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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8 01:48:37
Name 저퀴
Subject [기타] 배너 사가 리뷰

오늘 소개해볼 게임은 바이오웨어 출신의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든 스토익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SRPG, 배너 사가입니다. SRPG가 뭐냐고 물으시냐면, 대표적인 예로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나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에 대해서 별로 신경 쓰질 않았습니다. 작년 초에 멀티플레이용으로 공개된 배너 사가 : 팩션즈에도 별 관심을 안 가졌거든요. 그런데 마땅히 요즘에는 SRPG를 찾기가 힘든지라, 그냥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크게 만족스럽네요.


[1. 아름다운 일러스트]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오는 일러스트부터 저에겐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튜토리얼을 끝내고 나서, 광활한 배경 속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게임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묘사해줍니다. 쓸쓸한 배경 속에서 나지막히 이야기하는 등장 인물의 독백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단지 '영어가 능숙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을 뿐이죠.

이러한 일러스트는 전투 중에서도 다채롭고 깔끔한 움직임을 보여준다거나, 중간중간 이야기를 연결시켜주는 좋은 애니메이션 등으로 완성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2. 깊이 있는 전투&내정 시스템]

게임의 흐름은 주인공 일행이 이끄는 무리가 계속해서 이동하면서, 수시로 여러 사건을 맞이하게 되는 식입니다.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며, 여러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게임 내에 분기 시스템이 존재해서 나의 선택에 따라서 게임의 진행은 크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전투가 벌어질 상황에서, 내 선택에 따라서 무리하게 뛰어들 수도, 그냥 도망갈 수도 있는 식이죠. 또 무리가 이동하면서 무리 간의 다툼이 벌어진다면 내가 이걸 중재해서 이득을 본다거나, 아니면 갑자기 만나게 된 다른 사람들을 합류시키는 식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또 그냥 무리가 이동하면서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물자가 부족하다거나 사기가 바닥나지 않도록 신경 써줘야 하는 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엑스컴 시리즈를 연상케 합니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게임이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전투원을 육성하는 부분도 쉬우면서도 각자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자유도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6가지 능력치 중에서 주어진 점수만큼 투자해서 성장하는건데, 체력이나 방어력을 높일 수도 있겠고, 공격력이나 기술 관련해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전투원의 성능이 완전히 달라지죠.


엑스컴처럼 적을 일정 수씩 쓰러뜨릴 때마다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모든 전투원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투나 중간중간의 이벤트를 통해서 얻는 점수가 있어야만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무리의 물자를 구매하는데도 쓰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선택을 요구하곤 하죠.




전투에 있어서 배너 사가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투의 시작은 최대 6명의 인원의 차례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최대한 빠르게 선공을 가하기 위해서, 궁수를 먼저 배치하고 모든 면에서 능력치가 높은 거인은 돌격해오는 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나중에 배치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물론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지요. 그리고 게임은 나와 적이 번갈아가면서 병력을 움직이기 되는데, 앞서 언급한 병력 배치 순에 따라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 중 하나는 배너 사가의 많은 캐릭터들은 각기 개성이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서 헌터는 높은 화력과 근접 공격이 가능한 원거리 전투원이고, 쉴드배어러는 방패벽이란 기술을 통해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근접 전투원이라 해도, 한 쪽은 광역기를 가졌으며, 다른 한 쪽은 적을 밀어내는 등의 개성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높은 난이도일수록 이러한 개성을 잘 활용해야만 전투를 승리할 수 있죠. 또 단순히 전투를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만일 내 전투원이 쓰러지면 다음 전투 때까지 불이익을 당하거든요. 부상을 당해서 체력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 부분도 제가 플레이하면서 엑스컴 시리즈와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모든 전투원은 체력과 방어력을 모두 가지는 식인데, 방어력이 높을수록 내가 받을 피해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공격 시에는 체력과 방어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죠. 만일 처음부터 방어력부터 깎아낸다면 나중에 적에게 가할 피해가 높아지겠죠. 물론 전투원마다 체력과 방어력에 가할 수 있는 화력이 다르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방어력만 잔뜩 깍아놓고, 적에게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모로 배너 사가는 깊이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은 적당한 SRPG의 재미를 보여줍니다.


[3. 단점]

이 게임의 최대의 단점은 언어의 장벽입니다. 분위기 있게 흐르는 독백에는 자막조차 없습니다. 등장 인물 간의 대화는 분기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데, 영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조금 괴로운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전투만을 즐겨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만, 분기에다가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으로 가득한 이 게임을 그렇게 즐기기에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죠.

그리고 종종 버그가 있더군요. 진행이 막혀서 다시 게임을 불러와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다만 심각한 편이 아니었고요. 


[4. 총평]

배너 사가는 SRPG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해보셔도 좋을 게임입니다. 비록 영어를 읽는게 불편하다면 게임을 완벽하게 즐기기 어려울지 모르나, 그렇더라도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특히 무료로 서비스되는 배너 사가 : 팩션즈란 게임이 있기에, 먼저 플레이해보시고 구매를 결정하셔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단순히 잘 만든 SRPG라서 고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있는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완성도 높은 배경 음악이나 연출만 보더라도 배너 사가는 충분히 잘 만든 게임입니다. 오히려 대다수의 리뷰에서 극찬 받고 있는 부분은 전투 같은 부분보다도 매혹적인 이야기와 설정이고요. 여기에 6GB 정도의 HDD 공간과 4GB의 RAM 정도만 요구하는 낮은 사양도 좋은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US GAMER 리뷰 제목이 이 게임을 평가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이 디즈니와 바이킹을 만났을 때' 아주 적절한 평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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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드레아스
14/01/18 03:16
수정 아이콘
스팀에서 사운드 트랙도 별도로 판매 하는걸로 보아
배경음악이 특히나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일해라..
14/01/18 03:25
수정 아이콘
왜 제목을 배너 사기 리뷰로 봤을까요.. 방금 kb 유출 조회를 하고 와서 그런가..-_-
배너로 사기를 치는 고전적인 방법이 아직도.. 라면서 씩씩거리면서 들어왔는데..
XellOsisM
14/01/18 03:35
수정 아이콘
요즘 보기 힘든 SRPG라서 예약구매까지 해서 찔끔찔끔 하고 있습니다.
리뷰에 100% 동의합니다. 진짜 자막이 없는게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미숙한 S씨
14/01/18 04:18
수정 아이콘
저 언어 장벽에 막혀서 관심만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한글 패치라도 해주지 않는 이상, 결국 못해보고 지나갈 것 같아요. ㅠㅠ

고등학교때 영어공부 좀 열심히 해둘걸... ㅠㅠ
14/01/19 04:51
수정 아이콘
요즘에, 특히 킥스타터나 인디로 만들어지는 RPG는 영어에 능숙하지 않으면 즐기기가 어렵죠. 대표적으로 웨이스트랜드2가 있겠고요. 그냥 옛날처럼 사전으로 단어 봐가면서 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네요.
김티모
14/01/18 13:54
수정 아이콘
예약구매 세일을 놓치는 바람에 여름 세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일때 만나요 어헣어헣
14/01/18 20:32
수정 아이콘
아...그림체가 너무 좋네요
14/01/18 23:51
수정 아이콘
왠지 구매하고나면 세일할거같다...으...
14/01/19 04:52
수정 아이콘
이미 예약 판매 때, 20% 할인했었습니다. 아마 대규모 할인 기간 때까지는 안 할 가능성이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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