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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4/13 11:51:23
Name Yureka
Link #1 https://youtu.be/LviynsruMsQ
Subject [스포츠] 공공재 이전, 스웨덴에서 혁명가였던 호지슨 이야기.


지금은 다시 은퇴번복하고 돌아왔기에 다소 퇴색된 감이 있었지만 , 2020년때 로이 호지슨의 첫 은퇴 선언당시  언론은 만나는 상대감독마다 로이호지슨은 어떤 감독인지 코멘트를 부탁했다.


그리고 다들 피상적으로 코멘트를 했지만 한가지 인상깊던 코멘트가 하나 있었다. 현대축구를 펩과 함께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롭에게 로이호지슨은 어떤 감독이냐는 질문에 아래와 같은 대답을 했다.

https://twitter.com/footballdaily/status/1275867542037413894?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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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나의 스승인 볼프강 프랑크는 독일에 사람 기반이 아닌 공간과 공 기반의 수비를 도입했고 그는 아리고 사키의 비디오와 함께 로이호지슨의 스위스시절 비디오를 공부자료로 줬다, 난 그의 비디오를 보고 공부했다.' 라는 얘기였다.



로이 호지슨과 아리고 사키. 전혀 같은 선상에 올릴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어려운 이름이 나란히 위르겐 클롭 이름에서 나왔다.


또한 지금은 많이 부진하지만 한때 그레이엄 포터가 스웨덴에서 좋은 커리어를 보내고 브라이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때, 포터를 로이 호지슨와 커리어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로이 호지슨 역시도 스웨덴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보냈기때문이다.  



우리는 로이 호지슨을 공공재 감독으로 인식하지만, 그는 인터밀란의 감독으로 90년대 세리에 전성기시절 3위를 기록했다. 지금  잉글랜드 감독이 잉글랜드 밖 빅4리그에서 리그3위를 기록했다면 얼마나 생경하고 신기한 경험일까. 그는 공공재 이전 이러한 커리어를 가졌던 사람이다.



과연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공공재 이전, 그 위르겐 클롭이 보고 배웠던 로이호지슨은 어떤 사람일지 이번 칼럼에서 다뤄보겠다.

1.jpeg


(말뫼에는 로이 호지슨에게 헌정된 스탠드가 있다. 이른바 로이 스탠드)



로이 호지슨이 스웨덴에서 해낸 업적을 두고 외국 축구 잡지 더 블리자드에서는 '로이의 스웨디시 레볼루션'이라고 지칭했다. 그가 스웨덴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혁명'이었기때문이다. 그러면 그는 무엇을 했을까.



1970년대 스웨덴 리그는 말뫼의 독무대였다. 말뫼는 1970년부터 1975년까지 6년간 4번의 우승을 거뒀다. 스웨덴 리그의 절반은 말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리고 당시 말뫼를 이끌고 있는 감독은 밥호튼이라는 잉글랜드 감독이었다.  잉글랜드 감독의 성공에 고무된 스웨덴 남서부 클럽인 할름스타드는, 당시 강등권을 전전한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자신들도 잉글랜드 감독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결정된 감독은, 선수로서 조기 은퇴한 29살 로이 호지슨이었다. 밥호튼 밑에서 선수를 뛰었던 경험덕택에 밥호튼이 할름스타드에 추천해줬고 할름스타드에 로이 호지슨은 막 부임했다.



선수로서 조기 은퇴로 아쉬웠던 경험을 가졌지만 코치로서 성공하겠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간 로이호지슨을 기다리고 있는건, 지난 시즌 주전중 6명이 빠져나간 스쿼드와, 대부분 프로가 아닌 세미-프로단계로 투잡도 병행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 스쿼드였다.


로이 호지슨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는 스쿼드를 전면 개편하고 리빌딩하겠다고 맘 먹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새로운 전술이 필요했다. 당시 스웨덴 리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영향으로 3백 리베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선수단이 수비할때는 공이나 지역보다는 맨마킹 기반의 수비를 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단의 개개인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로이호지슨은 자신들이 필요한건 압박과 오프사이트 트랩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도입한 포메이션은 4-4-2였다.



미드필더인 선수들은 풀백과 센터백으로 만들고 , 은퇴후 농부로서 살기위해 농업을 공부하던 베테랑 한스샐랜더를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기에 측면수비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포지션 변화를 시도했고.



전시즌 14팀중 12위이었던 할름스타드는, 리그 1위 깜짝 우승을 해냈다


2.jpeg

(스웨덴에서 우승 헹가레를 받는 로이 호지슨)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우승이었다.



로이 본인도 "나는 할름스타드에서 물을 와인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했고 해냈다.  첫우승은 '동화'와 같은 순간이었다" 라고 지칭할 정도였다.



이 우승과 함께 스웨덴 축구 분위기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백3 맨마킹이 아닌, 제대로된 훈련 방법을 통한 백4 지역수비로. 마치 아리고 사키가 ac밀란시절 세리에를 바꾸기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깜짝 우승이후 유럽대항전 병행과, 많은 선수단의 유출을 겪으며 3년간 중하위권을 전전했지만 다시 1979년 리그 우승을 해내며 로이는 잉글랜드로 금의환향했다.

그러나 그렇데 돌아온 잉글랜드에서는 구단의 재정때문에 이른 경질을 당했다. 그리고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왔지만 할름스타드의 자리는 없었고 연이은 클럽에서 좋지못한 활약을 하다가,


그에게 손뻗은 클럽이 있었으니 그의 스승이 떠난 말뫼였다. 말뫼는 화려했던 1970년대를 뒤로하고 1980년대에는 다른 라이벌 클럽에게 밀린 상황이었다. 이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선 밥호튼시절처럼 잉글리쉬 감독 성공공식을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로이 호지슨을 불렀다.


그렇게 부임한 말뫼에서 호지슨은 절치부심했고 클럽 역사상 전례없는, 5연속 리그 우승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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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우승메달을 자랑하는 호지슨과 말뫼의 선수들)


그리고 이 우승 사이 가장 눈부신 순간은 유로피언컵 1라운드에서 인터밀란을 격파한 것이다.



로이가 잡아낸 인터밀란은 그냥 인터밀란이 아니었다. 게르만 삼총사와 트라파토니가 있던 인터밀란이며 사키의 ac밀란과 마라도나의 나폴리를 꺾어낸 이탈리아 캄피오네인 인터밀란이었다


4.jpeg

(당시 게르만 삼총사의 사진, 마테우스,클린스만,브레메)

이러한 인터밀란을 1라운드에서 떨군 말뫼과 로이호지슨은 한순간에 유럽전역에 화제가 되었다. 지금 말뫼가 유럽대항전에서 인터밀란을 떨어트려도 놀라울텐데, 최절정의 인터밀란을 잡아낸 것이다



이러한 업적으로 로이호지슨은 말뫼에게 '종신계약'을 제안받았다. 말뫼를 호지슨 본인이 원할때까지 이끌어달란 얘기였다.


호지슨은 이제 스웨덴 축구를 상징하는 감독이 되었다.  스웨덴 축구협회는 로이호지슨의 성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시도하는 지역방어와 새로운 훈련법에 동의하지 않았고 30대의 젊은 감독이 과연 축구에 대해 무엇을 알것이냐는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호지슨의 성공은 스웨덴 축구를 완전히 바꿨고 모두가 로이호지슨을 쫓았다. 당시 스웨덴 국가대표감독인 라스 아르네손은 4-4-2를 반대하며, 당시 스웨덴 축구협회를 설득시켜서 '우리가 해야할 축구방식 -부제, 독일식 리베로'라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할정도였다.



그러나 그 아르네손 마저도 로이 호지슨의 방식을 따라서 4-4-2 지역방어를 도입하고 네덜란드를 3:0으로 격파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 맨마킹은 뒤안길로 갔고 4-4-2 압박과 지역방어가 스웨덴의 상징이 되었다.



호지슨은 말뫼의 종신 제안을 거절하고 떠났고 두번의 부침끝에 스위스에 도착했고 스위스 국가대표를 이끌면서는 스위스가 1960년 이후로 한번도 진출못한 월드컵을 6개월만에 진출해야한다는 사명을 받았다.


그가 맡았을 당시 지역 예선 조 상대는 이탈리아,스코틀랜드,포르투갈이었다. 이 조에서 그는 포르투갈과 스코틀랜드를 떨구면서 이탈리와 함꼐 1990년 월드컵에 진출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여기서도 지역방어를 스위스에 퍼트렸다.

5.jpeg

과장 많이 보태면 호지슨은 스웨덴에서는 아리고 사키였다면, 스위스에서는 스위스의 히딩크였던 것이다.

히딩크도 대한민국에 4백 도입을 시도했고 국제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스위스에서 로이 호지슨이 해낸 것이다.


글 서두에 언급된 인터뷰가 바로 이 시기와 관련된 얘기다. 클롭의 스승인 스위스인 볼프강 프랑크가 이때 영향을 받아 클롭에게 당시 스위스경기와 훈련비디오를 전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의 명성과 인터밀란을 꺾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밀란에 갔다.



지금의 호지슨은  우리에게 공공재로 기억되지만, 실은 바비롭슨과 함께 8090년대 가장 잉글랜드 밖에서 성공해낸 잉글리쉬 감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잉글랜드 최고 감독으로 에디하우 내지는 사우스게이트가 언급되는 이시기, 로이 호지슨가 보여준 모습은 아직 후배들이 쫓기에는 멀어보인다.



지난라운드 최고령 감독인 로이 호지슨은, 은퇴를 번복하고 크리스탈 팰리스에 돌아와서 후배격인 로저스의 레스터를 꺾었다. 그리고 꺾어낸 전술은 그가 1970년대부터 구사하던 닳고닳은 클래식 4-4-2 뻥축구다. 허나 시대에 뒤쳐졌다는 소리를 듣곤하던 호지슨 역시 트렌드를 선도하며 이끌던 리즈시절이 있었다며 이 칼럼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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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불산입
23/04/13 12: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호지슨이 말뫼와 저런 인연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요즘 그렇게 골 못넣던 크리스탈 팰리스로 복귀하자마자 2경기 동안 7골 넣고 2연승하던데 참 놀랍더군요.
23/04/13 12:57
수정 아이콘
재밌는 이야기죠.

리버풀과 잉국감독을 말아먹은 호지슨, 이세카이에서는 아리고 사키취급? 이런느낌인지라. 포터가 이정도는 해줄 것이라고 보는데 살짝 부침이 와서, 잉글랜드는 이만한 감독도 나오기 어렵구나 싶네요.
及時雨
23/04/13 12:40
수정 아이콘
와 전혀 몰랐던 커리어네요
23/04/13 12:56
수정 아이콘
인테르시절도 호베르투 카를루스를 판걸로 악명이 높긴 하지만, 괜찮게 소방수활동 한것으로도 유명하죠.

꽤나 부침이 심했고 잉글국대 감독과 리버풀시절은 처참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한때는 바비롭슨과 함께 잉글랜드 감독 기수였습니다 크크
23/04/13 13:13
수정 아이콘
소위 프리미어리그 하위 팀들의 공공재라고 불리는 감독들은 특징이 있죠. 공통적으로는 클래식하고 단순한 전술로 역습을 노린다는거고,
개별적으로는 마크 휴즈처럼 볼 돌리면서 지키거나, 앨런 파듀처럼 맞춤 전술을 쓰거나, 샘 알라다이스처럼 선수단 관리를 잘 하거나 등등...
로이 호지슨 같은 경우는 공통적인 특징은 물론 가지고 있고 개별적으로는 승점 관리에 탁월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이밀크러버
23/04/13 13:18
수정 아이콘
와 재밌게 읽었습니다. 대단한 분이였군요.
*alchemist*
23/04/13 13:29
수정 아이콘
공공재라고 말들은 하지만
일단 급한 불 끄고 어느정도 순위권 지키는 능력은 확실 있다는 게 증명되었으니 중하위권 팀에서 찾는거겠죠..? 흐흐
국수말은나라
23/04/14 01:31
수정 아이콘
그 호치슨이 이 호치슨이군요 샘과 호치슨 쿠만 이들은 여기저기서 공공재로 자주 보는듯
상위 공공재로 클럽의 안첼로티 리피 국대의 히딩크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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