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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15 16:27:34
Name 생글생글까꿍
Subject [추억세엣] 나영이랑 토끼랑.. 그리고 그 사람..
오랜만에(?) 다시 글을 씁니다.
추억 두울.. 은... 쓰다가 바로 지워버렸는데.. 한.. 30여분 보셨는 듯..;;



제 이미지나.. 쿨럭..;; 암튼.. 좋지 못한 모습 보여 드릴까봐..
이제는 수필 비스무리하게.. 제가 겪은 감동적이었던 일이나..
인상에 깊었던 일들을 조금씩 쓰려고 해요.


봐 주실거죠?^^;;;;;;; (이제 봐달라고 하넹..;;)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길에서 파는 토끼, 일명 길토를 샀지요.
둘 다 흰바탕에 조금 작은 남아는 검은 점을, 조금 큰 여아는 갈색 점을 가지고 있었지요.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냄새난다고 남 줘라고 막 그러셨지만, 아버지께서 귀여워 하셨지요.
하지만 역시 저희집은 아파트인지라, 어쩔 수 없이 다음날 바로 광주로 두마리를 데리고 갔습니다.


광주에 애인이 살고 있었거든요.^^;



애인 부모님들께서는 다행이도 많이 이뻐해 주셨습니다.
그 무뚝뚝하기만 하던 오빠도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고..
특히 그 위엄이 있으시던 아버님께서는 무릎에 올려놓고 상추도 주시며 "고것 참 귀엽네.." 하셨지요.


오빠도 나름대로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 해서, 토끼 집도 사고, 오줌 냄새를 빨리 제거하고자
깔아놓는 시트 비슷한 것을 많이 사다 놓았더군요.

저는 토끼를 주고 돌아가는 길에 신신당부를 했어요.


까꿍 - 오빠.. 남자 토끼는 오빠고, 여자 토끼는 나야.. 언젠가는 내가 꼭 남자토끼 델꾸 가서
          이쁘게 키울테니까.. 오빠 그동안 나와 오빠라 생각하고 잘 키워야해!!!

오빠 - 그래..(빙그레~ 얼마나 좋았으면..)



그렇게 며칠동안 저와 오빠는 통화를 하거나 채팅을 하면 항상 잊지 않고 토끼 얘기를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잠시 서로가 바뻐 연락을 3일 정도 못했던 후, 저는 평소처럼 오빠에게 전화를 했지요.




까꿍 -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오빠.. 토순이랑 토돌이 잘 지내?(토끼 이름)

오빠 - 흠... 그게..

까꿍 - 왜 말을 흘려? 걔들 어디 아퍼?

오빠 - 그게 말이다, 까꿍아..

까꿍 - 뜸 들이지 말구 말해봐.. 걔들 어디 아퍼? 많이 아퍼?

오빠 - 아니.. 저기.. 어머니 친구 분이 오셨었는데..
         친구분 따님이 예전에 토끼를 키웠는데 죽었대.. 그래서 넘 이쁘다고.. 잘 키우겠다고 하셔서.
          토순이... 드렸어....




저는 그 말을 듣고 애인에게 아주 화를 많이 냈어요.
거의 사탕을 빼긴 아이인냥 울부짖듯이..
오빠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우리라 생각하랬는데 어떻게 쉽게 주냐고..
막 그렇게 울었지요..


토끼도 토끼였지만.. 뭔가 서운함이 들어서요..




그렇게 오빠에게 화만 잔뜩 내고 며칠을 연락없이 지내다가..
제가 한 사람에게 빠지면 그 사람 못보면 병이나는 애라보니...;; 쿨럭..;;

기다리다 못해 제가 전화를 했더랬지요.

그랬더니 오빠가.. 고민고민 끝에 토돌이가 아프대요...



까꿍 - 아파? 내가 갈게.. 당장 갈게.

오빠 - 아냐.. 오지마.. 곧.. 죽을 것 같아...




오빠의 목소리는 아주 식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평소의 그 자존심 있고 당당하고.. 앞뒤말 분명하게 잘하고.. 자기 주장 뚜렷하던..
그런 오빠의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까꿍 - 오빠.. 근처에 병원 없어?

오빠 - 데려가기 전에.. 죽을 것 같아.....



오빠의 목소리가 듣기 싫었어요.. 더 말시키다간.. 처음으로 오빠의 힘없는 목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저는 무조건 갈테니 기다려란 말만 달랑 남기고 전화를 끊은채로 바로 광주로 갔어요.

다행이 그 때가 방학이었던가? 암튼 그래서..




갔을 땐 이미 토돌이는 없었어요.
오빠가 근무지에서 돌아온 시각 이었는데..
아마도 어머님께서 버리셨을거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오빠가 원망스러웠어요.
아니.. 오빠가 원망스러웠던 것 보단.. 울음이 나오는데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어서..
오빠에게 화풀이인 마냥 소리소리 질렀어요.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애기들이 다 죽냐고.. 뭘 신경 못써서 저렇게 됐냐고...




실컷 우는데.. 때리면서 우는대도 애인이었던 오빤 그냥 가만히 받아줬습니다.
그렇게 한 한시간 울고.. 너무 울어서 좀 정신을 놓았다가.. 다시 깼습니다.


그 때 오빠가.. 아니.. 어머님이셨던가?
너무 많이 울고 화를 내어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암튼 둘 중 한사람이.. 아니.. 두 사람의 얘기를 우연히 몰래 듣게 되었던가?



암튼 대충 이런 내용을 들었어요.



사실.. 토순이.. 죽었었다는걸요..
그 사실을 알면.. 제가 너무너무 슬퍼하고 괴로워할까봐..
그래서 오빠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요...



애인이란 사람..
나 하나 생각해서.. 자기 욕 들을 걸 알면서도 거짓말 했대요...



참.. 누가 보면.. 작은 일일지 몰라도.. 저는 참 미안했고.. 감동 받고.. 그랬었어요..




이런게 화이트 거짓말이구나.. 하는 것도 새삼 느끼고..
오빠에게 미안했고..




지금 저는 네온이 마루를 키우다가... 네온이는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마루(여아) 아줌마를 이쁘게 키우고 있답니다...^^;;




항상 무뚝뚝했던 애인에게서.. 저를 생각해준 그런 면이 있었다는걸 느끼고 고맙고.. 미안했기도 했고...
암튼.. 갑자기 이 이야기가 떠올라서 몇자 끄적였어요...



흠.. 나름대로 감동을 받았었는데..
막상 쓰니까.. 역시나 글발이..;;; 도대체 뭘 알려드리려고 쓴 건지 모르겠네요..;;;;

나름대로.. 좋게 해석해주시길...^^;;;



요즘 마음이 뒤숭숭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듯.....;;;;;;; 냐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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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15 16:39
수정 아이콘
저두 예전에 넘 이쁜 토끼..(이름이 토끼였음) 키웠는데, 넘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더니..사자가 되었다는..
(자기집 철창 물어뜯고 탈출한적도..)
토끼는 주인을 못알아본다는데, 엄마가 **냄새 심하다고, 저 몰래 관리실에 같다주었을때..
탈주에 성공해서..장보고 오는 엄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말 엽기적인 넘이었는데..
1년 정도 키우다가 생 정 떼고 애완토끼 전문 사육시설로 보내고 나서..
침대 구석 구석 남아있는 그 넘의 흔적(?)들과 잘라진 수많은 전화선..
끝끝내 목욕을 거부해서 한 번도 씻겨주지 못했던 토끼샴푸들이..
새삼스레 떠오르네요..
다시는 토끼를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간혹 대형마트에 애완토끼 전문점 앞에서..
5~6세 꼬마 아이들이랑 같이 턱괴고 멍하니 앉아있을 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저 작은 토끼들이 그 넘의 아이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데, 생글님의 주제는 토끼가 아니라 애인에게 받은 감동이었죠?? ^^
언뜻 유재석
02/10/15 16:43
수정 아이콘
참고로...무서운여인도 토끼를 키운다는..-0-;;
나영님의 토끼사건(?)이 언제적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참 동화같네요..
저도 여자친구가 먼 곳에 살아서...많은 부분이 공감이 가는....좋게
해석했으니 걱정 마시고....응상님이 보시기 전에 삭제 하시는게 좋을듯..
"잔소리 말고 시집이나 와요~ 약속 지켜요~-_-;;" <-- 댓글 달리기전에.
홍유민
02/10/15 18:47
수정 아이콘
글의 요지를 통 파악 못하겠군요. 제 독해실력이 딸리든 듯.
생글생글까꿍
애인자랑이라.. 지금 애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거든요..
그리고 굳이 대구 여자와 광주 남자의 로맨틱 코메디를 기획하셨다는 얘기를 하시는 이유는요?
kama님. 댓글이 또 달려 있어서 기분 좋게 봤는데.. 기분이 안 좋아졌네요..
응삼이
02/10/15 21:31
수정 아이콘
아주 잘 보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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