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0/23 12:06:38
Name 목동저그
Subject 나의 스타 박성준
안녕하세요^^ 피지알에 가입하고 첫 글을 쓰는 목동저그라고 합니다. 피지알에 가입한지는 한참이 지났지만 필력이 부족하여 댓글만 찔끔찔끔 달아오다 이제야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제가 스타리그를 처음 접한 건 대학에 갓 입학한 2004년 초, 즉 질레트 스타리그부터 였습니다. 당시까지 아는 프로게이머라고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김정민 정도 밖에 없었던 데에다 이들도 친구들 이야기 사이로 어찌어찌 알게 된 것일 뿐...
기본적으로 야구나 축구 등의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하던 저로서는(잘 하지는 않습니다;; 보는 걸 더 좋아해서)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거니와 그 게임을 '관람'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스포츠 중계하면 당연히 야구, 축구, 농구 등만을 생각하던 제가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과동기 녀석이 살고 있는 자취집을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그 녀석이 누워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스타크래프트 화면이더군요.
"이게 뭐야?"/"스타중계"/"스타를 중계한다구?"/"응"/"그런걸 왜 보냐? 야구나 보자, 오늘 삼성 경기하잖아"/"이게 더 재미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친구 녀석과 스타를 같이 보게 되었는데 그 경기가 바로 박성준vs서지훈의 질레트 스타리그 8강전 경기였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스타 경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경기는 투신 박성준 선수의 완승으로 끝이났고 저는 스타크래프트의 마력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박성준 선수는 4강에서 최연성 선수를 물리치는 괴력을 발휘하더니 결승에서는 박정석 선수를 물리치고 사람들이 말하는 '저그의 첫 우승'을 안았죠. 스타리그는 잘 모르지만 얼핏 들은 홍진호 선수가 저그의 최고인줄 알았던 저에게 박성준 선수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당시까지 홍진호 선수의 경기는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던 스타크래프트. 하기 쉽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추천한 테란과 프로토스만 할 줄 알던 저는 스타리그를 보면서부터 단지 박성준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저그를 주종족으로 선택하게 되었고, 투신의 컨트롤을 따라한답시고 뮤탈을 터렛밭에 꼬라박고 저글링럴커를 마메에 헌납하는 등;; '아무나 저그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각설하고... 그러한 이유로 저는 저그 유저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기 시작했고(대리만족이라고 할까?) 서서히 박성준 외 조용호, 박태민, 마재윤 등 저그의 강자들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나의 넘버원은 투신 박성준 선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그로 어떻게 이기냐는 테란을 보란 듯이 잡아낸 것도 박성준이었고, 저그의 첫 우승 / 그리고 최초의 2회 우승을 차지한 것도 박성준이었죠.

스타리그 결승에서 이윤열과 최연성한테 3:0으로 패하는 등 항상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지금은 결승조차 올라가기 힘들어 보이는 그의 모습이지만 전 아직도 제가 본 첫 경기에서의 그가 보여준 저그의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영원한 나의 스타인 그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PS 1: 박성준 선수는 명경기가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에버2005 결승 5차전 이병민 선수와의 경기인 것 같네요. 박성준 선수는 저그가 하기 힘든 역전을 잘 한다는 점에서 더 매력있는 듯^^

PS 2: 이번 WCG는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박성준 선수가 우승 직전에서 무너진 게 많이 안타깝지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NeverMind
06/10/23 12:24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강하지요...강민선수와의 아리조나 X개 관광...스타에 대해 아직 무지하던 저에게 뮤탈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려주더군요...그런데...박성준선수를 좋아하신다면서 닉네임이 목동저그이신건 왜 그런가요???
목동저그
06/10/23 12:26
수정 아이콘
닉네임은 그냥 제가 테란 전에 울링체제를 즐겨써서 (이건 물론 조용호 선수에게서 영감을 얻은;;) 그렇게 지었습니다^^ 좋아하는 선수와 관련된 닉네임은 아니구요.
글루미선데이
06/10/23 12:55
수정 아이콘
공방테란..아니 플토들도 너무 강해져서 요샌 저그도 열심히 안하면 먹고 살기 힘듭니다 ㅜ.ㅡ
06/10/23 12:55
수정 아이콘
온리 4U 팬이었던 제게 뒤통수를 갈겼던 선수가 바로 박성준선수입니다.
남자이야기던가? 에서 최수범선수와의 대결에서 뮤탈컨트롤의 충격이란..
이후에는 박지호, 마재윤선수가 되겠군요..
06/10/23 14:03
수정 아이콘
제가 박선수를 처음본건 팀리그때였습니다..
그때 POS팀으로 출전해서 어느선수인지는 모르곘으나 무력하게 진것을 보고 그냥 그러러니 했습니다.. 그리고 듀얼에서 베르트랑선수와의 파라독스 대전에서 전 이선수의 가능성을 보았고 그 다음 스타리그에 올라가서 로열로드가 되었죠.. 마재윤선수도 그렇고 제가 무시한 신인이 지금 다 최고의 선수가 됬네요..
물빛구름
06/10/23 14:56
수정 아이콘
^^ 우승 못한건 아쉽지만, 꿈에 그리던 WCG무대를 밟았고 게다가 은메달까지~ 누나팬인 저는 너무도 대견하고 고맙답니다.
목동저그
06/10/23 15:05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의 흔하지 않은^^;; 여성 팬이시군요. 솔직히 많이 아쉬웠죠. 1경기를 잡아낼 때만 해도 우승을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외국인들 앞에서 멋진 모습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06/10/23 22:41
수정 아이콘
나의 별 박성준...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난 남자인데 왜 이러지;;)
아름다운달
06/10/24 10:40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언제나 늘 완전소중♡.♡!!!!!누가 뭐라해도 나에겐 당신이 최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513 Nevermind (Nirnava) - 共感, 涅槃 [14] pErsOnA_Couple3961 06/10/25 3961 0
26512 현대 축구에서 원톱에 대한 이해 [45] kapH5340 06/10/25 5340 0
26511 드디어 입대네요!! [13] 현지사랑3972 06/10/25 3972 0
26510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9] 창이♡3589 06/10/25 3589 0
26509 내일 프링글스 MSL 시즌 2 4강 첫매치! 스타일리스트끼리의 저저전! [16] SKY923647 06/10/25 3647 0
26508 오늘 8강 경기 간단한 후기 [16] kurt4594 06/10/25 4594 0
26506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2 8강 1차전! [363] SKY926047 06/10/25 6047 0
26504 나의 세가 이야기 [91] NeverMind4063 06/10/25 4063 0
26503 지지후 토크. 꼭 그래야만 하나 ? [49] homy6646 06/10/25 6646 0
26502 [축구]데이빗 베컴이 겨울이적때 헐값에 팔릴수도있게됐네요. [28] XHide4208 06/10/25 4208 0
26501 [잡담] 가을로 번지점프를 하다 [7] Artemis3669 06/10/25 3669 0
26500 '다르다' 라는 말과 '틀리다' 라는 말. [30] Zero4172 06/10/25 4172 0
26499 슈프림 커맨더 클로즈베타가 공개되었습니다. [13] 그를믿습니다3680 06/10/25 3680 0
26498 [잡담]배틀넷에서 다시는 못만드는 아이디를 갖고있는가? [30] 렌즈4685 06/10/25 4685 0
26497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 [8] 설탕가루인형4556 06/10/25 4556 0
26496 KTF의 부진은 다른게 아닙니다... [14] 노게잇더블넥4227 06/10/25 4227 0
26495 LSC(여성부 스타리그) 8강 2주차 - 여유와 인내심이 승패를 정한다. [6] BuyLoanFeelBride6672 06/10/25 6672 0
26494 그냥 몇글자 끄적 거려봅니다~ [3] Onelove3572 06/10/25 3572 0
26493 -<잡다한 생각>-김준영은 왜? [10] K.DD3856 06/10/25 3856 0
26492 테란유저가 플레이해본 'ZERG' (+전상욱 vs 김세현 후기) [14] 볼텍스4815 06/10/24 4815 0
26490 드디어 저도 군입대를 합니다. [18] GLGG3771 06/10/24 3771 0
26489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스물네번째 이야기> [20] 창이♡3751 06/10/24 3751 0
26488 잔혹사의 늦은 AC밀란 대 팔레르모 관전기 [15] 잔혹사3880 06/10/24 388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