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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4/16 15:34:11
Name anyname
Subject 스타판의 규모, 과연 줄여야 할까?
저는 스포츠를 구성하는 중요한 포인트를 4가지 요소로 봅니다.
투자기업, 경기 운영 협회, 팬, 선수
스타판에서는 투자기업을 협회로, 경기 운영 협회를 방송국으로 치환하면 대충 되겠습니다.

스포츠의 중심은 선수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 생각은, '4요소간의 관계의 중심에 선수가 있기'때문입니다.
투자기업은 선수에게 자본을 투자하고. 경기 운영 협회는 선수가 뛸 경기를 준비하며, 팬은 선수가 뛰는 경기를 봅니다. 셋 모두 '선수'의 향배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선수는 이 셋의 기대에 부응해줘야 합니다. 투자, 경기 준비, 보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스타판으로 넘어가볼까요.
역시 이 관계는 그대로 성립합니다. 협회는 스타판에 투자한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방송국은 경기를 준비합니다. 팬은 경기를 봅니다.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은 투자, 경기 준비, 보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이것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헛소리로 알아듣겠습니다.

프로게이머는 투자에 대해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기업의 특성상 '이윤'으로 갚아야만 하겠지요. 그게 유형의 판매량 증가이든, 무형의 이미지 재고이든 말이지요.
경기 준비에 대해서는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방송국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들은 스타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상당합니다. 그러므로 '판의 존속'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이윤이나 게임의 재미 또한 있어야겠지요.
팬의 관심에 대해서는, 당연히 팬의 관심에 부응하는 만큼의 재미를 주어야 합니다.

1. 프로게이머-협회
이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자본이 얼마나 선수들의 환경을 보장해주느냐, 그리고 보장해준 만큼의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제 생각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협회가 방송국에게 중계권료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황당무계한 발상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이 터진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저는 선수에게서 직접 받는 이윤이 투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수도 없이 주장하시고 또 반박하시는 '홍보이익'을 포함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2. 프로게이머-방송국
방송국은 위와 같은 이유로 협회가 보는 손해까지 메워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중계권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프로리그 통합(팀리그 폐지), 프로리그 주5일제 등 방송국은 많은 부분에서 협회의 손해를 메우기 위해 희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은 이들이 중요시하는 것이 '판의 존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손해를 메워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 손해는 경기 준비에 덜 투자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3. 프로게이머-팬
경기의 질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방송국이 경기에 투자를 덜 하는 것은 당연히 경기 질 하락으로 이이집니다. 개인리그는 거르고 거른, 양질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로 구성되었지만, 주5일을 차지한 프로리그는 꼭 그렇다고만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예선 보이콧. 아예 경기를 보여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팬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4. 종합
위에서 분석한 대로, 선수는 기업(협회)에 전반적으로 빚(그것도 갚기 힘든)을 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것을 방송국으로부터 대신 받아내려 했고, 방송국이 반발하자 빚 대신 갚아달라며 보이콧을 선언했고, 팬들은 이것에 분노했습니다.

스타판의 중심에 선수들이 있다는 말처럼, 스타판 문제의 중심에 선수들이 있습니다.
금년까지는 '판의 존속'을 위하는 방송국이 크게 양보하였고, 협회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판이 망하여 투자한 자본을 잃기보다는 방송국과 타협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국 협회와 방송국 둘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투자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되겠죠. 더 많은 스타 방송을 보고, 더 많은 스타 관련 물품을 사며, 더 많은 후원기업 상품을 사는 게 한 방법이긴 합니다. 지금껏 기업과 방송국이 가지고 있던 갚을 길 없어보이는 채권을 이제 팬들이 짊어지는 방법입니다.

두번째 방법이 바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방법입니다. 선수들이 덜 먹는 거죠. 여러 pgr회원분들께서 말하는, 규모를 줄이자는 말은 바로 이걸 말한 겁니다. 규모를 줄이자는 데 반대하시는 분들 말처럼, 사실 이것이 결과적인 몰락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타판은 확실히 커졌습니다. 하지만 기업과 방송국은 계속해서 먹기만 할 뿐, 도무지 뭔가 먹는 만큼 일하지 못하는 스타판에 돈 쏟아붓는 것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덜 먹는 걸 거부하겠다면 먹는 만큼 일하거나, 이런 응석받이를 귀엽게 봐줄 대재벌을 찾거나 해야지 않을까요.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많이 먹을수록, 먹는 만큼 일하기는 힘듭니다.

혹은 제가 놓치고 있는 새로운 해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새로운 해답이 댓글에 제시된다면 멋진 일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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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민의무장
07/04/16 15:49
수정 아이콘
줄이기도 그렇고 늘리기도 그런 상황이 된것 같네요. 입장수익을 얻어낼수도 없고 경기자체로서도 뭔가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기도 힘든것 같아서요. 조금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기반이 너무나 취약한 이 판이 프로 어쩌구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협회의 뻘짓 때문에 요즘은 별로 볼맛도 안나네요.
信主NISSI
07/04/16 16:54
수정 아이콘
방송국이 양보했다는 단 한가지 점만을 제외하면 글 전체에 동의합니다. 협회에서 추진해야할 것은 단순한 '프로리그 확대'가 결코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모십사
07/04/16 17:26
수정 아이콘
게임의 스포츠화란 무엇일까요?
혹자들은 스타크래프트 기반으로 골프 형식의 대중소 다수의 개인리그가 개최되는 방향으로 가기를 원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지금의 프로리그가 스포츠 형식이라고 말한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해야겠죠.
또한 임요환 선수는 프로리그 방식으로 다양한 종목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형식을 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많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 당신들의 입장 위주로 생각할 뿐입니다. 개인리그 위주로 가야함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다수의 팬들로 더 이상 재미없는 프로리그형식의 리그가 비대해짐을 원하지 않는 입장이고 프로리그를 원하는 사람들은 협회를 위시 게임단들로서 현재 프로스포츠체계를 답습해서 프로스포츠로 거듭나기를 원하는 것이고 임요환같은 선수들은 그들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위해서 저런 발상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팬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프로리그를 축소 혹은 폐지하고 개인리그 위주로 가는 것이 과연 게임단과 선수들을 위한 일일까요?
아니면 프로리그체제를 고수 확대하는 것이 팬들과 선수들을 위한 일일까요?
것도 아니면 다수 게임들을 프로리그 형식으로 대전하는 것(그냥 모든 각종 프로게이머들이 안정적인 대회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라고 하죠.)이 팬들과 게임단을 위한 일일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선수, 방송사, 팬, 게임단(협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리그의 방식은 (아직까지는) 없다라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 어느 한 쪽도 양보하지 않고 대립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요.
마린은 야마토
07/04/16 18:16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는 줄여가면서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개인리그는 대폭 확대가 필요합니다
라구요
07/04/16 18:23
수정 아이콘
질적축소 양적팽배 라고는 하지만..
팬만을 생각할수도 없는것이 또 현실입니다..
프로게이머 지망생과 연습생들은 .. 한번이라도 티비경기에 나가보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기회는 많질않죠.
이렇게나마 잦은 경기로 기회를 잡는것도 생각해볼문제입니다.
팬이 있고..그다음 선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음지에 가려진 선수가 더 많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않될듯 싶습니다.

전 현재 진행상황.. 대체로 양호라고 보는편입니다.
박지성
07/04/16 18:49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를 폐지하면 프로리그를 좋아하는 팬들이나 프로리그가 꼭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팬들은 어떡합니까? 또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생계는요?

다시말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프로리그가 꼭필요하다라고 생각하고 있고 프로리그 재밌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김우진
07/04/16 22:23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만 갈아치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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