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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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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4 01:29
아무것도 아닌 영상에 눈물이 납니다. 예비역을 이미 마친 전 병장 출신으로
한국 전쟁의 참화 속에서 목숨을 바친 순국 선열들에게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
21/10/24 17:47
38선은 하나의 일방적인 분계선이었지요. 그걸 피를 통해서 한국사람들은 진정한 선으로 만들었습니다. 아프고도, 확실히 갈라진 선...
참으로 고귀한 희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희생은 멋진 전투 뿐만이 아니라, 솜이 그랬듯이 끔찍한 일들에서도 꽃피었지요. 그리고 이 끔찍한 선은 2021년 지금 아직도 누군가가 피를 흘리면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피들에 대한 살풀이를 대한민국은 언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징병제가 폐지되고 100년 후에야 논의라고 시작할까요?
21/10/24 17:49
아닙니다 아닙니다,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보고, 검색어를 찾아서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고, 관련 인터뷰 기사를 하나 짜집기한 글에 불과합니다. 이보다도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글을 저는 피지알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보겠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21/10/24 17:57
훈련소에서 나눠주는 멋진 군가도 좋지만, 정말 야전에서 불러지는 노래는 저런게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차대전에 관련해서는 이런 곡을 모아놓은 앨범이나, 후대의 연주가 많은데, 6.25에 비공식적으로 불린 노래에 관련해서는 검색해도 관련자료가 잘 안 나오더군요. 그나마 '전우야 잘자라'가 가장 가까운 존재로 보입니다.
21/10/24 17:13
개인적으로 이 나라는 대체 무엇인가 이 신생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하지 않던 너무 당연한 것에 대한 고민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지요. 사피엔스와 같은 빅히스토리 스타일의 책은 더 이 고민을 깊게 했습니다.
1차 대전. 이미 표면적으론 사형선고를 받은 이념들의 대결장이었기에 저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또한 산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할 수 잇는 행사가 아닐까요? 사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한국인은 저런 행사를 할 수 있을까요? 좌익과 우익 모두가 희생자라는 현재의 [우리] 입장에서,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현재 입장에서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반일과 반공으로 형성된 존재인건가요? 그러면 그 하나가 무너지면 우리는 우리가 아니게 되는 것인가요? 일 하다 pgr하면 꼭 이런 생각이 많이들더라구요. 그리고 글이 길어지면 "아 뭐하니 일해야지"하고 돌아가고. 크크크 이맛에 피지알 합니다. 욕심이지만 부디 Farce님은 떠나지 말고 있어주세요.
21/10/24 17:44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원래 이 글을 제가 쓰게 된 이유는, '이런 행사를 국방부에서 해줄리는 없지만, 한국의 의문사 장병들 이름을 가지고서 민간에서라도 했으면 좋겠다'라는 더 독기 넘치는 글을 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참호전이랑 뭐가 다른가? 죽으려고 그곳에 간 것인가? 다른 방법은 없던 것인가?'라고 글을 마구 써서 내려가다가, 이대로는 도저히 좋은 글이 나올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적어주신 것처럼, 대한민국의 국체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섞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6.25 행사는 매번 '과거의 비극', '참전용사에 대한 위문'에 방점을 두고, 가장 뜨거운 주제인, '현대인에게의 한국전쟁'은 꽤나 두리뭉술하게 다룹니다. 저는 가끔 6월 25일의 행사들이, '전승절'이 되어서 '세계의 선진국을 지켜낸 승리의 날'로 기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런 방어전쟁과 수호의 미사여구는 '북한과의 통일을 염원하는' 입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거부당하겠지요. 북한에 대한 담론도 현재진행형이니, 한국전쟁 역시 결론이 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나봅니다. 며칠전에 제가 모시는 할머니와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세계적인 담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일본'이라는 키워드를 들으신 당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일본사람? 봤지. 본적있지'. 잠시 멈추시고, '일정시대에 우리 논에서 쌀 뺏어가던 놈들. 그렇게만 봤다'. 다시 멈추시고. '북한 사람이랑 똑같아. 인민군만 봤어. 애들 꼬셔서 밥 빌어먹던 놈들. 그리고는 나중에 후퇴한다고 동네 언니들이 정들어서 쫒아간다니까 개머리판으로 얼굴 때렸지.' 이런 나라에서, 글로벌 담론이 무슨 소용일까요. 그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한 영상을 유튜브에서 추천해줘서 이런 글을 써봤습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댓글 감사합니다.
21/10/25 00:46
전쟁의 참화를 겪으신 분들이 아직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그리고 그 전쟁의 대상이 아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죽은 자들을 기억하자는 이벤트이지만 사실 이벤트 자체는 산 사람들을 위한 것이죠. [참호 밖으로 나가면 틀림없이 죽는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달리 다른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습니까]-같은 감성에 공감을 이끌어내기란 어찌 보면 상당히 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긍정적인 효용이 꽤 크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게 가능한 것은 말 그대로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겠죠. 참전용사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개개인의 성향이 어떻게 다를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텐데, 전쟁이 뭔지조차 모르는 애송이들이 그분들을 어떻게 상처입힐지 예측하기가 그렇게 힘들텐데, 살아계신 용사들께 예우를 다해야 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라면 최대한 몸을 사려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싶습니다. ...써놓고 보니 못 할 말 한 것 같긴 한데...
21/10/26 16:58
에구구, 2차 접종으로 축난 몸을 추스리고 좀 뒤늦게 덧글을 답니다...
넵 저도 말씀하신 것에 동의합니다. 저건 확실히 6.25가 역사로 편입된 이후에나 가능할 행사라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꼬집고자 하고 싶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살아계신 분들을 모시면서 사는 대한민국이, 이런 요소에 '엄근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그 분들의 상처를 배려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참전용사분들께서도 원치 않으시는 일이겠지만, 한국전쟁에 관련된 날이 아니여도 이렇게 기습적으로 한번 행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1/10/25 01:16
625를 재평가하려면 앞으로 50년은 더 있어야 할걸로 보여요. 비교적 최근일인 천안함이나 연평도까지 가지고 오면, 사실상 625는 현재진행형이죠...
21/10/26 17:03
참으로 긴 전쟁이군요. 하긴, 1차 대전도 이제 역사에 편입된지 몇년 안되었으니, 모든 전쟁은 참전용사들이 스러질 때까지 100년은 봐야하는 일일까요...
천안함, 연평도, 그리고 지금도 현실인 의문사와 부조리를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자체가 6.25에 갇혀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어쩌면 그게 역사적 사건이 되는 일은, 수백년이 걸릴지도, 대한민국이라는 국체 자체가 바뀌거나 사라진 이후일 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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