷 화면 속 ‘영웅 프로토스’ 박정석이 제 첫 번째 우상이었습니다.

홍진호를 꺾고, 결승전에서는 황제 임요한까지 제압하며 우승하던 sky결승전. 그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부터 한빛소프트를 응원했고, 이후 KT 이적 후엔 이영호를 따라 꾸준히 e스포츠를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스타1 병행 시즌 이후엔 자연스럽게 현생에 집중하게 되었고, 한동안은 e스포츠와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2016년, 우연히 아는 동생 덕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 다시 눈을 뜨게 됐습니다.

카오스도 제대로 안 해본 아저씨였지만, 예전에 응원하던 KT가 SKT를 꺾기 위해 슈퍼팀을 꾸렸다는 기사덕분에 저도 모르게 손이 갔습니다.

게임도 잘 모르면서 ‘스맵-스코어-폰-데프트-마타’를 무작정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늘 SKT에게 지고, 결국 3연 칼리로 롤드컵 진출도 실패하던 그 해는 참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석 때문에 시작된 팀 팬질은 쉽게 끊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8년, SKT가 없는 틈에 KT가 우승을 차지했죠.

그때는 유칼을 필두로 롤드컵도 가능하겠구나 싶었지만… 더샤이와 루키라는 자연재해 앞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019년. KT의 지원이 정말 정말 약해진 것이 느껴지면서, 저는 결국 팀을 바꿨습니다.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했던 담원 게이밍. 그리핀과 함께 챌코 돌풍의 주역이었지만 항상 그리핀에게 얻어맞던 팀이었습니다.

그 담원이 LCK에 올라와, 엄청난 무력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뇌지컬과 함께)

그때부터 너구리와 쇼메이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립사 1위 너구리, 그리고 조금 쫄보 같았지만 패기 넘치던 쇼메이커.

"일단 박어!" 그게 담원이었고, 그게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고스트가 합류하고, 담원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020년, 너구리-캐니언-쇼메이커-고스트-베릴.
그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조합이었고, 결국 롤드컵을 우승하며 중국으로부터 트로피를 되찾았습니다.

중국에서 두 번이나 빼앗겼던 롤드컵을,
쇼메이커가 오리아나로 이모티콘을 띄우며, 미드에서 이즈리얼을 솔킬내며 되찾았습니다.

마지막 4세트, 쌍둥이 포탑 앞에서
“상하이 라이브러리 만들어!”라고 외치던 쇼메이커의 모습은 지금도 제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2021년, 칸이 합류했지만 담원은 여전히 강했습니다.
MSI에선 캐니언, 롤드컵에선 고스트가 흔들렸지만, 쇼메이커의 미친 캐리력으로 다시 결승에 올랐습니다.
(결국 결승전에 다 지긴 했지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2022년 칸, 베릴, 그리고 2024년엔 캐니언까지 떠났습니다.
그 이후 담원은 결승전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강팀을 만나면 명승부 끝에 패배하는 ‘강팀 판독기’ 역할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팬들 사이에서는 쇼메이커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젠지전에서의 초가스, 벡스 픽처럼 자신이 캐리하기보다는 상대를 막는 식의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었을까요.
이제는 더 이상 예전의 쇼메이커가 아니라는 인식도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에 속으로만 비판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고 지금은 그저 응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뭔가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는데 설명이 잘안되네요)

쇼메이커는 8년을 넘게 미드라이너로 담원을 지켜냈고, 한 번은 롤드컵 트로피도 들어 올렸습니다.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고, 다재다능했던 모습이 옅어졌을지도 모르지만—그가 있었기에 담원이 있었고, 지금의 Dplus KIA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성기가 지나갔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실력이 예전만 못한 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쇼메이커. 지금까지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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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4 01:31
수정 아이콘
다시 개화하기를 바래봅니다.
김삼관
25/05/04 07:52
수정 아이콘
모든 것은 과정이고 프로로 남아있다는 것은 성장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 잘하는 선수고 더 무서운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도…
1등급 저지방 우유
25/05/04 09:34
수정 아이콘
아..이런글 너무너무 기대했습니다
팬심이 뚝뚝 묻어나는 그런글이요
쇼메가 우연히라도 이 글을 한 번 보길 바라며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seotaiji
25/05/04 10:41
수정 아이콘
월즈 리핏 성공했다면... 하고 항상 생각하게 만드는 선수입니다. 팬이기도 하구요.
고민시
25/05/04 11:37
수정 아이콘
가끔씩이라도 럭키펀치 한번 날려줬으면좋겠는데 쩝
퍼펙트게임
25/05/04 12:34
수정 아이콘
임요한 불편합니다...

선수를 평가할때는 고점을 기대하고 평가하는게 맞다고 봐서 이미 보여준게 많은 쇼메는 계기만 생기면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backtoback
25/05/04 1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광대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응원합니다 10년전에 프레이를 응원했던것 처럼
정석이 처음부터 정석은 아니었겠지요
르블랑 조이 신드라가 지금 메타가 아닐뿐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 주류챔프도 잘 다뤄야겠지만 손에 안맞는거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착화된 닭장같은 한국사회에서 살짝 벗어나기만해도 사파소리 듣는건 어쩔 수 없고 증명하면 됩니다
지금 많은 부침을 겪고 있지만 다시 위에 설 수 있는 재능이라고 믿습니다
딮기 유튜브에서 추해질때까지 한다는말
아직 그 시기가 아닙니다.
25/05/04 12:52
수정 아이콘
사실 쇼메같은 커브가 더 흔한 케이스죠
축사랑
25/05/04 13:16
수정 아이콘
쇼메 지금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다들 쇼메 색깔이 없다고 말하는게 참 안타깝네요.
양치후귤
+ 25/05/04 22:59
수정 아이콘
쇼메이커의 최전성기에도 단순 무력은 쵸비가 우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쇼메이커가 월즈 우승과 lck 3연패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넓은 챔프폭을 바탕으로 한 유연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쇼메이커가 보여주는 다양한 챔프폭은 유연함의 상징이 아니라 아지르 요네로 대표되는 메타챔프를 다루지 못해서 도망가는 모습입니다. 물론 메타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당장 다음 패치에 미드 메타 대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쇼메이커가 할 수 있는 챔프가 아닌 또다른 챔프가 메타가 된다면 그때도 페이커 쵸비 제카 등 서부권 미드들은 충분히 적응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쇼메이커에게는 그런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쇼메이커의 부진은 갑작스러운, 일시적인 폼 하락이 아님을 롤을 시청하는 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습니다. 22년 이후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쇼메이커의 dk를 응원하겠지만
동화같은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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