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대형 빌딩들이 그렇듯 제가 근무하는 빌딩에는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년 연속 크리스마스 당직이었던 저는 오늘 간덩이 크게 밖에 나가서 음식을 사들고 왔더랬죠.
역시나 수위아저씨(S라 칭함)가 제지를 하고는 와 보라고 하더군요.
다른 분은 웬만하면 봐 주시는데, 하필 오늘 좀 깐깐하신 분이 근무하시고 계셨습니다.
'에휴, 잘못 걸렸다' 하고 그 분 앞에 갔습니다.
S : 이봐 젊은이. 휴일이라도 음식물 반입 금지인 거 모르시나? 밖에 나가면 먹을 일이지 왜 사들고 왔어요?
X : 어르신. 그럴 만 하니까 들고 온 건데 좀 이해해 주시죠.
S : 아니, 나도 봐주고는 싶은데 규정이 그런 걸 어떡하라고. 자네 나 곤란하게 할 텨?
X : 글쎄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니까요. 좀 봐 주시죠.
S : 대체 뭔데 그런지 말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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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 주위에 죄다 커플들뿐인데 어르신이 저 같으면 크리스마스날 저녁밥 혼자 드시고 싶으시겠어요?
그리고 저는 규정을 어겼습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