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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1 16:22
2차 창작입니다만 창천항로에서 협 이야기가 자주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관우가 어떤 협계의 대부 같은 존재라 형북으로 쳐들어갈 때 각지의 협들이 호응하였다… 와 같은. 안량 문추도 무슨 협 출신이라고 하는 것도 같고… 약간 조폭 같은 건가…? 라는 개념으로 묘사되었죠. 반면에 화봉요원에서는 또 잔병과 패장같은 비밀 암살 조직이 암암리에 분포되어 있어서, 조운, 전위, 장료 등이 이런 암살 조직 출신이라고 묘사되지요.
21/05/11 16:46
보통 그런 집단을 본문에 언급한 유협이라거나 또는 임협(任俠) 집단이라고 불렀습니다. 원래도 좀 조폭 같은 느낌이긴 하고, 그 나쁜 사례가 바로 감녕의 수적 패거리들이지요. 재미있는 건 창천항로가 일본 만화인데 일본 야쿠자들이 스스로를 가리켜서 임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21/05/11 16:25
이상한 개념인것 같으면서도 고대 중국의 넓은 땅을 생각하면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많다보니 이해는 가는 요소같습니다.
수호전의 주인공들도 지금보면 조폭, 살인마 같지만 당시 중국 기준으로써는 "협"에 따라 행동했다고 볼수 있겠군요. 배경은 북송시대지만 원말, 명초에 쓰여진걸로 추정되는 소설인거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옅어지기는 했지만 원말, 명초까지는 그래도 중국 대중들은 "협"이라는 요소에 열광했던것 같습니다.
21/05/11 16:50
맞습니다. 당장 주나라 시대에는 먼 곳까지 중앙권력이 미칠 수가 없으니 봉건제를 도입했고 결국 그 수십 개의 나라들이 서로 치고받으면서 기나긴 세월 동안 난세가 지속되었지요. 한나라는 군국제에 이어 군현제를 도입하면서 중앙집권이라는 측면에서 과거보다는 훨씬 진일보했습니다만, 후한 말엽의 혼란기에는 결국 중앙권력이 지방에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하였고 지역의 유력자들(이른바 호족)이 제멋대로 활개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적용될 수밖에 없었겠지요.
21/05/11 16:26
삼국지적 윤리의식이라 사고구조는 사실 20세기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것이라 공감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근데 21세기 한국인도 비슷하게 삼국지의 세계관을 공감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1/05/12 12:09
그쵸....근데 전 전제나 섭정같은 이야기가 더 끌리더라구요. 형가는 몰락 귀족의 후예고 예양은 권력자의 식객이였지만 전제나 섭정은 소위 시정잡배에 불과했음에도 은혜를 갚기 위해 목숨을 걸었으니까요.
21/05/13 09:39
예전 국방tv에서 임용한 박사님이 했던 사기뒤집기에서 예양을 다뤘웠는데 사마천은 정말 천재구나 했습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이야기만 보면 일반 사람들이 감동할만한 협이고 더 파고들어가 관료나 왕 입장에서 보면 사적제재가 아닌 국가권력의 통제를 중요시하는 것이고... (예양을 위해 울기만 했지 아무도 조양자에게 반기를 안 들었단 사실을 보면....)
21/05/11 17:20
자신의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와주는 것.
모 회사에서 자신의 직원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당하자 대신 복수해준 것이 생각납니다. 저 시대의 협이란 정교한 법에 의한 해결보다는 감정적 통쾌함이나 감동을 주느냐가 중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1/05/11 19:47
협의 제 1원칙은 이타적 행동이겠군요.
'누군가'를 돕기위해, '누군가'의 복수를 위해. 그 누군가의 범위에 스승도 친구도 주군도 들어가지만 자기자신은 안되는거죠. 자기자신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기에 무슨짓을 해도 용서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21/05/11 22:55
배트맨의 중국명이 편복협이고, 아이언맨이 강철협이었던가요..
결국 영어의 man을 협으로 쓴거고, 의미적으로 따지면 hero = 협이겠죠. 그렇게 의미를 생각하면, 서양의 히어로물과 동양의 무협은 등치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협'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굉장히 의미가 깊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만 유독 왜곡되서 야쿠자를 의미하는 단어가 된것도 재미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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