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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05 17:01:11
Name 리비레스
Subject [질문] 잔인한 것을 보고 속이 역하고 눈앞이 하얘진 경험해보신 분 계신가요?
질게에 요르단 조종사 화형 영상을 보신 분꼐서 현실감이 없다고 남기신 글을 보고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저같은 경우
다보고 나니 속이 역하고 뒤틀려서 미칠 것 같네요. 뭐 잘못 먹은 것도 아니고, 눈앞에서 바로 일어난 것도 아닌데 영상 하나 보고 왜 이러나 싶습니다.

소방서에서 군생활을 했다보니 본의아니게 시체를 많이 볼 수 밖에 없었고 나름대로 끔찍한 시체 장면은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온몸이 분쇄기에 갈린 문서마냥 찢겨나간 철도 자살 현장도 목격했고, 고충 건물에서 뛰어내린 사람의 시체나 숲에서 목매다 자살한 가출 소년의 사체를 카메라로 찍고 장갑끼고 직접 들것에 실어 나른 적도 있었고, 각종 엘리베이터, 교통사고, 절단 사고등등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기회가 있었는데, 청심환을 먹을 필요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저 자신도 신기했을 정도였죠. 심장이 안좋은 편이라 소방서에 입대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작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 심장을 안고서 현장에 도착해보면 (전 입대 전에는, 눈을 최대한 가린다거나 다른 데 쳐다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안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을 했었는데, 그럴 순 없더군요...;;) 별다른 동요를 느끼지 않고 그냥 머리속으로 "끔찍하네,.."  딱 거기까지 생각만 들고 끝이었습니다. 출동 나갔다 돌아오면 들것에 피묻은 거 딱아내고 소독하고 청소할 떄까지는 약간 우울해서 별말없이 숙연하게 있지만 몇시간만 지나도 이내 반장님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밥 잘먹고 여느 떄와 다름없이 지내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미식거리는 것도 전혀 없었고 계속 생각난다거나 악몽을 꾼다거나 하는 건 기우였습니다.

전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확실하게 면역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습니다.  

마치 감정이 없는 기계처럼 나무 막대기로 불을 붙이고  저 옆에 나와 같은 사람이 미친 듯이 아파하는 것을 보고 도와줄 생각을 안하고 미동도 없이 카메라로 그 장면을 관찰하고 있고 종교 행사라도 하는 것 마냥 음악을 배경에 깔면서 편집을 할수 있다는 게...영상에 깔리는 무슨 주문같은 아랍 음악이 그 효과를 배가시킨 건지 화형식이 끝나고도 한동안 멍해지면서 눈앞이 하얘지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그 상황이 정말 너무 기가 막히고 역겨워서 견딜 수 가 없더군요. 머릿속 느낌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 속이 메스꺼운 게...잠깐이면 없어지겠지 했는데, 점점 더 심해지네요. 장이 요동치는 것 같고 속이 역스럽고 올라올 것 같은 게 1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토를 하면 좀 나아질 까 싶어서 화장실에서 벽잡고 등을 두드려도 뭐 나오지도 않고 제 몸이 갑자기 왜 이런 지 모르겠습니다. 2시간 뒤면 저녁 먹어야 되는 데 이런 상태면 밥도 못먹을 것 같고 아무튼 속이 뒤틀려서 미치겠네요. 저와 같은 경험 해보신 분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럴 떈 어떻게 하는 게 속을 가라앉히는 데 좋은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막 엄청 아픈 것도 아니고 설명하기 참 애매하게 속이 안좋은 게 물을 마셔도 나아지지가 않고 이것 참...;; 약국에 가면 이럴 떄 쓰는 약 같은 게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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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05 17:09
수정 아이콘
단순히 잔인한 장면에 충격을 받은 게 아니라 IS의 비인간성에 충격을 더 크게 받으신거 아닐까요?
주변 좋은 사람들 생각하시면서 추슬러 보시는게 나을듯 하네요. 묘사만 봐도 끔찍한데 그걸 영상으로 봤으면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고로로
15/02/05 17:35
수정 아이콘
과정을 보셔서 그런게 아닐까요?
동영상은 보지 못했지만 인간이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는 모습에 (추측입니다.)
충격받으신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15/02/05 17:45
수정 아이콘
제가 잔인한것을 전혀 못보는 사람인데요.

제 손가락 부러졌을때 뒤틀려있는 장면, 더군다나 내손이!!! 그런걸 보니 힘이 쭉 풀려서 주저앉고 앞이 하얘지더군요..
군시절이었는데, 후임들이 절 부축해서 의무대갔고, 바로 외진나가서 사단병원에 갔었는데

병원가기전까지 계속 그랬습니다.;;
오큘러스
15/02/05 17:47
수정 아이콘
저 라이언일병구하기 보고 충격받아 한 삼사일.앓았습니다.
15/02/05 18:04
수정 아이콘
저도 소방서에서 근무하면서 시골지역이라 큰 사건 사고는 없었지만 사망한 분들을 꽤 봤습니다..
순간만 끔찍할뿐 계속 보다 보니까 무감각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잔인한 영화 같은건 전혀 보지 못합니다.
아마도 상황의 특수성도 좀 포함되 있는거 같습니다.
출동을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위급한 환자를 이송할때 살리겠다는 마음이 두려보다 큰 것이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저같은경우는 출혈이 심한 환자의 경우 피냄새로 구급차 안이 진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솔직히 병원 도착전까지는 참을만 한데
환자를 이송하고 나서 뒷정리하고 돌아올때 오히려 멀미가 나고 속이 더 안좋아지더라고요..
푸른발가마우지
15/02/05 18:28
수정 아이콘
현실감의 차이가 아닐까요.. 쓰신 글을 보니까 평범한 사람들보다 그런(?) 것에 대해 경험이 많으신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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