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9/14 00:13:41
Name ls
Subject [관전평] MSL GomTV S3 32강 A조, 김택용:이영호 / 이윤열:최연성
온게임넷이 스폰서와의 계약 조율 문제로 조지명식도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엠비씨게임 스타리그는 '역대 최악의 죽음의 조'를 앞세워 기나긴 32강 레이스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SL의 32강 제도가 스폰서 곰TV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메이저 경기 방송횟수를 최대한 늘리려는 '16강 + 서바이버 2R' 패키지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라 여전히 불만스럽습니다만, OSL 신한은행 스타리그의 그 어정쩡한 24강도 참고 봤는데, 이 정도면 뭐 양반이지요.

김택용 : 이영호 / 이윤열 : 최연성이라는 막강한 매치업. 이런 쟁쟁한 선수들 중 두 명은 반드시 탈락해야만 한다는 게 참 아쉽긴 합니다만, 어쨌든 오늘 당장 보는 입장에서는 퍽이나 재미있을 법한 대진 아니겠습니까. 꽤 기대를 하고 봤는데, 뭐랄까, 생각보다는 평범한 경기들이었던 것 같네요.



오늘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최연성이었습니다. 이윤열과 김택용을 격파하며 가장 먼저 16강에 안착했는데요. 오늘 경기력은 최연성의 전성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발군이었습니다.

조디악에서 펼쳐진 이윤열과의 첫 경기에서는 상대방의 원 배럭 더블을 예상한 맞춤 빌드를 들고 나왔는데 그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상대방을 거의 연성운수 버스관광 수준으로 밀어붙였고, 김택용과의 블루스톰 경기에서는 상대방의 전진게이트를 다소 늦은 타이밍에 발견했지만 침착한 대응으로 셔틀-리버를 가볍게 막아내더니 오히려 맵 중앙에 팩토리를 건설해 벌쳐를 생산, 역으로 김택용을 흔드는 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최연성은 전략부터 시작해서 신속한 상황 판단에 따른 적절한 대응까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드디어 연성 운수가 파업 마치고 정상 운영에 들어가는 걸까요?



김택용은 자신의 천적으로 막 자리매김 하려는 어린 천재 이영호를 연타석 격파하며 죽음의 삼테란을 뚫고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첫 경기에서 이영호가 바카닉을 준비할 때 이거 이러다 또 지는 거 아냐 싶은 불안감이 엄습했는데, 무난한 빌드로 무난하게 막아내더군요.

토스의 그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훌륭한 저그전과 현재 토스계의 또 다른 본좌 송병구마저 무너뜨린 토스전에 비해 테란전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로 자신의 테란전 실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상대전적 3:0 으로 뒤지고 있던 이영호를 상대로 내리 두 경기를 가져가며 3:2로 균형 잡힌 전적을 만들어 놓았다는 거겠죠. 비록 최연성을 상대로 전진 게이트 - 로보틱스 전략을 썼다가 완전히 말려 버리긴 했습니다만, 오늘 김택용은 MSL 16강 진출, OSL 8강의 복수, 천적의 삭제 등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어떤 분 말대로 마재윤의 우승전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는 군요. 하하;;



이영호는 패자조에서 전진 배럭에 이은 마린 러시로 이윤열을 완파했지만, 상대전적에서 우위에 있던 김택용에게 내리 두 번이나 발목을 잡히면서 32강 탈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평소에는 꾸준히 평균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이영호지만, 오늘 김택용 전에서는 어딘가 기합이 빠진 인상이더군요. 첫 번째 경기도 그렇고, 두 번째 경기도 그렇고, 자신이 유리한 타이밍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 타이밍을 너무 무난하게 놓치면서 상대방에게 기회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특히 첫 경기에서 조심성 부족으로 탱크 한 기를 그대로 헌납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네요. 그 탱크 한 기만 아니었어도 첫 경기의 행방은 쉽게 점칠 수 없었을 텐데 말이죠.



이윤열은... 요즘 개인리그에 출전만 하면 광속 탈락으로 저 먼 곳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메이저 무대까지 올라오기를 반복하더니, 오늘도 변함없이 2패로 곰TV MSL 시즌 3의 첫 탈락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째 오늘은 광속탈락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패배한 두 경기의 경기 시간을 모두 합쳐봐야 채 20분이 안되니 말이죠.

요즘 이윤열의 개인리그 경기를 보면 참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싶습니다. 치열하게 싸우고 또 싸우다가 밀려서 경기를 내주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를 해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채 허무하게 쓸려버리는 경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오늘 최연성과의 경기가 그랬고, 이영호와의 경기가 그랬습니다.

이윤열이 강한 선수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만, 너무 무난한 시작을 고집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오죽하면 상대방이 원배럭 더블 맞춤 전략을 짜서 들고 나오겠습니까. 그리고 그 전략이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먹힌다는 게 또 가슴 아픈 부분이죠. 과거의 이윤열은 상대방이 아무리 날카로운 공격을 가해도 믿을 수 없는 컨트롤과 운영으로 막아내고 역전승을 거두던 선수였는데, 어느새 그 두텁던 방패와 날카롭던 창이 많이 낡고 무디어진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김택용과 삼테란 중 한 명이 16강에 올라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삼테란 중 16강에 진출한 테란이 최연성이라는 건 다소 의외로군요. 가능성은 이영호 > 이윤열 > 최연성 순으로 보고 있었거든요. 역시 이윤열을 만난 최연성의 포스는 무시무시합니다. 32강에서 이윤열 선수가 탈락한 건 아쉬운 일입니다만, 이로 인해 최연성 선수에게 붙었던 불길이 사그라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9/14 00:16
수정 아이콘
그러나저러나 온겜은 뭐가 문제길래 스폰을 못잡을까-ㅇ-;(먼산)
07/09/14 00:33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정말 너무 안타깝네요. 적어도 1승은 하고 떨어졌어야 이윤열 이름 석자에 먹칠을 안할텐데..
올드 게이머의 최고 선수 중에 하나인 이윤열 선수의 탈락은 충격입니다
07/09/14 00:47
수정 아이콘
이윤열vs최연성 때 원팩 더블아니었나요?
3경기 두선수가 서로 한 수 둘때마다 딱 딱 막는거 보고 재밌더라구요.
근데 이영호vs김택용 전적이 어떻게 되죠?
07/09/14 00:48
수정 아이콘
심리전의 천재 이윤열인데 이상하게 최연성 선수만 만나면 항상 말리네요... 참 신기합니다
소하^ ^☆
07/09/14 00:54
수정 아이콘
RockSty//본문에도 써있듯이 이영호3:2김택용 입니다
오소리감투
07/09/14 01:12
수정 아이콘
방금 재방송 보고 느낀 건 오늘 5경기 대박이었다!!!! 입니다~
노로보틱스 플레이 즐쿰 이후로 처음 본 것 같군요...
본좌를 향해 혁명가는 순항 중이에요 ^^
돌은던지지말
07/09/14 01:36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조지명식에서 광속탈락안하겠다더니.......... 뭡니까 이게 ㅠ,ㅜ 그래도 돌아온 관광버스... 어디까지 운행하실지... 높은곳에선 마재윤 만날텐데 마재윤돌 태워줄수있을지... 슬슬 기대되기 시작하네요
Canivalentine
07/09/14 01:38
수정 아이콘
최연성 화이팅
07/09/14 02:31
수정 아이콘
이윤열은 심리전의 천재가 아닙니다. 압도적인 기본기로 상대를 찍어누르던 선수였죠..
이윤열선수 전성기때 머 말도안되는 빌드로 불리하게 시작해놓고 역전하는 경기 많이 봤었죠..
애초에 별명자체가 머신은 정말 잘 지은 별명이지만 천재는.. 걍 어린애가 잘하니까 지어준 별명이라고 생각되네요..
난콩나물
07/09/14 02:38
수정 아이콘
제가좀 다르게 생각하는건지도 모르지만 이윤열선수는 잘해서 천재라기보다는(단순히 잘하는선수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고봅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빠저나올수있는 한수를 보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불리했음에도 말도안되는 대처(뭐라 말로 표현을 못하겠습니다만 단순히 최연성처럼 말도안되는 방어능력이아닌 특유의 센스랄까)통해 경기상황을 반전시키는거보면서 진짜 정말 천재라는 말이 이윤열을 가장 잘 표현 해준말이라고 생각합니다
07/09/14 06:59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전 신한 2,3차의 주구장창 테테전을 보면서 진짜 심리전을 잘한다 생각했었거든요~
07/09/14 08:22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도 심리전 잘하긴 하는데.. 그 심리전이라는게 시작하기전 경기 짜오는 그런게 아니라 경기도중에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런쪽이죠.
07/09/14 09:20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의 경기는 초반에 어느정도의 일정한 빌드로 시작한후 중반에 그 세세함이 갈라지는데, 어제 두 선수가 그 초반의 일정한 빌드를 노리고 나왔습니다. 이윤열선수 어제 표정이 많이 화난거 같던데 어떻게 변할지 기대해보겠습니다
sway with me
07/09/14 10:33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빌드 싸움의 취약함이 자꾸 발목을 잡는 느낌이예요.
무난하게 의도대로 시작하게 놔두면, 이윤열 선수는 여전히 누구라도 쉽게 이길 수 없는 최강의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무난하게 시작을 하는 경우를 요즘은 거의 못 본 것 같군요. 특히 개인리그에서는.

항상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가위바위보 싸움. 어떻게 극복해낼지 또 지켜봐야 겠군요.
그는 언제나 극복해 왔으니까요.
태엽시계불태
07/09/14 12:42
수정 아이콘
전성기때 이윤열선수는 항상 하던대로 했었고 그냥 앞마당만 먹으면 무난히 이겨서 앞마당 먹은 이윤열이라는 속담까지 생겼죠.
하지만 이윤열선수가 잘나가자 임요환선수 팬들은 이윤열선수의 게임은 재미없다고 악평을 했고
이윤열선수는 그것에 자극받아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빌드를 많이썼었는데 그게 임요환선수처럼 잘 통하지 않아서
많은 경기를 불리하게 시작했었습니다. 물론 실력이 그때 워낙 출중해서 곧잘 역전했지만요.
하지만 어제 경기는 무난하게 했는데 휘둘려서 역전의 발판이고 뭐고 그냥 끝나버려서 너무 허무했던것 같습니다.
초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듯 싶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댓글잠금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377472 0
공지 게임게시판 운영위원회 신설 및 게임게시판 임시규정 공지(16.6.16) [3] 노틸러스 15/08/31 448039 4
공지 공지사항 - 게시판 글쓰기를 위한 안내 [29] 항즐이 03/10/05 611137 13
79805 [기타] 마운트앤블레이드2 배너로드 할인 및 기본 공략 [2] 겨울삼각형301 24/07/01 301 1
79804 [LOL] 4대리그 최초 롤드컵 탈락팀이 나왔습니다. [12] BitSae1516 24/07/01 1516 0
79803 [기타] 신작 RTS 배틀 에이스 클로즈베타 간단후기 [7] 원장3062 24/06/30 3062 0
79802 [LOL] 딮기 5승 1패로 단독 2위.. 젠지 이번엔 진짜 죽이러 간다 [69] Leeka7636 24/06/30 7636 5
79801 [LOL] LPL 그룹스테이지 종료 시점, 양대리그 라인별 챔피언 밴픽률 순위 [9] gardhi4154 24/06/30 4154 2
79800 [LOL] LPL 그룹 스테이지 종료 - 등봉조 / 열반조 배치 결과.jpg [19] Ensis6304 24/06/29 6304 1
79799 [기타] EWC 중계권 소식 [4] Rated4903 24/06/29 4903 1
79798 [LOL] 데프트의 6분 젠지론 [29] Leeka8940 24/06/29 8940 6
79797 [LOL] 악당 출현! 티원 홈에 케이티의 깃발을 휘날리다 [285] Leeka13764 24/06/29 13764 21
79796 [PC] (스포)엘든링 dlc 후기 [11] 타시터스킬고어3058 24/06/29 3058 2
79795 [LOL] 사우디컵은 14.13으로 진행됩니다 [28] Leeka4727 24/06/29 4727 2
79794 [스타1] (종합) 2024년 상반기 스타크래프트 방송 결산 [7] 김재규열사3821 24/06/29 3821 5
79793 [LOL] 젠지 올해 성적에 따른 역체xx 변화 [78] 잘생김용현7192 24/06/28 7192 1
79792 [LOL] 젠지, 서머 최단시간 기록 갱신과 함께 사우디컵 휴식기 전 전승 달성 [32] Leeka6046 24/06/28 6046 0
79791 [LOL] e스포츠팀 마케팅에서 T1홈그라운드가 가지는 의미 [17] 노틸러스5574 24/06/28 5574 8
79790 [LOL] T1 홈 그라운드의 묘미. 치어리더 대전 [51] SAS Tony Parker 8269 24/06/28 8269 2
79789 [LOL] T1 홈그라운드 관련 E스포츠 공정위 문의 결과 [101] Leeka8202 24/06/28 8202 1
79788 [LOL] 정부, e스포츠 토토 부정적 입장 전달 [26] 종말메이커7850 24/06/28 7850 6
79787 [모바일] 이번 여름은 설산이다.. (명조 1.1업데이트 승소산에서 울렸던 경칩 소리) [22] 대장햄토리3194 24/06/28 3194 0
79786 [스타2] 이스포츠 역사에 남은 짤이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2] MiracleKid4442 24/06/28 4442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