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모두 회신을 드리기에는, 워낙 많은 글이 있었고
생각에 대한 정리가 없이 그것에 바로바로 답을 드리면
더 상황이 악화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 정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말씀 다 들어드리지 못하고 피하는 모습 보인 점 죄송합니다.


간단히 죄송하다고만 말씀드리면 "성의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고,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했는지를 쭉 말씀드리면 "말이 많다"고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
고민이 있었는데 그래도 상세히 말씀드리는 게 나은 방향 같아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1. 일단, 제가 아이즈원 팬이라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이즈원에 대한 글을 여러 번 올린 적이 있고, 아이즈원 콘서트에 갔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스연게를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전반적으로 걸그룹 글을 많이 올리는 회원이고,
다른 가수의 콘서트도 여러 차례 갔습니다. 1월에도 다른 가수의 콘서트에 갔었고요.

조작 이슈가 터진 후,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모두 무의미했다는 사실에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꼈고, 그 이후 아이즈원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pgr에 아이즈원에 대한 글을 남긴 경우는 모두 조작 이슈 이전이었습니다.
조작 이슈가 터진 이후 제가 아이즈원에 대한 특별한 글을 쓴 적이 없고,
최근 나온 신곡 관련 컨텐츠도 딱히 구입하거나 한 게 없습니다. 노래도 아직 모르고요.
그 사건 이후로 라비앙로즈나 비올레타도 안 듣고 있습니다.

물론 이걸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제 의지와 상관없이 "팬이란 걸 숨겨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게 덜 욕 먹는 길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제 마음을 속이는 건 제 방식이 아니고, 모두를 속이는 더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이번 이슈에 대한 의견 남겨주시면서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pgr에 있어왔는지를 적어주셨습니다.
제 회원번호는 233번이고, 첫 글은 2001년 말이었습니다.
햇수로 20년을 pgr과 함께 했고, 현 운영진과 운영위원 가운데 가장 신분이 노출되어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런 것에 제 양심을 팔지는 않겠다는 말씀 분명하게 드립니다.



2. 어떤 생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운영위원이 되기 전부터 줄타기 어그로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이었고,
운영위원이 된 후에도 이 부분을 엄격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이는 운영진 분들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해 이 이슈가 처음 터졌을 때, 저는 개인적인 일로 게시판 관리에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다른 운영위원 분께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시고, 욕은 욕대로 먹고,
회원 간의 감정이 상하는 이야기들은 가득한 상황을 봤습니다. 많이 죄송했습니다.

그대로 활동중단을 했다면 이후 또 큰 일은 없겠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다시 게시판은 여러 번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이 부분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1차 공지가 올라갔습니다.



1차 공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조작" 이렇게 두 글자만 쓰시거나
"응 주작" 이렇게 세 글자만 쓰신 댓글 형태를 제재하는 부분에 대한 이의가 있었습니다.
저는 확인 후 다른 운영위원 분께 문의했고,
허용된 멸칭이라고 해도 그렇게 멸칭'만' 쓰고 다른 추가적인 표현이 없는 경우는
원래 제재사항이 맞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생각해봤을 때, 허용된 멸칭들의 경우 댓글에 그 멸칭단어 하나만 쓰고 마는 용례는 거의 없었고,
문장의 일부로 활용될 때가 대부분이었으며, 그것으로 제재를 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판단을 거쳐서 해당 단어'만' 사용한 경우에 대해 제재를 했습니다.
(조작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제재가 가해진 적이 없습니다.
저격성이 있는지와 표현이 지나치게 과한지, 그리고 신고의 양 등을 보고 판단했습니다.)
아이즈원에 맞춰서 규정을 바꾼 것으로 느끼신 점과
제대로 된 설명을 드리지 못한 점 사과 드립니다.



1차 공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자신의 뜻과 다른 부분이 있음에도 존중해주셔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글에 싸움을 걸지 않는 형태로 많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다만, 1차 공지를 통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회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공격할 때는 회원 저격으로 제재할 수 있었고,
팬덤을 공격할 때는 타 팬덤 비하로 제재할 수 있었지만,
비판적인 회원들에 대한 광역 공격에 대해서는 회원을 특정한 것이 아니고,
이것을 팬덤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해서 명확하게 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또한 규정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공격적인 행태를 유지하는 일부 회원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팬덤+비판하는 측 포함) 약 다섯 명 정도의 회원에 대해
양측에서 더 강한 제재를 해달라는 신고 및 건의를 많이 받았고,
저도 공지의 방향성을 봤을 때 제재를 해야 확실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1차 공지를 통해서는 제재하기 어려운 상황에 몇 번 부딪쳤으며,
1차 공지를 닫은 것이 제 본의와는 다르게 불통하는 느낌을 드린 것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더 불타오르는 상황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기 때문에
(팬들은 글을 더 많이 올리고, 비판적인 분들은 거기에 더 감정이 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
2차 공지로 보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2차 공지를 만들면서, 비판적인 회원들에 대한 광역 공격은
"이 부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쓰면 끝이었습니다.
다만 '줄타기 어그로'는 규정 내에서 어떻게 제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우회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고민해 보고
1차 규정 때 "그래서 이게 된다는 겁니까 안된다는 겁니까?"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것까지 생각하다보니 길어지고, 더 길어지고, 더 길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비판하는 측의 제약이 지나치게 커지는 부분도 있고,
"아이즈원 글이 많이 보이는 자체가 싫다"는 분들의 의견도 있었기에
팬덤 측에서도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도록 (최근 20개 기준 2개/연속게시 불가)
이런 규정을 추가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1차 공지를 잠근 것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기에,
2차 공지는 잠그지 않고 댓글을 보면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습니다.
단 공지를 잠그지 않는 대신 저에 대한 공격이나 진영 논리로 댓글을 몰아가면
또 의도와는 다르게 싸움이 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제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댓글 초반부터 그게 뜻대로 잘 되지 않았고,
초반에 제재를 드리다가 글의 양이 폭발적으로 많아지면서
혼자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고, 결국 운영진에게 이 이슈가 넘어갔습니다.



"그냥 반대되는 의견 쪽 글에 싸우는 댓글 못 달게 하는 방법이 낫지 않았냐"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분류를 하기 어려운 글에 대해서는?" 이라는 부분을 해결하지 못했고
다수 의견에서도 회원 저격이나 격한 표현이 있는 경우는 분명 발생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제가 문제를 느끼는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금은 사실 제가 귀찮아지지 않으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그 선례를 남기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웠고,
팬 측에서는 응원글을 그대로 쓰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었으며,
정당한 비판 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언금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금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다수결 등으로 결정하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머릿수"로 결정을 하면
그 결정한 주체가 바로 "상대편"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온전하게 승복할 수 있을까,
갈등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다수결 자체를 반대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운영위원이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고요.


3. 저는 - 제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
두 가지 다른 의견 모두, 금지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표현, 저격하는 표현은 엄격하게 해야겠다는 한 가지 마음으로
이번 일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능력이 의욕을 10분의 1도 따라가지 못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 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 공지는 많은 분들을 납득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일을 키웠습니다.
싸움을 막아보고자 했던 공지로 오히려 싸움이 커진 점,
pgr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팠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가 현 상황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
현재는 운영진 분들이 이 이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 중이십니다.
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부분, 그리고 이 이슈의 사안들에 대해 어떤 처리를 할지에 대한 부분은
운영진이 향후 공지를 통해 결정해주실 겁니다.
벌점 관련 부분은 댓글로 문의하시더라도 운영진의 이 사안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있기 전에는
제가 어떠한 답을 드리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추가적인 답글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저의 거취 역시 제가 뭔가 결정을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제 개인적인 의견은 전달했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운영진에게 맡긴 상황입니다.
운영진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잘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이 말을 꺼내는 게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제가 받아야 하는 정당한 비판을 넘어서
개인적인 공격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만큼은 조금만 자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