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6/06/25 19:59:01 |
Name |
휀 라디엔트 |
Link #1 |
http://www.cyworld.com/handraken |
Subject |
[기타] 독일 : 스웨덴 관전평 - 전차군단 |
1. 전차군단의 하드웨어
전차군단. 독일 대표팀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단어입니다. 육중한 몸체를 가지고 저돌적인 자세로 상대편을 항해 돌진하며 연신 포격을 가하는 다소는 투박하지만 파괴력이 느껴지는 경기력. 그렇기에 전차군단이라는 약간은 나치오날리즘이 느껴지는 격한 단어를 그들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 대표팀의 하드웨어는 월드컵 32강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노이빌레와 람, 슈나이더, 오돈코를 제외한 전원이 180이 넘는 준수한 신장에 넘치는 피지컬을 자랑하는 멤버들입니다. 가히 군단이란 단어가 적합한 가공한 하드웨어입니다.
더구나 또한 베스트 멤버의 평균나이가 20대 중반입니다. 물론 몇몇 키플레이어들의 나이는 30대인 실정입니다만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입니다. 이런 젊은 대표팀 구성원들은 시종일관 상대편을 밀어붙입니다. 독일 특유의 장악과 압박을 살리는 멋진 대목입니다. 경험부족을 이유로 이런 젊은 대표팀을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많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압도적인 모습에 지금은 이런 비판적인 시각도 사라진 실정입니다.
2. 분데스리가의 힘
수준급의 자국리그를 가진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성입니다만 독일팀은 특히 자국리그에서의 선수들로만 구성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스날의 레만과 첼시의 후트 선수를 제외하면 스쿼드 전원이 분데스리가에 속해 있습니다. (발락은 다음 시즌부터 첼시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분데스리가는 3대리그와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수한 하드웨어를 이용한 힘이 넘치는 경기력이 그 주가 되죠. 3대리그의 특성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지만 독일 특유의 투박하지만 힘이 넘치는 플레이는 분명 구분 지어지는 스타일입니다. 이는 독일 대표팀에도 그대로 녹아나서 그들은 미드필더부터 장악하는 게임으로 상대방을 거칠게 몰아붙입니다. 그렇기에 상당히 준수한 중앙미드필더들이 많이 나오는 리그이기도 합니다. 대표팀의 발락과 프링스, 보로프스키, 히즐스페르거는 물론 타 국가의 로시스키, 흘렙, 미쿠 등 유럽형 미드필더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대목도 기교와 피지컬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데스리가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분데스리가의 위력을 증명하는 가장 큰 대목은 대표팀의 투톱입니다. 리그 득점왕 클로제와 리그 최고의 유망주 포돌스키로 구성되는 투톱은 이상적인 구성이라 평가되는 타겟+스피드스터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몸싸움과 박자를 쉬지 않는 논스톱 슈팅, 간결한 드리블과 오른발/왼발/머리를 가리지 않는 득점력까지 타겟의 이상형인 클로제(절대로 월드컵의 반짝 스타가 아닙니다. 리그 득점왕입니다. 소속팀인 베르더 브레멘의 리그 득점 1위의 일등공신입니다. 현재 포스만으로는 반니와도 비견된다고 생각합니다)와 부가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왼발유저, 위치를 가리지않는 위력적 슈팅, 그리고 빠른 순간 침투력과 너른 시야, 패싱력을 가지고 쉐도우와 공미까지 소화하는 퀼른의 수호신 포돌스키는 그야말로 분데스리가의 자랑이고 상징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3. 독일 미드필더진의 위력을 보여준 경기
현재 독일의 미드필더진 구성을 보면 슈바인슈타이거-발락-프링스-슈나이더입니다. 이 역시 이상적인 구성이라 생각합니다. 양발을 다 쓰고 중앙돌파를 선호하며 대표팀 구성원중 가장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슈바인슈타이거와 터치라인을 파고들며 빨랫줄 크로스를 즐겨하는 슈나이더는 다채로운 공격루트를 제공하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수미에서 시작하여 공미까지 능력을 확대한 발락과 스트라이커에서 시작하며 수미까지 능력을 확대한 프링스는 이미 독일대표팀의 척추로서 지난 대회에서 위력을 증명한 바 있습니다. 네 명다 능력은 말할것 없고 피지컬과 장악력이 우수하며 미드필더 싸움에서 절대로 열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덴의 미드필더진도 네임벨류상 밀릴 것이 없는 상황임에도 속절없이 압도당하였고 이는 투톱인 이브라히모비치와 라르손의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이 두 선수는 후방으로 내려오는 움직임도 적어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독일의 투톱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교대로 미드필더진까지 내려오면서 패스를 주고받았고 이는 두차례의 깔끔한 득점으로 연결됩니다. 특히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전반에 나온 클로제의 하프라인 드리블입니다. 달리는 스피드를 이용하여 수비수를 기교없이 제치는 모습은 그가 단순한 타겟맨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대목이였다고 생각합니다.
4. 한국대표팀이 준비해야 할 해답을 제시하는 독일
한국대표팀에게 이번 월드컵은 많은 아쉬움을 제공한 대회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부족한 공격력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전통적인 윙을 활용한 공격과 롱패스에 위주한 공격은 상대편에게 수월한 수비를 가능하게 합니다. 최근은 중앙돌파를 선호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이 역시 세계 열강들의 강인한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런 한국대표팀의 공격력이 아쉽게 느껴지셨다면 이번 독일의 경기에서 무엇인가 해답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제 독일대표팀의 공격진 6명은 이삭손 키퍼를 정말로 부산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중거리슛으로 말이죠. 전차군단이란 닉네임을 중명이라도 하듯이 6명은 전부다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포화처럼 쏴댔고, 대부분의 슛이 바닥으로 깔리며 뻗어가는 장면은 호쾌함을 넘어서 저에게는 부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스웨덴 수비진으로서는 앞으로 나가면 투톱의 패스워크에 뚫릴 것 같고 뒤에서 지키자니 중거리슛이 무섭기에 어쩌지 못하고 망설이는 장면이 수차례 나왔습니다. 우리 대표팀에게도 저런 중거리 슛이 있다면 지금처럼 공격이 번번히 막히는 모습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것이라 확실합니다.
PS. 무심코 먹은 쌈채소중에 독초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같이 아파주신 어머님의 무한한 사랑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일주일간 구토와 오한으로 지새면서 수많은 월드컵 경기를 놓치고 말았군요. PGR 여러분들도 부디 식중독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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