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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1 13:35
요나서 짧고 임팩트 있는데다가 굴곡들도 많아서 [what if?] 생각해보면 재밌어지는 지점들이 많죠. 흐흐
(우화적인 느낌도 있고... 본문에 기술된 것처럼 엔딩도 약간 암시적이고) BK_Zju님 글도 자주 챙겨보고 있는데, 이 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2/02/21 13:42
저도 요나서 참 좋아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내가 화내는것이 죽을지라도 합당하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게 더더욱이요.. 요나서가 사실 고래뱃속의 회개가 중점이 되지만, 곰씹어볼수록 그 이후 요나의 강팍함이 참 인상적이죠. (...) 특히 저, 마지막에 하나님이 요나를 타이르는 장면으로 끝나고.. 요나의 대답/회개가 없다는점이 더더욱 인상적입니다. 성경을 깊게 알면 알수록, 그냥 인간적인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됩니다. 영웅의 미화된 이야기가 적혀있는게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갈등하고 욕하고 반항하는 이야기들이 많더라고요.
22/02/21 13:57
엇... 이렇게 또 성경이야기가 나오네요. 감사합니다~~
요나의 심리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요나는 기본적으로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때 활동한 선지자 입니다. 그런데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 2세의 치세아래 예전 솔로몬 시대에 버금갈 정도의 초전성기를 누립니다. 하지만 현명한 선지자들은 이 초전성기가 곧 위기임을 알았습니다. 왜냐면 이때의 부흥기는 북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충성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동북쪽의 대 제국 아람제국과 앗수르(니느웨 or 앗시리아) 제국이 힘이 떨어진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요나 역시 북이스라엘을 회개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즉 북이스라엘이 회개하기 전에 니느웨의 앗수르 제국이 다시 힘을 키운다면? 북이스라엘은 절대로 앗수르의 강력한 힘을 막아낼 수 없을겁니다. 그런데 마침 앗수르가 멸망당할 아주 좋은 기회에 있는데.. 이걸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명령해서 앗수르를 회개시켜서 멸망을 막아라고 명령하시는 상황이죠. 즉 요나는 딜레마에 빠진겁니다. 단순히 원수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싫다가 아니라 [지금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복음을 전파하면 훗날 내 조국이 멸망당할 것이다.. 단순 멸망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학살을 당하는 멸망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난 매국노로 역사에 기록된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절하면 나 혼자만 죽고, 대신 앗수르는 예정대로 멸망할테니 그럼 북이스라엘의 멸망의 시기도 조금 늦춰질 것이다] [그 사이에 나의 조국 북이스라엘 민족이 회개를 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스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즉 이런식으로 요나는 나만 불순종해서 죽어버리면 나의 민족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 요나가 선지자의 신분이면서도 행동한 저 미스테리한 행동이 어느정도 설명이 되지요. 참으로 난감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요나는 진짜 어쩔수 없이 억지로 앗수르를 구원했고, 북이스라엘은 어찌보면 결국 요나의 매국 행동으로 인해 훗날 앗수르에게 학살 당합니다. 요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았고, 조국을 위해 그냥 자기가 혼자 지옥에 빠지는 것까지 각오했습니다. --> 물론 말만 그랬고, 실제로 물고기 뱃속 = 지옥에 가까운 환경에 들어가고나서는 바로 하나님께 항복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북이스라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셨고, 앗수르를 통해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킬 계획을 확정한 상태였습니다. 요나가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이해 못한것은 북이스라엘 멸망 = 하나님 역사의 실패라고 단정 지은 것입니다. 이것은 훗날 남유다의 멸망때도 반복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멸망하든? 남유다가 멸망하든? 상관없이 온 세계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입니다. 당장 남유다는 나라가 멸망당했어도 다니엘, 에스더 같은 영웅들이 나왔고, 결국 예수님까지 역사가 이어집니다. 예수님이 잔인하게 십자가에서 살인 당했어도? 하나님의 역사는 끝나지 않고 예수님 부활로 이어집니다.
22/02/21 22:41
망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설적인 이 말이 꽤나 오랫동안 제 마음을 울렸는데 이 댓글을 보면서 오랜만에 저 말이 생각납니다.
22/02/21 15:15
저 중간과정도 생각해보면, 만약에 처음 하나님의 명령대로 요나가 무난하게 배타고 니느웨를 가서 회개하라고 아무리 난리를 쳐봤자,
니느웨 사람들은 콧방귀도 안 뀌었을겁니다. 아니, 어디 듣보잡 유대인이 나타나서 대 제국의 시민들에게 뭐라는거야?? 근데, 너 요나는 큰 물고기(고래?) 뱃속에서 살아나온 인간이잖아요? 누가봐도 신과 같은 인물이란 말이죠? 그런 사람이 말하는걸 안 들을 리가 있습니까? 나라도 그 말은 믿겠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요나서의 저 마지막 장면은 제가 굉장히 요나한테 공감이 많이 되는 장면입니다. 사실 앗수르 제국은 주변국가들한테 엄청 잔혹하게 군 나라고, 악한 민족이거든요. 그래서 악한 자들이 멸망하는거 진짜 보고 싶거든요. 근데 하나님이 가만두네요? 열 받아요, 안 받아요? 열받는게 당연한거 아니에요? 아니, 요즘도 흉악범이 재판받고 감방가고, 어차피 사형선고 받아봐야 죽지도 않을거 뻔히 알기때문에 열받아하는 사람들 많잖아요? 조두순이 출소해서 멀쩡하게 살고 있는거 때문에 열받는 사람들 많잖아요? 하늘에서 불벼락이라도 떨어져서 다 죽여버려야 하는거 아닌가??
22/02/21 15:24
인정 인정 또 인정입니다
성경에서도 실생활에서도 인간의 선과 하나님의 선, 인간의 정의와 하나님의 정의가 미스매치 되는 사례는 정말 많죠 나중에 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22/02/21 15:32
그정도의 대사건이면 적어도 사람들끼리 말이 전해질때 "물고기 배속에서 나온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라"라고 전해졌겠죠. 모르긴해도 나름 스타였을것 같습니다.
22/02/21 19:08
바닷가 마을에서 구조되자마자 니느웨로 향한건 아니겠죠. 어느정도 회복을 한 다음에 갔을거고, 그 동안 소문이 퍼졌을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정도의 기적적인 사건은 소문이 순식간에 퍼질거라...
22/02/21 17:38
니느웨=니네베는 IS의 수도였던 모술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합니다
얼마 전에 유대/이슬람/기독교의 성지인 요나의 무덤이 IS에 의해서 폭파되는 일이 있었죠
22/02/21 18:37
사실 저도 본문에 쓴 것처럼 요나를 닮았습니다 크킄
요나가 진솔하고/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고/행동력있고/고집있고/자기 확신에 가득차서 행동하는 캐릭터라서 장단이 있죠. 나쁜 이야기라기 보다는 입체적인 평가일 것 같습니다.
22/02/21 18:48
요나도 써주신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진짜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었군요. 그런 사람을 어르고 달래면서 맞춰준 신의 자비로움을 또 보여주는 이야기 같아서 꽤나 재밌네요. 더 엄근진한 이미지로 남고 싶다면 전개 방식이 요나에게 천벌을 내리거나 했을텐데 '구약성경의 하나님이 잔혹하다는데 그거 다 과장입니다~'라고 이미지 관리를 하시거나, 뭔가 요나가 되게 귀여웠었다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성을 이야기 안에서 받으셨군요 크크크.
그냥 재밌는 이야기로 알고 있던 것에 깊이가 더해진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이런거 더 부탁드려요~
22/02/21 22:39
잘 읽었습니다.
저는 요나의 변화를 위해 니느웨를 사용하신게 아닌가란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나에게 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닌가란 생각도요.
22/02/21 22:42
요나가 재미있는 점이,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있었기에 도리어 하나님의 명령에 반항하게 되었다는 거죠. 흔히 신자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하나님의 계획을 알 만큼 하나님과 친밀하면 하나님 잘 믿겠지? 생각하기 쉬운데 요나는 그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음에도 하나님과 대항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요나의 마음을 독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성경이 써져 있고요. 그런 점에서 신자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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