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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28 21:15:25
Name 하루
Subject [기타] 비디오 판정에 대한 저의 생각
피파가 현재 비디오 판정같은 전자장비의 도입을 반대하며 든 표면적인 이유로 크게 두가지입니다. 아래 글에도 나와 있다시피 하나는 축구는 인간적인 스포츠이므로 인간적인 영역을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축구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지향하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 도입 시 가난한 나라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유가 말이 안 되는 것은 오심이라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힐 뿐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는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팬들과 함께 공유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심판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이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최고의 환경을 만들고자 함이지 자신들이 주인공인 양 경기의 결과를 바꿔서는 안 됩니다. 현대 영상 장비의 발달로 오심 문제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고 결국은 양측 선수들과 팬들에게 상처만 입게 됩니다. 이긴 자도 진 자도 상처를 입는 스포츠가 과연 인간적인 스포츠일까요?

두 번째 이유가 말이 안 되는 것은 현재 축구에서는 이미 많은 수의 전자 장비를 도입하여 심판 판정을 돕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과 챔스에서 심판들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쓰는 마이크폰과 주심들이 옵사이드를 빠르게 판정하기 위한 깃발장치(부심들이 쓰는 깃발에는 전자 장치가 돼 있어 옵사이드나 반칙 시 깃발을 들고 버튼을 누르면 주심에게 진동신호가 전달돼 주심은 최대한 빠르게 판정할 수 있습니다.)들은 전자 장비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가난한 자나 부자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여야 하기에 고가의 장비 도입은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말 겉으로는 말은 됩니다만 그렇다면 피파는 가난한 나라에 중계권료는 왜 받아먹습니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표현이 딱 알맞다고 생각됩니다.

피파가 비디오 판정 도입을 꺼리는 실질적인 이유는 사실 심판들과의 갈등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피파 측은 예전부터 오심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비디오 판정은 예전부터 꾸준히 나왔던 얘기이지만 심판의 권위를 해친다는 이유로 피파측에서 반대하였고 몇 해 전 3주심제를 내놓았으나 콜리나 심판을 주축으로 심판협회에서 심판 상호 간의 판정 의견 충돌을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이를 완화해 4부심제로 바꾸어 유로파 리그에서 시범 시행했으나 국제축구평의회에서는 아직 표본이 적다는 이유로 지난 회의에서 월드컵에 도입을 유보해 버렸습니다. 결국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심판들과의 갈등으로 미뤄오던 것이 이번에 터지게 된 것이지요.

피파가 워낙 커다란 조직이고 그들을 제재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 보니 보수화될 수밖에 없고 변화에 더딥니다. 이번 오심 사건에도 불구하고 피파 측은 아직도 비디오 판정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이미 밝혔다시피 4부심제로 갈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부심이 4명이 되건 100명 되건 1명의 주심의 단독적인 판단으로 생기는 오심을 막을 수는 없고 주심이 3명이 되건 100명이 되건 인간 능력의 한계로 나오는 오심을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비디오를 참조한다고 해서 심판의 권위를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또한 이미 많은 전자 장비의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서 축구의 인간적인 면을 떨어뜨리지도 않습니다. 축구가 주는 감동이 더이상 오심으로 인해 식지 않도록 심판들과 피파 측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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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이이
10/06/28 21:27
수정 아이콘
피파가 너무나도 보수적이고, 강철밥통이라 비디오판정이 도입될것 같지 않네요...
만약에 미국이 가나에 오심에 젔다면 바뀔 여지는 있었겠지만...
거북거북
10/06/28 21:28
수정 아이콘
블래터나 빨리 짤리고 MJ는 다시 피파에 충실하길...=0=
그들이사는세
10/06/28 21:30
수정 아이콘
4부심제가 이미 시행된적이 있었군요. 4부심제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멀면 벙커링
10/06/28 21:36
수정 아이콘
남은 경기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스페인, 아르헨티나가 연달아 오심이 발생한 끝에 진다면 도입을 생각해볼지도 모르겠네요. ㅡㅡ;;;;
Lionel Messi
10/06/28 21:37
수정 아이콘
그런데 비디오 판독이 만능은 아니죠... 오심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건 마찬가지긴 합니다

실제로 비디오도 어떤 각도에서 찍느냐에 따라 애매한 판정이 더 애매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기다가 사실 현장에서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원인으로 판독하느라 흐름이 끊긴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거기다 피파가 부정적이기까지 하니 전 4부심제가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생각 합니다 -_-;
드랍쉽도잡는
10/06/29 01:08
수정 아이콘
경기를 생각하면 기계 도입보다는 확실히 심판 수를 늘리는 게 더 낫긴 하죠.
보는 입장에서는 그런데 실제로 축구나 농구를 뛰어보면 판정으로 시간 끌리면 경기 흐름이 바뀌기 때문에.
10/06/29 01:11
수정 아이콘
인간적인 스포츠는 무슨 개뿔...
신의경지
10/06/29 06:07
수정 아이콘
정말 그 각도가 중요하더군요;;; 독일 방송에서 잉글랜드전 오심 장면을 서로 다른 각도록 돌리면서 보여주던데... 신기하게도 부심이 달려가면서 볼을 향해 바라보는 각도는 노골 오해의 소지가 보이더군요.. 각도;;; 진짜...
Eternity
10/06/29 06:21
수정 아이콘
일부 세력의 반발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결국 바뀌는 방향으로 가게 되겠지요.
이번 월드컵에서 터져나오는 오심들이 있었으니, 대외적으로 어떠한 제스쳐든 취해야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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