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0/09/01 17:10:02
Name BK_Zju
Subject 10년전 우리부대 대대장 가족 이야기
10년전 강원도 고성에서 군생활 할때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우리 부대 대대장님께서 대대 인원들에게 명령하십니다.
자신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민간들이 많이 참석하니 부대를 깨끗이 청소하라고 합니다.
도대체 뭔 중요한 행사인가 했더만..
무슨 한민족 축제라고 전 세계 흩어져있는 해외 동포들을 초청해서 하는 행사가 있는데,
이때 손님들에게 군대에도 초청을해서 안보교육도 한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안보교육 행사다보니 보통 최전방 부대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행사라서 군대 지휘관들도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우리 대대장님께서 매번 솔선수범!! 하여 이 행사를 따온다는 겁니다.

덕분에 그 대대장님이 지휘하는 부대는 언제나 이런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고,
우리 부대도 이때 열심히 왁싱 청소하며 귀찮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대대장님께서 자기 진급에도 별 도움이 안되는 이런 행사를 무조건 따오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본인 아내의 가족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대대장님의 사모님은 원래 7남매였는데, 그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사모님 가정도 워낙 형편이 어려운 관계로
7남매중 딸 3명이 독일로 입양되었고, 사모님 본인도 한국의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었다고 합니다.
사모님은 입양된 곳에서도 계속 원래 가족을 그리워하며 매일 울다가 겨우 원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고,

입양을 보냈던 사모님의 어머님도 나중에 어느정도 형편이 괜찮아지니 매우 후회하면서 독일로 입양간 3딸을 찾아나섰습니다.
독일 대사관도 방문하고, 방송국도 찾아가봤지만 결국 3딸의 생사여부는 알수 없이 이산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대장님께서 혹시나 이런 이산가족 행사나 해외 동포쪽 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해서 아내의 가족을 찾는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그동안 수없이 이런 행사를 주최하고 참석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합니다.
뭐 당연하겠죠... 해외 동포들만 약 700만명 넘는다는데 거기서 3명의 정보를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게 거의 불가능이겠죠.

그래도 대대장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았고,
10년전 이번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해외동포 초청 안보교육 행사에서 대대장님께서는 평소와 똑같이
자기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에게 혹시 3명의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근데 마침 대대장님 옆에 앉으신 분이 독일에 간호사로 갔다가 입양아 관련 일을 보고 계시던 분이었고,
그분이 대대장님께 왠지 그 3자매를 알것 같다고 합니다.
긴급히 대대장님께서는 사모님을 그 행사에 오라고 했고,
사모님을 만난 그분은 자기가 알고 있는 3자매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이렇게 기적적으로 가족을 찾게 됩니다.

3자매는 1명은 독일에서 살고 있었고, 나머지 2명은 노르웨이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2명은 결혼했고, 1명은 애인이 있는 상황이었지요.
한국에서는 3자매 (즉 7남매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었고, 어머니만 늙은 할머니가 되어 평생 자식을 버린 죄책감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건강도 나빠지고 있었고, 죽기 전에 3딸을 보고 죽었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찾게 된겁니다.

근데 3자매는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엄마는 어쨋든 자기들을 버린 엄마고, 자기들은 이미 해외에서 행복하게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으니
굳이 다시 한국에가서 아픈 기억이 생각나는게 싫었던거죠.

어머니는 딸이 보고 싶은 생각에 건강이 날로 안좋아지고 있었고,
대대장님 사모님께서는 엄마가 건강이 많이 안좋고, 죽기전에 꼭 보고 싶다는 메세지를 전하며 설득하자
결국 3딸도 마음이 움직였고 한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이렇게 34년만에 이산가족이 재회하였고, 건강이 안좋던 어머님은 3딸을 보자마자 건강이 바로 회복되는 기적도 일어납니다.

근데 문제는 3딸은 어릴때 독일로 갔었기 때문에 한국말을 할줄 모릅니다.
누군가가 통역을 해줘야 하는데... 이분들이 그래도 영어를 어느정도 했기 때문에
대대장님께서 부대에 영어 잘하는 사람 있는지 물어보십니다.
대대장님께 잘 보일려는 우리 중대장님께서 갑자기 저를 추천합니다.
저 = 캐나다에 2년간 유학한 사실은 있으나 영어는 전혀 못하고, 중국어만 어느정도 하는 사람인데
일단 유학파니 그래도 어느정도 영어 할줄 알자나? 라는 논리로 제가 대대 대표로 통역병으로 파견나갑니다.
아무리 영어 못한다고 주장해도 믿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X까라면 X까는거지 논리죠.

저 진짜 영어 못합니다.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발음도 칭글리쉬(China + English = Chinglish) 느낌의 최악의 영어인데..
대대장님 바로 앞에서 눈물의 감동의 이산가족 상봉에 통역을 합니다.
대대장님 : BK야, 빨리 통역해라 "엄마가 너무 미안했다... 너희를 버릴려고 버린게 아니고~~ 그때는 정말 어쩔수 없었단다"
??? 이걸 영어 초보인 나한테 통역하라고? 음.... She says she is sorry... she....
그 다음은 뭐지?...  버릴려고 버린게 아니고 = She didn't throw away?? 이게 맞나??
어쩔수 없다 = No other way 맞나??

멘붕의 순간이었지만, 뭐 그래도 34년만의 이산가족 상봉인데 말이 중요하겠습니까.. 그냥 느낌이 중요한거지...
어찌 어찌 통역은 그럭저럭 굴러갔고 그래도 나름 3일간 대대장님과 가족들과 통일전망대, 설악산 등등 좋은 곳을 놀러가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영어는 초보였지만 그래도 7년간 중국생활하면서 중국어 통역은 자주 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의미의 통역은 100% 못해도, 간적접인 통역의 머리는 잘 굴러갔던거 같네요.
처음에는 뭔 이런 영어 초보가 부대 대표로 나왔냐고 생각하시던 대대장님께서도 나중에는 매우 만족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처음에는 영어가 안돼 매우 긴장했지만 그래도 3일간 바깥 구경하면서 밥도 맛있게 잘 먹고 나름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34년만의 감동의 이산가족 상봉을 100% 통역을 못했다는거는 죄송하지만.. (뭐 애초에 난 군인이었는데 사적인 일로 통역을 원하는게 문제 있는거기도 하고 크)

여튼 딱 10년전의 일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이거는 실제 일이었으며 기사에도 나온 사실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01007215000069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1-07-09 16:05)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9/01 17:13
수정 아이콘
뭔가 제목에선 부조리 갑질 이야기일줄 알았는데...갑질이야기라 봐야하나 감동스토리로 봐야하나...
GregoryHouse
20/09/01 17:34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갑질!!!!
뭔가 굉장히 모순적인 표현이네요
거짓말쟁이
20/09/01 17:15
수정 아이콘
좋은 일 하셨네요. 사적인 목적으로 사병을 동원하고 행사까지 따오는 모습이 찜찜하기도 하고, 나름 감동적인 사연이라 냉정한 잣대를 들이밀고 싶지 않기도 하고... 어느 시점으로 보든 BK_Zju 님은 보람 있는 일을 하셨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9/01 17: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차피 어느 부대는 해야하는거고 본인 사적일까지 겹쳐서 하는거라 행사를 따는거 자체는 뭐라 평가하기는 미묘한거같고...통역으로 사병동원이야 뭐 문제소지는 있다면 있겠죠...뭐 나름 보상이라도 제공되면 모르겠지만요 크크
20/09/01 17:34
수정 아이콘
행사를 따는것는 조국에 충성을 다한 일이고
통역을 사병동원한것은 사적인 일이지만.. 저랑 대대장님 관계가 평소에도 매우 좋았고, 덕분에 최고의 음식들을 먹었고
이때 당시 뭔가 부대에 큰 훈련이 있었는데 그게 째고 가는거라서 저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통역을 못해 쪽팔린게 문제였죠 크크
닉네임을바꾸다
20/09/01 18:44
수정 아이콘
앗...훈련면제...
21/07/20 23:46
수정 아이콘
훈련면제는 개킹정이져!
20/09/01 17:16
수정 아이콘
와 제가 들은 사실 입증된 군대썰중 가장 놀랍네요
잠만보
20/09/01 17: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대장이 100%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10년 전만 해도 저런일이 비일비재했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밑의 부하들이 고생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이루었고,

작성자님도 처음에는 차출됬지만 영화 같은 스토리의 주축이 되어 최선을 다한 모습이 참 멋지네요

군대의 부조리가 나은 몇 안되는 멋진 장면이라고 봅니다

(댓글을 적고 있는데 참 말이 꼬입니다 크크크)
시나브로
20/09/01 17:21
수정 아이콘
"BK야 빨리 통역해라" 부분 문단 보고 재미있어서 귀 옆 턱관절 아프게 계속 웃었네요.
답이머얌
20/09/01 21:27
수정 아이콘
전 자꾸 BBK로 읽었습니다. 대대장이 MB로....
20/09/01 17:22
수정 아이콘
놀랍네요 어후야

한편으론 아들이 뭐길래 그시절에 앞뒤안보고 7명을 낳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닉네임을바꾸다
20/09/01 17:24
수정 아이콘
후사는 아들로 이어지는게 관례였으니까요...
20/09/05 01:30
수정 아이콘
지금이야 형편 좋고 딸이 모시고 살고 지원해 주고 그런 거 많지만 옛날 사람들 생각은 다를 수 있죠
공기청정기
20/09/01 17:25
수정 아이콘
저 현역시절 대대장님은 사모님 6년인가 쫓아다녀서 결혼 했다던데 진짜 한마디 말대꾸도 못하고 살더군요.

터프한 성격에 털털하고 장난기 많은 큰형님같은 분이라 다들 본인이 없을때 두목이라고 부를 정도로 뭔가 시원시원하달까 사내답달까 그런 분이었는데 상상도 못한 실체였죠.(...)
닉네임을바꾸다
20/09/01 17:29
수정 아이콘
아 역시 대대장도 유부남인거죠...
공기청정기
20/09/01 17:32
수정 아이콘
보다 못한 대대장님네 따님이 사모님한테 "아빠한테만 너무하는거 아니냐?"라고 한소리 한적도 있다는 작전장교님 썰이...

아드님은 아무 말 없이 대대장님 좋아하시는 간식을 선물하더라는군요.(...)
시나브로
20/09/01 17:34
수정 아이콘
어째 대대장님들은 비슷하네요 원래 유명한 얘기인 행보관님, 주임원사님 같은 분들도 그렇고(...)

전역 후 소대장님(ROTC 중위 전역) 만났는데 대대장님 얘기하다 보스 같은 사람이라고 한 게 생각나서 댓글 써 봅니다.
공기청정기
20/09/01 17:39
수정 아이콘
근데 확실히 다른부대 대대장님들하고는 좀 달랐어요.

이게 뭐랄까...병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지 않고 같이 놀라 그런다 그래야 되나...

저희가 봐도 '사람 참 별나네...'싶을 정도로 뭔가 권위랑은 담 쌓고 지내던 사람이었단 말이죠...(...)

특히 중대장님이 상병장들만 데리고(주로 병장들만 데리고) 나가서 작업하고 '이거 비밀이다...'라면서 막걸리랑 도토리묵 사와서 한잔씩 하다 딱 걸린적 있었는데 굉장히 빡치신 목소리로 "야 2중이 임마! 나는!? 이런 치사한놈을 봤나..." 하실때 뭐라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 들더군요.(...)
시나브로
20/09/01 17:56
수정 아이콘
첫 댓글과 저희 대대장님은 매우 비슷한데 이것까지는 다르네요 흐흐 별나긴 하시고 저 상황 정말 묘한 기분이셨을 듯 크

짬 먹고 중대장님이나 부사관님들에 이끌려 밖으로 일보러 가면 재미있고 좋았죠.

주임원사님이 분대장들만 데리고 부대원들 동향 보고받고 점검하실 겸 중국집 간 것도 생각나네요 참 추억입니다 하하
valewalker
20/09/01 17:25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신기하네요
20/09/01 17:28
수정 아이콘
훈훈하네요
20/09/01 17:28
수정 아이콘
군대 이야기라 찝찝한 기분이 남지만 글쓴분께서 좋은 일 하셨네요.흐흐
20/09/01 17:28
수정 아이콘
이것은 감동스토리인가 직권남용의 갑질인가...

에라 모르겠다 갑동으로 하자.
20/09/01 17:31
수정 아이콘
감동의 갑질
새강이
20/09/01 17:31
수정 아이콘
와..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느새아재
20/09/01 17:43
수정 아이콘
평생 까방권 획득!!
룰루vide
20/09/01 17:44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갑질이네요...
20/09/01 17:46
수정 아이콘
기사 마지막 글을 보니 맘이 더 복잡해지네요.고생하셨습니다.
아웅이
20/09/01 17:56
수정 아이콘
역시 군대야
이왜진
시니스터
20/09/01 18:05
수정 아이콘
그냥 돈좀 써서 통역을 부르지
별빛서가
20/09/01 18:15
수정 아이콘
사람 사는 게 보통 그렇죠 좋고 나쁨으로 가를 수 없는...ㅠㅠ
20/09/01 20:21
수정 아이콘
저희도 미군이랑 합동훈련하는데
통역병들이 자기 부하가 아니니
중대장이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통역을 찾았는데

미국에 유학갔다온애를 찾아서 전방소대에서 불러왔습니다
문제는 그게 1년도 안되는 7-8개월이였고 그 친구는 중학교 1학년때 갔다온건데
그 이후로는 쓸 일이 없어서 다 까먹었다는것...
부대에 있는 서울대 출신 병사들보다도 영어가 안됐지만 중대장은 그래도 외국물 먹은놈은 다를거라며 데려갔고

중대장 운전병에 따르면
그렇게 끌려간 병사는 당연히 어버버버버버 거렸고
결국 욕만 디립다 먹고 약속된 휴가도 없고 바로 그날 저녁 다시 전방으로 복귀ㅜㅜ
시나브로
20/09/01 20:48
수정 아이콘
진짜 안타깝네요 '안습'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절감될 줄이야... 대책 없이 마구잡이로 데려간 중대장니뮤의 잘못

차출된 병사의 겹겹이 망신살(외국인에게까지;), 곤란함, 마음고생 몸고생은 어떻게 할 건지 -_-
피지알그만해
20/09/01 22:02
수정 아이콘
해외입양 글 보니 생각났는데 최근에 알게된게 1985년에 출생아수가 60만여명인데 거의 9000명을 해외입양보냈더군요. 그리고 미국의 한국계 미국인 10명중에 1명이 피입양인이라고...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애를 수출해서 경제발전하는 그런 막장 나라가 불과 30년정도 전의 대한민국 모습이었다는게 뭐 그때 당시를 안살아봐서 모릅니다만 좀 구역질이 나더라구요.
지니팅커벨여행
20/09/01 22:30
수정 아이콘
군대 이야기 답게(?) 의외의 훈훈한 결말이네요.
모나크모나크
20/09/01 23:44
수정 아이콘
다행히 외국에 입양간 가족분들이 잘 살고 계셨네요. 초반부보고 욕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는 아름다운 갑질이 아닌가 싶네요.
20/09/02 00:57
수정 아이콘
포닥시절 병원에서 통역 봉사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중년의 환자분인데 뇌에 악성종양이 큰게 있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포기하고 결국 맨하탄에 있는 암전문 병원으로 오셨는데, 의사들이 한국에서 환자분이 가지고 오신 Brain CT 사진들을 보고 어떻게 수술을 해야할지 환자앞에서 상의를 하고 그 결과를 통역해야 하는데...결론은 수술은 10시간이 넘는 힘든 수술일 것이고 종양의 위치가 접근이 어려운 곳이어서 수술후에도 회복을 보장하지 못하겠다(즉 수술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 길어야 6개월 정도 (시한부) 남았다를 통역해서 말해야 하는데...많이 힘들었습니다.

학교에 있을때는 입양된 한인을 본적이 없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2명의 입양아 친구들이 있습니다. 다들 여자들인데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 하나도 없고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더군요, 근데 친해진 다음에 가족에 대해 얘기해보면 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집에 가보지 않는다라고 해서 좀 놀랐습니다. 뭐 가족나름이겠죠.

전 회사의 보스도 카자스탄 이랑 중국에서 입양된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카자스탄에서 온 아이는 장애가 있고, 중국에서 온 아이는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다고), 동네에서 저희 막내랑 국민학교를 함께다녔던 친구네 여동생이 한국에서 입양해온 아이였습니다. 보스톤 옆에 뉴튼이란 동네에 뉴잉글랜드에서 제일 큰 한글학교(한국학교)가 있는데 그곳에는 한인 입양아를 둔 부모들이 아이와 한국말로 소통하고 싶어서 토요일에 와서 수업듣는 미국 사람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한편으로 고맙기도하고 또 한편으론 아직도 한국은 아이들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70년대처럼 외국으로 입양을 보내야 하는것에대해 맘이 답답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07 우리가 요즘 너무나도 쉽게 할 수 있는 몹쓸 상상들에 대하여 [39] Farce247879 20/11/15 247879
3206 나이 마흔,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대하는 자세 [54] 지니팅커벨여행219476 20/11/12 219476
3205 (스압주의)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책 가격이 정말 내려갈까? [130] 아이슬란드직관러208803 20/11/10 208803
3204 1894년 서양인이 바라본 조선 [47] 이회영206092 20/11/09 206092
3203 영화 "그래비티"의 명장면 오해 풀기 [39] 가라한203990 20/11/06 203990
3202 주님, 정의로운 범죄자가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58] 글곰52239 20/10/06 52239
3201 예방접종한 당일에 목욕해도 될까? [66] Timeless43345 20/10/06 43345
3200 학문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의 무게 [55] Finding Joe44012 20/09/23 44012
3199 사진.jpg [36] 차기백수43268 20/09/23 43268
3198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갖는 의미 [131] cheme44675 20/09/21 44675
3197 이번 생은 처음이라(삶과 죽음, 악플 & 상처주는 말) [9] 세종대왕28293 20/09/20 28293
3196 마셔본 전통주 추천 14선(짤주의) [137] 치열하게38327 20/09/18 38327
3195 금성의 대기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71] cheme26496 20/09/16 26496
3194 어느 극작가의 비명 [4] 겟타쯔25026 20/09/14 25026
3193 오늘은 정말 예쁜 날이었어요 [36] 及時雨31172 20/09/13 31172
3192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1 [67] cheme35329 20/09/11 35329
3191 영창이야기 [39] khia24998 20/09/10 24998
3190 올해 세번째 태풍을 맞이하는 섬사람의 아무 생각. [33] 11년째도피중26256 20/09/05 26256
3189 기생충, 그 씻을 수 없는 냄새 [25] lightstone30849 20/09/02 30849
3188 10년전 우리부대 대대장 가족 이야기 [38] BK_Zju28897 20/09/01 28897
3187 포스트 애들은 가라 시대에 남겨진 '어른들' [8] Farce27310 20/08/30 27310
3186 [LOL] 말나온 김에 적어보는 lol-Metrics 2 : 롤타고리안 승률 [104] 오클랜드에이스24773 20/08/04 24773
3185 [LOL]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47] ipa31178 20/07/26 3117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