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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8/24 01:40:30
Name The xian
File #1 tr_ogb.jpg (30.0 KB), Download : 93
Subject [일반] 책을 한 권 썼습니다.


*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글 하나를 할애해서 송구스럽습니다.
  거기에 자화자찬식 이야기라 '자랑하려고 게시판에 글을 쓰냐'라고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저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어쩌면 제가 쓴 책에 대한 광고성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럴 의도는 없습니다.


군을 늦게 제대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뒤 이전부터 지금까지 PGR에서, 아니, PGR뿐 아니라 어디에서든지,
'무슨 일을 하느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제가 말한 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게임회사에 다닙니다"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글쟁이입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글쟁이로서의 이야기입니다.

지인을 통해 단행본, 즉 게임 가이드북 작업을 해 볼 생각 없느냐는 말을 들었던 것이
지난 4월 중순이었습니다. 돈이 궁하기도 했지만 나름 생각한 다른 것이 있어서 하겠다고 했죠.
물론 회사일과는 상관없는, 이른바 투잡이기 때문에 이것을 빌미로 회사의 일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되었습니다.
단행본이 완성되기 위해 제가 써야 할 원고는 A4 기준 약 250장 정도. 원고작업이 끝나야 하는 시점은 5월 말.

한달 반 남짓에 250장 쓰면 된다는 말에 제가 품은 생각은 어처구니없게도 '250장...? 그까이꺼......' 였습니다.-_-;;
그래서, 양이 많을테니 보조필자를 붙여주는게 어떻겠냐는 관계자분의 말씀에 - 단행본 규모 원고를
써본적이 없는 저는 무모하게도 '분량만으로 생각하자면 저 혼자로도 충분합니다'라고 했죠.

뭐 그것으로 고난은 예정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자료주는 기일이 늦어지고, 그에 따라 집필시작이 늦어지고 하는 도미노 현상이 겹쳐 일정이 딜레이되고
게다가 중간에 동원훈련이 있어서 3일을 그냥 날려먹어 버리기까지 하는 곡절도 있었고,
그 와중에 회사에서 부탁받은 일이나 조사를 할 때에는 원고를 하고 싶어도 못 하고 회사 일 열심히 해서 넘기고,
때로는 도저히 글이 안 써져서 머리를 쥐어뜯기도 여러 번 했지만, 그래도 쥐어 짜내어 쓰고 또 쓰고,
좋아하던 WOW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매달리고 또 매달리고 또 매달렸습니다.

단행본에 실린 게임 스크린샷을 찍기 위해 서비스사에 들어가서 담당자들 귀찮게 해서 스크린샷 왕창 찍어오면
저는 집에서 찍은 스크린샷 가지고 부족한 것을 벌충하느라 집에서 또 왕창 스크린샷 찍고.
그리고 게임 데이터 죄다 정리하고. (단 하나. 맵 그림은 전문 디자이너에게 맡겼습니다. 저는 그림엔 쥐약이라.)

그렇게 찍은 만여 장의 스크린샷에서 쓸 만한 스크린샷을 고르고 골라내고,
원고를 쓰고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하면서 마치 구증구포하듯이 원고를 불리고 깎고 하는 과정을 거쳐
거의 두 달 정도 지난 시기인, 올해 6월 11일께 원고를 넘길 수 있었고, 그 뒤 여러번의 수정과
협업하시는 분들의 고생과 서너 차례의 교정, 그리고 디자인 컨펌을 거쳐 이번 달 초에 책이 나왔습니다.

제가 쓴 "테일즈런너 오피셜 가이드북"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테일즈런너'라는 게임은 PGR분들의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는,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캐쥬얼 게임입니다.
그래서 캐릭터나 전면 일러스트도 좀 아동 취향이기도 하고, 실제로 아이들이 많이 합니다.
그런 부분을 신경쓰느라 고민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써서 고료로 받은 돈으로, 다음주에 어머님 모시고, 동생 데리고 태국으로 여행 갑니다.
저에게는 책 한 권 썼다는 자부심보다 어머님 모시고 어디 갈 수 있다는 것이 열배 백배 더 기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과 관련된 책을 쓸 수 있어서 더욱 기쁜 일이었고요.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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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투유
07/08/24 02:1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ㅡ^
그리고 굉장히 부럽습니다 .
초록나무그늘
07/08/24 02:30
수정 아이콘
아프리카에서 징하게 보던 "테일즈 런너~~"
stress killer
07/08/24 02:51
수정 아이콘
효도 하셨네요 축하드려요 ^^
화염투척사
07/08/24 04:15
수정 아이콘
저 책은 볼일이 없을것 같지만 -_-;;
축하드려요.. 효도하셨네요 ^^
07/08/24 04:32
수정 아이콘
저도 아프리카에서 광고로 많이 본게 기억나네요~ 아무튼 마지막 3문장이 참 부럽네요~
Paisano5
07/08/24 05:07
수정 아이콘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1년에 한번씩 판매부수에 따라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계약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자기 이름으로 집필한다는 것....너무 멋지십니다...^^
07/08/24 06:49
수정 아이콘
정말 수고하셨네요. 여행 즐겁게 다녀오세요. :)
07/08/24 06:56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물론 저도 볼 일은 없을 듯 합니다 -_-;;
슬픈비
07/08/24 07:46
수정 아이콘
로긴하게 만드시는군요 하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셨을텐데 고생많으셨겠습니다~
07/08/24 08:0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그간 수고 많으셨어요^^
나두미키
07/08/24 08:24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동종업계종사자로서 ㅡ.ㅡ 꼭 사볼게요 .
Naraboyz
07/08/24 08:45
수정 아이콘
진짜 효도하셨네요 ^^ 저는 부모님이 같이 가자고해도 안가는판에 -_ㅠ

저도 볼일은없겠지만 -_-; 고생하셨습니다~

ps..... 와우 서버는 어디신가요 -_-;
네오크로우
07/08/24 09:52
수정 아이콘
방학중에 가게에서 우리의 초등학생들이 너무도 즐겨하던 테일즈 런너~~~ 개인적으로 게임 시작이나 끝날때 성우분 목소리가
너무 인상깊었던... ^^;; 하지만 키보드 부서질까 두려운 게임 + 기피게임입니다. ㅠ.ㅠ;
언뜻 유재석
07/08/24 09:55
수정 아이콘
아 축하드립니다.. 다른 공식 가이드북을 봤을때도 정말 절대 쉬운 작업 아니셨을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로 돈을 번다는게 참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정말 수고 많으셨고 부럽습니다..ㅠ_ㅠ
Withinae
07/08/24 11:59
수정 아이콘
아이구, 수고하셨네요. 여행 잘 다녀오세요.
The xian
07/08/24 12:51
수정 아이콘
Naraboyz님// 얼라만 판치는 일반서버 와일드해머입니다.;;
(굴단 같은 전쟁서버에도 캐릭터가 있지만 제가 전쟁서버만 가면 광분을 하는지라. 일반서버를 즐겨 합니다.)
07/08/24 13:11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
250페이지 그까이거 아니랍니다. (요즘은 하루에 5페이지만 나가도 좋겠다고 생각...)
타조알
07/08/24 13:24
수정 아이콘
The xian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잘되길 기도할께요

덧붙여...에이그윈 호드는 안계신가요 ... ?
sway with me
07/08/24 13:5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
풀빛여름
07/08/24 13:56
수정 아이콘
제가 서점에서 일하는데요~ 요즘 이 책 찾는 학생들이 많던데..^^ 많이 팔리길 바랍니다!!^^
07/08/24 14:32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투잡이라는게 절대 만만치가 않죠~ ^^;
김밥천국라면
07/08/24 14:39
수정 아이콘
(테일즈러너라는 게임은 잘 모르지만...) 축하드립니다 ^^
이쥴레이
07/08/24 15:48
수정 아이콘
테일즈런너 대구쪽에 있는 게임회사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흐음..

예전 시XX 사에서 게임 단행본 작업하시던 몇분들에 외침이..
책 한권 만들고 바로 때려 치우셧다는.. 더러워서 못하겠다~ 라면서..

저도 게임회사에서 일하지만.. 뭐.. 이건 ㅠ_ㅠ

꿈만 먹다가... 죽겠어요
07/08/24 15:58
수정 아이콘
애 쓰셨네요. 책 내는 일이 만만치 않죠.^^; 어쨌거나 힘들게 결실을 맺으신 거 축하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점이라면 A4 용지 기준으로 250매라 하셨는데, 그렇다면 원고지로 대략 2000매에서 2500매 된다는 이야긴데요, 그걸 책으로 만들 경우 대략 페이지가 신국판 기준으로 해서 700 내지 800쪽 정도가 나오거든요? 책 특성상 그림이랑 이런 거 들어가면 책 부피가 더 커질 텐데 그 부분이 좀 애매하네요.^^; 게임 가이드북은 좀 만드는 게 다른가 싶기도 하고...^^;
The xian
07/08/24 16:17
수정 아이콘
Artemis 님// 게임 가이드북은 일단 활자가 다른 책들보다는 조그마한 편입니다. 그리고 오피셜 가이드북의 경우에는 게임 데이터 등을 정리한 표나 자료 등이 책 분량의 약 1/5 ~ 1/4 정도 들어가는데 표의 경우에는 정리해 놓으면 엄청 많지만 실제 책으로 들어가면 분량이 매우 작아집니다. 그래서 A4 1장당 단행본의 실제 페이지는 약 0.8 ~ 1.2장 정도의 범위에서 결정되게 됩니다.
My name is J
07/08/24 17:39
수정 아이콘
와아- 고생하셨어요. 무언가 마무리를 해서 그 댓가를 받는 일은 소중하지요..홍홍.

해외여행가신다고 해서 생각난건데...인터넷에 찾아보시면 반값항공권을 파는 사이트가 있어요. 자유여행이시라면 그런곳에서 항공권구매하시고 숙소 잡으셔서 여행가시면 더 저렴하게 가실수 있으실것 같네요. 저도 또 가고싶어서 이리 저리 알아보는 중이거든요..홍홍. 패키지로 가시면 뭐 그냥 편하게 다녀오시구요~~
(어제 본건데 홍콩 3박 5일 왕복 항공권이 십만원...덜덜덜-지르고 싶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잃어버린기억
07/08/24 19:40
수정 아이콘
제 동생이 이것만 합니다. -_-; 나잇값을 하지도 못하는듯
07/08/25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옛날에 게임 공략집 단행본 냈었는데 완전 망했었죠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생고생만 한듯;; 아 그리운 그 시절....
07/08/25 14:25
수정 아이콘
오홍 많이 고생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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