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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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17 01:39:36
Name kim
Subject write버튼을 클릭하는데 3년 걸렸습니다.^^
제가 처음 이 싸이트를 알게 된게 2001년도 즈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창 스타에 빠져있을때, 우연히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방송에서 중계하는 걸

알게 되었죠. 그때 해설자였고, 지금도 명해설자이신 엄재경님이 경기 시작 전

그리고 중간 중간에 pgr21 싸이트에 관해서 많이 언급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이 싸이트에 자주 접속하게 되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정말 이 곳은 시간을 투자해서 읽을 만한 글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보는 kimera님의 프로게이머에 대한 소고는 정말이지 감동 그 자체였죠.

그리고 항즐이님이 쓰신 공지사항은 정말이지 애정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어떤 싸이트에서도 이런 공지사항은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게임방송이 끝날 때마다 초고속 스피드로 올려주는 경기결과, 그리고 내일의 경기

일정등은 비상업적인 싸이트임을 감안하면 감탄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군대에 가셨지만 sylent님의 관전일기는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다 아실 겁니다.

유머란에 항상 신작유머를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 자유게시판에 프로게이머와 게임단에

무한한 애정을 듬뿍담은 응원글들, 시사적인 문제를 같이 생각해보고자 하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 혹은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게 해달라는 공지사항을 생각해볼 때,

글을 쉽게 쓸 수가 없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즐기기는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

관계로 촌철살인의 관전 후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게 자신 없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마음 속의 애정을 표현하

는 것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매일 매일 경기결과를 올리는 것, 내일의 일정을 올리는 것, 제게는 너무 벅차고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해주시는 열성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글을 쓰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저는 그냥 눈팅만 한 시간이 3년이 넘습니다. 주는 거 없이 받는 주제에 감사하다는 리플

한번 단 적 없었지만, 마음만으로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밑에 글 중에서 리플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눈팅만 하는 분들은 대부분 write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그냥 눈팅족이라서 그런겁니다. 귀찮아서 안쓰고 읽는것만 좋아해서 그런건데. 무슨 과대해석 아닙니까??"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표현력이 부족해서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끼는 곳이라서, 함부로 글을 남겼다가는 흠집이 될거 같아서, 감히 write버튼에

손이 안가는 분들이 대다수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write버튼을 누를때는 다시 한번 글을 읽어보고 정말이지 10번 생각하고 10번 고쳐서

쓴 글일 때 두려운 마음으로 누른다고 생각합니다.

저한데 pgr21은 그런 곳 입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강요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뱀다리1) 저는 일택님의 글을 볼 때마다 참 성실하고 유쾌한 학생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항즐이님의 글을 볼 때 마다 가끔씩 쓴 소리도 애정깊게 하는 존경하는 선배의 느낌을

받습니다.

유머란에 항상 재밌는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을 보면 항상 활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친구의 느낌을 받습니다.

글은 자신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뱀다리 2) 얼마전에 책 읽기 릴레이를 제안했습니다. 좋다는 의견은 많았는데 아무도
소개할려는 분이 없네요. ㅠㅠ 시작이 어려운 듯해서 여차하면 이번 주말즈음해서 제가 먼저 시작해볼까 합니다. 많이들 동참해주세요 ^^

뱀다리 3)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낭비한 또 다른 글이 되지 않을
  까 무섭고 조금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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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17 01:48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저역시도 이곳에 글을 몇개나마 남기긴 했지만 항상 주제넘은 것 같고, 글을 읽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기분상한 점이 없지 않을까 하면서 올리곤 하였는데, 그 리플을 보니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피지알에서 글쓰기만큼은 다른 곳처럼 쉽게 글 올리고 지우고 사람들 반응을 즐기고 하는 건 아니었는데요.(타 사이트와의 비교가 아니라 적어도 제 생각에 피지알에서의 글쓰는 것만큼은 최대한 조심스럽고 읽는 분들에 대한 예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가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Juliett November
05/11/17 01:48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유신영
05/11/17 01:48
수정 아이콘
릴레이 좋은데요, 리플 단 분들 순서만 정해주시면 바로 시작할듯 ^^
lightkwang
05/11/17 01:54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정말 저도 글 다 썼다가도 다시 읽어보고.. back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pgr자게의 write버튼의 무게감이란 정말 엄청난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추천 릴레이 기대 되네요.
★가츠처럼★
05/11/17 02:02
수정 아이콘
제가 오래가는 사이트가 몇개 있습니다. 그중 3개는 이런 제로보드인데요. 그 사이트의 제 포인트 점수는 거의 2-4만대입니다. 여기 눈팅하다가 리플이나마 남기고 싶어서 가입한게 거의 2년이 다되어가느데도 포인트 얼마 안됩니다.
예전 좋은글들을 보고 있어서인지 차마 글을 잘 못남기겠더군요.
05/11/17 02:05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저도 제대하고 스타리그 보기 시작한 2003년 중반 정도부터 PGR에 오기 시작했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오면서도 글쓰기는 못하겠더군요. 몇 번 연습장에 끄적이다가도 지워버린 글도 꽤 되는데^^ 아직은 댓글버튼조차도 무겁네요. 렐레이 기대할게요. 아직 못 주무시고 계신 분들 좋은 새벽(?) 되세요~~~
never ending story
05/11/17 02:16
수정 아이콘
역시 PGR이란...
이래서 전 이 사이트가 너무 맘에 듭니다...
저두 한 2년 좀 더 된거 같은데 아직 한번도 글을 남기지 못했네요....
글쓰기 권한을 받자마자 글을 한번 썼는데 쓰다 보니 점점 신변잡기적인 내용으로 흘러가서 포기했고
담엔 만화에 대한 내용을 한번 썼는데 에러가 나서 날리고...
하지만 그것보다 여기 글들을 읽다보면 점점 제 글에 대한 자신이 없어진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다보니 점점 버튼의 무게는 무거지기만 합니다...
눈팅족이 절대 귀찮아서 글쓰는게 싫어서 그러는 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만큼 PGR에 글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05/11/17 02:41
수정 아이콘
큭,왠지 모르게 좀 찔리네요;;;
1년 반동안 200여개의 글을 아무 무게감없이 써댔던 저에게 준열하게
꽂혀오는 창이.....ㅠㅠ
요즘엔 자제하고 있는 편입니다만 앞으로 와이트버튼을 조금 더 무게있
게 바라보며 눌러야겠네요^^;;
05/11/17 08:27
수정 아이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글 쓴다는건 항상 괴로운 일입니다.
이곳에서는.. 정말 글 쓰고 나서 한시간동안 pgr만 합니다. 누가 댓글 달았나, 그것만 봅니다. 정말로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노력한만큼만 나오길..] 좋은 글 쓰려고 노력해야겠네요. [그래도 찔리는건....]

좋은 책 릴레이 기대됩니다. 저도 참가해볼래요? [...]

아무튼, 좋은 하루 되시고. 행복한 pgr 계속되시기를.
카이레스
05/11/17 08:52
수정 아이콘
근래 본 write 버튼이 생겨서 썼던 글 중에 가장 정성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앞으로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夢[Yume]
05/11/17 09:12
수정 아이콘
저도 2년 가까히 되어가는데
2개 정도 썼네요...
정말 write버튼의 무게란..-_-b
항상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김영대
05/11/17 09:23
수정 아이콘
전 가입한지 그리 오래 되진 않았지만,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에 완전 초공감이네요.
댓글도 한 번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수달포스
05/11/17 10:38
수정 아이콘
kim님의 글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글을 안 남기시므로) 분들의 댓글들을 볼 수 있게 되네요.^^
"정말 아끼는 곳이라서, 함부로 글을 남겼다가는 흠집이 될거 같아서, 감히 write버튼에 손이 안가는 분들이 대다수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와닿은 부분이네요.
그것뿐만 아니라 pgr을 찾는 기쁨은 다른분들의 정성껏 적은 글을 읽으며 공감하거나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 있지않을까요. 비록 능동적인 입장이 아니더라도 pgr은 충분히 매력있는 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WizardMo진종
05/11/17 10:50
수정 아이콘
3년 숙성 장맛이 느껴지는...
05/11/17 11:02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저도 이제 가입 3년차지만 아직 자게에 글을 남긴적이 없어요.. 언젠가 피지알에 글을 올릴때는 메모장에 먼저 써서 여러번 다듬은 다음에 올려봐야할듯.. ^^
마리아
05/11/17 11:44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글!
write버튼의 무게가 점점 떨어져 가는 느낌이라 아쉽군요.
3년동안의 눈팅과 멋진글!
성의준
05/11/17 12:29
수정 아이콘
헉.......아 이런 내가 부끄러워 지네.......ㅠㅠ
WizardMo진종님 말대로 진짜 숙성된 장맛이 느껴지는듯 하네요..
저도 반성좀 해야겠네요.......
현금이 왕이다
05/11/17 13:33
수정 아이콘
정말 이곳에 글쓰기 힘듭니다. '여기가 무슨 논술 사이트야? 문학 사이트야? 게다가 이 코너는 자유게시판이잖아! 자유, 자유, 자유~~~'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결과는? '다음에 쓰자...'
쪽빛하늘
05/11/17 13:47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입니다... 그런 마음이 들죠 여기는...
글루미선데이
05/11/17 14:09
수정 아이콘
저도 버튼 생기자마자 좀 썼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튼 글 몇개 써보고 들었던 생각은 현금님과는 좀 다르게
아...정말 자신있을때 자신있는 것만 써야겠구나
아...나도 많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글쓰기 어려워지던데요
전 오히려 이런 점이 이 곳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좀 겸손해지죠-_-;;)
현금이 왕이다
05/11/17 15:31
수정 아이콘
글루미선데이님// 사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하...
제가 제일 신경을 쓰는 부분은 '내 의도와 다르게 이해 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부분입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어디선가 한 번 삐끗하게 되면 무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게 글과 말 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거라고 저는 생각하구요. 역시 침묵이 금인 건가요...
TestaRossa
05/11/17 17:21
수정 아이콘
스타를 알고.. 겜큐시절을 지나.. PgR에 안착하면서..
스타라는 제 취미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이곳에 행여 흠집이 남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감히 글하나 남기지 못한게 후회도 되지만..
PgR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만큼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이 곳을 지켜준 많은 분들과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곳을 아끼고 사랑할 분들이 많다는 걸 알기에
전 오늘도 PgR에 접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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