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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9 23:24:53
Name unipolar
File #1 33.jpg (56.1 KB), Download : 54
Subject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33편(외전), 34편(BGM있음)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33편(외전)
(원문 BGM있음)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10. 17.


#1
지난 주에 예고한 대로 이번 33편은 외전입니다.
제목은 The Phantom Terran.



이 단편은 오랫동안 스릴러의 소재로 사랑받아 온 "나와 함께 했던 사람의 증발"을 다뤘습니다. 읽기 전에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설)윌리엄 아이리쉬, "환상의 여인(The Phantom Lady)": 아내와 싸우고 나온 핸더슨은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식당에도 가고 극장에도 간다. 이 여인과 헤어져서 한밤중에 돌아온 그의 앞에는 아내가 죽어 있고, 자신이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명된다. 그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 여인과 그날밤 자기가 만난 사람들을 찾아나서지만 사람들은 그 여인의 존재조차 부정한다.

*(영화)"포가튼(The Forgotten)": 비행기 사고로 아들을 잃은 텔리(줄리언 무어)는 정신과 상담치료를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 날, 담당의사 먼스(게리 시니즈)는 정색한 얼굴로 말한다. "비행기 사고는 없었어요. 그리고 당신에겐 아이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은 당신의 상상 속에 존재할 뿐이예요". 지워진 비디오 테잎, 감쪽같이 지워진 가족 사진,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일기장, 아들 샘의 흔적은 전부 없어져 있다. 게다가 그녀의 친구, 이웃은 물론 남편마저 샘을 기억하지 못한다.

*(영화)"플라이트 플랜(Flightplan)": 운행 중인 비행기 속에서 카일(조디 포스터)의 딸 줄리아가 실종된다. 그러나 카일의 딸 이름이 탑승객 명단에 올라있지도 않고, 승무원 중 어느 누구도 딸을 본 사람이 없다. 기장과 기내 보안관은 카일의 주장을 믿어주려 하지만, 모든 정황은 그녀의 딸이 비행기에 탑승한 적이 없다는 쪽으로 기운다.


20편 FAQ를 쓰면서 원래 20편에는 외전을 넣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쓸 때 제가 참고로 한 시기적 배경은 20편이 올라올 당시로 생각해 주셔야 합니다.


#2
난 죽이지 않았어. 절대로 죽이지 않았단 말이야. 집에 도착했을 때가 이미 3시였다구!


얼음 공주같던 그녀가 그렇게 악을 쓰는 모습을 보니 시현은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냥 꿈이었으면 했다. 시현의 과 동기이자 같은 실습조, 늘 도도하고 세련된 여학생이던 지혜였지만 지금은 살인 혐의를 받고 붙들린 몸이다. 병원에서 매일 보던 친구를 이제 면회라는 형식이 아니면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사실 시현과 지혜는 늘 붙어 다니면서도 깊은 속까지 나누는 사이는 아니었다. 시현은 스타크래프트 얘기에 열을 올리는 특이한 여학생인 반면 지혜는 스타를 전혀 몰라서 프로토스가 무슨 과자 이름이냐고 묻는, 그런 답답한 사이였다. 지혜의 집에 그렇게 복잡한 가족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사건이 터진 다음날에야 들었을 따름이다.


많은 유산을 남기고 돌아가신 아버지. 계모. 어린 의붓동생. 정말 진부한 얘기다. 그러나 당사자들끼리는 정말 속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계모와는 서로 조심하며 지내서 큰 트러블은 없었지만 속으로는 서로 칼을 가는 사이.

한편 6살밖에 안된 의붓동생은 가식을 모르는 나이였기 때문에 마음껏 지혜에게 덤벼들 수 있었다. 지혜의 입장에서는 그 남동생이 더 골칫거리였다. 몰래 정신과에 데려가볼까 할 정도로 그 아이는 정신적으로 불안했다. 자신을 가르치는 정신과 교수님께 찾아가 여쭤본 적도 있을 정도였다. 어쨌거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아이는 자주 이유없이 울어댔고 지혜가 조금만 신경을 건드려도 나가 죽어버리겠다며 소리를 꽥꽥 지르곤 했다.

그 아이는 지혜를 마녀라고 불렀다. 아무래도 자신이 학교에 있는 동안 계모가 그 아이를 붙들고 하루종일 누나를 죽이라고 가르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는 영악하고 사악했다. 그 어린 아이에게 똑같이 맞받아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몇년은 조용히 지냈었다.

그러나 동생이 자신의 강의록을 모두 모아 불질러버린 이후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의대생에게 누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이미 상황 종료다. 그후 비슷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면서 이제 지혜와 어린 남동생은 수시로 서로 목을 조르는 사이가 되었다. 지혜는 다이어리에 그 어린 악마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적곤 했다. 특히 공부와 시험으로 힘들 때마다 어린 동생을 저주하는 것으로 분풀이를 삼았다.


자신이 밤늦게 집에 돌아와 아파트 뒷길에서 남동생의 핏자국을 발견했을 때, 이미 경찰은 지혜의 방에서 그 다이어리를 뒤지고 있었다.


#3
경찰서, 지혜와 시현.


아직 기소되지도 않았으니 희망을 가지라고 달래 주고 싶었지만 경찰서에서 미리 들은 얘기로는 그녀에겐 출구가 없는 상태였다.


그들은 아파트 12층에서 살고 있었고 남동생은 정확히 그 밑에서 추락사한 시체로 새벽 2시에 발견되었다. 사망시각은 적어도 2시간은 넘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밤중이라 아파트 뒷길로는 다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늦게 발견된 편이었다.

가정부는 10시에 퇴근할 때까지 아이가 멀쩡히 있었다고 증언했다. 계모는 근처인 친정집에서 하룻밤 자고 오겠다고 하고 집을 비우면서, 지혜에게 남동생을 봐야 하니 10시까지 들어오라고 말했다. 지혜 역시 가정부가 듣는 앞에서 그러마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아이가 죽었을 시간에 집에 있던 사람은 지혜밖에 없는 것이 된다. 게다가 경비원은 밤 11시에 지혜의 집에 택배를 맡아 두고 있다는 연락을 했을 때, 여자 목소리가 인터폰을 받았노라고 증언했다.

아버지의 유산이라는 동기도 있다. 증인도 있다. 게다가 늘 동생이 밉다고 끄적이던 그녀다. 경찰에서 지혜는 동생이 자살한 거라고 항변했지만 6살짜리가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정적으로 발코니 창은 열려 있을 뿐 그 아래에는 밟고 올라갈 만한 물건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이는 작고 어렸다. 철책으로 아래 반이 막혀 있어 어른도 넘어가기 힘든데 누가 아이를 들어다 떠민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경찰은 심증을 굳히고 강력한 증거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때까지 지혜는 유치장 신세였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10시부터 자정까지 그녀가 집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그 사람을 찾아달라는 거야? 왜 경찰에 얘기하지 않고?"

"경찰이 못 찾았어.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을 아무도 기억하질 못해. 시현아, 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자세히 얘기부터 해 봐."


#4
사건 당일 밤, 신촌.


키가 큰 외꺼풀의 남자였다.

어딘가 무뎌 보이기도 했고, 순진해 보이기도 했다. 그녀와 부딪쳐 아이스크림을 잔뜩 묻혀 놓고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은 꼭 어린아이 같았다.

대충 휴지로 닦아냈지만 불쾌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의 사과를 싹 무시해 버렸다.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무사한 것에 감사하면서 지혜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안그래도 만나기로 한 친구가 30분째 오지 않고 있는 터였다.

40분, 50분...... 이젠 참을 수가 없었다.


"야, 내가 실습이라 작년보단 좀 낫다고 해도 말야, 병원에서 신촌까지 만나 주러 나왔는데 바람을 맞혀? 됐어, 다음에 병원 앞에 와서 무릎꿇고 빌어. 안 그러면 다신 못 만날 줄 알아."


잔뜩 화를 내고 일어선 그녀가 출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비로소 아까 그 남자가 옆에 앉아서 계속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아무래도 20분 동안 계속 그러고 있던 것 같았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5
"절대로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같이 밥먹는 게 아니란 것만 알아 줘요."

"알아요."

남자가 쑥쓰러워하며 웃었다. 어린 티가 난다. 몇살일까? 내가 지금 애 앉혀 놓고 무슨 짓이야. 에휴.

"오늘 일진 정말 안좋네. 기껏 나왔는데 초저녁에 바람까지 맞고 옷에는 이런 거나 묻히고. 아, 그쪽 미안해하라고 그런 거 아니예요. 그렇게 계속 사과하지 않아도 되요."

"그래서 이렇게 저녁 사잖아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지는 않았다. 강의실에서나 병원에서나 만나는 사람들이 죄다 아저씨 아니면 할아버지인 터였다. 그의 어린 티가 은근히 귀엽게 느껴졌다. 함께 저녁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도 있을 것도 같다.

"누난 몇 살이예요?"

"말 안 할래. 이름이나 나이 같은거 말해서 뭐해, 다음에 또 만날 사이도 아닌데."

"그러면 그냥 뭐 하는 사람인지만 말해 줘요."

"학생인데 좀 오래 다녀야 하는 학교라 이제 5학년이야. 그쪽은 이제 신입생이야?"

"아니요. 직장인이예요. 휴대폰 만드는 회사 다니는데."

그렇게 말해 놓고 스스로도 대견한지 그는 킥킥 웃었다. 지혜는 솔직히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남자는 너무 어린데다 세상 물정 모를 것 같은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쪼그만 놈이 거짓말은."

"진짜예요. 그리고 쪼그만 놈이라느니 그쪽이라느니 뭐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미안한데 난 그쪽 이름 관심 없거든."

"전 테란이예요. 그냥 테란이라고 하셔도 되요."

그렇게 말해 놓고서 남자는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나를 좀 알아볼까?'하는 표정으로 읽힌다. 혹시 내가 모르는 연예인이라도 되나 하고 지혜는 기억을 더듬었다. 얼핏 방송에서 본 것도 같은 얼굴이다. 그러나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

그때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았다. 남자는 자신은 저녁을 이미 먹었고 그냥 사주러 온 거라고 털어놓았고, 지혜는 민망하게 닭갈비 1인분만 주문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새로 들어오는 손님들이 파고들 때마다 의자를 당겨야 해서 꽤나 불편했다.


#6
"블러디 메리."

"손님, 어떤 건지는 아시죠?"

"그리 유쾌한 맛은 아닌 거 알고 주문한 거니까 걱정 마세요."

미모가 죄지. 칵테일 바의 젊은 남자 종업원은 유들유들한 태도로 지혜에게 딴지를 걸며 자꾸 시선을 던졌다. 그는 지혜의 옆에 앉은 청년에게는 끝까지 시선을 주지 않았다.

"저는 피나콜라다요."

청년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세 번이나 말했지만 종업원은 애매한 태도로 뒤돌아 사라졌다.


"신촌에 친구 만나러 오셨나봐요?"

"그래. 애가 재수해서 이제 졸업반이야. 고등학교때 제일 친했던 애라 걔네 학교에서 같이 시간 많이 보냈어. 솔직히 내가 본과 생활 하면서 참 답답했던 게, 캠퍼스가 너무 멋이 없거든. 그런데 걔네 학교는 아기자기하고 괜찮아서 산책도 많이 했지."

"저도 가보고 싶네요."

지혜는 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흔들면서 시간이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청년은 오히려 수줍은 미소를 띠는 것이 아닌가.

"밤이 늦지 않았으면 저 데리고 구경시켜 주시게요?"

"그럴 리가 있나."

"어차피 저도 택시타고 들어갈 건데. 오늘 돈 하나도 안 쓰셨잖아요. 밤공기도 딱 좋은데 택시비도 있겠다......"

어린 놈이 제법이야, 지혜는 속으로 생각했다. 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것도 아니건만 그의 말에 마음이 이끌린다. 평범하면서도 귀여운 맛이 있었다. 이 연하의 남자와 같이 신나게 쏘다녀 보면, 병원에서는 콜록거리는 호흡기 환자들만 보고 집에서는 의붓동생에게 시달리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도 같았다.


#7
수사중, 신촌, 지혜와 형사.


"그러니까 연락처도 안주고 간 그 남자 이름이 태란이라고? 그게 남자 이름이야?"

"그렇다니까요. 분명히 계속 그 남자랑 같이 새벽까지 신촌을 돌아다녔고, 택시타고 집에 들어가 보니 새벽 3시였다니까요. 그 사람을 찾으면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을 거예요."

"아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집에서는 그런 남자 안왔대잖아. 일단 여기 주인한테 좀 물어 보자구 아가씨."


형사는 지혜를 앞세워 닭갈비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시간대가 되어 그때처럼 손님이 많았다. 종업원은 형사의 질문에 긴장하는 듯 하더니 곧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억해요. 자리도 모자라 죽겠는데 1인분만 드시고 가신 여자분이라서요."

"아, 그러면 이분과 동행한 남자는 기억이 나?"

"동행이 있었던 것 같지 않은데요?"

지혜가 열을 내면서 한참을 설명했다. 키가 크고 외꺼풀에 귀 높이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를 한, 대학 신입생 정도 되어 보이는 외모의 남자라고. 그러나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기억이 안나요. 그리고 동행이 있었다면 2인분을 드셨겠죠. 제 기억으로는 아무래도 여자분 혼자만 오신 것 같은데요?"


#8
"그러니까 분명히 저랑 그애랑 블러디 메리와 피나콜라다를 주문했고, 당신이 주문을 제대로 안 받아서 하나만 가져다 줬고, 제가 항의까지 했잖아요. 왜 기억이 안 난다는 거예요!"

"남자가 있던 것 같지 않았어요. 여자분이 워낙 예쁘셔서 여자분은 잊을 수가 없는데, 동행한 남자는 못 봤어요. 그냥 혼자 오셨다가 10시 되기 전에 나가신 것 같은데요."

형사는 딱하다는 듯이 지혜를 쳐다보았다. 이제 그녀는 미치기 직전이다.


"분명히 있었는데 증발이라도 했다는 거야? 왜 아무도 못 봤다는 거냐구! 분명 나랑 같이 있었는데!"

"사정은 이해하겠지만 제 말도 좀 들어 보세요. 솔직히 말해서 아가씨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가 계속 관심을 가진 건 사실이예요. 그런데 남자가 같이 있었다면 제가 그랬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아가씨는 남자와 같이 온 것 같지 않네요."


주저앉아 버린 지혜를 외면한 채 형사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가씨. 이 동네가 워낙에 사람이 많고 가게마다 손님이 많으니 점원들이 일일이 관심을 줄 수 없다는 건 알아. 그런데 다들 아가씨는 기억하는데 그 남자는 보지 못했다잖아. 세 번 연속으로, 주인도 종업원들도, 다 합하면 꽤 되는 사람들인데 다 똑같이 남자를 무시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아가씨,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그 남자가 실제 존재했었던 것 같지가 않아."

"그럼 제가 유령과 데이트라도 한 거라는 말씀이세요!"

"맞아. 유령인 것 같아."


#9
다시 경찰서, 지혜와 시현.


"네가 아니면 그 아이는 자살했다는 얘기밖에 안 돼. 그런데 의자 같은 것도 남아 있질 않았어. 아이가 떨어진 후에 아이의 귀신이라도 돌아와서 의자를 치웠겠니?"

"그래, 넌 지금 내가 죽였다는 얘기냐? 이건 계모가 꾸민 일이야. 애가 자살하고 나니까 나한테 죄를 덮어씌우려고 꾸민 짓이라고! 내 뒤를 쫓아다니며 가게 사람들을 매수해서 그런 증언을 시킨 거야."

"진정해 지혜야. 경찰서 분들 하시는 얘길 들으니 휴대폰 관련 업체들마다 조회해 봐도 이름이 태란인 남자 직원은 없다는 거야. 지금까지 네가 해주는 얘길 잘 들어 보면 아무래도 네가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을 망상 속에서 만들어 낸 것 같아. 너 실습돌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잖아."

그 말을 듣고 지혜는 한참을 히스테리컬하게 짜증을 냈다. 곧 제풀에 지쳐 버리더니 이번엔 체념한 얼굴로 종이 한 장을 내민다.

"대충 생각나는 대로 그애 얼굴을 그려 봤어."

"아무리 봐도 손으로 그린 것 같지가 않다. 이건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구나."

"발로 그려서 미안하다."


"힘내. 내가 다시 돌아다니면서 조사해 볼께. 그리고 이것도 얼굴인지 동그라민지 알아볼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그림이야. 세잔이 그랬다잖아, 모든 물체는 원뿔 원기동, 구 등의 기하형으로 환원된다고."


"이 순간까지 농담할 거면 꺼져라 제발."


#10
다리와 입만 아팠다. 똑같은 대답이었다. 두 가게 모두에서 누구도 남자를 보지 못했고 반대로 남자는 누구의 시선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혹시 외계인이 아닐까?

귀신이나 외계인이 분명하다. 맨 인 블랙에 나오는 기억력 제거기를 사용했거나. 아니면 지혜가 다중인격이 있어서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냈다거나.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그중 어떤 것도 그 남자가 실제 존재했다는 설보다는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 남자가 정말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잊어버린 거라면 참 불쌍하다. 이름도 무슨 이상한 태란...... 어?'

시현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스스로 이마를 마구 쥐어박았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지혜는 프로토스가 과자 이름인 줄 아는 스타크래프트 문외한이잖아, 테란을 태란으로 들은 거야. 그 어린 나이에 휴대폰회사 직원이라는 것도 프로게임단 소속이라는 뜻이 아닐까?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시현이 마지막으로 다다른 곳은 그 칵테일바였다. 그러나 종업원은 그녀를 또다시 좌절하게 했다.


"이래뵈도 제가 온겜과 엠겜 모든 경기를 챙겨 보는 스타크래프트 매니아예요. 선수면 어떻게 몰라봤겠어요? 프로게이머일 리가 없어요. 프로게이머라도 다른 종목이거나 그러겠죠."


#11
일단 실습은 나가야 하겠기에 시현은 다음날 아침에도 병원에 있었다. 그녀는 차례를 기다리는 호흡기내과 외래 환자들 속에 섞여 유령같은 그 남자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를 쥐어뜯는 중이었다.

같은 조의 남자 동기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청년을 가리키고 있었다.

"왜? 그냥 Asthma(천식)환자잖아."

"그냥 환자가 아니야. 시현아, 이윤열이야!"


시현은 비로소 고개를 들고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윤열은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창백한 얼굴과 이마에 늘어뜨린 새까만 머리. 그는 힘들어 보였고 약간은 슬퍼 보였다.

'테란, 휴대폰 회사 팬택! 됐어, 어느 회사부터 조사할지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겠군! 지금 사정을 다 설명하고 한번 물어봐야겠어.'


#12
[지금 저희 숙소로 오시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윤열]


차 안에서 시현은 폴더를 열어 그 문자를 보고 또 보았다. 드디어 팬택앤큐리텔 숙소에 도착. 송호창 감독은 순순히 들여보내 주면서 엉뚱한 말을 했다.

"검사님이 오신다더니 아주 동안이시네? 그래, 우리 팀원들 중에 증인이 될 사람이 있다구요?"

윤열이 그녀를 들어오게 하기 위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알만했다. 우스운 상황이지만 그녀는 표정이 굳어 있다. 잔뜩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그녀는 윤열의 방문을 두드렸다. 저 방 안에 어떤 사람이 있을까. 이윤열 본인일까? 아니면 정말 외계인일까?

혹시 귀신이라도 있고, 윤열은 입김을 내뿜으며 "I see dead people......"이라고 하지나 않을까?


방문을 열었다.


윤열이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클로킹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눈길을 쏙쏙 피했다는 그 청년이 정말 이윤열이었단 말야? 그녀가 입을 딱 벌리고 가만히 있자 윤열이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손가락으로 옆쪽을 가리켰다.


그러고 보니 이 방 안에 누군가 또 서 있었다.

"신촌에서 만났던 누나가 곤란한 상황에 빠져서 저를 찾으신다구요?"

말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알았다. 윤열의 옆에 계속 서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건만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아 몰랐던 것이다. 앳된, 외꺼풀의, 스트레이트한 머리를 내린 이 키큰 청년은 비로소 손을 내밀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이병민입니다."



※작가 코멘트
1. 제가 20편으로 올리려고 했던 외전이라고 분명히 미리 말씀드렸죠. 그 당시엔 이병민 선수는 팬택앤큐리텔 소속이었고, 머리 모양도 작중의 설명과 똑같았습니다. 자신과 함께 했던 사람의 증발을 다룬 세 편의 작품을 서두에 소개한 것도, 묘한 분위기의 BGM도, 이윤열 선수 짤방도, 모두 결말의 반전을 숨기기 위한 함정이었습니다.^^ 물론 <왜 그는 임요환부터...?>는 이런 식의 단순한 허무개그가 아니며, 이건 제가 마음먹고 <The phantom lady>의 패러디를 해볼까 하고 쓴 단편일 따름입니다. <왜 그는 임요환부터...?>가 시종일관 사건이 복잡해지고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은 외전에도 독자의 선입견을 유도할 수 있고, 이런 반전을 때려넣기에 최적의 조건이죠. 아참, 스타 팬이 아니거나 완불뱅 개그를 모르시는 분은 이해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_-

2. 그러면 사건은 어떻게 된 거냐구요? 계모는 지혜가 돌아왔나 확인하게 위해 집에 전화를 했다가 아무도 받지 않자 집에 돌아왔다가, 열려 있는 발코니창을 내려다보고 아이가 죽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재빨리 아이가 밟고 넘어갔던 의자를 치우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간 겁니다. 요행으로 지혜에게 알리바이가 없다면 살인죄를 몰 수 있고, 남편의 재산은 그녀가 독차지할 수 있겠죠.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쯤 해볼 수 있는 도박을 한 거겠지만, 이제 병민이 증언을 해 줄 수 있으니 수포로 돌아가겠군요.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34편
(원문 BGM있음)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10. 24.


"What, drawn and talk of peace?

I hate the word,

as I hate hell, all Montagues, and thee."

-William Shakespeare <Romeo and Juliet>중에서


#1
"누가 왔는지 바라!"

정석이 연습실로 뛰어들어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소리쳤다. 개선한 것도 아닌데 돌아온 티 내고 싶지 않았던 진호의 바램은 이렇게 무산되었다. 모든 선수들이 달려나와 진호를 에워싼 것이다.

그래. 결국은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구나. 난 계속 게임을 해야 할 운명이야. 그것도 혼자서가 아니지.


동료 선수들에게 과격한 환영을 받느라 정신이 없던 진호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잘 아는 목소리, 그러나 KTF 숙소에서 들릴 리가 없는 목소리.

"진호형, 내가 형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말이야,"

진호는 동료들의 어깨 너머로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진호가 없는 사이 병민이 새 식구로 와 있었던 것이다.

병민은 멋적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왠지 그건 진호가 해줘야 할 말인 것 같은데.


"Welcome to KTF!"


#2
9월 3일, 프로리그 2라운드 개막전.

KTF에서 에이스 결정전에 누구를 내보낼지는 뻔한 일. T1의 선택만이 남았다. 주훈 감독이 선수들을 훑어보는 찰나, 요환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가 나가겠습니다."

태민이 키보드 가방을 찾다가 멈칫했다. 모두들 은근히 놀란 표정이었다. 요환만이 태연했다. 강민, 반드시 이기고 싶다. 연성이, 성준이, 내가 너에게 갖고 있는 모든 의혹, 이 경기를 이기고 나서 풀어내겠어.


에이스 결정전 상대 선수를 접한 강민에게도 표정 변화는 없었다. 그 역시 이 대결을 간절히 원하던 터.


게임계를 집어삼킨 거대한 음모의 대척점에 두 사람이 서 있다. 서로 적일지 아군일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 의혹만이 커져 그들의 호승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경기는 강민의 승리로 끝났다.


#3
두 사람은 대기실에서 서로를 마주했다. 아직 분이 가시지 않은 요환이 애써 낮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배신자."

"살인자."

강민이 받아쳤다. 순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뻗어나간 요환의 손이 그의 멱살을 잡아챘다. 강민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이기고 나서 나한테 이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곧 양쪽 팀 선수들이 그들을 둘러싸 대결구도가 되어 버렸다. 강민의 말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태민이 앞으로 나섰다.

"민이형,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이번엔 KTF쪽에서 정석이 걸어나와 그를 쏘아보며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말려보자고 용욱이 나서서 정석과 태민을 양 팔에 붙들었다. 용욱이 정석의 귀에 대고 무슨 일인지 아냐고 묻는 사이에 요환이 민을 끌다시피 데리고 나갔다.

진호는 끝까지 고개를 돌리고 외면할 뿐이었다. 누구의 편도 들 수가 없다. 두 사람이 알아서 입씨름을 벌여 해결하도록 내버려 둘 참이다. 오히려 용호가 진호를 붙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진호형, 둘이 왜 저러는지 알아? 요환형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진호는 그에게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키보드 가방을 챙겼다. 들어줄 사람을 잃은 용호가 하릴없이 혼잣말로 푸념을 했다.

"소울에 있을 땐 요환형 연습 도와 주면서 친하게 지냈는데 이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 저번 MSL에서 형 이기고 나서 밤에 전화를 열 번이 넘게 했는데 계속 꺼놓고만 있더라고. 그 다음부터 도통......어, 형 어디 가는 거야? 진호형!"


용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진호가 요환을 뒤쫓아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우주배 MSL에서 요환과 용호가 경기한 날, 그날이 바로 5월 19일이었던 것이다.


#4
요환형은 어떻게 이런 장소를 생각했을까? 한강 한가운데의 손바닥만한 섬이었다. 역시 아무도 없었고, 한강대교 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그들을 몰래 엿들으려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올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그들을 쫓아오는 사람도 없긴 했지만 이런 곳이라면 역시 안심할 수가 있다.


"너하고 끝장을 볼 날을 참 오래도 기다렸다."

"이렇게 형 얼굴을 보면서 묻는다면 형도 더는 피하지 못하겠지."

"날 피한 건 너야."

진호는 끼어들지 않았다. 일단 두 사람에게서 떨어져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마주선 그들 사이에 흐르는 살기 때문에 가까이 가기조차 두렵다.

"인큐버스 맵이 바뀌는 바람에 탱크 드랍 못 하고 진 게 그렇게 아까웠어?"

"무슨 헛소리냐."

"나 같으면 아무리 '협회'가 시키는 일이라도 그렇게 대놓고 찌르지는 못해. 형은 특별히 개인 감정이라도 있었나 봐, 스카이배에서 동수형한테 진 게 억울하다고 생각했나보지?"

얘기가 이쯤 나오면 민이를 말려야 한다. 저 녀석은 지금 흥분해 있다. 연성이와 성준이 둘 다 자신이 설득했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민이를 극단까지 몰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화살을 오로지 요환에게만 겨누고 있다. 이 상황은 지켜보는 사람이 더 괴롭지 않은가.

"연성이는 뭐 때문이었어? 에버 2004에서 형을 꺾고 우승해서, 아니면 느닷없이 KTF 가겠다고 해서? 하지만 살충제라니 너무 유치했어."

요환의 주먹이 뻗어나갔다. 그러나 민의 턱밑에서 멈추었다. 진호가 요환을 거의 껴안다시피 하면서 필사적으로 막았던 것이다. 진호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민에게 소리쳤다.

"이봐 깡만, 나도 형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여기까지 따라온거야. 하지만 이렇게 말이 심해지면 싸움밖에 안나니까 칼날 세우지 말란 말야! 형도 진정해, 이게 다 두 사람이 서로 오해해서 그래. 둘다 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일단 다 생각하는 바를 털어놓고 나서 따지자구......"

"그래, 왜 나를 범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너부터 말해 봐라."

"동수형이 성준이한테 보낸 메일들을 봤어. 같이 폭로하기로 했던 T1 게이머가 있다고 했지, T1숙소에 카메라가 이미 올해 초부터 설치되어 있다고도 했고."

"강민 네가 동수 메일함을 어떻게 열었는데?"

진호는 설명이 필요함을 느끼고 직접 나섰다. 요환이 전화로 차 사고에 대해 한 이야기를 민이가 들었으며, 그 때부터 팀 동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 노력들, 선기자의 도움으로 현장에 가서 수색하다가 발견한 메일 주소, 동수가 남긴 메시지가 사실 패스워드였다는 것, 그리고 강민이 성준과 연성의 폭로계획을 각각 말렸지만 결국 막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까지.

그는 나름대로 차근차근 설명했지만 워낙 말이 빨랐기 때문에 설명은 계속 중단되었다가 다시 돌아가곤 했다. 특히 KTF 전체가 동수의 집에까지 가서 벌인 헛된 수색에 대해 요환은 몇 번이고 되물었다.

강민은 마치 수사관인 양 그런 요환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 눈빛이 질리게 무섭다. 그는 진호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바로 말을 이었다.

"3월 올스타전 때 난 연성이 성준이와 같이 맵 조작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고, 그때 연성인 오히려 그런 일은 가당치도 않다는 쪽이었어. 연성이가 의심을 품고 방송국에 자료 요청을 한 건 훨씬 뒤의 일이야. 형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지? 올해 초에 '협회'쪽에서 감시하려고 카메라까지 달 만한 게이머가 있었다면 그건 연성이가 아니란 거야. 자, 연성이 외에 사건의 진상을 아는 팀원이 형 말고 누가 있다고 생각해?"

"형 말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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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the tears
05/10/29 23:33
수정 아이콘
35편이 아니구나...ㅠㅠ

미친듯이 클릭했건만...

정말 자정쯤에 올려 주실려나??
05/10/29 23:40
수정 아이콘
정신 없이 읽었습니다.
거의 한시간 반을 소요한듯 하군요.
허참.. 이거 궁금해서...
여하튼 빨리 올려 주시길 ^^
05/10/29 23:42
수정 아이콘
공백 부분을 짤방칸인 줄 알고 조금 기다리다가...
왜 안나올까 의문을 품고 밑을 보니... '안녕하세요. 이병민입니다.'

..순간 피식해버렸군요 ^^;;
unipolar
05/10/30 00:10
수정 아이콘
kiss the tears//약속대로 자정쯤에 올렸습니다.^^

silence//감사합니다. 1편부터 지금까지 불과 3일동안 나눠 올렸으니 그 양도 장난이 아닌데...... 33편과 34편은 특히 길지요. 최초 게시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주일에 한번씩 올렸기 때문에 내용을 길게 했거든요.

^^//그 한 줄이 정말 마음먹고 쓴 반전이었답니다.^^
FreeComet
05/10/30 00:45
수정 아이콘
오우-_-ㅋ 피지알에는 외전다음에 34편까지 같이 올리시니까 굳이 선리플후감상을 막을필요도 없어졌네요
帝釋天
05/10/30 12:08
수정 아이콘
이병민 선수.. 조지명식에서 마지막까지 한마디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채 어쩔줄 몰라하던 모습이 엊그제같은데 이성 앞에서 저렇게 여유있다니..!
unipolar
05/10/30 13:17
수정 아이콘
帝釋天//어쩔 수 없지요......그래도 앞으로 계속될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려면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보지만 의외로 한 사람 앞에선 강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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